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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아이와 빵에 대해 썼던 사람입니다.
82쿡 님들의 여러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제 출근해서 아침에 아이를 조용히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5학년 담임이예요.
네가 하루 그 빵을 혼자 다 먹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자기 혼자 다 먹었다고 하더군요.
알았다고 한 후 아이에게 앞으로는 아침에 학교 오는 길에 아침식사로 요기하는 정도로 했으면 좋겠고,
하루에 만원정도의 빵을 네가 먹으면 선생님도 형편이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오늘 아침 동학년 선생님들과 빵을 나눠먹으려고 빵집에 들렀습니다.
이 곳은 오전, 오후 일하시는 분이 다르더군요.
이곳에서 말씀해 주신 대로 아주머니께 앞으로는 여러 종류의 빵을 아침마다 번갈아
아이에게 골라서 건네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그동안 제게 아이에 대해 말을 해야 될 지 말아야 될지 고민하셨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제 먹을 양 이상으로 빵을 가져갈 때마다 혼자 다 먹을 거냐고 물으면
친구들하고 나눠먹을 거라고 말했대요.
또 한 번은 무슨 모임에 가입했는데 신고식 할 거라고 하면서 많이 가져갔대요.
그리고 며칠 전에는 담임선생님이 이 번에 선불로 낸 돈이 얼마 남았냐고 물어보면서
빵 대신 남은 돈을 현금으로 달라고 했다고 해요. 당시 돈은 3만 5천원정도 남았었구요.
아주머니께서는 물론 그렇게는 안된다고 하셨구요.
저는 이 부분에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실로 올라갔더니, 아이가 제게 천진스럽게 인사를 하네요.
그 순간 무슨 말이라도 제 입에서 나오면 독같이 쓴 말이 나올 것 같아
인사만 받고 자리로 돌려보냈습니다.
오늘은 4교시뿐이라 오전 중에 화를 가라앉히고 아이를 불러 이야기를 나눠야 했는데,
화가 가라앉지 않더군요. 결국 아이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도 지금은 퇴근 후 집에 돌아 와 있습니다.
제 지금 솔직한 심정은,
어설픈 제 행위가 아이를 망가뜨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제 마음을 배신하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아이가 아주 밉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1. 허걱
'07.5.23 7:10 PM (121.134.xxx.114)그 때 선생님 글을 읽고 감사드리고 ㅜ_ㅠ
리플들 읽으면서 가슴 뭉클했는데
정말 아이한테 저도 실망이에요2. .....
'07.5.23 7:16 PM (211.193.xxx.135)선생님의 좋은뜻을 그 어린아이가 영악스러움으로 대신 갚는군요
좋은 경험하셨단 생각하시고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겨 베풀게 될때 좋은 교훈으로 삼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사람인데 어떻게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수 있겠어요
저라도 미워서 두번다시 보고싶지 않을것 같은데요..
그러나 사람만든다 생각하시고 다른사람에게 도움을 받을때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하고 언젠가는 갚아야하는빚이란걸 가르쳐주세요
좋은선생님이 되신다는거 ..많이 어려우시지요?
그래도 초임시절에 가지신 열정이나 신념을 잊지마시고 훌륭한 선생님으로 남아주세요
좋은선생님은 중년의 나이가 되도록 아주 오랫동안 그 성함도 잊지못하고 기억하고 있답니다3. 참..
'07.5.23 7:16 PM (220.75.xxx.210)없는건, 그아이의 선택이 아니였을지 몰라도, 양심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선생님께서 불러서 물었을때, 솔직하게 말이라도 했으면, 이렇게 배신감 안느끼셨을텐데..
저같으면...거기서 멈출꺼 같네요.
정많고, 이해심 많으신 다른분들은 한번정도 참으라고 하실꺼 같지만,
좋은맘으로 좋은 행동 하셨는데,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그 아이도 감수해야할부분이라 생각하거든요..4. 이런 일들이
'07.5.23 7:22 PM (211.176.xxx.185)아름다운 마음들을 망가뜨리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 선생님도 올해 초임이신데
이래저래 마음을 다치진 않으실까 걱정스러워요.
선생님께서도 이번 일로 마음의 문을 닫진 않으셨으면 해요.
한편으론 아이의 곤궁함을 한번만 더 생각해주시구요.
아직은 어린 아이이니 한번더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의 행위가 먼 훗날 아이에겐 훌륭한 약이 될 수 있다고 전 믿습니다.
