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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크게 살고싶다...

에휴 조회수 : 1,818
작성일 : 2007-04-03 16:44:46

하루종일 속이 상해 여기다 하소연 좀 하고 가려고요.
저희 시댁 아들 삼형제에 저희 남편 둘째입니다.
사랑 못받고 큰 자식이 사랑받고 싶어서 효도한다더니
저희 남편이 딱 그 모양입니다.
어머니 스스로도 인정하실만큼 큰 아들에 대한 애정 각별하고
막내는 막내라서 예쁘대요.
저희 남편은 어렸을 적 남의 집에 보내져서 자란 적도 있답니다. 양자로 갈뻔 했다지요.

지금 시댁은 사업을 하다 망해
시골에서 텃밭 가꾸고 소 한두마리 키우시며 두분이 사시는데
버는 돈은 거의 없으셔서 삼형제가 생활비를 드립니다.
첫째와 막내는 한달에 십만원씩 드린다는데 그것도 드리는지 아닌지 확인 불가능이고요.
저희는 남편이 어머니께 카드를 드렸어요.
보통은 15에서 20만원쯤 쓰셔서 에휴 그냥 우리가 좀 더 내자
하는 마음으로 내고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가끔은 왜 나만 싶어서 울컥하는게 한두번이 아니지요.
그런데 이번엔 지난달에 30만원 이달엔 26만원
이쯤되고보니 저도 무척 부담스럽더라구요.

저희 남편 마흔에 벌어놓은돈 모아놓은돈 하나 없습니다.
챙피하지만 그달 벌어 그달 사는 살림이지요.
그런데도 첫째 막내보다 좀 낫다네요. 정말 나은 건지도 모르겠어요..저는
그런데 카드 사용하는게 마트에서 장본것 정육점에서 고기산것 소비료 산것
차 기름값 병원비 약값 이런 것들이니
왜 많이 쓰셨어요? 할수도 아껴쓰세요 할수도 카드 내놓으세요 할수도 없구요.
그냥 속만 탑니다.

솔직히 그까짓것...형님이랑 동서가 어쩌든 말든 나 외며느리다 생각하고
노인네 생활비 아까워하지 말자
몇번을 마음먹어도 왜 자꾸 울컥하고 기분이 상하는지 모르겠어요.

어제는 또 저보다 3달 먼저 출산한 동서
저에게 전화해서는 코스트코에서 쏘서 좀 사다달랍니다.
물론 제가 코스트코에서 쏘서 싸게 팔더라고 전에 얘기했어요.
십만원 넘게 주고 산다기에 거기서 7만원에 팔더라구 얘기했지요.
하지만 백일도 안된 애기 있는 저한테
쏘서 값 줄테니까 좀 사다달래요.
저희집에서 코스트코 왕복 1시간 넘구요.
특별히 제가 필요한게 있어서 가는 길에 사다주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가려니
귀찮고 좀 얄미운 생각도 들더라구요.

에휴 백일 선물도 못해줬는데...그까짓거 사주진 못할망정
물건값까지 받고 심부름 못해주랴 하는 마음을 먹으려고 해도
(사실 제 아이도 곧 백일이라 선물 주면 또 해줘야하니까 걍 서로 하지말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왠지 부아가 나서 물건값 부칠 계좌번호 알려주는 길에 얘기했어요.
시댁 카드값 땜에 앓는 소릴 좀 하면서
다달이 십만원씩은 부치냐고 물어봤더니
지금은 부치고 있는데 앞으로는 모르겠대요...허걱
제가 왜 우리한테만 그렇게 부담을 지우시는지 모르겠다고
작년에 아버님 한약을 하면서 20만원을 들였는데
형님이랑 동서에게 5만원씩만 달라고 했었거든요.
근데 아직도 동서는 그 돈 안줬어요.
그래서 약값 달랄때는 계좌번호 묻지도 않더니 장난감 사다달라고 계좌번호 물어보냐구
했더니 어머 그래요? 하더니만
확인해보니 딸랑 장난감값만 부쳤네요.

