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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살때 돈을 던지시는 분들 그러지 마세요..

봄아줌마 조회수 : 2,449
작성일 : 2007-03-31 02:54:26
제 남편이 편의점을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부업쯤으로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알바생들한테만 맡겨 두었더니 가게 꼴이 말이 아닌지라 거의 생업으로 돌아선 경우지요.

위치는 대학가이고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 만한 대학교 앞입니다.

갑자기 알바생이 취업이 된지라 제가 나가서 일을 돕게 되었어요.

제가 나이도 마흔이 넘고 지금 직업이 과외선생인지라 그런대로 시간을 쪼개보면
오전쯤은 커버할 시간이 되어서 돕게 되었는데요.

어쩜...
그렇게나 돈을 던지는 손님이 많은지..

솔직히 대학생들...저보다 20년은 어린 친구들인데 계산하려 돈 꺼낼때 받으려고 손 내밀면
그 손 너무나도 무안하게 카운터에 집어던지더군요.

특히 동전 집어던질땐 다신 이 가게에 나오지 말아야지 내가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꼴인가도 싶고
맘도 불편하고 속상하고 무안하고 ...

남편도 저도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고 그들만큼 좋은 대학은 아니더라도
대학 나오고 지금껏 대우받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인데
갑자기 내 위치가 마구 곤두박질 치는 느낌과 서글픔도 느껴지고 속이 많이 상하더라구요.

밤이면 취객들 속썩이고 비싸다고 시비거는 사람들이며(본사에서 40%떼가서 슈퍼보다도 적게 벌어요;;)
알바비며 월세며 전기세며 ..

남는것도 별로 없는데 비싸다는 손님들과 하루종일 투쟁하는 기분..
진이 다 빠지고...나이먹은 나한테도 반말 찍찍 해대는데..
우리 알바들한테는 오죽하랴 싶어 그 애들 보면 가슴이 아파요.

그러던 어느날..

로또를 울 가게에서 그렇게도 많이 했는데 한번도 당첨 안된다고
술 진탕 먹고 와서 울 남편 붙들고 한시간동안 술주정하는 손님을 보았지요.

담번에도 또 당첨 안되면 이 가게에 불을 싸질러 버린다..
니가 좀 맞게 해달라..
말도 안되는 억지..억지...술주정...

한시간동안 내내 웃으며..네..네...집에 들어가세요...하면서 달래는 남편을 보면서..
그동안 투정부렸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네요.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벌었구나..
안되는 사업 접고 ...새롭게 시작한 일이 이렇게도 당신의 한가닥 자존심마저
갈기갈기 찢어놓았었구나...

불쌍한 남편....오늘도 밤 12시에 들어와서 식사하고 이제서야 잠이 들었네요.

제 남편만 이렇게 힘든거 아닐거에요.
저도...저 힘든것만 알았었어요.
그런데...남편도 정말 많이 정말 많이 아주 많이 힘들더라구요.
오늘 정말 가슴이 아픈 날이에요.
IP : 58.230.xxx.21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ㅍㅍ
    '07.3.31 3:10 AM (222.109.xxx.96)

    장사하다보면 별꼴을 다 본대요
    저희 부모님도 장사한적이 있었는데
    경찰이 온 적도 있었더랬죠. 누가 술마시고 칼로 덤벼서. 상처도 생기셨고. ㅠ
    남편말에 의하면 회사원도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울아버지는 회사생활이 젤 편하다고 .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장사라고 하시더라구요~
    지금은 사업하고 계신데 그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네요.

  • 2. 그래도
    '07.3.31 9:07 AM (210.180.xxx.126)

    남편이 얼마나 힘들게 돈버는지 아셨다니까 앞으로 웬만한 일에는 남편분께 화도 잘 안내게 될꺼고, 두분과의 사이는 이제 피를 나눈 형제보다 훨씬 더 가까워지셨으리라 생각되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완전한 이해와 교류는 평생을 살면서도 얻기 어려운데 열심히 사랑해 드리세요.
    웃는 낯으로 대하는 남편분이 존경스럽습니다.
    꼭 성공하실거에요.

