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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남편에게 정서적 공감을 추구하지 않겠다.

화가난다 조회수 : 2,357
작성일 : 2007-03-29 11:06:58
감정이 격해서 말이 좀 거칩니다.
언짢으실 수 도 있으니 싫으신 분은 비켜가세요...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불행한 사실이지만.

내 생각하는 바, 내 느끼는 바를 너에게 공감을 원한 내가 잘못이었다.
내가 생각할 때, 너도 재미있으리라 여겨져서 주문한 소설책.
그 책을 읽어보라고 한 것이 그렇게 잘못이었다면,
내 다시는 소설 따윈 권하지 않겠다.

소설가가 머리를 길게 길러 마치 사회부적응자 같이 보였다면,
그래서 그 소설이 또라이나 읽는 것으로 보였다면.
그래. 권한 내가 잘못이다.

나한테 진작부터 또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참아왔다.
내가 혹시 그렇게 불릴만한 여지를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건 다르다.
내가 책 읽는 것까지도 또라이로 보인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언젠가 내가 평판이 좋아 구입했던 육아책을 읽고 있자,
그때도 말했지.
“너는 왜 꼭 너같이 또라이들이 쓴 것만 읽냐”고.
그 책은 “행복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선택한다” 라는 책이다.
그 책이 그렇게 또라이 같아 보였는가?
미안하지만, 그 책 그렇게 또라이라고 불릴 만한 책은 아니다.

또 언젠가 그랬지.
그림책육아 까페에서 갖가지 동화책에 나오는 코끼리 그림을 올려놓고, 어느 책에 나온 코끼리일까요? 라는 퀴즈가 올라왔었다는 (감탄어린)나의 이야기에,
대뜸
그런 퀴즈 올리는 사람이나, 그걸 감탄하고 있는 나나
다 똑같은 또라이라고.
(그 퀴즈 올리신 분 죄송합니다. 욕먹을 일이 아닌데...ㅠㅠ)

어젠 그 말을 듣고 정말 얼굴색이 검붉어지더라.
열이 올라서.
그래, 나 또라이다.
그래서 또라이랑 살고 있는 너는 좋으냐?

한시간 정도 분노를 삭히고 (나홀로 컴퓨터, 컴은 내친구)
방에 돌아오니, 자꾸 말시킨다.
내가 말이 곱게 나갈리 없다.
내 말을 듣더니  아까 책 때문에 화났냐고 묻는다.
옳거니, 알기는 잘 아네.
그래, 책 때문에 화난거 맞다고 했다.
그랬더니, 너랑은 진짜 아무 말도 못하겟다 한다.
무슨 말을 해도 다 상처 받고 화를 낸다나?

그럼 너같으면 난데 없이 또라이라는 소리 듣고 퍽도 감정 좋겠다.

나, 이제는 너하고 왠만하면 마음을 나누는 대화 안할란다.
정말 삭막하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이젠 도리가 없다.
이젠 너는 마음이 통하는 니네 엄마하고나 깊은 대화 많이 나눠라.
나는 그냥저냥 혼자 살아볼테니.

IP : 203.243.xxx.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3.29 11:09 AM (218.53.xxx.127)

    남편분 뭔가 열등감있어보이시네요 참 할말이 없습니다

  • 2. 윽..
    '07.3.29 11:20 AM (211.49.xxx.34)

    또라이 라는 말이 입에 배셨나봐요..
    윽...
    놀지 마세여...우씨===3=3=3=3

  • 3. ..
    '07.3.29 11:22 AM (219.253.xxx.179)

    저도 어느정도 공감이가요...정말 레벨이 안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정서적인 공감의 기대치를 완전히 꺽어버리니
    다른쪽에는 많이 배려하고 가정적인사람이라 눌리고 살아요
    근데 그게 가끔씩 마음의 수면위로 올라와 숨이 턱턱 막힐때가 있어요
    울 남편은 유머감각도 제로라서 전 유머는 생활의 윤활유역할을 한다고 사는 사람이라
    더우기 벽과 마주친느낌이 들때가 많답니다
    그래도 제 남편이니까 보듬고 살아야죠 뭐
    암만 생각해도 그건 고쳐질 문제는 아닌것 같더라구요
    강요하면 서로가 힘들기만 ...