동서 입장에서는 왜 묻지도 않고 자기네가 한약 해주고
우리한테 돈 달라냐고 할수도 있겠지요.
오버쟁이 효도남편이 한 짓이니...
그리고 자기 애기한테 그까짓거 선물 해주는 것도 아니고 돈 받고 사다주는게
치사스러울수도 있겠구요.
그 마음 짐작도 되고 이해도 되지만
저 역시 속상하고 치사스럽습니다.

정말 돈 한두푼에 벌벌 떨지 않고
통 크게 살고싶은데 왜 몇만원에 억울하고 두고두고 속상하고 그러는지
저도 참 괴롭습니다.
저 좀 위로해주시면 안될까요? ㅜㅜ



IP : 219.255.xxx.4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07.4.3 4:51 PM (220.70.xxx.143)

    속터집니다
    이해가고요...

  • 2. 러브쑤
    '07.4.3 4:52 PM (210.205.xxx.195)

    토닥토닥.. 근데 카드 드린건 정말 아니라고 봐요.. 차라리 20만원씩 매달 드리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카드라는게 쓰다보면 조절이 안되잖아요..그리고 부모님 입장에서는 잘하는 자식이라고 더 이뻐하고 그런거 아닌것 같아요.. 오히려 못하는 자식이 더 안쓰럽고 신경써지고 그러신가봐요..

  • 3. 어째야하나
    '07.4.3 4:58 PM (222.100.xxx.146)

    카드 쓰시는 금액 늘어나도 아무 말씀 안하시면 점점 더 늘어날거 같아요
    남편분한테 말씀하셔서, 앞으로 카드는 얼마정도만 쓰시라고, 님들도 힘드시다고 말씀하게 하세요

    그리고 동서 문제는, 쏘써는 님이 먼저 싸다고 얘기 하셨고 코스트코 회원이신거 같으니 자주 가시나보다 해서 부탁한거 같은데요, 돈도 보냈다는거 보니까. 너무 그렇게 사소한거에 맘 쓰지 마세요
    님만 힘들어요
    한약은 의논없이 그냥 먼저 지으시고 돈 달라고 한거라면, 그건 아닌거 같아요
    물론 제가 동서입장이라면 5만원 보내드렸겠지만
    제가 형님 입장이라면 '우리 한약 같이 지어드릴까' 의논해서 돈을 걷은 다음에 지었지
    먼저 지어놓고 나중에 '돈줘' 이소린 못할거 같아요
    동서 입장에선 의논도 없이 해놓고 일방적으로 돈 달라고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님이나 님 남편분이 너무 착하게 사시는거 같네요

  • 4. ...
    '07.4.3 5:24 PM (121.133.xxx.68)

    매달 날짜 정해서 정해진 용돈을 드리세요.
    돈 많이 벌면 이렇게 치사하게 살고 싶지 않지요.

  • 5. yuha
    '07.4.3 5:36 PM (211.105.xxx.67)

    갑자기..
    제가 부끄러워 지네요..

    술마시고..왔다고 갈구기만했지..
    아직..금전적으로 크게 스트레스 받아본적은 없어서..

    원글님~
    기운내세요~

    세상은 공평하다고..전부..좋은것만 주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리고..카드 보다 차라리 현금으로 얼마씩 드리세요..

  • 6. 원글
    '07.4.3 5:46 PM (219.255.xxx.44)

    글쓰면서도 제가 속쫍게 군다고 느끼고 있었답니다..
    돈은 없어도 너무 속좁게 추해지지 말자고 또 한번 다짐해봅니다...
    그래도 위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참...그런데 일단 한번 드린 카드를 회수하기가 힘들어요..
    주세요...라는 말을 저도 남편도 꺼낼 수가 없어요.
    아마 좋은 핑계거리가 떠올랐더라도 남편이 반대할거 같아요.
    얼마나 쓰신다고...하면서리..ㅜㅜ

  • 7. yuha
    '07.4.3 5:49 PM (211.105.xxx.67)

    참..그것도 그렇네요..
    딱..철판깔고 말할수도 없고..

    정지 시킬수도 없고 ..
    고민 많으시겠어여..