어린시절의 철없음을 후회하며 선생님께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사회인이 되지 않을까요?5. 초등교사
'07.5.23 7:25 PM (218.239.xxx.251)벌써 댓글이 달렸네요.
저...초임은 아닙니다. 30대 중반이예요.
아이도 둘이나 있지요. 그래서 더 엄마 없는 아이가 걱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요.6. 정말
'07.5.23 7:31 PM (211.192.xxx.63)좋은 선생님이시네요,저도 애들 학교 보내보니 좋은 분들 많이 게셔서 여기에 선생님들 안 좋은 소리 올라올때마다 가슴 아팠어요,빵집에 매일 한개씩의 빵만 주라고 얘기하시구요,애한테도 잘 타일러서 어른의 호의를 배신하는 행위는 더 이상 하지않게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아이가 영악한것도 있지만 정말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으니까요...잘 지도해주셔서 좋은 사람 만들어주세요.
7. 제가 볼때는.
'07.5.23 7:36 PM (203.223.xxx.19)아이가 나쁜맘으로 혹은 영악스러워서가 아니라...
아이라서 어린맘에 그동안 못해봤떤 빵으로 인심도 써보고..
딴에는 다른곳에도 용돈 좀 써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사정을 알게된 다른 친구나 주변의 회유가 있었을지도 모르구요.
나쁘게 생각하면 한없이 나쁘지만
첨에 생각하셨던 가엾게 여기시는 맘 조금더 가지셔서
요모조모 정황을 세세히 알아보시고
혼내실것은 혼내시고 계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서 그냥 중단해버리신다면..
아이는 아이대로 끼니를 떠나서
큰 상처를 받을거 같아요.
그건...첨부터 아니 베푸신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고마는게 아닐까요.
저역시 어린시절...많이 굶고..
학교에 도시락 싸가본적이 없이....
그렇게 빈곤하게 지내왔떤 터라...
혹시 그아이가 영악스러운 아이라 할지라도 좀더 따뜻한 맘으로 감싸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맘이 드네요.
좋은일도 그리 쉽지많은 않네요? 그죠?
그리고 또하나...
선생님의 배려가 아이를 혹시 망가뜨리는거 아닌가 하셨는데
절대 그렇지 않으니
부디 따뜻하신 선생님의 마음 다치시지 않고
아이도 따뜻한 시선과 배려로 따스한 어린시절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복받으실겁니다....꼭이요8. 선생님
'07.5.23 7:54 PM (121.131.xxx.127)제 어린 시절도 돌이켜 보고,
제 아이들도 생각해보다 답을 답니다.
아이들은
천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세계에서의 나름 영악함도 가집니다.
어쩌면
그래서 성악설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선의가 아이를 망가뜨리느냐
저는 절대로 그렇게는 생각지 않습니다.
아이가 배려없는 상황에서 오래 있다보니
제게 온 기회(?)를 나름대로 최대로 활용(?)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으쓱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가끔 어머니들이
아이 이름으로 반에 간식을 넣어주시거나,
'우리 엄마'가 친구들에게 한턱 내 줄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요
허영이라면 허영이지만
두 감정이 아주 다른 건 아닐 거 같고요
또 한편으로는
방치되어 조금 거칠게 자라는 아이들 사이에서
자기 방어같은 면도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돈으로 달라고 한 거
참 영악하지요...
어른 같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잡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일이죠
내일 빵 먹을 생각은
내일 일이라 생각 못하니,
당장 써보고 싶었을 겁니다.
아직 어리니, 빵집 아줌마를 통해
선생님 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겠죠
아이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배려가 결코 아이를 해치는 것은 아니라는 뜻에서 드리는 말씀이고요...
지금 당장은 말씀하지 마시고
빵집 아주머니와만 말씀하세요
하루에 딱 얼마까지만 '빵'으로만 주라구요
아이를 위해서
절대 그 이상은 계산 못해드리니,
번거로우시더라도 거절해주시라구요
아이도 불안하고 혹시 알았나 하는 눈치를 보긴 볼 겁니다.
그래도
내가 머리 굴리는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야겠지요
만약
선생님께서 지금 당장 말씀하시거나
아주머니가 말씀하신다면
부끄러운 생각에 오히려 원망을 하거나
다른 잔꾀를 부릴까 싶은 생각이 듭닏.
