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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이신분들, 요리 자신있으세요?

요리걱정 조회수 : 861
작성일 : 2007-04-25 12:59:11
자랑은 아니지만 결혼전, 집에서 라면뺴곤 해본적이 없습니다.
귀하게 자라서가 아니라 요리랑 주방일은 여동생이 너무 잘해서
대부분 엄마 도와 주방일은 여동생이 했구요,
저는 주로 빨래쪽을 많이 도와드렸어요.
근데 직업이 출장도 많고 야근도 많은직업이라
거의 가사일은 못 도왔단 말이 맞겠네요..
결혼얘기가 나올때쯤 부엌살림 자신없어서 결혼하기 싫었을만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혼한지 4개월.
처음엔 요리를 한다는것 자체만으로(맛은 떠나서..ㅋㅋ) 신기하더라구요.
어찌어찌 82쿡에서 많이 배워서 집들이도 4번이나 혼자힘으로했구요.

근데, 문제는..시간이 안줄어요..
좀 빨리 퇴근해서 집에오면 7시반.
국하나끓이고(주로 계란탕이나 된장국..ㅡㅡ;;) 두부조림같은거 하나만해도
둘이 식탁에 앉을수 있는 시간은 9시쯤이네요..
점점 단축되겠지..했는데..여전히 그래요..

그리고 휴일날 하루정도 3가지정도 반찬 미리 만들어놓는데
지난 일욜에도 3가지(두부조림, 오징어채 볶음, 애호박무침) 했는데 5시간 정도 걸리더라구요.
근데 3가지 했지만 양은 좀 많이 해요.
시아버지가 혼자계셔서 시아버지꺼 따로, 저희 먹을꺼 그리고 간혹 도시락용도 ...

어찌됐든 요리를 좋은 맘으로 시작했다가 시간 걸리고 치우고 어쩌다보면 거의 파김치가 되서 끝나요.
평일저녁도 차리는건 1시간 이상걸리는데 먹는건 20분도 안걸리고...
허무해요..

그 허무함에, 게다가 회사일이 갑자기 바빠져서 2주정도 암것도 못했더니 냉장고가 텅-
저는 야근하고 출장가니 밖에서 먹는다해도 그 2주동안 신랑은 거의 난민상태더라구요.
신랑도 요리를 할줄알아서 해먹는다고해먹는데
아무래도 혼자먹고 어쩌고하니까 라면으로 거의연명하게되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친정엄마께 구조요청.
딸 시집 보냈단 이유만으로 바리바리 음식만들어보내는 친정엄마 만들기 싫어서
지금까지 한번도 내색 안했어요. 집들이떄도 일부러 저혼자 다 했구요.
근데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사골한솥, 오이소박이 한통, 갖은 나물에다가 밑반찬.
친정집에 그걸 가지러가서 나오는데 어찌나 죄송스럽던지...ㅜㅜ

제가 이쪽에 유난히 소질이 없어서일까요?
왜이렇게 요리에 스트레스를 받는건지..
요즘은 저도 모르게 시간나면 요리학원 검색해보고 있네요..
학원다니면 좀 나아질까요? 휴..
IP : 211.239.xxx.14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 정도면
    '07.4.25 1:23 PM (211.223.xxx.245)

    잘 하고 사시네요.
    시간이 지나면 요리시간은 점점 줄어들거예요. 이제 4개월 지나셨는데...
    전 4년차인데요.. 밥하고, 찌게하나 끓이고, 반찬 한가지 만드는데 1시간정도 걸리는거 같아요.
    지금도 빠른건 아니지만 처음에 비하면 엄청 잘하는 거지요.
    점점 요령이 생길거예요.
    저는 친정에 한달에 두번정도 가는데 갈때마다 밑반찬 싸가지고 옵니다.
    그때그때 만들어 먹어야 하는것은 제가 하지만 엄마표 짱아찌나, 깻잎찜, 젓갈, 김치 등등 밑반찬은 친정엄마가 챙겨주시지요.
    친정이나 시댁 도움도 받으세요. 맞벌이 하는데... 그러다가 금방 지치면 부엌일 하기 싫어져요.

  • 2. 그러게요.
    '07.4.25 1:34 PM (211.53.xxx.253)

    잘하고 계신거에요.
    시간이 지난면 요령이 생겨요 하나 준비하는 동안 하나는 불에 올려놓고
    설겆이/정리 해가면서 요리하는 요령이..
    친정엄마께는 다른 면으로 잘해드리시면 어머니도 좋아하실거에요.
    같이 쇼핑가셔서 브라우스라도 한가지 해드리고 같이 영화보시고 하면..

