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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잠도 안오고 조회수 : 725
작성일 : 2007-05-20 03:01:17
가슴이 답답합니다. 아니 누가 제 심장을 쥐어 뜯는것 같아 잠도 안옵니다.

전후 사정 없이 아주 바쁜 근무시간 중에 전화로 전후 사정 없이 무조건 2000만원을 준비하라는 신랑이 너무 밉습니다.
금요일 오후 5시 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좀처럼 전화 안하는 신랑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곧 결혼하는 시동생의 집 계약금이 당장 필요하다며 2000만원을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현금이 있는것도 아니고 은행 영업시간도 끝난 그 시간에 ...... 퇴근해서 상의 해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의는 없었습니다. 예전의 소소한 일까지 들춰내 심하게 싸우고는 지금까지 냉전입니다.

아마도 시어머니와 통화중에 계약금이 모자라는걸 전해 듣고는 제가 얼마전 몇년간 묻어둔 펀드를 환매한걸 아는 신랑이 그 돈을 동생 결혼자금에 보태 주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 돈은 대출을 갚을 목적으로 힘들게 모아온 것이고 생각한것 보다 수익이 나 환매를 한것 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받은 대출금리는 아직까진 버틸 수 있는 이율이고, 다 갚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일정 기간 내에 갚으면 수수료를 많이 떼야 하기 때문에 환매하면서 바로 다른 투자처에 넣어두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수수료를 물면서라도 미리 갚아야 할것인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못했던게 있었던 겁니다. 시동생의 결혼...... 당연히 축의금을 준비해야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큰돈을 보태야 된다고는 정말 생각 못했습니다.

저... 시동생의 결혼 축의금이 생각보다 커져서 화가 나는게 아닙니다. 힘들겠지만 아직은 맞벌이를 하고 있으니 돈이야 또 모으면 되겠지요. 하지만 나와는 의논 한마디 없이 그렇게 결정해 버린 신랑이 너무 밉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신랑한테 돈을 해 달라 말하신 것을 저한테 비밀로 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는 남에게 맡기고 대출금 갚을 생각에 허리띠 졸라 매고 있는 맞벌이 부부에게 이렇게 큰돈이 어찌 비밀이 될 수 있습니까? 시어머니는 정말 신랑이 저 모르게 그렇게 큰돈을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 하신걸까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 며느리에게 그렇게 큰 돈을 부탁하시기 어려웠을테고 또 시어머니께선 곧 갚아줄 생각으로 그렇게 말씀하셨겠지요. 또 신랑이 허풍이 심한터라 우리가 벌써 대출을 다 갚은걸로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하지만 어떡케 저한테는 한마디 상의 없이 그 큰돈을 해 주겠다고 약속 해 놓곤 당장 집 계약 해야하니 돈을 마련해 놓으라니요.

아무리 쥐어 짜도 이천만원은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천만원까지는 어렵지만 천만원은 어찌 만들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신랑은 그럼 그 천만원 받을 생각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 천만원은 제가 결혼전 부터 조금씩 모아온 주식을 팔아서 만들어 보려는 겁니다. 정말 그 주식만큼은 팔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을 마련할때 대출을 받으면서도 팔지 않았던 겁니다. 결혼한 분들은 제 심정 조금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친정식구들에겐 정말로 무심한 신랑과 함께 사는 저로써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신랑은 고마워 하긴 커녕 이렇게 제 가슴을 후벼파는 말만 합니다.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만 혼자 속으로 끙끙대며 돈을 만들어 신랑을 주면 분명 신랑은 나한테 알리지 않고 혼자 마련한 것 마냥 안갚아도 된다며 큰소리 치며 시어머니께 드리겠지요.
어짜피 시동생이 결혼하니 보태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건 아니것 같습니다.

이 밤에 잠도 안오고 ...... 답답합니다.
IP : 211.179.xxx.20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나..
    '07.5.20 3:14 AM (69.235.xxx.69)

    아니, 남편분 혼자 벌어서 돈을 모았어도 아내의 내조와 공동생활을 함으로써 만들어진 자금이거늘..
    혼자서 어떻게 자기것처럼 결정 하나요??

    그렇게 하자는대로 다 할수는 없지요.
    물론 시동생결혼이니 형으로써 후한 축의금은 줄수있지만 무슨 조실부모한 집의 소년가장도 아니고
    돈 2000이 옆집 강아지 이름 이랍니까?
    여러말 할것 없이 마음 끓일것도 없이, 그냥 다 못준다~ 로 밀고 나가세요.

    여자가 맞벌이하는건 엑스트라로 생각해서 좀 없다 생각하고 살아야 집에 돈이 모입니다.
    만일 남편분 혼자 벌어서 산다고 생각했을때 얼마를
    동생분에게 최대한 얼마를 보태줄수 있는지 계산하셔서 주자고 하세요.

  • 2. 황당
    '07.5.20 4:36 AM (221.148.xxx.192)

    너무 마음 좋은 분 같네요.

    신랑한테 쥐어 사시나요? 속상한데 불지르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고서야, 아니면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점잖은 반응이 나올 수가 없다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쥐어 사신다면 당장 거기서 벗어날 생각부터 하시고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시라면... 잘 해 줄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잘 해 주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해 줘도 낼 생색은 내고 해 줘야 하는 거라는 걸 잊지 말고
    마음 달리 먹으세요.

    돈 천만 원도 많고요, 일단.
    말씀은 하셨지만 받을 생각 하지 말라는 말 듣고 다시 생각했다고,
    못 받고 그냥 '주는' 거라면 줄 수 있는 만큼만 줘야겠다고,
    대출금도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빚 지면서도 돈 주는 게 잘 하는 형님 노릇이냐고
    따질 건 단단히 따지세요.