후에
아이가 선생님의 고마움을 깊이 느끼게 되었으면 합니다.9. 레미제라블
'07.5.23 8:02 PM (61.66.xxx.98)쟝발장(발음이 맞나요?)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그 신부는 한 번 더 기회를 주었죠.
원글님께서 실망도 많이 하시고 화도 많이 나셨겠지만,
하루에 빵하나,우유 하나로 제한을 하시고,
빵집에도 그렇게 말해놓으세요.
이번일은 그냥 모른척 하시고 다음에 한 번 더 그러면 그때 심각하게
혼을 내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박완서씨의 자전적 소설에 자신이 어릴때 어머니 돈을 훔쳐다 군것질을 했는데
어머니께서 알고도 모른척 하시고 넘어가셨던 이야기가 나오죠.
만약 그때 어머니가 캐고 들었으면 자존심에 자신이 더 삐뚤게 나갈 수도 있었을텐데..
다행히 눈감아 주셨다고...
전 이부분이 참 기억에 남았어요.
아이가 선생님께서 알고 자신을 질책하고 미워한다고 생각하면
학교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미 필요한 이야기는 하셨으니,좀 더 두고 보셨으면 합니다.
장발장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때 선생님께서 '장발장이 개과천선을 했으니 다행이지,
만약 전혀 안변하고 막되게 살아갔으면 그래도 신부가 잘한 것일까?'
하는 주제로 토론을 유도하셨었는데요,
결론은 장발장이 변하고 안변하고를 떠나서 신부의 행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것이다.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니까요.
원글님께서 고민하시는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거 같지만,
원글님의 좋은 마음이 아이에게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고요.
만에 하나 그렇더라도 원글님 탓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발장이 그대로 막가는 생을 살았다 해도,그게 신부가 감싸준 탓은 아니듯이요.)
아직은 어린아이니까...좀 더 감싸주시는 방향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윗분 말씀처럼 지금 그만 두시면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차라리 아니한 만 못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도움도 못드리면서 요구만 많은거 같아 정말 죄송해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신일 좋은 결과를 맺으시길 기원합니다.
원글님은 훌륭하신 선생님이세요.10. 제생각도..
'07.5.23 8:05 PM (220.127.xxx.217)슬퍼하지 마세요..
저도 아이를 무조건 감싸는건 아니구요..
어쨌거나 안쓰럽네요..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그리고 그것 때문에 미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요.
내 자식이 미운짓해서 미운건 금방 잊혀지지만 이아이는 아니겟죠?
속상하고 진심을 몰라주는것 같아 서운하시겠지만 아직 어린아이네요..
환경도 안 좋아 제대로 인성교육이 안돼있을꺼구요.
그래서 더 힘드시겠어요..힘내세요.
먼 훗날 그아이의 성공한 인생에.. 선생님의 사랑이 가장 큰 힘이 될수 있잖아요..
정말 복 받으실꺼예요.11. .......
'07.5.23 8:11 PM (124.57.xxx.37)댓글들과 저 위에 선생님 읽으시라고 따로 글 올리신 분의 글을 읽으니
코끝이 찡하네요.....
분명 나쁜 짓인데, 영악하다고 해도....어른 수준이 아니라
애는 애구나....하는 생각도 들구요
맞아요....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줄 줄 알고, 받을 줄도 안다는 말이 있어요
고아원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선물을 사가거나, 봉사 다닐 때도 겪어본 상황이에요
그 많은 아이들 중에는 물질적 지원과 사랑에 굶주려서 누가 조금만 관심가져도
확~ 기대거나 자기 방식대로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영악하게 구는 아이들 있거든요12. ...
'07.5.23 8:28 PM (58.224.xxx.189)다들 좋은뜻으로 적으셨는데 전 정나미 떨어질것 같네요, ㅠㅠ
못살고 없는 집 아이라도 다 그렇진 않습니다.
솔직히 뭘 기대하고 베푸는건 아니라도 고마운 마음 가져 주면 좋을텐데...애가 선하진 않군요
애가 좀 되바라진 것 같네요. 거짓말에 선불로 준 돈을 현금으로 달라질 않나...
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요
과연 이 아이가 고마움을 고마워나 할지...13. ////
'07.5.23 8:29 PM (125.132.xxx.207)한말씀 드리자면..