  • 4. 남자들..
    '07.3.29 11:25 AM (203.255.xxx.180)

    저는 그 또라이라는 단어가 너무너무 싫어요.
    전에.. 남자친구와 싸웠을때 처음으로 저한테 또라이라고..
    지금은 그 남자와 헤어졌지만
    오만정 다 떨어지던데요.
    남자들 중에 거친 단어들이 입에 밴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것 같아요..
    예전 남자친구에게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그 도라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소름끼칠정도로 싫네요...

  • 5. ..
    '07.3.29 11:32 AM (202.30.xxx.243)

    원래 남자랑은
    정서적 공감 어려워요.
    서로 운영 체계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남편분이 문제가 많네요.
    부인한테 그런 심한 말을...

  • 6. yuha
    '07.3.29 11:41 AM (211.105.xxx.67)

    심하셨네 남편분이...

    다음에 또 또라이라고 하시면 한마디 받아치세요!

    You too!!

  • 7. 공감
    '07.3.29 11:55 AM (210.221.xxx.16)

    바로 옆에 있다고 나를 바라보지만 말아다오.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은 오래전에 포기했지만
    내가 무엇을 보든지
    간섭말기 바래.
    그냥 조용히 내가 가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나를 가만 두어 줘.

  • 8. ...
    '07.3.29 11:56 AM (219.255.xxx.104)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겟네요.
    읽기 싫으면 읽기 싫다고 하면 되지...또라이들이나 보는 책이라는 그런 소리까지 할 필요는 없는거 같은데....
    정말 마음이 많이 상하셨겠어요.
    그냥 다음에 또 또라이라고 하면 그냥 한마디만 하세요.
    "또라이 눈에는 또라이만 보인다더니!!!"
    그럼 남편분도 그말을 자제하지 않을까요?

  • 9. ..........
    '07.3.29 12:07 PM (61.66.xxx.98)

    남편이 또라이란 말이 입에 배었나 보네요.
    또라이란 말 할 때 마다 격하게 반응을 하시면 고치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지뢰가 되는 단어가 있는거 같아요.
    저도 남편이 입버릇처럼 '멍청하게..'하는데 너무 듣기 싫더라고요.
    그말 할때마다 집안을 들었다 놓을듯 몇번 난리를 쳤더니 지금은 안하네요.
    평소에는 이래도 응,저래도 응 하는데 왠지 그소리만 들으면
    열이 확!받더라고요.
    내가 싫어하는 단어인거 알면 안쓰면 안되냐구 바락바락 성질을 부렸죠.

    다른 문제가 없으면 원글님께서 얼마나 그단어에 상처를 입는지 알려줘보세요.

  • 10. 이그..
    '07.3.29 12:40 PM (211.51.xxx.107)

    남편분 정말 입버릇이 잘못드셨네요.
    정색을 하시고 "내가 정말 미친* 같아서 그런 단어를 쓰는 거냐, 아니면 단지 가볍게 나온 입버릇이냐"
    라고 물으세요.
    전자라고 한다면 원글님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시고,
    후자라고 한다면 차분히 "난 농담으로라도 그 말이 정말 듣기 싫고 많이 상처가 된다"하고 못 박으세요.
    저도 듣기 싫은 어휘를 자꾸 쓰는 남편에게 그렇게 얘기해서
    지금은 남편이 조심하고 있어요.
    (제 경우에는 별 거 아닌 듯한 '된장부인'이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전 그 말이 엄청나게 싫었거든요~^^;;;)

  • 11. 공감만땅
    '07.3.29 12:49 PM (210.180.xxx.126)

    또라이 라는 어휘자체 보다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한 '개무시' 또는 '폄하'는 사람을 정말 순간적으로 '뺑'돌아버리게 만들죠.

