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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시어머님 두신 분들께
전화통 붙잡고 친구랑 하소연도 많이 하고
잠도 못자고 너무나도 바보같이 살았었더랬습니다.
시어머님께서 매일 하시는 말씀 누구네집 며느리는 어떻게 해서 어떻게 했다.
너는 사범대 나와서 이렇게 딩가딩가 놀꺼면 고등학교 나온 사람이나 뭐가 다르냐?
오히려 전문대 나온 사람이라도 돈만 잘벌어온다더라..
요즘 집에서 노는 사람은 아픈여자랑 늙은 여자밖에 없다고 그러더라..
여기까지만 하죠.
더이상 하면 제가 더 부끄러워집니다.
더 놀랄일은 저희 아버님께서는 정말 존경받는 교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버님 세대에선 부모님이 미리 선보시고 결혼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결혼하는 첫날 얼굴 보셨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 정말 시집오셔서 고생많이 하시고 아버님 뒷바라지 아버님
형제들 뒷바라지 다 하셨기에 어머님을 너무나도 존중해 주시고,
부부금술도 너무 좋으세요.
그리고, 저희 어머님께선 며느리들만 쥐잡듯이 할말 못할말 하시고
당신 딸, 아들에겐 세상에 그런 어머니가 없습니다.
치사스럽게 녹음해서 들려줄 수도 없는일이라
정말로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어쨌든 집에서 자기 아들한테 기생해서 사는 존재라고 자꾸 괴롭하시길래
심하게 마음먹고 1년 동안 임용고시 공부를 했습니다.
중등이라 티오도 적고
요즘 정말 3년은 기본이라고 했지만,
진짜 이 악물고 공부했습니다. 물론 남편의 도움과 친정엄마의 도움으로요.
정말 기적적으로 1년만(정확하게 9개월)에 합격하고
연수 끝내고 발령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작년 1년 동안 명절이고 제사고 안가고 , 어머님 전화도 일부러
안받고, 시험공부한다는 핑계로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떨어지면 정말 시어머님 밥(?) 되는거다!
그것만 생각하고 공부하니 독기를 품고 하게 되더라구요.
나태해질때면 어머님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
시험에 붙고 나니 어머님 슬슬 태도가 달라 지십니다.
물론 말씀이야 "너보다 못한 대학 나온 사람들도 다 1년만에 붙는다더라..어쩌구 저쩌구"
하셨지만, 예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지신 모습.
첨에 공부시작할땐 어떻게든 어머님께 복수(?)하고픈 맘에서 시작했었는데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머님 보다는 제 자신을 다시금 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학때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였는데,
너무나도 재미가 있는겁니다.
하루하루 도서관에서 늦은 밤까지
노량진에 오는 지하철에서도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목적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것이
내가 이렇게 치열하게 내 삶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
참 아이러니 하게도 첨 시작할때 복수하겠다고 이갈면서 했던 공부가
후반대로 갈수록 어머님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제 목표만이
뚜렸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 이렇게 나름의 결실을 보고 나니 더 기막힌건
어머님이 고맙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어쩌면 어머님의 그 얼토 당토 하지 않은 말들때문에
상처받은게 어머님의 말때문에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나온 자책감과 열등의식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희 어머님.. 객관적으로도 심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제 목표를 이루고 당당히 제 자리에 서니
그런 어머님의 몰상식한 행동이나 말들은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시어머님 때문에 지금도 맘고생 하시는 분들께 감히 권해드립니다.
행복은 내 안에 있는 것이고, 외부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진부한 말이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다는 것을요.
오늘도 저희 시어머님 전화하셔서 다음주에 제사인데
이번에는 와서 절더러 음식하고 다하라고 작년 1년 빼먹었으니까
그리고 저 발령나면 아버님 용돈 한달에 얼마씩 드리고....
예전 같았으면 아무말도 못하고, 전화 끊고 가슴 쥐어뜯으며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속으로 끙끙 앓았겠지만,
당당하게 다음주에 제사는 가겠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다하는 것은
무리이고 다 해야 한다면 몇가지는 사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발령이 나면 아버님께 용돈을 드릴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께요.
라고 정말 하나도 안 떨고, 자분자분 안정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더니
아무 말도 못하시고 끊으시더군요.
시부모님이나 다른 기타 여러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지시면
그 문제의 반은 해결이 됩니다~!!
1. 박수
'07.3.26 1:31 AM (211.244.xxx.126)짝짝짝 박수쳐드려요.