기왕 하신일은 올 1년.. 아니 한학기만이라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아이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 커서 훗날 생각했을땐..
정말 부끄럽게 여길거예요.
그리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릴거예요.
아이잖아요.
대신 전에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듯이
빵집 아주머니께 한도를 정해주세요.
빵 하나 우유하나... 이런 식으로요.
그걸 넘는건 용인안되도록.
아이가 자제가 안된다면 옆에서 지켜보는 어른이 자제를 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약이 심하지만
우리도 굶주렸다가 갑자기 밥먹게 되면 허겁지게 먹게되잖아요.
그런 심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게 갑자기 밥먹으면 체하잖아요.
그럴수록 천천히 먹어야 하는거잖아요.
말도 안되는 비유지만.... --;;;;
선생님.. 너무 상처 안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께도 좋은 경험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선생님께 박수보내드립니다. ^^14. ㅜ.ㅜ
'07.5.23 8:38 PM (220.127.xxx.217)에고 ..선생님 부담되시겠어요..
15. 선생님의 선택
'07.5.23 8:43 PM (58.227.xxx.60)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처음처럼 좋은 마음으로 계속하실 수 있다면 하시는 거고......
배신감 때문에 그렇지 못하고 불편한 마음이시라면
더 하실 수 없는 거라 생각합니다.
남을 돕는다는 거......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지 않으면 자신이나 그 도움을 받는 이에게나 더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선생님께 하시는 말씀이 좋은 의미에서 하시는 말씀인 줄은 알지만
선생님, 너무 부담되실 것 같아요.
만약, 부담되시지 않고 스스로 계속해야겠다 느끼신다면 계속 좋은 마음으로 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선생님 마음 가는대로 하시는 것지 맞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구실로든 '강요받는'는 건......참 싫어요.16. 전
'07.5.23 9:05 PM (202.136.xxx.7)위에 <선생님 (121.131.188.xxx, 2007-05-23 19:54:17)>님의 글이 인상적이네요.
제 생각엔, 자칫 안 하느니만 못한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사람에 대한 불신감이 생길 수도 있고),
아이의 마음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하니까,
일단 좀 더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선생님의 뜻은 전달한 상태이니, 더 이상 하루에 빵을 하나만 먹어라 말라..
그렇게 간섭(?)하지 말고, 당분간 조금 부담이 되시더라도,
조금 더 그냥 그 아이를 믿고 맡겨보면 어떨까요?17. M
'07.5.23 9:59 PM (211.245.xxx.144)선생님~
저랑 동년배 정도 되시는데도 선생님~ 하고 불러보고 싶어요.
자게 특성 상 최신글부터 읽는 지라 위에 선생님께 다른 님이 쓰신 글 보고 이 글 봤어요.
뭘 바라고 베푸는 친절이 아니어도, 응당 기대했던 반응이 아닐 때 허탈감 이해하고도 남아요.
다만 저는 위에 새 글로 쓰신 그 분께 너무나 동감해요.
교육이 뭐고, 양육이 그런거잖아요.
감사할때 감사한 줄 알고, 사람의 도리라는걸 알고..
그걸 배울 기회가 없었던 아이라고 생각해요.
창피한 얘기지만 제가 어린 시절에 약간의 도벽이 있었거든요.
가게 들어가서 소소한 물건 두어번쯤 슬쩍 했던 기억이 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번도 들킨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아무 계기도 없이 문득
아니 내가 왜 이러지? 내가 미쳤나? 싶더라구요.
가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용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랬는지..
그 후에 그 가게 근처에는 간 적도 없고, 일부러 멀~리 돌아다녔어요.
참으로 부끄럽고 부끄러워 죽고 싶은 심정이더라구요.
제 자신을 용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저요, 지금 바른생활녀라고 불리는 완전 FM 이랍니다.
전혀 안 맞는 예이지만, 제가 이런 말씀까지 드리는 이유는,
아이이기 때문에, 그런 잘못도 한다는 사실과
더군다나 그게 잘못인지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아이라는 점,
그리고 위의 님들께서 말씀해주신대로 누구에게 허세라는거 한 번 못 부려본 아이가 저지른
혼나야 하고 당연히 반성해야 하지만, 그래도 기회는 가진 아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십사 하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시면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정말 단호하고 따끔하게 야단 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오학년, 아이도 청년도 아닌 애들인거 아는지라 당시에는 반성 안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밑바침이 되어, 가진건 없지만 스스로의 자존심은 지키는 아이가 될 수 있을꺼예요.18. M
'07.5.23 10:02 PM (211.245.xxx.144)아, 전혀 불필요한 사족이지만 한 마디 덧붙입니다.
