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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대접도 받으시구랴..

이젠 조회수 : 1,122
작성일 : 2007-04-09 21:21:46
남편땜에 속상해서요.
남편이 클때 참 못받고 컸더라구요.
형은 철철이 한약먹고 어려운 살림에서 자전거니 워크맨이니 다 받고 컸두만 남편은 뭐 하나 못받고 크고 집안모이면 불려다니며 거의 잡일은 다 해야하는...ㅠㅠ
거기다 아버님도 집안에서 제대로 대접 받는 자리는 아니였으니 집안에서 그 아들은 오죽했을까요.
이제 커서 가정을 이루고 아들 딸 낳고 번듯한 공기업 직장 다니고 대학원 다녀 학위도 더 따고 열심히 맞벌이 한 덕에 누구 도움없이 강남에 집도 한칸 마련하고 했는데 집안 모이면 늘 모자란 그 대접이에요.
어머님은 아직 변변한 직업이 없는 아주버님 들통날까봐 안절부절.. 작은 아들 잘된건 거의 함구하고 계시고 그런 어머님 눈치에 누가 직장 물어봐도 그냥 회사 다녀요... 집칸은 마련했니.. 물음에 걍 작은거 융자끼고 샀어요.... 차가 두대라는 이야기끝에 그냥 작은거 한대 더 있어요.
그리 겸손한 모습이 좋아 결혼했고 저 또한 포장하는건 질색이지만 나이 마흔이 넘도록 말끝마다 수그러드는 것이... 속이 상하더라구요.
지난 토요일에 집안에 이장이 있어 모였는데 자기 보다 훨씬 어린 사촌들 두고도 또 이리저리 쩔쩔매는 모습에 속이 상해서 오는길에 뭐라뭐라 했는데 영문도 모르고 눈만 껌뻑이는 남자를 보니 한숨만 나와요..

어제 오늘 하루종일 속상해하다가.. 조용히 맘 접네요..
자기야... 내가 더 잘 뒷바라지하고 알뜰히 잘 살아서 더 높이 올려줄께...
아무리 그래도 자기는 우리집에서 제일 대접받는 맏사위인거 알지?
그래도 넘 바닥만 파고들지마... 이젠 우리 아이들도 생각해야지..
IP : 122.35.xxx.4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음 넉넉한 아내
    '07.4.9 9:34 PM (203.130.xxx.70)

    남편은 그래도 복중에 가장 큰복 처복이 있네요
    어릴적 너무 기죽고 큰 남자 상처가 깊답니다
    많이 도닥여주세요

  • 2. 님께서
    '07.4.9 9:46 PM (121.131.xxx.127)

    왕창 챙겨주시고요

    시집에 가셔서
    이 사람은 이렇게 대접받는 가장이라고 보란 듯이 더 챙겨주세요
    저희도 비슷한데

    저는 과일 한쪽도 따로 깍아 담아주었어요
    깍으면 어른들 먼저 드리고
    조카들, 저희 아이들 바라보면
    '아버지(혹은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 드리고 줄께'하고는
    좋은 접시 따로 챙겨놨다가요

    가끔
    쟨 별나~고 삐쭉거림도 들었지만,
    남편이 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부사이 단단하다고 아는게
    제게 득이 될 것 같아서도 그랬지요...

  • 3. 씽씽
    '07.4.9 9:53 PM (211.243.xxx.235)

    에구.. 넘 마음이 이쁘셔서 꼬리 달려고 로긴했어요.
    마음 넉넉한 아내님 말이 맞으시네요.
    복중에 가장 귀한 처복이 있으신 분이네요.
    원글님이 귀히 여겨주세요.
    참 이쁘고 고운 분이시네요.
    에고.. 가슴이 따뜻해져서 갑니다.
    원글님 복 많이 받으시고 남편분하고 알콩달콩 남보란듯 행복하게 사세요. ^^

  • 4. ....
    '07.4.9 10:16 PM (218.49.xxx.21)

    남자복중에 처복만한게 없답니다 .
    님남편은 세상을 다가진 분이네요 .언제까지나 그리 곱게 사셔요^^

  • 5. 38광땡
    '07.4.9 10:27 PM (122.100.xxx.234)

    서른여덟 아낙입니다.
    저는 왜 약간만 찡하면 눈물이 나는 걸까요.
    지금도 핑그르르 돌더니 뚜둑하고 여러방울 떨어지네요.
    감동먹어서.
    어젯밤 늦게 들어와 자기도 피곤한데 자는 저,온 몸 마사지 해주던 남편 생각이 나네요.
    제가 머리카락이든,등이든 누가 만져주는거 무지 좋아하는데(애정결핍인가봐요)
    한동안 안해주다가 어제밤에는 잠결에 느꼈네요.
    발바닥도 나름 지압넣어서 해주고.
    아침에 제 자는 모습이 짠해보여서 해줬답니다.
    그런 남편한테도 님같은 마음 못품은 제가 미안해서 또 눈물 한방울 더 흘렸네요.
    나는 모이는 기회있으면 어떻게라도 깔아뭉개고(?) 내가 더 나아보이려고 애쓴거같아
    원글님 보면서 반성 많이하고 갑니다.
    남편분 복받으신거 같아요.행복하세요.

  • 6. 행복한 남편분
    '07.4.10 2:14 AM (211.58.xxx.168)

    정말 처복이 넘치네요. ^^b

  • 7. 그중에 최고는
    '07.4.10 4:47 AM (64.59.xxx.87)

    결혼전에는 부모가 '반 복' 튀워주고,결혼후는 배우자가 '반 복' 튀워 준다 말 있지요.
    님이나 남편분,결혼후 '반 복' 받은 사람입니다.
    부럽삼.....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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