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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어떻게 하나요?

난감 조회수 : 2,669
작성일 : 2007-05-21 22:48:08
전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비교적 학군좋고 유복한 아이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우리반에는 엄마없는 아이가 한명 있습니다.
엄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일용직에 근무하시는 것 같고
현재 기초수급대상자로 급식지원도 받고 있는 형편이예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유일한 아이라 항상 마음이 쓰였던 아이였어요.
학기초, 일기장에 아침을 못 먹고 다닌다고 써 있길래
제가 마음이 아파서 학교 앞 빵집에 말씀을 드려서 돈을 나중에 제가 지불할테니
아이보고 아침에 가서 빵과 음료를 먹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 두달이 지났는데,
오늘 빵집을 가보니 아이가 어떤 날은 하루에도 몇번씩 삼사천원씩,
또 어떤 날은 하루에 빵을 만원어치나 가져갔다고 적혀 있네요.
아마도 제 생각엔 친구들에게도 인심 쓰고 있는 모양인데..이건 그냥 제 추측이예요.

좀 난감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놔둬야할지.  
먹는 것 가지고 뭐라하기도 좀 치사한 것 같기도 하고, 아이가 자칫 상처받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놔두자니 금액이 제가 감당 못할 만큼 커질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할까요?
제게 조언 좀 해 주세요.
IP : 218.239.xxx.251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5.21 10:51 PM (218.209.xxx.159)

    빵집 아주머니에게 부탁하세요... 아이에게 맘대로 가져가지 못하게..
    한두개만 가져가게 말이죠..

  • 2. 志祐
    '07.5.21 10:52 PM (211.213.xxx.90)

    5천원 정도로 제한을 두심이... 어떨까요...
    빵집에서 먹고 가거나요...
    이러다 좋은 일로 나쁜말 듣겠어요.

  • 3. 志祐
    '07.5.21 10:53 PM (211.213.xxx.90)

    빵집 아주머니께서 악역할을 하심이 어떨까요.
    "선생님은 너 먹으라고 하신 것 같은데 그 많은 걸 네가 다 먹겠니. 아주머니가 보기에 네가 좀 심한 것 같구나...선생님이 속상하지 않으실까..." 이렇게요 ^^

  • 4. ...
    '07.5.21 11:01 PM (58.77.xxx.32)

    음.. 집에 가져가서 동생도 나눠주고 아빠도 드리는걸까요?
    넘 한정없이 하면 안될 것 같아요. 아님 요일별로 끼니되게 ㅇㅇ빵, 샌드위치, 바게트 이런식으로 정해주시면 좋을텐데. 일단 빵집아주머니랑도 말씀 나눠보세요~

  • 5. ..
    '07.5.21 11:06 PM (211.193.xxx.135)

    아침에 빵가게에 들르면 샌드위치랑 우유하나를 주는걸로 빵집주인과 미리 약속을 해두시면 어떨까요
    아이에게도 선생님이 무한정해줄순 없는거라는걸 말해주면 알아들을겁니다
    참 좋으신 선생님이시네요

  • 6. 존경
    '07.5.21 11:15 PM (121.124.xxx.21)

    저는 빵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아이때문에 빵을 사게 되는데요.
    몇개 집지 않았는데 훌쩍 금액이 만원이 되더군요.
    아이가 몇 학년인지 모르지만 빵이 제법 비싸다는 걸 모르는거 같아요.
    제 생각에도 빵집아주머니에게 아침에 우유하나 빵하나 이런식으로 주라고 하는게 좋을 듯 한데요.

  • 7. .....
    '07.5.21 11:18 PM (221.165.xxx.171)

    혹시나 해서 제 생각을 적어보게 되네요.
    빵집측에서 부추긴것일 수도 있으니
    여러방면으로 상처안받게 아이와 살짝 얘기 해보시면 어떨까요?
    어린아이가 마냥 삼사천원부터 만원어치까지 무한대로 골라간다는것도
    제 기준으로는 조금 어려운일같이 느껴져서요.
    게다가 선생님이 말씀하실때 먹고오라고 하셨는데
    그걸로 선심을 쓸정도로 그리 모를런지..
    저는 왠지 빵집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선생님 의도를 그분들이 모르진 않았을텐데요.
    무조건 아이의 잘못만은 아닐테니 잘 알아보시고 해결하셨으면 좋겠어요.

