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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소개하기

신랑에게 조회수 : 817
작성일 : 2007-04-25 02:39:00
중학교 2학년때 엄마가 집을 나갔어요-18년전.
아버지는 늘 우리에게 소위말하는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고 했었고
우리형제들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었지요
15살까지 우리 4형제를 키워온 엄마는 그럴리 없었는데
아버지가 그렇다니 그런가부다 형제들 중 누구도
아직까지 엄마얘기는 한번도 꺼낸적이 없었지요
정말 많이 미워하며 살았지요

저도 결혼해 애 낳고 살아보니 친정엄마 그늘에도 들어가보고 싶고
속사정 아는 이를 통해 엄마의 거주지를 알아봤어요
4년전일입니다

밉다며 엿 먹어라 하는 심정으로
아버지는 아직도 호적 정리를 안한 상태여서 엄마는 이모 밑으로 들어가 있더군요
실 거주지는 서울이고...
다른 남자 만나 딸하나 아들 하나 낳고 살고 있지요
아저씨는 우리가 4남매인지는 모르고
저 하나 놔두고 나온걸로 알고 있다네요

이모랑 통화하면서 왜곡된 많은 사실들을 알았고
같은 여자로 엄마로 아내로 너무 힘들었겠다 한편 이해도 되었어요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직업을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었어요
꼭 가져다 붙이자면 노름꾼입니다
주렁주렁 온 동네 깔아놓은 빚, 폭력, 외도...
그럴수 있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요

4년 전 이모를 통해 처음으로 엄마와 전화통화만하며 지내다가
당뇨와 고혈압 합병증으로 잘 듣지를 못해 자연스레 연락이 3년 정도 끊기고
이번에 다시 연락이 되었어요

건강이 많이 호전되어 이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은 주지 않는다며
다시 연락을 하게되었어요
한번 만나줄수 있겠냐며 조심스럽게 묻기에
그러마 시원하게 대답하고
1시간 반을 달려 오전에 서울에서 2시간가량 만나고 내려왔어요

20년 가까이 얼굴 한번 안보고 살았었는데도
멀리서 눈 한번 마주치고 단번에 알아보고는 한동안 아무말도 못했지요

어쩌다 하루 이틀식 외박도 가능하다며
우리 사는것도 보고 우리 애들도 보고 싶고
한번씩 다녀가보고 싶다는 뜻을 보이는데
저도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신랑에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엄마는 조심스러운가봐요

힘들땐 새끼들 다 버리고  이제와서 딸 찾아서 만나고 싶어 한다고 ....

평소 신랑 성격으로 미루어보아
좋은게 좋은거다 별 거부감없이 받아드릴것 같은데
엄마 만나고 왔다고 얘기는 해야겠지요

뭐 때문인지 쉽게 잠이 오질 않는데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온 엄마 모습이 너무나 편안해보여
정말 다행이에요
IP : 58.226.xxx.1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7.4.25 6:56 AM (136.159.xxx.175)

    비슷한 경우인데요.
    그래도 어머니가 나중에라도 편안해지셔서 다행이네요.

    음.., 저도 저만 따로 가끔 엄마를 보는데요.
    전 아직 싱글이라서 더 다행인것 같아요.

    남자 형제들은 이해를 못해요.
    말로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어도 집나간 엄마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게 커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너무 자주 왕래하거나 가까이 하는건 권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다 보면 내가 이중생활하는것 같고..
    제경우엔 아직 아버지도 살아계신데..
    맘이 힘들어져요.
    잘하다가 덜 하기는 더 어렵더라구요.

  • 2. 제생각엔
    '07.4.25 1:01 PM (211.53.xxx.253)

    있는 그대로 남편분에게 얘기하세요.
    그리고 나서 남편이 불편하다면 밖에서 만나겠다고 하세요. 안그러실것 같지만..
    두고가는 엄마 마음도 많이 아프셨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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