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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고를 포기했어요..

가슴아파요 조회수 : 2,097
작성일 : 2007-04-10 12:22:46
중3 아들이 있어요.
재작년까진 무협지에 빠져 살더니
작년부턴 자나깨나 겜입니다.
물론,무협지도 간간이 보면서요.
작년 3월부터 과학고전문 학원을 다녔습니다.
주말에 이틀 다니니 힘들다고 해서 영어과외도 끊고
근근이 수학과외만 했었죠.
그나마 머리가 좋아(멘사오프라인 테스트에서 144 나왔어요)
작년 올림피아드에서 은상받았지요.
다들 놀라더랍니다.
열심히 한 아이들보다 성적이 잘 나왔으니까요.
요즘은 은상 정도론 과학고가 택도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려 책을 봐야할텐데
지지난 주 일욜 학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2교시 물리 시험시간에 애가 안 보인다구요.
시험은 시간낭비라 생각하고 피시방에 가 있었더군요.
여태껏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었습니다만...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아이더러 지금 당장 집으로 오라하고
학원이고 과외고 다 끊은 상태입니다.
과학고 가라고 등 떠민 사람 없었구요
제 스스로 가겠다고 했건만...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아이를 학원에 계속 보내는 건 요행을 바라는 도둑놈 심뽀인 것같아
다 끊긴 했는데...
그동안 과학고에 목숨걸고
시간과 돈, 내 온 마음을 다 투자한 탓인지
아이가 원망스럽기보단
그저 내 삶이 공허하네요.
아이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겜하고 무협지보고..
그렇습니다.
제 생각은...
이제 머잖아 중간고사고 하니
시험공부하는 자세를 한달정도 지켜보다가
좀 정신차린 것같으면 학원을 보냈음 하는데요.
아빠는,
걍 일반고 보내자
이런 상태로 과학고 가봤자 따라가지도 못할 거다 하는 상황이구요.
공부야말로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걸
저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또 아래 어느 분의 펌글에 백 퍼센트 지지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답니다.
제가 너무 미련한 거죠?
제 욕심이 너무 과한 걸까요?
이런 녀석은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건가요?
어느 현명한 분이 가르침을 주시면 좋겠어요.

IP : 125.241.xxx.3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xcv
    '07.4.10 12:58 PM (220.81.xxx.43)

    과고는 일단입학하더라도 본인의 의지와 노력없ㅇㅣ 정말 힘들어요. 아는사람은 과고 다니면서도 과외받았다 하더라구요. 과고들어가서 중간이상 되면 카이스트경우 대학부터 박사까지 계속 학비안내고 다닐수있는 장점은 있지만, 과고에서도 본인노력해도 중간되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과고는 2년만다니고 카이스트들어가는거 아시죠?

  • 2. ..
    '07.4.10 1:17 PM (211.179.xxx.14)

    과고를 준비하면 보낸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헛된게 아닙니다.
    일반고를 가더라도 그 노력은 반드시 빛을 발합니다.
    일반고에 오는 아이중에 상위권 대부분은 과고나 특목고 준비 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일반고로 진로를 바꾼 경우인데(그 대부분이 내신때문이죠) 그 아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특목고 준비 하던 그 힘이 분명한 밑다짐이 되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어머니께서 너무 상심 마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다시 마음을 다잡아 과고를 간다면 어머니께도 기쁜일이지만 일반고를 가더라도 그 나름 지난 시간이 보람된 시간이었슴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 3. ***
    '07.4.10 2:26 PM (222.104.xxx.89)

    아이큐가 144라구요..꼭 과고가는게 최선은 아닌거 같아요..일반고 가도 .. 충분히 잘할수 있을 거에요.
    요샌 과고 자퇴하는 아이도 많자나요.
    그정도 머리되는 아이라면 언젠가는 자기 몫해낼거에요..

  • 4. 원글이
    '07.4.10 2:34 PM (125.241.xxx.34)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니 문제지요..
    언젠가라도 생기기만 한다면,기다려주겠지만...
    그러리라는 확신이 안 들어요.
    학원끊고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겜만하는 걸 보니
    실망이 많이 되네요...
    그래도 제가 억지로라도 끌고 나가야 할까요?
    암튼 댓글들 넘 감사합니다.

  • 5. 그런
    '07.4.10 2:57 PM (222.101.xxx.78)

    그런 아이는 나중에라도 자기가 해야겠다고 맘먹으면 금방 따라잡더라구요
    지금은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학원이며 과외 억지로 붙여도
    학원빼먹고 피시방가서 앉아있을지도 모르구요
    자극이 될만한 책들을 읽히는건 어떠세요
    홍정욱 에세이라던지 성공한사람들이 쓴 책이요
    당장은 어떠한 계기를 마련해줘보세요
    대학캠퍼스를 데려간다던지
    좋은 대학간 사촌형과 대화를 해본다던지요
    내가 지금 이럴때가 아니구나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 라고
    마음만 먹는다면 공부는 금방 따라잡을거같아요

  • 6. 내신관리는
    '07.4.10 3:14 PM (211.212.xxx.217)

    하신 건가요?

  • 7. 어쩜
    '07.4.10 5:32 PM (121.137.xxx.67)

    우리 집하고 상황하고 똑같네요.
    작년 여름부터 과학 특강을 하는데 일주일만에 자기는 이과가 아니라 문과쪽이라며
    과학고를 포기하겠다고 하여 저와 매일 엄청 신경전을 버렸습니다.
    제가 가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본인이 가고 싶다고 하여 다른 학원보다도 비싼 수강료 내 가며 보냈더니 저만 집에 없기만 하면 오락에
    음악에 책에 빠져 공부는 뒷전이더군요.속 많이 썩었습니다.
    그러더니 올 2월에는 과학고 갈 것도 아닌데
    학원은 다녀서 뭐 하냐고 그만 두겠다더군요.
    지금까지 해 온 공부가 너무 아까와 가슴이 매어지더군요.
    지금은 너무 편하게 쉬고(놀고)있습니다.
    이제는 과학고가 아니라 남들한테 뒤처질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그래도 이 상황에 학원 보내 봐야 돈만 버릴 것 같아 본인이 가겠다고 할 때까지 참고 있습니다.
    요즘 본인 스스로 지금까지 공 들인 것이 아까운지 올림피아드 한번 보고 싶다고하네요.

  • 8. 원글이
    '07.4.10 7:48 PM (222.236.xxx.41)

    내신관리는 했어요,
    하지만 특차로 가야해서 올림피아드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지요.
    윗분 말씀대로 넘 아까워요.
    그 많은 책들 보면 울화가 치밀어오르구요...
    중간고사라도 잘 끝내고 나면 얘기좀 해볼까요,다시...

  • 9. 타락천사
    '07.4.10 11:16 PM (222.233.xxx.163)

    과학고에, 카이스트 나왔습니다.
    가면 하게 됩니다만.. 정말 그렇게 계속 놀면서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잘하는 애들 사이에서 같이 크긴 하겠지만;;

    그래도 하기 싫다는 거.. 억지로 보내면 가서 스트레스에요.
    애에게 맡기세요

  • 10. 남자애들은요
    '07.4.11 2:24 AM (194.80.xxx.10)

    놀려고 할 때는 좀 놀게 놔둬야 됩니다.
    그리고 머리 좋은 남자애들은 뒷심이 생겨서 나중에 잘 됩니다.
    대학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요.
    종종거리지 말고 마음을 비우세요.
    모범생으로 살던 남학생들이 나중에 방황을 하면 더 걷잡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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