  • 8. 참...
    '07.5.21 11:18 PM (219.240.xxx.239)

    그 빵집 주인도 문제네요. 선생님 의도를 알면서도 제대로 어른노릇을 못했어요. 당연히 제한을 두어야지요. 애도 영악한 아이가 되어 가는 것 같고. 애들이 애가 아니잖아요.속상하시겠습니다.

  • 9. 존경
    '07.5.21 11:22 PM (121.124.xxx.21)

    어릴적 저희 담임선생님이 생각납니다. 4학년 때인가... 선생님 아이가 꼭 오후가 되면 사립학교였는지
    예쁜 원복을 차려입고 엄마인 선생님 교실로 오곤 했지요. 그럼 선생님은 저희들중 한명을 시켜 노릇노릇 맛있어 보인는 토스트를 사오라고 시켰어요. 저희들은 수업하면서 그 아이먹는거 흘끔흘끔 바라보고 아이는 아이대로 우리를 천진하게 먹으면서 바라보고... 저희 학교는 가난한 동네에 있었던 학교라
    아마 많은 아이들이 먹고 싶었을 거에요. 별로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였죠.

  • 10. 이미 시작하신 일을
    '07.5.21 11:23 PM (121.131.xxx.127)

    그만 두시기도 그렇고
    빵집 아주머니에게
    하루 얼마까지만 제한을 두겠다고 하세요
    그 이상은 못 드린다구요
    훌륭한 선생님이시군요....

  • 11. 한도를 정하세요.
    '07.5.21 11:52 PM (220.75.xxx.186)

    윗분들 말대로 한도를 정하세요.
    빵집 아주머니도 애가 달라는대로 그냥 줬나보네요. 선생님과 상의도 없이요.
    여하간 점심은 급식을 먹을테니까요. 아침식사로 간단하게 빵 1개 우유 1개로 정해주세요.
    중간에 학교에서도 우유 먹을테고 점심급식도 먹을테니까요.
    그리고 저녁은 락앤락 미리 준비하셔서 급식 밥과 반찬을 미리 덜어놓으세요.
    학교 급식은 모자라면 급식실가서 한그릇 정도는 더 얻어올수 있는것으로 알고 있어요.
    울 아이네 학교보니 엄마들이 급식 남으면 버리기 아깝다며 반찬통 미리 가져와 남은 음식 싸가시더라구요.
    남은 급식을 싸줘서 저녁식사로 먹으라고 하세요. 요즘 학교 급식 잘 나오더라구요.
    울아이네 반은 훈제 닭다리 3,4개 정도는 남더라고요. 안먹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원글님 참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 12. 요일별로
    '07.5.22 12:07 AM (61.34.xxx.45)

    지가 원하는 빵을 정하게 하시고 우유는 하루 한개씩 먹도록 하심이 어떨지..

  • 13. 감사
    '07.5.22 12:27 AM (210.98.xxx.134)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저 아무런 관계가 아니어도 보는 제가 그냥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저도 그 아이가 배 고프지 않는 선, 우유 하나에다가 빵 하나 이러면 좋을것 같습니다.
    아침이니 많이 먹지도 않을듯 싶네요.
    아무나 할수 없는 따뜻한 마음에 제가 마음이 든든합니다.

  • 14. ^^
    '07.5.22 12:38 AM (125.180.xxx.181)

    좋은맘으로 시작하셨을텐데..
    가슴아프네요..
    위분들 말씀대로.
    사실대로..... 아이한테.. 빵집주인한테..
    따로 말씀하셔야할듯..

  • 15. 교육적으로도
    '07.5.22 1:33 AM (211.245.xxx.116)

    꼭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야 할 듯 합니다.
    난 네가 아침 굶는 것이 마음 아파서 그렇게 하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네가 먹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선생님 의도를 안다면 너도 거기에 협조해줘야 한다...
    마음은 마음으로 전해지는 거잖아요.
    솔직하게 말하면 아이도 알아들을 겁니다.

  • 16. ...
    '07.5.22 1:57 AM (58.224.xxx.189)

    근데 참, 아이가 철이 안든 듯 하네요, 몇학년 인지 모르지만요..

  • 17. 맞아요
    '07.5.22 2:44 AM (221.148.xxx.139)

    맞는 말 다 나왔네요.
    흠...

