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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유부남의 바람

... 조회수 : 5,168
작성일 : 2007-04-25 12:23:55
오늘 불륜 얘기가 올라와서 그냥 옛 이야기 쓰고 지나갈까 합니다.
대학교때 졸업하고 회사다니는 선배들 회사 근처에서 저녁 먹고 술마신 적 있어요. 친구들과.
그러다 우연히 선배 친구가 그곳에 있어서 합석했습니다.
같이 마시고 자리를 뜨게 될 즈음 그 친구분이 저와 같은 방향이라고 해서 같이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분 잘나가는 S텔레콤 다니셔서 그때 거기 있던 우리들 휴대폰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그런 말도 해주셨죠. 명함도 주시며.
택시 타고 오다보니 그 분은 저와 같은 방향이 아니었고, 일부러 온 것이었습니다.
결혼한지 얼마 안되신 분이 충격적인 일종의 고백(?)같은 걸 하니 정말 어찌할 바 모르겠더군요.
이런 느낌 처음이라느니 등등.
그땐 어리기도 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도 몰랐고.
그 자리에서 거기 있던 사람들 번호를 다 받아갔기에 또 연락이 오고 했습니다.
보자고 하는 걸 나중에 싫다고 하고 연락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몇번 연락 오다가 그치더군요. 그땐 발신번호 없던 시절이었어요.
사실 저돌적으로 나오는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끙끙 앓았죠.
그게 옳은 게 아니라 생각은 했지만, 누구에게 상담하기도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보일 것 같고...
잘 거절 못하고, 따끔한 말 못하는 성격인데, 그땐 어려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날은 집에 가는데 차가 갑자기 내 앞에 서더니만 얘기 좀 하고 싶다고.
중년의 아저씨였습니다. 차나 옷 매무새로 봐서는 기품이 있었지만, 지나가는 여자에게 그런다는 것에서 그 겉치장이 확 무너져내렸지요.
도로변에 주차하고선 따라와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혹시 집에 가면 집까지 따라올까봐 두렵기도 했고.
그 사람이 자기 나쁜 사람 아니라고(나쁜 사람이 자기 나쁜 사람이라고 하겠습니까) 명함도 주더군요.
자기에 대해 찾아보면 나올 거라고, 그러니 의심하지 말라며.
어떻게 그 자리를 모면하고 집에 와서 명함에 적힌 이름 찾아보니, 정말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경제신문에도 꽤 오르는.
물론 연락하진 않았지만요.

그 외에도 회사에 다니면서 유부남들의 그런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회사 선배로서 친절을 가장한 접근부터 해서...
바람피는 게 세컨드 두는 게 자기 능력이라 생각하는 남자들.
어떻게 밥만 먹고 사냐고. 이것저것 먹어야지....이런 더러운 말이나 하고.
정말 유부남들은 다 저러나 싶기도 했고,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바람필 기미가 있는 놈은 절대 상종하지 않았지요.

대한민국에서 남자들은 바람을 핀다거나, 윤락업소에 드나드는 것에 그다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요.
그게 남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인냥 생각하고.
마치 한 여자에 만족하고 살면 무능력한 남자처럼 되고. 주변에서 부추기기까지 하고.
결혼 전에 이미 바람필 걸 당연시 생각하고, 그런 기회가 오면 절대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부딪치려 하고.
그런 사람들 보면 가정교육의 문제도 많아요.
성인들은 자라면서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딸들은 무조건 안돼, 아들들은 방치해도 된다는 생각.
그 방치한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데.
여자에겐 금기시되면서 남자에겐 많은 경험이 그 사람의 능력이라 여기고, 그것을 부러워하는 문화.
이런 것들이 유부남들의 바람을 만들지 않았나합니다.

유부남들의 멘트는 거의 비슷하더군요.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했다, 결혼생활이 불행하다, 이런 느낌 처음이다, 더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넘어가는 여자도 문제지만, 이런 멘트로 먼저 들이대는 유부남들이 진짜 나쁜놈 아닌가요?

가정에서부터 성교육 시작하고, 올바른 결혼관을 심어줘야하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죠.
아들에게나 딸에게나 자기의 성은 똑같이 중요하고, 결혼이라는 커다란 제도 앞에서 지켜야할 의무가 똑같이 존재하거늘 남자는 조금 느슨해져도 된다는 오래된 사고가 정말 싫습니다.
그리고 접대문화까지도요.

오늘 바람 얘기가 올라와서 그냥 제 생각 마구 써내려갔습니다.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바람피는 게 아주 흔한 주변의 이야기인냥...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갖고 싶다면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말아야죠.
결혼제도의 장점은 취하면서 의무는 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남녀 누구에게나 참 위험하다 생각해요.
내가 가정에서 어떤 모습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IP : 121.131.xxx.13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7.4.25 12:30 PM (64.59.xxx.87)

    님,건전한 사고에다 외모마저 매력있는 분일꺼 같다는 느낌이.

  • 2. ..
    '07.4.25 12:35 PM (59.86.xxx.77)

    음.님과 동감입니다.

