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5월부터 직장에 다시 나갈 예정이었어요.
올초에 우연히 예전 직장 오너분이랑 연락이 닿아서 그분 추천으로 재취업됐거든요.
나이가 있는지라 결혼과 동시에 직장 그만두고 바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었어요.
남편이 막내지만 내년에 팔순되시는 시부모님께선 아직 손주가 없어서 어른들도 많이 기다리시구요.
그동안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봤는데 생각처럼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작년에 산 집의 대출이자도 부담되는터라...맞벌이하기로 결심했어요.
집은 수지인데 직장은 강북이라 가까운 친정에서 출퇴근하고 주말부부하기로 했어요.
슬슬 회사다닐 준비 하고 있었는데...2주전에 임신인걸 알았어요.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가 찾아왔는데...기쁘긴 한데..고민이 앞서더라구요.
회사입장에선 입사한 직원이 임산부에다 12월이면 출산휴가 들어가야 한다면 당연히 반갑지 않을테고,
또, 제 입장에선 남편이 아직 시간강사인데다, 직종이 영양사인데 예전직장과 같은 법인이라 경력이 100%인정되고 호봉도 꾸준히 올라가는거라 연봉도 꽤 되거든요. 근무요건도 괜찮구요.
남편도 친정부모님도 시댁도 다들 힘들것 같으면 포기하라고 했어요.
결국 결정은 제가 하는건데....
사실 임신이라는게 개인차가 크잖아요.
열달 내내 누워만 있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웬만큼 움직이고 일해도 건강한 아이 낳는 사람도 있고...
초기이긴 해도 입덧도 없고 별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길래
조금 힘들겠지만 내가 조심하고 잘 챙겨먹으면 되니까 일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어요.
근데, 며칠전 밤에 갑자기 하혈을 해서 응급실에 갔어요.
의사 말이, 아이에게 문제는 없는데 자궁에 피가 고여있고 유산끼가 있다고...
절대 안정하라고 하더라구요. 당분간 외출 삼가하고 가능하면 누워서 지내라구요 ㅠㅠ
남편이랑 고민 끝에 결국 직장 안나가기로 했어요.
우선 아이 잘 지키는게 제일 중요하니깐요. ㅠㅠ
회사에도 연락했구요...전 직장 오너분께 정말 미안하더라구요..
맞벌이 하면 좀 숨통이 트일려나 했는데, 남편한테 무거운짐을 혼자 떠넘기는거 같아 넘 미안해요.
가뜩이나 요새 학교 연구소일, 학진프로젝트 땜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거든요.
어젯밤엔 그러더라구요. 이제 중고생 영어과외같은거 알아봐야겠다고 ㅠㅠ
앞으론 이런 일자리 찾는다는거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데...
제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이 이렇게 되니 참....
일 못하게 되서 속상하고...왠지 아이한테도 미안하고...ㅠㅠ
정말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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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때문에 재취업 포기했어요.
ㅠㅠ 조회수 : 481
작성일 : 2007-04-23 12:58:55
IP : 222.236.xxx.15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잘
'07.4.23 1:03 PM (211.217.xxx.221)정말 잘하신 거에요.. 제 직장 동료 두 사람이나 임신 초기에 의사 경고를 긴가민가하면서 다니다가
둘 다 유산했어요. 그 중 한 사람은 7년이 지나도록 계속 임신이 안되고 있고, 유산은 한 번 하면
습관성이 될 위험도 있어서 정말 조심해야되거든요.
그리고 건강하게 임신해서 건강하게 출산하면 나이들수록 몸이 괜찮은데
임신기간도 위태하고 출산도 힘들면 나중에 그 고생은 이루말할수가.,..
그냥 돈 몇푼 잠깐 못본다고 보심이 옳을거에요. 나중에 잘못되면 정말 건강잃고
아기도 그렇고, 물론 직장도 못하게되고.. 큰일일 수 있거든요2. ....
'07.4.23 1:40 PM (125.187.xxx.34)임신축하드려요. 어떻게 생긴 아기인데 몸조심하셔야조. 좋은 생각만 가지세요.태교하셔야조. 저도 님처럼 아기를 가지려고 집에서 쉬다가 이젠 지쳐서 취업생각하고 있는데, 저한테도 아가가 왔으면 좋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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