    그리고 원글님 스스로 '시어머니는 어찌 그 돈을 모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생각이 있으시잖아요.
    시어머니 어려우셔도, 그런 말씀 조근조근 드리세요.

    우선 저희는 대출금도 아직 있고
    이자도 이만큼씩 다달이 나가고
    저이 혼자서 꾸리는 살림이 아니라, 저도 애기 떼어 놓고 벌어서 그 살림 감당하는 것이며,
    그 돈 당장 현금으로 있지도 않지만
    오백 정도 해 드릴 수는 있는데, 이건 제가 결혼하기 전에 만들어 놓은 주식 팔아서
    해 드리는 거라고...
    생색 내려는 게 아니라, 받으실 때 받으셔도 어머님이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다고,

    저이는 내가 일하는 중에 전화해서 돈 만들라고만 하고 딱 끊어 버리더라고,
    분명 어머님께도, 저한테 그렇게 막 대한 것이나 경제사정 생각 안 하고 마누라만 닦달한 건
    쏙 빼고 말하지 싶어서 제가 이렇게 욕 먹을 각오 하고 말씀드린다고...

    할 말 차근히 하고 드리세요.
    너무 찌푸리지도 마시고 속 좋은 사람처럼도 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그러나 며느리도 어려운 사람이라는 거 모르시지 않도록요.

    속 모르는 소리 하는 시어머니도 시어머니지만
    그 분은 노인이 아들밖에 말할 데가 없어 그러셨을지 몰라도,
    차근차근 상의해 오고 의논해 오고 '미안하지만 여보...' 한 것도 아니라
    무슨 은행에 맡긴 돈 내놓으라는 것처럼 싹 말해 버리는 남편이 너무 야속하고 얄밉네요.

    그러시면 안 되죠...
    맞불작전으로 나가자는 건 아니지만
    친정 쪽에는 얼마나 해 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러시는지, 그 남편께 묻고 싶네요.

    절대로 고분고분 내주지 마시고
    남편 보는 앞에서 어머님께 말씀드리세요.

    나중에, 어떻게 니가 내 앞에서 어머니께 그럴 수 있냐고 뭐라 하시거든(하실 것 같아요)
    당신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내가 직접 나서서 이런 말 하지 않도록 해 주는 당신이라면
    훨씬 든든하고 나도 악역 며느리 안 해서 좋을 것 같다고
    이 역시도 차분차분하게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디 화이팅.
    그리고 후일담 올려 주세요.

  • 3. 시댁에 꼭 말해요
    '07.5.20 10:32 AM (221.138.xxx.73)

    이 글 읽고 로그인 안 할 수 없어 이렇게 로그인 했습니다...
    꼭 2년전 저희집 이야기네요...
    저희집도 시누이집에 무슨일 있어서 시어머니께서 신랑한테 돈좀 꿔달라 해서 1500정도 해줬습니다...
    자식은 누구나 부모에게 힘들게 산다는 말 하기 싫어햐죠.. 그때 신랑 대학원 다니는 중이라 정말 돈 많이 들어갈땐데 대학원 등록금 대출하고 해줬는데요...
    그렇게 해줘도 그리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돈이 있기때문에 해준거로 생각하고 당연하다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정말 며느리 모른다 생각하십니다.. 어쩜 그렇게 믿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1년후 또 돈을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기막혀서...
    그때 제가 나섰습니다...
    어머니께 신랑이 부모님께 못사는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우리정말 힘들게 산다고...
    한달 월급 얼마이고, 빚이 얼마라면서... 그리고 작년에 시누이 돈 해준것도 다 안다고...
    그돈 받을생각 전혀 없지만.... 앞으로는 절대 못해준다고...
    시어머니 가슴아프겠지만 그렇게 하고 왔습니다...
    신랑도 저에게 뭐라 했지만 조금 지나서는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거 같구요..

    님~ 시누이 결혼이라고 했지요?
    그 시누이가 그집 결혼 마지막 시누이 인가요?
    그러면 천만원 받을생각 마시고 해주시구요... 대신 시어머니랑 시누이한테 님도 알고 계시고 정말 힘들게 마련한 것임을 알게 해주셔야 해요...
    안그러면 나중에 돈 필요할때 또 달라 그럽니다...
    잘 사는줄 알구요...
    아들은 부모님께 그런말 잘 못합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그런가봐요...
    님이 꼭 시부모님, 그리고 시누이 다 알도록~ 천만원이 정말 힘들게 모인 돈임을 알아서 감사히 쓰고 앞으로 돈 빌릴일이 없도록 그렇게 말 잘하세요...
    전화로 하시면 서로 오해 생길 수 있으니까 님이 돈들고 직접 시댁 찾아가셔서 더 해주고 싶지만~ 우리집 형편이 이렇다 하시면서 신세한탄 하구요...
    그게 좋을거 같아요...
    그냥 남편통해 아무말 없이 주면 정말 안됩니다.
    정말 님이 모르고 그리고 잘산다고 생각해서 무슨일만 있음 전화해서 돈필요 하다 하실 수도 있어요...
    절대 남편통해서 모른척 돈 전해주지 말세요... 절대요...
    그러면 장말 안됩니다...

  • 4. ...시동생..
    '07.5.20 11:10 AM (121.144.xxx.235)

    시누이가 아니고 시동생 이랍니다.
    시댁에 폭탄 하나 터트리고 ..

    윗님 말처럼 안받을려면 마음 다짐 ,,한 숨 한번 쉬고
    꼭 시엄니께 말 하고 드리세요.
    천만원만... 아니면 3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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