복 짓는 다는 말 있잖아요.
큰 복을 짓고 계신다는거 , 다른 분들이 많이 쓰셨지만 그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그 따듯한 마음이 널리널리 햇볕이 되어
선생님과 선생님의 가정, 선생님께서 가르치는 모든 아이에게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원 드립니다.19. 경험맘
'07.5.23 10:05 PM (220.76.xxx.115)좋은 일 하시는 선생님 !!
선생님의 좋은 뜻을 아이가 다르게 써서 속상하구 배신감도 느끼겠지만요
아이를 꼭 안아주세요....
윗글에 하루 일정량으로 제한한다는 글이 있는데요
그 분에겐 죄송하지만 ^^;; 그렇게 하면 아이는 자기가 한 행동이 뭔지 모르고
또 다른 생각을 갖더라구요
어째서 선생님이 자기에게 그런 맘을 베풀었는지 최초의 감사하단 맘조차 잊어버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했다는 불만이 싹틉니다
그래서 다른 편법을 또 찾습니다
첨엔 선생님이 빵을 먹을 수 있게 해줘서 선생님께 고맙다는 맘도 있고 빵도 먹을 수 있다고 했을 거예요
그러다 어느정도 욕구가 해소되니까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었겠지요
그래서 그런 방법을 썼을 겁니다
영악하다거나 사악하다거나 그렇게까지 계산적으로 행동하진 않았을 겁니다
자기 나름대로 필요해서 그런 방법을 썼기 때문에 선생님께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태연히 행동했구요
이건 제가 경험한 부분이라서 말씀 드릴 수 있어요
저 역시 그 또래 아이에게 '제한'한다던가 '좀더 믿어보자'는 마음에서 모른척해보기도 하고
암튼 댓글에 언급된 맘 모두 겪으며 그런 방법도 해 보았습니다
제 아이 키우면서도 연륜이 적어서그랬는지 덜 성숙해서 그랬는지
한껏 한다 했지만 결국 이성으로 아이를 대했더군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전 아이를 꼭 안아주겠습니다
몸으로 제 맘이 전해질 수 있도록이요
그리고 한 대 쥐어박아줄거예요
욘석아, 선생님이 빵 먹으라했지 그걸루 그리 하라했냐..
장난하듯이요...
짧게 말하겠습니다
설교는 필요 없거든요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애들은 사랑 받고 야단 맞으며 자랍니다
그것이 그 아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겁니다20. ...
'07.5.23 10:53 PM (211.108.xxx.29)정말 좋은 일 하시는 선생님이세요.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 아이가 살면서 다른 유혹을 느끼게 될 때가 오더라도
오늘 선생님이 하신 좋은 일이 그 아이를 제대로 살도록 도와줄 거에요.
좋은 일 하시다가 마음고생까지 겪으시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마세요.
내일이라도, 모레라도 그 아이를 불러다가 빵집 아주머니께 들은 일을 얘기해주세요.
아이도 아마 선생님께서 아셨을까, 아직 모르실까 하면서 마음 조리고 있을 거에요.
그 아이가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야단을 쳐 주세요.
애초에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지 얘기해주시구요, 꿀밤이라도 한대
때려주시구요, 이번 실수를 잊고 널 믿어도 되지? 하고 얘기해주세요.
아이가 아직 몰라서 그래요. 나중에 알고 정말 많이 감사할 거에요.
어쩌면 그 기억으로 그 아이가 나중에 다른 아이들 여럿을 거둘지도 모릅니다.
지금 씨앗 하나를 뿌리시는 거에요. 선생님 마음이라면 그 씨앗 잘 자랄 겁니다.
그 아이의 행동 때문에 아팠던 선생님의 마음을 보여주세요.
진심에 돌아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21. 아직 아이예요.
'07.5.23 11:22 PM (220.75.xxx.186)제 생각엔 빵집 주인이 많이 나쁜것 같습니다.
아이가 그렇게 많은 빵을 가져갈땐 빵값을 지불하는 선생님과 사전에 상의를 했어야 정상이라 생각되네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초등교사가 자기네반 아이에게 빵을 사주는게 그렇게 무식하게 퍼주는식이 아니란걸 알텐데요.