  • 3. ....
    '07.3.31 9:26 AM (71.190.xxx.23)

    저도 예전에 잠깐 가게에서 일할 때 그런 분들이 간혹 있더군요.
    저는 그야말로 '간혹'이어서 '어머, 저 사람 왜 저래. 매너 되게 없네'하고 무시하고 말았지만 자주였다면 저도 기분 안 좋았을 것 같아요.
    그 전에도 안 그런 적 없지만 그 후로는 더욱 더 의식적으로 돈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 줍니다.
    그런데 가끔 돈을 제 손에 던지듯 하는 (그래서 가끔 동전도 떨어짐) 점원분도 있으시더군요. ^^

  • 4. 생각나는 일...
    '07.3.31 9:48 AM (220.85.xxx.13)

    음식점에 회사사람들과 갔는 데, 같이 갔던 회사사람들이 모두 20대후반~30대 초반이었어요. 주인아저씨가 50대 후반, 60대초반 정도 되셨는 데, 카드를 두 손으로 받아서 두 손으로 다시 주고, 허리까지 굽혀 인사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랬어요. 그 음식점은 규모는 작아도 회사 근처 동네에서 매우 이름난 음식점이고, 가끔 맛집으로도 소개되는 집이예요. 그 자리에서 20년 정도를 하신 분이구요.
    그 전까지는 돈을 주고받을 때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 데(던지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그 후부터는 제가 돈을 드릴 때, 받을 때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 5. 그래서
    '07.3.31 9:52 AM (125.129.xxx.105)

    장사꾼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말까지 있더라구요
    별별 사람다 많아요
    그렇다고 손님하고 싸워봤자 장사하는 사람만 손해에요

  • 6. 아~ 편의점...
    '07.3.31 10:23 AM (58.141.xxx.125)

    저도 편의점 하면 참 할말이 많습니다.
    비싼 가격 받아도 본사랑 나누니 일반 수퍼보다 못하고
    알바한테 치이고 손님들께 치이고...
    전 아는 사람이 편의점 어떠냐고 하면 3박4일 도시락 싸서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
    2년 편의점 하고 나서 저에게 남은건 남편과의 불화와 2천만원 원금 까 먹은거...
    그리고 상처받은 자존심과 그만두고 2년이 지나도 바로 세워지지 않는 사람에 대한 신뢰입니다.
    정말 장사 별로 안된는 곳에서의 편의점 영업, 45년 인생 중 최악이었습니다.

  • 7. 음.
    '07.3.31 10:54 AM (218.235.xxx.56)

    며칠 전 동네 수퍼에서 계산을 하는데
    대학생 딸이 돈을 카운터 바닥에 내려 놓길래
    편하게 손에다 얹어 드리라고 했거든요.
    주인이 아저씨라 신체 접촉하는게 꺼려서 그랬다 하대요.
    무시하거나 함부로 해서가 아닐거예요.

  • 8. 방법
    '07.3.31 11:56 AM (121.157.xxx.164)

    정말 못되고 못나서 돈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테고,
    아니면 손에 얹는게 뭐해서 바닥에 내려 놓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제가 가는 가게에는 조그만 플라스틱 사각 접시에 돈을 올려 놓도록 되어 있는데,
    계산하시는 분이나 물건사는 사람이나 그게 편한 듯 해요.

  • 9.
    '07.3.31 12:49 PM (211.172.xxx.47)

    저도 돈을 던지거나 휙 밀어버리듯 주는 건 정말 싫어하는데,
    카운터 바닥에 두는 경우는 많거든요. 그것도 좋지 않은 건가봐요..
    주의해야겠어요.

  • 10. ...
    '07.3.31 11:21 PM (219.255.xxx.104)

    그러게요..
    카운터 바닥에 올려놓는것도 안 좋은가요?
    전 지폐 먼저 드리고 잔돈 찾을경우 지폐를 바닥에 놓거든요.
    동전을 빨리 찾으려고요.
    조심해야 겠네요.

  • 11. ..
    '07.4.11 3:11 PM (218.237.xxx.105)

    맘아프시죠...
    그래도 힘내서 열심히 사시니 좋네요...

    위에 방법님 처럼 사각접시하나 준비해보세요..
    좋은방법중 하나겠네요...

    실은 저도 계산할때 손에 드리기가 저로선 민망해서
    그냥 카운터바닥에 내려놓았는데
    받으시는분 입장에서 불쾌하셨을거란 생각 전혀 못해봤어요...
    앞으로 계산할때 좀더 조심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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