    저하고 사는 사람도 지적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닌데 마누라 취미생활에 대해 '저따위'로 대합니다.
    20년 넘게 살았지요 뭐.

    csi 보고 있으면, '맨날 천날 저따위만 보노?'
    책 읽고 있으면, '씰데 없는 거 그만 읽고 집안 일이나 해라.'
    섹스앤시티 보고 있으면 ,' 할 일 없이 저런거나 보고 있나?'

    채널 휙 돌리는데 ---> ytn 또는 도전1000곡.
    그 순간 꼭지 돌아버리죠.

    저도 아주 아주 옛적에 감정나누기 부분은 포기해버렸읍니다.
    윗분 말씀 처럼 다른 장점만 보고 살았지요.
    그렇지만 아직도 한번씩 속에서 '욱'하고 올라올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어느덧 산날 보다 살날이 적게 남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직 젊으신 분 같은데 그런 대접받고 계속 살지는 마세요.
    분위기 나쁘지 않을때 술 한잔 놓고 진지하게 '나 당신이 이러이러할때 정말 싫다' 라고 분명히 밝히시고 제대로 된 대접 받으세요.

    생각하니 정말 속에서 치밀어 옵니다.

  • 12. ...
    '07.3.29 12:57 PM (210.104.xxx.5)

    정말 중요한 부분인 정서적 공감은 왜 그리 얻기가 어려운 걸까요.
    그런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 많으시겠죠?
    원글님 평소에 상처를 많이 받으셔서 그 단어에 더 민감하신 것 같아요.
    기본적인 공감이 가능하다면 그런 말을 쓰시지도 않으실테고 화가 나실 일도 없었겠죠.
    뭔가 생산적인 답글을 달고 싶은데.. 생각나는 얘기가 없네요.

    저도 신랑한테 책 좀 읽으라고 하지만 들여다 볼 생각도 안하고 늘 TV만 끼고 살아요.
    운동도 몇년간 얘기해서 겨우 같이 하러 다니고요..
    제가 가끔 바보같은 짓을 하면(뭘 잊는다거나 하는) 한심해하는데 그럴 때마다 속에서 불이 올라오는 것 같고 그래요.
    퇴근 길에 봄 바람을 맞으니 외로움이 사무치더군요.
    둘이지만 외롭다는 거... 사람은 외로운 존재인건지..

  • 13. ....
    '07.3.29 2:46 PM (221.162.xxx.124)

    평소에는 말없이 착한사람인데 화나니 쌍소리를 혼잣말처럼 하더군요. 얼마나 심장이 쿵쾅거리고 정신이 없던지....
    남편에게 침착하게 말했지요.
    시부모님은 너무나 점잖으신 양반인데 당신은 도대체 그런 쌍소리를 어디서 배웠느냐고...그뒤로 안합니다.
    제부모 욕 먹이기 싫은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테니...님도 다시 그런 소리 하면 남편에게 따지듯이 하지 말고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것처럼 물어보세요.
    "아버님이 좀 기분이 상하시면 어머님께 또라이라고 말씀하시나봐요. 제게 아무렇지 않게 쓰는걸 보니...아주 몸에 배인것 같아서 궁금해서 그래요."

  • 14. 일단
    '07.3.29 2:57 PM (125.185.xxx.191)

