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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국 다 나이들고 죽는다..
친할머니 얘기가 나왔어요..
어릴적에 제 눈으로 봐도 할머니가 어찌나 불합리 하시게 엄마를 괴롭히시고
시집살이를 시키시던지..
전 어릴적부터 할머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남아선호 사상도 가지신 분이라
항상 오빠들만 애지중지.. 저야 당연히 할머니에게 정이 있을수가 없었죠.
커서 엄마에게 들었던 할머니의 시집살이는.. 정말 단순한 시집살이가 아닌
거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이 참 많았어요. (정말 엄마가 어떻게 인간으로 견디셨는지 의문이 들정도죠..)
그러던 할머니가 지금은 연세가 89세. 거의 90이죠?
그런데 이도 좋으시고 정정하신가봐요.(아직도 갈비랑 깍두기가 젤루 좋다고 하시네요 ㅎㅎ)
한참 정정하실땐 제발로 막내집에서 사신다고 나가셨었죠. 막내 삼촌 결혼하실때
집을 해주시면서 그집에서 휘두르고 사시고 싶었던거죠.
그런데 집을 나갈때도 좋게 나가신것이 아니였어요...
그러다 결국 나이 들고 힘없고, 작은엄마도 이젠 나이가 들어 고분고분 며느리가 아니고
매정하게 대하다 보니(할머니 입장에서요. ㅎㅎ 작은엄마 입장에선 당연하겠죠. 숨이 막히실테니)
몇년전에 돌아가실땐 큰집에서 죽는것이 보기좋다 하시면서 결국 다시 큰집인 울집으로
들어오셨어요.
전 그당시에 반대를 했죠. 절대 들어오시라고 엄마가 직접 말씀하시지 말라구.
결국 들어오시더라도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들어오시게 하라고..
엄마는 정말 한참을 고민하시고 아프시고 하시더니.. 그래도 연민이 들었던지
오시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 다시 들어오셨을땐 한두달 엄마도 스트레스 한참 받으시고 아프시고 하시더니만...
이젠 엄마도 어느정도 나이가 되시고 하시니까.. 그리고 이젠 훨씬 더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가시는지라.. 이젠 뭐든 그냥 넘기시고 모른척.. 맘대로 하세요~~ 하시면서 지내시더라구요.
엄마가 원래 하시던 운동이며 활동이며.. 할머니 오신것에 구애받지 않고 하시죠.
아빠는 모든걸 다 알지만 그래도 내 엄마인데.. 하시면서 아빠가 시중을 더 들어주시는 편이구요.
엄마랑 통화하면서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며칠전에는 나갔다 들어오니까 할머니가 혼자서 칼국수 반죽을 해서 칼국수를 만들어 놓으셨대요.
그런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눈도 잘 안보이시고 하시니까 엄마가 외출하실때 가스불을 이중으로 모두
잠그고 나가신대요. 안그럼 위험하니까요.
칼국수 국수는 만들었는데.. 가스불이 켜지지 않으니까 못만들어 잡수시고.. 그러셨다고..
얼마나 잡수시고 싶으셨으면...불쌍하신대, 어쩌니.. 하시더라구요.
그 얘기 들으면서.. 참.. 할머니도..
결국은 이렇게 되실거면서.. 왜 젊은 날에 그렇게 못된 심보를 부리셨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 못되게 안하시고, 정말 마음으로 한 가족으로 며느리들을 대하셨다면..
정말 만화에 나오는것처럼, 이쁜 드라마에 나오는것처럼 온 식구가 모여서
같이 칼국수도 해먹고.. 그렇게 보기좋은 한 가족으로 평생 지내다가 편안하게 눈감으실수 있으실텐데 말이에요..
결국은 우리 모두.. 아무리 건강하게 산다고 해도..
결국은 다 나이 들고.. 눈도 안보여서.. 컵에 물따른다고 해도 그냥 바닥에 물을 따르게 되는 실수도 할 정도로..
그렇게 나이가 들꺼 아니에요?
그런데, 그럴때.. 오손도손 잘 지내려면.. 젊었을때 좀더 너그럽게 가족들과 잘 지내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못된 남편들도 그렇고.. 못된 시어머니들도 그렇고...
정말 자기가 나중에 나이 들어서 혼자힘으로 아무것도 못할때..
그럴때 생각하면 아찔하지 않을까요??
82쿡엔 주부들이 더 많으니까.. 혹시라도 심술많은 시어머니들 계시면..
그러시지 않으셨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친할머니이고.. 어릴적에 할머니가 저를 돌봐주셨고..
어릴적에 칼국수도 만들어 주시고 음식솜씨도 좋으셨던 할머니인데도..
전 옆에서 봤던 그런 심술보에 질려서.. 아직도 민숭맹숭 정이 없답니다....
참 슬픈 일이에요..
1. ...
'07.5.14 2:59 PM (222.112.xxx.197)힘 없는 모습은 항상슬프지요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때가 오겠지만요
칼국수 못해드셨다는게 왜그리 마음에 짠한지..2. 슬프다.
'07.5.14 3:03 PM (155.212.xxx.49)ㅠ.ㅠ .. 님 맘이 저에게 전달되어 오네요..
정말 넘 슬픈일이에요... 왜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그날이 오길 바라면서 살아야 할지..
정말 그 심술단지 사람들은 죄를 이중으로 짓는거에요..
자기만 못된것이 아니라 남도 같이 착할수 없게 만드니까요..
..님
울 엄마 보니까.. 정말 그 날이 오네요.. 결국은 다 힘빠져서.. 며느리 눈치 보는 날이 올것을....
힘내세요...3. 왜
'07.5.14 5:42 PM (58.234.xxx.147)나이드신 분이 그걸 모를까요... 내가 며느리보다 더 일찍 늙고...힘빠지고 도움받고 살아야 할 날이
올꺼라는걸 왜 모를까요? 며느리 눈치 볼 날이 곧 올껄 왜 모를까요?
아들둔 유세로 며느리를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으로 만들까요?4. .
'07.5.14 11:34 PM (222.234.xxx.183)보고 배운 게 바로 그 사람이라고...
할머님도 자신의 시어머님에게 엄청 당하시지 않았을까요.
고리가 어느 단계에서인가는 끊겨야 하는데.
슬프네요...5. 슬프다.
'07.5.15 10:18 AM (155.212.xxx.49)에고.. 울 할머니는. ㅡ.ㅜ 정말 왜 그리 심술맞으셨을까요??
할아버지가 이북에서 내려오셔서.. 시어머니 없이 지내셨었거든요.. ㅡㅡa
그런데 다행히 울 엄마는 그런 심술보 시어머니가 아니시라서 아마 고리는 이미 끊겼을꺼에요.. ^^;;
그냥.. 할머니가 요즘엔 참 안되셨는데.. 안되셨다 하기엔 첫 댓글 남기신 분 말씀처럼
그전에 너무나 심술을 많이 부리셔서.. 어떻게 해드리기도 힘드네요..
요즘에도 여전히 심술이신가봐요.. ㅡ.ㅡ;; 엄마는 주로 신경 안쓰시고 무시하시지만
아빠가 많이 힘들어 하신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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