먼저 합격 축하합니다.
님의 강한 의지... 반만이라도 본 받고 싶네요^^2. ^^
'07.3.26 1:46 AM (222.4.xxx.198)입 한쪽이 슥~~올라간채로 읽었네요.
3. 저도
'07.3.26 1:51 AM (211.200.xxx.167)저 스스로 먼저 위하는게 남는거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예전엔 어머님 타박 들어가며 반찬도 해나르고 전화속 목소리 좀 안 좋으시면 또 뭐 혼날 거리가 있었나 안절부절하고 들으라는듯이 한마디 하시면 꼭 해야 되는줄 알고 그랬었는데
이젠 내 시간 안되면 안가는거고 들으라고 하시는 말도 똑바로 요구조건 얘기하시기 전엔 안해드립니다.
그것도 반도 안 들어드리지요, 예전엔 남편한테 거짓말까지 해가며 어머님 수발 들었었거든요.
분명 시누들 난리치는거 남편외가에서 뭐라고들 하는거 안봐도 뻔하지만 제가 죽겠는걸 어째요.4. ..
'07.3.26 2:04 AM (125.186.xxx.131)정말 축하드려요.
제가 이룬듯 너무 기쁘네요. ^^
저도 아들못낳고 구박+눈치밥 속에서 살다, 아들임신하고 시어머님꼐 조심히 한말씀 드렸죠.
예전같으면 불안해서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일껀데, 요번엔 속이다 시원하고 편하더군요.
뭐.. 같은 상황은 아니나, 일단 구박요소(?)의 한가지를 해결하고나니 제마음에 진정이 생기는것 같아요. -_-;;5. 이제부터는
'07.3.26 3:05 AM (125.181.xxx.221)시어머님이 가슴을 쥐어뜯으면서 친구분들께 하소연할지도 ^______^
"내가 왜 며느리더러 공부하라고 했던가? "ㅠㅠ
그냥 축하드린다는 말로는 너무 부족한듯하지만
그래도. 당당해지신거,
그거 젤로 축하받으실일이네요...
왕축하~~6. >.<
'07.3.26 3:19 AM (125.176.xxx.17)멋지십니다! 저도 그 의지 절반만...흑흑.
아 이러고 딴짓 말고 일해야겠어요 저도. ㅠㅠ7. 현명한분
'07.3.26 7:48 AM (221.142.xxx.106)뒤돌아보며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실줄아는 참으로 현명한 분입니다 님은.
축하 듬뿍 드립니다.
존경받는 선생님도 되실거라 믿습니다.8. 아휴
'07.3.26 7:57 AM (219.251.xxx.154)시아버님께 한달에 얼마씩 내라....여기서 쓰러집니다. 대단하신 시어머님 이에요.
이런말 보통 시어머님들 못하시거든요.
오히려 며느리들 온다고 하면, 음식 준비에 집안 싹 치워놓고, 오면 먹이고, 용돈 쥐어줘서 보내지 않나요. 제사날에도 며칠전부터 장봐다가 밑손질 다 끝내놓고 며느리 오면 만들기 시작하는뎅....9. 통쾌~~~
'07.3.26 8:22 AM (220.75.xxx.123)정말 잘하셨네요!!
아마 시어머니 느끼시는게 많을겁니다.
시킨다고 다~ 하면 착한게 아니라 바보예요.
바보며느리들 되지 마세요!!!!10. 잘 하셨어요
'07.3.26 8:44 AM (220.122.xxx.89)참 잘 하셨어요.
저 시엄니란 분도 결혼 하자마자 난 의사나 약사 며느리 보고 싶었다.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발씀 안하시지만 사자 사위 보느 줄 알았는데....
제가 결혼하고 시간 강사자리 나서 하니깐 하시는 말씀
보따리 장수 그거 얼마 번다고 그러니 그 돈 내가 줄께.
이따위 말로 사람 무시하더만요.
그러던지 말던지
지금은 시간 강사보다는 윗자리에 오르고 여러 프로젝트 하다보니
저에겐 불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식구들 벌어 먹여 살립니다.
시엄니 한테 그 점은 감사 한거지요.
아니면 예쁘게 살림만 살다가 빚더미 오른 남편과 막노동 하고 있을 테니까요.11. 축하해요.
