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가 하녀(?)처럼 느껴진다면..

저도 자게에 ^^ 조회수 : 965
작성일 : 2007-04-23 17:22:23
제목을 뭐라 적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다 적었는데
적당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오늘 자게에서 연애하는 남자가 김밥 끝을 안먹어서 배려심이 없는거 아닌가
하는 글을 읽고선..  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도 결혼하고 남편하고 그런 문제로 화를 내본적이 있었거든요.

음식이기도 했고, 다른 일(아마 청소문제였던거 같아요)이기도 했던거 같은데요..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감정 싸움 할 일도 많고 속상할 일도 많은데..
이런 일들은 여자들도 조금 양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둘이 있는데 한명이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건 내 차지!  라고 생각하는건
대부분이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거 같아요.

남자들은 머리구조가 틀려서인지 ㅡ.ㅡ; 전혀 그런식으로 인식을 못하더라구요.

하면 하는거고, 먹으면 먹는거고.. 그런거에 불평은 잘 안하는거 같아요.

아마도 여자들이 알뜰하고 버리는것이 아깝고 해서 특히나 결혼하게 되면 남는거 다 먹게 되고
내가 안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버리는것이 싫어서 또 먹게 되고..

결혼하면 살이 찌는 이유중 가장 큰거 같거든요.

그런데, 상대가 나를 배려 안한다고 은근 화가 나기 전에..

먹기 싫어 하는걸 나와 똑같이 먹으라고 강요(?) 하는것도 역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거 같아요.

잘 생각해 보면, 남자들이 여자에게 '당신이 안먹으면 누가 먹어?  이거 먹어.' 라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남자들이 아까운걸 잘 몰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나 먹기 싫어' 라고 하면 먹지 말라고 하겠죠.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알뜰하신 분이라서 남기시는 꼴을 보지 못하셨어요.
어릴적부터 남는 음식 아버지가 다 드시고.. (물론 어머니도 마찬가지셨지요)

음식이 어중간하게 남는다 싶으면 똑같이 식구들 수로 나눠서 밥 위에 올려주셨어요.  
그래야 음식이 깔끔하게 비워지고 엄마가 편하시다고요.

어릴적엔 그런것이 무척 싫기도 했지만(특히 제가 싫어하는 음식의 경우엔 더!)  
그것이 맞는듯 해서 그러려니 하면서 자라왔답니다.

저 역시 결혼하고 나서, 아니 결혼전에도 그런 버릇이 있었죠.
남는거 못보고 제가 먹게 되더라구요.

어릴적에 과일을 깍으면 과일 심지 부분은 어머니나 아버지 차지였어요.
항상 좋은 것만 주셨죠.

가끔 떼를 써서 그 부분을 먹기도 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과일을 깍았는데 남편은 당연한듯이
이쁘게 깍아진 부분만 먹더라구요.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제가 심지 부분을 손에 들고 먹었는데 어느날 은근 처량해 지더라구요..
엄마 생각도 나면서..

그런데 나중에 남편이 과일을 깍으면서 자연스럽게 심지 부분을 본인이 먹는걸 보고선
그게 꼭 그런것이 아니라는걸 깨달았어요.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남자들은 자라오면서 항상 대접만 받고 커왔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는거 같아 보였어요.

결혼해서 남자들이 이런 부분에 배려심이 없는듯 하다 싶으면 직접 해보게 하는것이 도움이 될거 같아요.
본인이 직접 음식도 해보고, 본인이 직접 준비를 하면 결국은 자연스럽게 그런 상식적인 배려심이
나오는듯 하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면 나는 항상 몸종(?)이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와 질수도 있구요.


어디서 봤던 글인데...  남을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하려면 음식을 만들게 하라는 말이 있어요.
전 정말 공감하거든요.

타인을 위해서 음식을 하게 되면 상차림 부터 시작해서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이해를 동반하게 되요.

남이 먹던 말던, 좋아하던 말던.. 내가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서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나만 잘 먹으면
땡~  이라는 생각 가지는 사람들 거의 없거든요.


제 남편도 어릴적부터 부엌 출입 하지 않던 사람이고 막말로 손에 물 한번 뭍히지 않았던 사람인지라
천성과는 달리 이런 저런 대립이 있었는데요..

