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면 되는데

조회수 : 1,068
작성일 : 2007-05-03 23:36:26
오늘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내리려고 벨을 누르고 문앞으로 나갔어요.
뒷문과 뒷문 바로 다음자리 사이에 작은 손잡이 기둥이 있지요.
어른 허벅지정도 높이의 기둥이요.  초등학교 1학년이나 유치원생쯤으로 보이는 꼬마가
그 기둥을 잡고 서서 한쪽 다리를 앞뒤로 흔들더라구요.  
앞으로 뻗을때마다 속으로 저꼬마 저러다 내리는 사람 치겠다 싶었는데
왜 불길한 예감은 늘 들어맞는지..
하필 제가 내리는 차례에서 정강이를 정통으로 맞았네요.
버스 뒷문 계단에서 구를뻔했어요.
아픈것도 화가 나지만 오늘 제가 새 정장바지를 입고 나갔거든요.
흰색에 가까운 아주 옅은 회색이라 그 꼬맹이의 신발 자국이 바지에 묻은거에요.
내리면서 맞은거라 너무 아파서 잠시 길에 멈춰서서 바지를 털고 다리를 만졌어요.
꼬마아이라도 순간적인 힘때문인지 아니면 정강이여서 그런지 진짜 아프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그 꼬마랑 그 아이의 엄마도 마지막에 내리더군요.
그때만해도 화가 나지는 않았어요.
애들이야 아직 어리니 실수로 그럴수 있다고 쳐도 엄마는 미안해하거나 아이에게
사과하라고 시키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세상에...그 엄마..저를 흘낏 보고 제 바지의 얼룩을 보더니
아이손을 사정없이 잡아끌면서 빠른걸음으로 거의 도망가듯 달아나네요.
아이가 뒤를 돌아보며 저를 쳐다보니 애를 막 잡아끌어요.
기가막혀서 원.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까요?
새옷 입고간날 그런 영광의 얼룩을 바지에 새긴것도 짜증나고
지금도 정강이 부분에 파랗게 멍이 들어있는걸 보니 또 짜증나고..
그렇게 남에게 사과할줄 모르는 부모가 내 아이만 애지중지할 것을 생각하니 또 짜증이 나네요.
아침부터 우울하고 찝찝했던 마음을...그나마 좀전의 고맙습니다로 정화시켰네요.

근데 그아줌마.... 설마 내가 세탁비 달라고 그럴까봐 그랬나.  원 참.
IP : 210.106.xxx.17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
    '07.5.3 11:42 PM (220.75.xxx.143)

    엄마 참 많아요. 특히 평소에 우아떨던 엄마들이 더하죠.
    그 아이는 무얼보고 배웠을까요?
    남에게 피해줘도 모른척하는게 제일이다(?)

  • 2. 습관적으로
    '07.5.3 11:44 PM (222.234.xxx.57)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어느나라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연구대상이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거의 안하려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연구대상입니다

  • 3. ...
    '07.5.4 12:35 AM (122.43.xxx.75)

    미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당황 해도 엉겹결에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 하고 마음 푸세요.

    그 아이 엄마 지금.. 낮에 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

  • 4. -_-
    '07.5.4 8:56 AM (210.180.xxx.126)

    그저께 저도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있는곳에서 싼 양말 고르고 있는데 내리던 다섯살 정도의 여자애가 나한테 부딪혀서 제풀에 넘어지길래 얼른 일으켜서 정말 미안하다 에구 아프니?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고 있는데 옆에 서있던 젊은 엄마는 저를 완전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애한테 마구 짜증 내며, '앞을 잘보라 안하더냐?'고 있는 신경질 엎는 신경질 다 부립디다.

    헐, 제가 5학년 아짐인데 참 민망해서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3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6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6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9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4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8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7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0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02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3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5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8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8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3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6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5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9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8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8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5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4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8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4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7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1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3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0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5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91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