    정리하자면, 아이에게도 자분자분 얘기해 주시고,
    상처받지 않도록 잘... 그리고 돈 내는 사람도 힘들다는 것을,
    앞으로도 어디서 어떤 도움이 올지 모르는데 그걸 알아야 하니까...
    미리 가르친다는 심정으로, 마음 아프지만 해 주시고요.

    빵집 아주머니께도 미리 메뉴를 상의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빵 하나 우유 하나, 샌드위치 하나 우유 하나...
    그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그집 빵 가지고 메뉴를 짜 주세요. 빵집 아주머니께.
    야박해 보이나요? 전혀 아니고, 영양 맞춰 안 질리게 골고루 주시는 거니까...
    그 아주머니가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분이라면 들어 주시지 싶네요.
    (그치만 상식 있는 분 치고는 너무 아이를 방치하신 듯-_-... 그 점이 씁쓸해요.)

  • 18. 정말..
    '07.5.22 8:10 AM (221.140.xxx.52)

    너무 좋은일 하시네요.. 이렇게 따뜻한 선생님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할텐데.. 말예요...

    아이도 그렇지만, 제 생각엔.. 그 빵집 주인 아주머니도.. 참 눈치 없으시네요...
    적당히 알아서 해 주셔야지... 일일이 품목까지.. 지정해 두기도 그렇고, 너무 둔센스 이시네요.

    아이와, 빵집 주인 아주머니와, 얘기 잘 하시고, 좋은 뜻이 왜곡되지 않았음 좋겠어요.

  • 19. M
    '07.5.22 8:34 AM (211.47.xxx.98)

    다른 얘기 위에 다 나왔으니 필요없구요, 정말 스승님이시네요~.
    선생님 계신 학교좀 알려주십쇼, 거기로 이사가겠습니다!

    부디 그 마음을 다른 선생님들께도 널리널리 퍼트리시는 좋은 선생님 되어 주세요.

  • 20. ..
    '07.5.22 8:54 AM (218.53.xxx.127)

    저는 아이에게도 당연히 알려주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먹는걸로 치사하지않은가 하는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에게 자존심이 상하지않게 이 상황을 알려주고 이해를 시키고 (저같으면 비교적 직선적으로 이야기하겠어요) 빵집주인에게도 하루에 빵한개 우유한개로 정해주겠어요
    자칫하면 아이가 남의것을 걍 넙죽넙죽받는 뻔뻔한아이가 될수도 있으니 선생님께서 좋은쪽으로 지도해주시면 한아이의인생의달라질수있다고 생각합니다
    난 순수한마음으로 도움을 주지만 의외로 그걸 이용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아이가 나중에 커서 그렇게 될수도 있으니 잘지도해주세요 ^^
    어려운일하고계십니다

  • 21.
    '07.5.22 11:24 AM (211.178.xxx.100)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선생님의 그 마음 아이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 22. 선생님
    '07.5.22 11:36 AM (71.232.xxx.28)

    일부러 글 남기려 로그인했네요.
    맘이 따뜻한 너무 좋으신 선생님이세요.
    요즘에도 이런 선생님이 계시기도 하는군요.
    아무쪼록 지금의 자세(?) 변하지 마시고,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세요.

    그리고 점 두개님처럼 하시는 게 제 생각에도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 선생님같은 분이 계셔서 오늘 하루 너무 행복하네요.^^

  • 23. 저두..
    '07.5.22 1:32 PM (218.159.xxx.91)

    고맙습니다..^^
    요즘에도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니...
    행복하세요. 오래오래.

  • 24. 저두
    '07.5.22 2:27 PM (61.77.xxx.108)

    감사드려요.
    고운 마음 오래오래 간직할께요.
    행복하세요

  • 25. 이글은
    '07.5.22 2:53 PM (220.75.xxx.186)

    이글 많이들 퍼가세요~~~
    이렇게 좋은 선생님도 계시다는거 널리널리 알려야하지 않나요??
    울 아이네 학교선생님이시라면 감사하다고 전화드리고 싶네요.

  • 26. 정말
    '07.5.22 7:15 PM (211.192.xxx.173)

    요즘도 이런 선생님이 계시는군요... ㅜ.ㅜ

  • 27. 리미맘
    '07.5.22 7:44 PM (125.138.xxx.238)

    맘이 찡하네요.
    정말 선생님다운 고민을 하고 계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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