  • 3. 저도
    '07.4.25 1:42 PM (61.33.xxx.130)

    1년 조금 넘었는데 비슷해요.
    이제 국 끓이는데는 좀 익숙해졌지만 반찬 만드는거, 칼질하는거 여전히 시간이 꽤 걸려요.
    얼마 전에는 무생채 만드려고 무 채썰다가 거의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려고 하지 마시고 천천히 조금씩 하세요.
    저도 한동안 요리에 맛을 들여서 너무 속도를 내려했더니 금방 지치고 하기 싫더라구요.

    친정, 시댁 도움은 적당히 받는게 오히려 현명하구요.
    예를 들어 시댁에 가서 밥 먹을때 신랑이 좋아하는 반찬이 있으면 조금 가져오고,
    친정엄마에게 김치류, 밑반찬(나물 같이 손가는건 여전히 못하거든요) 도움 받으시되,
    윗분 말씀처럼 다른 부분에 더 신경써 드리면 엄마도 좋아하실거에요.

  • 4. 미투
    '07.4.25 1:51 PM (203.231.xxx.73)

    저는 결혼한지 어느새 1년 5개월 째인데요. 저도 맞벌이이고 출퇴근시간이 멀다 보니 집에 가면 7시 30분쯤 되고 옷 갈아 입고 저녁 준비해서 먹을 쯤 되면 8시 반쯤 저녁먹고 치우고 하다 보면 어느덧 9시가 훌쩍 넘어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뭐 음식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주로 반찬 한가지 또는 찌개 하나 끓이는 데도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더라고요. 나머지는 그냥 있는 반찬 먹는 거죠.
    저도 주로 밑반찬이나 김치 종류는 시댁이나 친정에서 가져다 먹어요.
    그러다 결국 그나마도 귀찮아지고 피곤하고 해서 요즘은 거의 시켜먹거나 하지만요.
    하다보면 우리네 엄마들처럼 익숙해지련지 저는 익숙해지기도 전에 이미 손을 떼버린건 아닌지
    걱정은 되지만 또 몸 편한거 찾다보니 맨날 시켜먹게 돼요. 물론 건강엔 별로 안좋겠지만..
    그런데 회사 언니들 얘기 들어보니까 신혼 초에는 그러다가도 아기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밥 해먹게 되고 하다 보면 는다고 하더라고요.
    전 요리에 대해서 별다른 스트레스 안받고 있어요. 신랑도 불만 없고요.
    그리고 제가 하다 보니까 요리를 하면서도 계속 치우면서 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요리할 때 한껏 어질러 놓고 먹고 나서 나중에 치워야지 하니까 그 치우는게 더 스트레스 받아서
    요리 자체가 싫어지더라고요.
    그냥 하면서 그때그때 찌개 끓을 때 설겆이를 잠깐 한다든지,,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한다든지..
    요리 다 했을 때도 말끔히 먹고 나온 그릇 설겆이만 할 수 있도록 하니까 훨씬 부담이 덜어졌어요.
    시간도 단축되고요..

  • 5. ....
    '07.4.25 1:54 PM (220.132.xxx.72)

    어머~ 대단하신걸요.
    퇴근해서 오셔서 저녁해 드시고..
    저두 님과 같이 4개월정도 됐어요 ^^
    저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데 반해 맛이 별로 없어서 고민이에요.. ㅋㅋ

    방법이라면..
    야채를 미리 손질해 두세요. 주말이나 시간날때 신랑님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죠 ^^
    중간사이즈 지퍼백에 양파는 양파대로 자주 쓰시는 모양으로 썰어두세요.. 아니면 까 놓기라도..
    (아무래도 썰어놓는게 시간이 절약되겠죠)
    마늘은 미리 빻아서 놓고..
    파두 미리 썰어서 냉동에 넣어주시고..
    그리고 다시물을 미리 만들어두면 좋아요.
    끓이시는 귀찮으면(저는 이방법으로 ^^) 다시마를 물에 담궈 지퍼락통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둬요.
    그럼 따로 다시 국물 안내도 되고 여기다 멸치만 더 넣어서 끓이다가 국이나 찌개 끓여요.
    저같은 경우는 표고버섯도 물에 담가둬요.

    이렇게 준비되면 예를 들어 계란국을 끓일경우 냉장고에서 재료만 싸~악 들고와서 끓이면서 지퍼백에서 꺼내서 넣어주면 돼요.

    도움이 되셨을라나요?
    더많은 고수님들이 계시니까 좋은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실꺼예요.

    살림이란거 해보니까 만만치 않아요.
    더구나 사회생활까지 하시면서는 정말 보통일이 아닐꺼예요.
    남편분과 적당히 분담해서 하셔야 할듯..
    결혼하기 전에는 집안일이 이리 힘든줄 몰랐어요.