  • 3. .
    '07.4.25 1:17 PM (122.32.xxx.149)

    저두요. 그다지 매력적인 외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변 유부남으로부터 두어번 대쉬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서른 초, 중반의 미혼일때였구요.
    진짜 황당하더군요. 한번은 정말 믿고 따르던 선배였는데.. 그때 느낀 인간적인 배신감이란..
    그치들.. 한결같이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장하더군요.
    어찌 그것이 '순수한' 마음일 수 있는지.. 헐~

  • 4. 친구
    '07.4.25 1:35 PM (125.246.xxx.194)

    제 친구는 미쓰때 개인병원만 갔다하면 이상하게 의사들이 치근대며
    피부가 좋다는둥, 따로 만나고 싶다는둥...
    그래서 한의원도 옮겨다니고, 병원도 몇번 옮겨다니곤 했어요~
    와이프 있는 멀쩡한 의사들이 그런다는데..
    남자들이란......참...

  • 5. 저는
    '07.4.25 3:21 PM (218.55.xxx.58)

    교수님이요. 그것도 하늘같이 믿고 존경하던 교수님이셨더랬죠.
    그저 제자로서 이뻐하는거겠거니 했다 지대로 뒷통수 맞았답니다.

    그 이후로는 역시 남자란 아무리 점잖고 성직자라고 하더라도 별수없구나 싶었습니다.

  • 6. 저도경험담
    '07.4.25 5:49 PM (24.86.xxx.166)

    맞습니다. 날파리들...
    전 처녀적에 겉으론 보호본능을 유발시킨다는 여리여리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맘대로 될 줄 알았는지
    유부남들이 많이들 치근댔었습니다.
    직업은 찬란하게 다양한 사람들이었고
    그중 교수도, 목사도(제가 다닌 교회.. 이목사 무지 유명) 있었습니다.
    멘트도 어찌 그리 판에 박혔는지요.
    두가지죠. 결혼이 실수였고 부인하고 사이 안좋고.
    누군가의 아내가 된 지금 다시 떠올려 보니....
    그때 당시보다 훨씬 더 끔찍하군요.

  • 7. 실례지만
    '07.4.25 8:42 PM (121.133.xxx.171)

    위에 저는 님
    그 교수님 어느 대학 교수님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니셜로..
    제가 아는 분과 같은 분인가해서요..

  • 8. ..
    '07.4.25 10:30 PM (220.76.xxx.115)

    유부남이라도 상관없다 , 내가 좋으면 된다 하는 막가파 여자도 있지만
    순진한 처녀 울리는 유부남도 있어요

    그래서 아랫 글 쓴 님이 그 유부남 저주하는 것도 그런 경우 아닌가 싶어요

  • 9. 고백
    '07.4.25 11:35 PM (122.35.xxx.47)

    여기다 처음 고백하네요.
    결혼전 남편만나기전 잠시 만나서 좋을까 말까... 헀던 남자가 있었는데 꽤 엘리트한 장교였죠.
    영어 공부 하다가 만났는데 지금이야 영어가 어느 직종이건 기본이지만 십몇년전이니까요.
    서로 같이 아는 외국인친구가 매개가 되어 셋이 같이 만나다가 그 친구가 본국으로 들어가면서 둘이 만나게 되었는데...
    약간의 감정이 피어오를때 즈음 외국인친구랑 통화를 했어요..
    그때 그 친구가... 눈치를 채고 결혼한 사람이라고...
    그길로 따귀 날리고 야멸차게 뒤집어 놓고 왔지요.
    매일 자동응답기에 반 울면서 메세지 남겨놓길래 전화도 떼어 버렸죠.
    제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길뻔했던 기억에...지금도 날궂으면 혼자 욕합니다... 미친 놈... 하고..

  • 10. 나이든
    '07.4.25 11:36 PM (219.252.xxx.94)

    할배가 그러는 것도 봤습니다..대학교때..아르바이트하던 곳의 높은 자리하던 분..제가 지나가다 심부름했는데..고맙다고 국수 사주겠다고..그땐 학생이라 넘 순진했어요..할어버지의 순수한 인정이라고 생각했지요....늙어빠진 할배가..웬 주접이랍니까..
    저도 몇번..그렇게 꼬인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굉장히 자신감에 차서 저러는데...꼴깝입니다..
    보통 남자들은 저러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저도
    한국 남자들의 교육이 잘못됬다고 느낍니다.. 아들은 낳으면..교육 잘 시켜야겠습니다..

  • 11. 고백2
    '07.4.26 12:10 AM (121.173.xxx.208)

    저도 여기다 처음 고백할께요.

    전 여고생이었을때

    선생님이 저에게 고백을....

    수능끝나고 성인되기만을 기다렸다며 T-T

    그래서 저 너무 그리운 여고시절이지만, 졸업하고 학교 한번도 못갔어요. 못가고 있어요.

  • 12. 생각보다
    '07.4.26 1:55 PM (121.131.xxx.127)

    널렸어요
    껄떡껄떡

    제 돌싱 친구는
    약혼했다고 반지 끼고 뻥치고 다닙니다.
    그래도 여전히 들러 붙는 인간도 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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