  • 8. 카드 한도를
    '07.4.3 6:06 PM (211.212.xxx.217)

    팍 줄이세요. 20만원으로. 남편과 상의해서 은행에 알아보면 될 것 같네요.
    아니면 체크카드 같은 걸로 바꿔드리면서 계좌에 20만원 정도만 넣어놓으시던지요.
    그리고 동서한테는 미안한데 애가 어려서 코스코 당분간은 못간다고 말씀하세요.
    아니면 차로 데리러 오라고 하던지요.
    누굴 봉으로 아나.. 사다줘도 아마 큰 고마움 모를 겁니다.
    내돈주고 내가 샀는데 뭐.. 이런 식이죠. 그리고 돈굳었네 하면서 좋아할껄요.

  • 9. 한도
    '07.4.3 6:11 PM (121.143.xxx.171)

    카드한도를 30만원정도로 낮추세요
    글쎄 저도 아들셋에 지상최고의 효자 둘째남편을 둔 아낙이지만...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남들 10만원씩 내는데 나혼자 20-30낸다고 알아주는이 하나 없고
    결국 커져서 나중엔 40-50을 넘볼것 같네요

  • 10. 힘내셔요!!!
    '07.4.3 6:15 PM (211.243.xxx.19)

    에고고...
    원글님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카드 회수는 어려우니
    카드를 남편분께서 없애버리고 다달이 용돈을 드리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요?
    회사에 급여가 밀려서 카드값 내기가 어렵다고 하거나,
    카드를 어쩔수없이 없애버리는 뭐 중요한 이유가 없을까요?

    내가 먼저 살고 봐야지 않겠어요ㅎㅎㅎ

    쏘서는 저 내일 코스트코 가는데
    제가 대신 사서 그냥 택배로 보내드리고 싶네요...(오죽 답답했으면)
    백일된 애기 델꼬 어딜 다닌단 말씀이셔요...

  • 11. 지금도
    '07.4.3 6:35 PM (59.12.xxx.139)

    님은 그형편에 통크게 사시는 겁니다.
    더많이 벌고도 한푼도 안드리는 자식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12. 물론..
    '07.4.3 7:37 PM (222.109.xxx.201)

    억울한 마음 이해는 백번 가지만,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한달 총수입이 첫째 막내 10만원씩, 그리고 카드값 20만원 내외니까 많아도 50만원이 넘지를 않네요. 그 돈으로 아무리 시골이지만 살림꾸리기 빠듯하실거같아요. 그 돈으로 어떻게 사시나 걱정스럽네요. 굶고 사시라고 할 수는 없으니 힘드시더라도 마음 조금 크게 먹으심이 어떨까요. 아니면, 형제들에게 솔직하게 말씀하시고 첫째 막내집하고 똑같이 15만원씩 드리는 건 어떨까요?

  • 13. ,,,
    '07.4.3 9:07 PM (58.224.xxx.168)

    근데요, 나이가 마흔이면서 벌어놓은 돈 없고 그달 벌어 그달 쓰는 처지라면 이건 아니다 싶은데요.
    그렇다고 다른 형제보다 뭘 더 받은것도 아니고 사랑을 더 받은것도 아니구요.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형제간에 기댈 언덕도 없다면 그러시면 안되는건 아닌지?
    노후대책도 하셔야 되고 이런 상황이라면 님도 나중에 자식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는 건데 짐이 되지 않을까요? 다른 형제들과 조화를 이루는게 필요한데 문제는 남편이 따라가지 않는다는 거죠..

    분수를 좀 알고 친가에 경제적 도움을 주면 좋을련만, 그죠?
    남편분과 애기해서 조율이 안되면 할 수 없는 문제라 뭐라 드릴 말씀도 없네요.

  • 14. 아이고
    '07.4.4 9:58 AM (219.240.xxx.122)

    분수를 좀 알아야죠...

    마흔에 저축도 없으면서 잘난척만 하면 답니까...
    형이나 동생이 머리 좋은 거죠.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에게 무시 당하지 않으려고 기분 내는 사람을 칭찬할 사람은 없습니다.
    아닌건 아닌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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