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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뚜껑 열리다.

엄마 조회수 : 1,219
작성일 : 2007-05-31 21:25:15
얼마 전에 건겅검진을 받았는데

우선은 우울증입니다.
병원에 입원해야 할만큼 심하다네요.
애들 때문에 입원은 안하고 약물과 상담 치료를 해는 중입니다.
그런데 한동안은 엄청나게 살이 빠지더니(47kg)
갑자기 3-4주만에 체중이 25kg이 불었습니다.
평소보다 거의 18kg 더 나갑니다.


신장에 염증이 있고
원인 모를 간염이 있고(자가 면역성 간염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것은 아니랍니다.)
류마티스 검사도 다시 해봐야 하고
(아침마다 뼈마디가 굳어서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손가락 마디까지 아픕니다.)
안구 건조증으로 인공눈물은 항상 가지고 다니고
귀에 염증은 오락가락하고
이정도야 ....


제가 어릴때 부터 치열하게 살아 왔습니다.
가난한집 장녀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것때문에 엄마 속도 많이 섞였습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그 때 엄마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더군요.
요행히 그럭저럭 공부해서 전문직에 있습니다만
말로 다 할 수 없는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제가 직장을 잡기도 전에 엄마가 돌아가셔서 참 슬픕니다.
저의 우울증의 근원은 엄마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고(15년동안)
남편과 시어머니는 그 뿌리를 더 복잡하게 한다고 하더군요.


결국 머리뚜껑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뇌에 혹이 있대요.
죽는 병은 아니라지만
조금전에 죽기전에 유서쓰고 장롱정리라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이왕 깎는 것 확 깎아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스킨헤드가 되어야 한답니다.
덕분에 요새 유행하는 비니도 사서 쓰고
코바늘로 하나 짜 놓았고
가발도 하나 사내라고 할 작정입니다. 하는 김에 두개 할까요? 기분 전환으로?
입원해 있는동안 중국어도 시작해보고
뜨개질도 해 볼 참입니다.
면회사절하고....
뭐 권하고 싶으신 것 없으세요?

여기에 머리 뚜껑 들썩거리는 분들 머리 잘 잡고 계세요.
열리면 시원할지 모르지만
돈 많이 듭니다. ㅎㅎ
IP : 122.34.xxx.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 잘될거예요
    '07.5.31 9:33 PM (61.66.xxx.98)

    수술이 잘되길 빌어요.
    무엇보다 힘든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점을 생각고 찾는 분들은
    생명력이 강하다고 해요.

    건강을 찾으신 후에 다시 좋은 소식 올려주세요.

  • 2. ^^;
    '07.5.31 9:47 PM (220.127.xxx.217)

    화나신줄 알았는데..
    더큰일이네요.
    힘내세요..우울증도 수술로 한꺼번에 제거하시길..
    화이띵!!

  • 3. 토닥
    '07.5.31 10:53 PM (222.119.xxx.251)

    그동안 많이 힘드셨나봅니다.
    스트레스로 화가 위로 상승하다보니 간에 화가 차고 눈도 마르고 신장도 안좋고 (원글님 보다 약하지만 저도 그렇거든요) 이러다 보면 심장도 안좋아 지더군요.
    스트레스가 위로 올라가다보니 머리 꼭대기 까지 갔나보네요.
    에휴...
    바닥까지 떨어 졌다 싶음 이제 올라갈 일만 남지 않았겠습니까?
    마음 굳게 먹고 힘내세요.
    이제 님의 인생에는 좋은 일만 남았을 겁니다.

  • 4. 메로니
    '07.5.31 11:08 PM (124.49.xxx.148)

    *^^*..화이팅!!!!건강....기도할께요..좋은소식 꼭!!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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