    슈퍼우먼이 되시려 하지 마세요.
    예전 김혜경선생님 책에도 나와있었던듯... ^^

    그리구 친정에서 갖다 먹는거 별로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적당히 뻔뻔(?)한것도 좋을듯..

    참, 국은 어머님처럼 가끔씩 사골이나 뼈를 고와서 냉장고에 넣고 먹음 것도 좋죠^^

    화이팅이요~

  • 6. ㅎㅎㅎ
    '07.4.25 2:36 PM (222.98.xxx.191)

    명저가 있잖아요.
    "일하면서 밥해먹기" 한번 보세요. ㅎㅎㅎㅎ

  • 7. 칭찬
    '07.4.25 2:43 PM (122.34.xxx.197)

    그정도면 칭찬받으실만 한거예요.
    윗님이 마침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셨네요. 요리 속도를 단축시키는 첫번째는 칼질이 늘어야 하는데,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고, 나머지는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어야 한다는 거예요.
    재료를 미리 손질해 두는것은 그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극단적인 예지만 제가 아는 집에 가봤더니 콩나물국 한가지 끓이는데 우선 마늘 부터 다져야 하고, 콩나물 씻어야 하고, 멸치 머리랑 내장 따야 하더라구요. 그러니 그거 하나 하는데 한시간 넘어 걸리죠.
    그 집 엄마는 신혼도 아니예요. 애가 벌써 4살이더만 아직도 그러고 사는집도 있어요. 그러니 힘들다는 핑계로 어떻게든 안할 궁리만 하고 그러니 더욱 늘지 않고 제자리죠.

    주말에 장을 봐오면 무조건 최대한 손질을 해서 일주일치 재료들을 몰아서 보관해야 해요.
    콩나물 사오면 한꺼번에 한봉지 다 씻어서 물에 담가 두구요,
    멸치같은건 주말에 드라마 보면서 하든지 한꺼번에 다 내장 손질해서 넣어두고,
    마늘 다져서 냉동시키고 그런건 아주 기본적인거예요.

    그 밖에 된장에 고춧가루 마늘 애호박 파 등등 모두 섞어서 한웅큼씩 얼려두었다가 물만 부어 끓일수 있게 해 놓는다던지,
    육수를 한꺼번에 장만해두는것, 생선 비닐 제거해서 한토막씩 나누어 보관하는것, 키톡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쓸모있는 맛간장, 조림장 등등 양념장을 만들어 두는것 등등 요리를 단축시키는 키워드를 습득하셔야 해요.

    그 다음으로는 요리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밑그림을 그리는것. 머리속으로 계획을 세워 부엌에서 허둥대지 않게 일을 쉽게 하는것도 중요하지요.
    예를 들면 오늘 국도 끓이고 나물도 무친다, 하면,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양념인 파를 썰때는 국에 넣을것 썰때 나물에 넣을것 까지 같이 준비하는것이요.

    살림은 정말로 하다 보면 늡니다. 중요한것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가지요.
    저도 화이팅~~해드릴랍니다. ^^

  • 8. 원글이
    '07.4.25 3:34 PM (211.239.xxx.140)

    흑..
    짧은시간에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주셔서 감사드려요..
    일단 저도 재료준비부터 좀 해둬야할것 같아요..

    저도 어느정도는 양쪽집 도움 받고싶은데,
    솔직히 시어머니가 안계세요, 돌아가셔서..
    그래서 그런지 친정엄마꼐 음식부탁하면 엄마가 자꾸 시아버지 드릴것까지 하시니까.
    시아버지껜 죄송하지만 좀 속상하드라구요..
    (신랑은 시아버지 맘쓰실까봐 제가 한것처럼 드리구요..
    나쁘신 분은 아닌데 해드리는걸 너무 당연히 아시는것 같아서..ㅠㅠ)
    그래서 친정엄마한테는 가급적 도움 안받으려고 했구요..
    근데 이것도 요령껏 해야할듯.. 이러다가 제가 넘 벅찰것 같아서요.
    님들말씀처럼 다른 부분에서 엄마꼐 더 잘해드림 되겠죠? ^^

    제가 제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형편없게 하고있는건 아니라고말씀들해주셔서,
    그리고 화이팅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번주말, 우선 재료 손질, 육수 우려내기부터 해봐야겠어요~
    역시 82회원님들이세요~
    감사합니다~^^

  • 9. 저도
    '07.4.25 10:17 PM (61.38.xxx.69)

    일하면서 밥해먹기
    전업주부에게도 요긴해요.
    그리고, 주변 반찬가게도 물색해보세요.
    전업주부도 사다 먹기도 해요.

    어르신 것까지 감당하려면 그런 것도 필요하죠.
    맛 좋은 곳으로 물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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