    남편분 언어습관부터 고치셔야겠네요.
    저도 결혼준비할 때 황당한 택배기사때문에 발송자랑 저랑 둘 다 일주일넘게 맘고생하다가 일주일만에 받은게 말도없이 길가에(!!!!!) 두고 갔더랍니다. 그것때문에 화내면서 발송자랑 쪽지주고받고있으니까 저한테 찌질하게 뭘 그런거가지고 흥분하냐고 그러더군요.물건 받았으면 됬지..라면서.
    아..그 말 때문에 파혼하려고 했습니다. 어떻게 배우자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요.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요. 배우자란 어떤 상황에서도 설령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도, 같이 편들어주고 나중에 조용해질 때 시시비비를 지적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배우자를 똥으로(죄송) 만들면 같이 사는 자기도 같은 부류가 된다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남편분의 언어습관부터 고쳐주셔야겠어요. 그런 말투 집에서만 하는게 아닐겁니다. 장기적으론 외부에서도 그 문제로 큰싸움이 날 수도 있을거구요.
    그리고, 남자들과는 정서교감이 안됩니다. 짧은 결혼생활에도 이리 느끼는데 그래도 원글님은 아직 포기하지 않으셨던거군요. ㅠ.ㅠ
    이제 전 정서교감같은거 하려고 애쓰지 않구요.. 나랑 같은 생각을 해주거나, 나랑 같은 취미를 가져주거나, 나와 내 주변을 이해해달라거나 하지않구요.. 최대한 서로의 관심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스스로요.
    그리고 말로 상처입으면 그 때 그 때 그 말로 상처입었다라고 정확히 말하고, 그 자리에서 화를 내고 지적해줍니다. 처음엔 어떻게 매번 같은 상황과 같은 말에 상처입느냐고 익숙해지라고 화를 내더군요. 그 때마다 매번 같은 상황과 같은 말에 상처입는걸 보면서 어떻게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지적해주었구요.. 지금은 일단 말로 인해 상처입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남편도 관심없는걸 가지고 비하하는 말하는 버릇 고치려 하고 있고, 대신 정확히 '나는 00보다 000가 더 관심있다'라고 말하는 버릇 기르고 있습니다.
    남편을 내 자식이다, 내 학생이다, 내 동생이다 생각하고 하나하나 제게 맞춰서 교육시키는 중이죠.
    나도 기댈 사람이 필요한데, 많은 걸 기대하면 그만큼 아니 그 이상 상처입더라구요.

  • 15. ..
    '07.3.29 8:54 PM (125.181.xxx.221)

    남자들도 아내를 내 자식이다. 내 학생이다.내 동생이다 생각하고 하나하나 자기에게 맞춰서 교육시키려고 하니까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거 아닌가요?

    남편은 남편이고 나는 나죠.
    왜 서로 좋아하지않는것까지 좋아해달라고 교육받아야만하죠?
    저도 남편이 오락개그프로나 보고 쇼파에 누워서 낄낄대면
    한심하기가 이를데없고
    차라리 뉴스를 좀 봐라~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좀 듣고 살자고 하지만
    그런말에 남편은 열받아하더라구요.
    사실 제 맘속을 들여다보면
    은근히 남편을 무시하고 있긴해요.
    남편에게 절대 발설하고 인정은 하지 않지만,..

    각자의 관심이 다른데 그거까지 강요하시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우짜든둥
    원글님편에 서서 말씀을 드리자면
    원글님이 가끔씩은 남편을 살포시 밟아주셔야하는거 맞습니다.
    그래야 그 지겨운 "또라이"소리 안듣습니다.
    남편보다 월등히 많은 지식은 필요없고, 한가지라도 더 아는게 있다면
    또라이야 이것도 모르냐? 하면서 반격을 가할때 남편이 분개하면.
    전날의 그 상황을 아내가 상기시켜주시고 그러면 남편은 묵묵히
    자신이 했던 행동을 돌이켜 반성하겠죠.

    그래도 못하고 계속 또라이라고 아내를 부른다면, 그 남편은 진짜 또라이고요.

  • 16. 원글
    '07.3.30 9:35 AM (203.243.xxx.4)

    다들, 정말 성의있는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읽어보았네요.
    내가 또라이란 말에 발끈한다면, 그건 니가 진짜 또라이라서 그래라고 언젠가 남편이 비슷한 뉘앙스로 이야기했던게 생각나서 제가 표시를 안내려고 했는데... 싫은건 싫다고 해야겠어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남편보다 더 낫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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