게다가 친구들한테 한턱 쏜다고 가져가는걸 그냥 두다니..정말 어이가 없네요.
여하간 맘에 상처 많이 받으셨겠지만 현명하게 헤쳐나가시길 바래요.
아직은 아이예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선생님이 먹으라 했으니 빵집 빵은 다 내꺼다~~라고 생각할수도 있을겁니다.
돈까지 달라고 한건 나쁜짓이지만 선생님이 만만하게 생각한거 같아요.
애고 어른이고 만만해 보이는 상대에게 막대하려는 성품은 바로 잡아줘야겠지요.
여하간 아이 붙잡고 다시 한번 잘 타이르시길 바래요.
아이가 올바르게 될지 삐뚤어지게 커갈지는 아직 변수가 될 환경의 요소가 충분히 많을 나이라 생각됩니다.
힘내세요 선생님~~~~~22. ...
'07.5.24 1:42 AM (24.86.xxx.166)배신감이 크셨겠네요..
하지만 내 자식도 그렇게 엄마를 감쪽같이 속일 때가 있답니다.
경계와 규율을 심어주고 끊임없이 확인 시켜주면 되겠죠.
집에서 배우지 못한 걸 선생님께 배우게 되겠죠...
아이가 커서 마음 깊이 참 스승으로 기억하게 되겠죠.
그리고 정말 나쁜 사람은 빵집 주인입니다.
빵을 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아마 선생님 실망하실까봐 말씀 안드렸겠지만서도
그러면 정말 아이 망치는 겁니다.23. ....
'07.5.24 2:18 AM (96.224.xxx.16)제 생각엔 아이도 빵집 주인도 나쁜 것 같지 않아요.
아이의 마음은 윗님들이 다 써주셨고 빵집 주인도 어쩔까 망설이면서도 선생님이 아이 빵주라고 돈까지 맡겼는데 자기 선에서 딱자르지 못하고 준 것 이해할 수 있어요.
사람 성격과 상황대처는 다 다른 거니까 빵집주인이 나쁘다고 몰아세울 일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4. 선생님께
'07.5.24 2:28 AM (74.61.xxx.136)선생님 제가 어릴 적에 제 친구 생각이 나네요.
그 친구는 부모가 아이를 절에 맡겨 놓았어요.
그런데 그 절에서 얼마나 아이에게 못되게 굴었는지, 말도 못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성직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답니다.
정말 힘들게 살았던 그 친구, 마음속은 착했지만 돈을 어떻게 쓰는 줄 모르더라구요.
절에 온 손님이 용돈을 주면 그걸로 미미인형을 샀으니까요.
선생님,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아직 아이라서 그래요.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것이지요.
선생님이 꾹 참고 보살펴 주시면 좋겠어요. 그 친구 지금은 신랑 잘 만나서 아주 잘 삽니다 ^^25. 아이니까..
'07.5.24 8:08 AM (121.125.xxx.154)아직 아이니까,
잘 모르고 실수하는 거죠..
윗님들 말씀처럼, 아이가 이제껏 풍족히 가져본 적 없어서,
오랜만에 생긴 자금력에 다른 아이들이 자기에게 한 턱 내줬던 것들도 한 번 갚고,
자기도 한 번 으스대면서 한 턱 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외려 아이가 측은하네요..
아마 지금 따끔하게 가르치셔도 아이가 잘 이해 못 하고 오히려 선생님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거나, 미움을 품게 될 지도 몰라요..
아이의 실수를 알지만 이번에는 더이상은 직접적으로 말 안 하고 사랑으로 감싸 못본 척 넘어가 주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빵 한 개 우유 하나 등으로 제한하시면
아이도 선생님도 아셨구나 하고 겁이 날 테고,
그런데도 선생님이 별다름 없이 항상 친절하시면
아이가 오히려 선생님 사랑에 더욱 부끄럽게 느낄 겁니다.
아니면 지금은 몰라도 더 커서는 절절히 알겠지요.26. 일단
'07.5.24 2:11 PM (124.53.xxx.159)선생님이 의심을 품으셨다는걸 알았으니 거기서 멈추지 않을까요? 혼자 먹었다고 거짓말은 했지만 자기도 생각한게 있을거예요.
아이가 이후 어떻게 하느냐를 보시고 태도 결정을 하심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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