어느날부터 음식을 만들어서 식사 준비를 하고 나서부터는 조금 더 이해심이 늘은거 같아요. ^^


음.. 제가 하려는 말은 사실 이게 아니구요 ^^;

연애 하시는 분들이든 결혼하신 분들이든..  제발.. 여자들이 본인을 쓰레기통 취급 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저도 잘 안되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나가 먹던지, 아니면 집에서 먹던지..

저도 이제는 제가 먹기 싫고, 안좋아하는 것이면 먹지 않으려고 해요.

남편도 먹지 않고 저도 먹지 않고..   새로 맛나게 새 음식으로 재탄생 할수 없는거라면
과감하게 포기한답니다.

이제는 음식 남아서 버린다고 하면, 남편이 아깝다고 본인이 먹겠다고 하더군요.

그럴때 이제는 저도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해줘요.

맛나게 담번에도 먹을수 있다면 ok.   단지 아깝기 때문에 억지로 먹는거라면
소중한 몸을 쓰레기통 취급하지 말라고..  
(이건 부페같은 곳에 갔을때도 마찬가지에요. 아까와서 억지로 꾸역꾸역 먹는건 정말 안좋은거 같아요)


상대를 배려하는것도 중요하고, 그만큼 내 자신을 배려하는것도 참 중요한거 같아요.

아무리 서로 배려하고 사랑한다고 해도 많은 부분에서 오해 혹은 삐거덕 거릴수 있는것이 남녀 관계인거 같거든요.

그런데, 혼자서 말없이 청소부 노릇하면서 점점 자신이 초라해 지도록 하는 행위는
여자들도 노력하면 개선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청소도 그렇구요(사실 많은 남자들은 청소에 좀 무관심 하죠.  전업주부가 아니라면 꼭 혼자서 다 할 필요는 없을거 같아요.  조금은 스스로도 놔주는 성격이 되면 좋을거 같아요)

빨래도 그렇죠.  요즘엔 빨래하는거 남자들도 충분히 할수 있잖아요.

너무 내꺼 네꺼 따지는것도 우습고 피곤한 일이지만, 암튼 여자 혼자서 갖은 가사일 하면서
대접 못받는다 부아 치미는 일도 스스로 노력하면 조금은 줄어들수 있지 않을가 싶어요.


전 사실 이런 생각으로 시작했던것은 아니고, 그 부아 치미는것이 극에 달해서 ㅡ.ㅡ;
나도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포기 하다 시피 똑같이 굴란다 라는 맘으로 자포자기 했었던 건데요..

오히려 제가 그렇게 손을 놔버리니 상황이 악화되긴 커녕 나아졌답니다.
(물론 집안꼴은 좀 우스워 졌습니다. ㅎㅎㅎ)

일단 제 정신건강에도 좋구요..  '다 내가 해야돼. 내가 안하면 누가해. 어쩔수 없지. '
라는 생각으로 살면서 혼자서 힘들게 버벅거리다가 손 놔버리니..

음.. 결국 세상은 나 하나 없다고 해도 다 굴러가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남자들이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고 버릇없어 지는건 결국은 그 주위에 너무나 완벽스러운
여성들이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여성들이 어머니든, 할머니든, 부인이든 지요.


저에게도 항상 되풀이 하는 말이지만, 스스로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대접받을수 없는거 같아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사랑 받을수 없고.

어느 누구에든, 그게 언제든,
과잉 사랑은 언젠가는 꼭 그만큼 마이너스가 되어 돌아오는거 같습니다.


IP : 155.212.xxx.4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4.23 6:23 PM (125.177.xxx.9)

    맞아요
    저도 싫은건 안먹어요 남긴거나
    반찬도 딱 먹을만큼 담고

    좋은거 있음 남편이나 저나 서로 먹으라고 하는편이고

    필요한거 있음 알아서 사고요 기념일 되면 내꺼 알아서 평소 사고 싶엇던거 사고요

    집안일 제가 하는편이고 남편 있음 살살 달래서 시킵니다 남자들은 좀 달래야 부리기 쉬워요


    어떤 엄마가 굴비 구우면 머리가 좋다고 맨날 머리만 먹엇더니 며느리가 나들이갈때 도시락에 굴비머리 잔뜩 담아주었다더군요

    며느리 탓해 뭐하겠어요

  • 2. 동감^^
    '07.4.25 2:39 PM (121.131.xxx.127)

    이건 좋아
    이건 싫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자들은 말해줘도 모르는데
    말까지 않하면 알리가 없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5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1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1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79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5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1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0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8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0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8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5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5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39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8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1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