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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존경심, 그리고 연민

라디오에서... 조회수 : 950
작성일 : 2007-05-03 16:02:11
아침에 딸아이 운동회 갈려고 회사에서 열심히 운전하면서 들은 이현우의 라디오 방송 중 한 소절입니다.
이걸 듣고 정말 가슴이 쌩하니 아팠지만 여전히 신랑과의 관계에 먼저 손을 내밀기 싫어 고민하고 있어요.

잘 듣지는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야 할? 느껴야 할 것이랍니다. 그 중 연민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우리신랑 월-금까지 정말 저랑 아이들 잘 때 들어와 새벽에 나갑니다. 새벽에 가끔 눈이 어설피 떠지기는 하지만 마중한 적은 없어요. 6시에 마중하고 저 7시에 출근준비하는게 버거워서... 주말에도 운 좋으면 회사안가지만 시댁에 또는 집에서도 일에 마음껏 정말 우리 4가족만의 온전한 휴일을 즐긴적은 글쎄...

요즘은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우리 신랑은 내가 잘 만들어 놓고 잘 쌓아가는 가정에 무임승차하려는 사람같아서. 차라리 주말부부인게 낫겠다. 그럼 주말에 애뜻하기만 하지. 주중에 싸인 서운함의 골이 주말에 갑자기 확 풀어지는 것도 내 자신이 너무 싫고

누가 모르나요. 신랑도 힘들꺼라는거. 하지만 신랑은 회사일로 힘들고 지쳐도 가정일에 조바심을 내지는 않잖아요. 나는 회사에서도 아이 운동회라 눈치봐가며 시속 120km로 밟아대고... 회식도 못하고, 가정경제계획에서 실천까지, 온갖 집안행사에, 책임감에...

겉에서 봤을 때 너무나 안정되고 행복해보이는 가정을 위해 물아래 오리발처럼 지쳐가고 있을 때 우리 신랑도 하루 17시간동안 회사에서 너무나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끼며 사랑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나는 자면서 쉴수 있는 시간에 그제서야 혼자 현관문을 따서 들어와 하루를 마감해야 하는 사랑에게 연민을 느끼며 사랑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네요.

우리딸 무용 너무 잘 했고 달리기는 비록 꼴등했지만 너무 즐거워했다는 것을 조잘조잘대며 신랑과 대화해야 하는데 신랑 집에 올때까지 깨어 있거나 전화하기가  그게 정말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ㅎ ㅐ ㅂ ㅗ ㅏ ㅇ ㅑ ㅈ ㅣ
우리는 가족이나까...
IP : 122.153.xxx.19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07.5.3 4:13 PM (211.184.xxx.34)

    합니다...
    제가 요즘 부쩍 남편에게 보상받고 싶다는 맘이 생깁니다...
    어린나이에, 학교졸업과 동시에 결혼, 취업, 임신 등 결혼 10년동안 쉼없이 달려왔거든요.
    근데 쉼없이 달려온 세월에 비해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은 너무 초라해서 슬퍼지구
    남편이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남편의 무임승차"란 말이 왜 그리도 공감이 가는지...
    가족이니까 사랑하구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것도 참 힘이 드네요...

  • 2. ..
    '07.5.3 4:56 PM (218.53.xxx.127)

    님의말씀 구구절절마음에 와닿습니다
    저흰 주말부분데...돈은 제가 몇배로 벌고 애 혼자키우고 시부모님 간섭다 받고...온갖 세금 공과금 빚갚는거 저는 상관도 안하면서 (이런게 얼마나 머리쓰는일입니까.?)
    남편은 자상하고 내가 힘든거 알아주긴하는데 가끔 주말에 와서 힘들다고 그러고 애들한테 짜증내면 참을수가 없어요
    도데체 내가 하는거의 몇분지일밖에 안하면서 ..?
    제가 두고두고 당신부려먹을거라고 이를 갈아요
    얼마나 재수가 좋으면 남자로 태어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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