'07.3.26 8:55 AM (221.140.xxx.172)제 동생하고도 정말 비슷하네요. 기울어지는 결혼했는데도 임용 한번 떨어졌더니 농사나 지으라는 둥 가슴에 비수를 꽂으시길래 그 담에 더 열심히 했다는 동생얘기랑요.
그리고 생판 모르는 저도 통쾌한데.. 주위에 아시는 분들은 얼마나 좋을까요.12. 정말
'07.3.26 9:14 AM (121.136.xxx.142)정말 제 일처럼 기쁘네요.
내 일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특히 시어머니한테 당당할 거 같아요.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
우리 애를 칭찬하면서 자기는 손주를 돌본다 하는군요.
*대 나온 며느리가 고3담임을 맡았다면서요.
하도 *대 하길래 저도 그 학교 나왔어요.
제가 2년 선배네요...
했더니 저의 애는 누가 봐주냐 하더군요.
그냥 제가 집에서 봐주는데요 했더니
그 할머니 눈이 동그레 주더군요.
아니... *대 나와서 집에서 놀아?
그날 기분이 묘했습니다.13. 얼마전
'07.3.26 9:48 AM (58.226.xxx.46)할머니 생신잔치에 십수년만에 친척을 만났드랬죠..
제가 흔히말하몀 좀 좋은 대학 나왔어요.
그 분이 니가 ??대학 다닐때만나 되도..참..말을 잇지 못하면서..
지금 전업주부로 사는걸 뭣같이 보더군요..
전업주보로 사는 것을 무시하는건 시어른들뿐만이 아니라..
그 나이 어른들은 죄다 그런게 아닐런지.
울부모님만 빼고...ㅎㅎ
울부모님은
제가 전업하자마자 된장 간장 고추장 김장등등 장이라고 생긴건
다 직접 하고,,
몸에 안 좋은거 최대한 가족들한테 안먹이고,,시키고 하는거
진짜로 좋아하시거든요..
이런거 전업주부가 아니라면 감히 할 수없는 거니까요..
전 뿌듯한데..
왜 그리 주변에 적들은 많은지..원...
그러나 경제활동 하시는 분들도 그 분들 나름대로 뿌듯한 결과는 있겠지요..
모두 자기 자리에서 화이팅하고 살자구요..14. 축하축하
'07.3.26 9:58 AM (59.22.xxx.81)원글님 축하드리구요^^ 님 시어머님 한 일주일만 제 옆에서 저좀 자극좀 시켜주셨슴 좋겠네요.헤헤헤
제가 좀 팍팍 자존심을 긁히면 악바리 처럼 공부하는 스탈인데 이제 나이도 들고 별자극받을일이 없어서 그런지 하루하루 미지근하게 지내니 사는게 재미없네요..뭔가 미치듯이 몰두하고 싶은데...아~~~~~누가 저 좀 팍팍 긁어주세요!!!15. ^^
'07.3.26 10:21 AM (211.200.xxx.148)동지시네요 반갑고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과정에 있거든요. 하루빨리 열매를 맺어 님처럼 좋은 소식 올리고 싶어요. 정말 축하드려요!
16. 옷!!
'07.3.26 10:31 AM (59.15.xxx.155)멋지시군요^^ 저도 은근한 압박에 일을 만들어서 밖으로 도는데 일만 한다 그러고, 일이 바쁘다 그러면 '돈 많이 버냐? 넌 열심히 벌어라..나는 좀 쓰고 살자..' 이러십니다..ㅎㅎㅎ 그러면 일도 걍 하기 싫다는..ㅎㅎㅎㅎ
17. 로긴
'07.3.26 11:22 AM (59.29.xxx.125)축하드립니다~!
월급타시면 그동안 뒷바라지해주신 친정어머님께 팍팍 쏘세요~~
시댁엔 뭐하러 드립니까...
그동안 며느리 갈군 보람(?)을 느끼게 하심 아니되어요~~^^18. 어쩜
'07.3.26 8:10 PM (61.102.xxx.223)저랑 똑같애요.
회사 그만두고 시험 준비할 때 '지금 회사 그만두고 논다면서?' 하고 묻던 하나도 안 친한 친척이 있었는데, 붙고 나니 어쩜 그렇게 확 달라지는지. 뭐 그래도 담담해요. 제가 달라진 것 없는데, 시험을 붙거나 말거나 그걸로 사람이 바뀌는 것 아닌데도 조건 좀 좋아졌다고 확확 바뀌는 사람들 가만 보고 있는 것 참 뭐라 말하기 거시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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