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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가 바보같나요?

바보? 조회수 : 1,397
작성일 : 2007-03-14 10:18:47

남편이 퇴근하고 학원에 다닙니다.
11시 반에 끝나구요.
집에서는 지하철로 3정거장이라 집에 오면 12시 정도 되요.

어제 11시 40분쯤 전화해서 "나 학원 사람들이랑 딱 30분간 맥주 한 잔만 마시고 늦어도 1시까진 갈게" 라고 하더라구요.

전 평소 12시 반쯤 잠자리에 들지만 남편한테 '그럼 내가 좀 기다릴게. 늦지말고 와~' 라고 하고
책 보면서 기다렸어요.

책 보다보니 시간이 1시 10분이 되었는데 남편이 안오길래 전화를 했죠.
전화받더니만 " 응, 지금 택시타려구 하고 있었어 " 라고 해서 좀 화가 났지만 좋게 알았다고 하고 끊었어요.
(화난 이유는 약속 안지킨거..에 대한거죠)

졸려서 침대에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다시 잠을 깨니 2시 5분.

남편이 아직도 안왔더군요!

3정거장 거리, 택시 타면 10분도 안걸리는 곳에서 출발한다는 사람이 1시간이 지나도 안오니
화나는 것보다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화도 안받네요. 세 번쯤 전화했는데도...

눈물이 나길 시작하고 어제 네이버에서 본 뉴스기사가 생각나고 (어느 가장이 실종되어 변사체로 발견된 기사)
가슴이 너무 떨리고 화도 조금씩 다시 나고....

2시 20분쯤 되어 다시 전화를 했더니 남편이 전화를 받았을 때 저도 모르게 울어버렸어요.
어디냐고, 왜 안오냐고... 그랬더니 대뜸 다시 전화를 끊더니 5분 뒤에 벨이 울렸어요.

남편 말로는 전화받았을 때 택시 안이었고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사는 다른 사람과 같이 택시를 탔는데
제가 우는 소리가 들려 창피해서 전화를 끊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왜 나한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냐,
1시까지 오기로 했으면 오던지, 늦으면 연락이라도 해줘야지 왜 거짓말하는거냐 라고 했더니

저한테 생각이 있는거냐고, 바보 아니냐는 표현을 쓰더군요.

어떻게 30분간 술을 마실 수가 있느냐,
12시 다 되어 술집에 들어갔는데 집에 1시까지 올 수 있겠느냐구요.

자기 전화가 자꾸 울리니까 사람들이 불안해했대요. 저 때문에.. 하하..

제가 전화를 자주 한 것도 아니고 1시 10분에 한 번, 그리고 그 이후에는 온단 사람이 안와서 2시 넘어 한건데..

저 평소 남편이 술자리 갔을 때도 2시 전까지 오라고 하고 2시 전에는 전화도 안하거든요.

어젯밤에 그렇게 싸우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회사 왔더니 신경질도 나고 눈은 피곤하고 일에 집중도 안되고,
남편한테 무시당한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가 복잡하네요.


제가 정말 남편을 곤란하게 만들 정도로 센스없이 행동한건가요?
당연히 남편이 술자리 가면 30분 앉아있다 오는건 불가능한가요?
IP : 203.233.xxx.2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뇨.
    '07.3.14 10:21 AM (124.50.xxx.159)

    사실 술자리 가서 30분만에 나오는 건 그리 편하지 않을 순 있겠지만 (게다가 분위기가 나 말고는 다들 더 먹는 분위기면요) 일단 남편분이 먼저 '30분만 먹고 1시까진 갈게' 하셨다면서요.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기에 대해 변동사항을 알려주지 않으신 남편분에게 책임이 더 큰거같아요.
    게다가 '바보 아니냐' 는 말을 하다니.. 저 같으면 못참습니다--;

  • 2. 물론
    '07.3.14 10:27 AM (222.238.xxx.183)

    여자들은 1시까지 오겠다는 약속을 곧이곧대로 듣지만 남자들이 하는 그런 시간약속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거 같던데요.
    저도 처음에는 말 그대로 믿었어서 시간이 넘도록 오지않으면 화나고 불안하고 해서 싸움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그냥 그려려니 하게 되더군요.
    금방갈께! 하는 남편의 '금방' 은 2시간도 되고 3시간도 되고 .. 나의 금방하고는 전혀다른 의미로 쓰여지는 말이더라고요.

  • 3. 저라도
    '07.3.14 10:28 AM (211.253.xxx.71)

    저 같아도 화납니다. 걱정되서 울었는데 창피하다니요.
    오히려 무슨일인지 물어봐야지요.
    다음부터는 지킬수 있는 약속을 하라고 하세요.
    저희도 신혼초에 많이 싸웠어요. 지금도 처음부터 늦은다고 하면 아무소리 안하지만
    시간 안지키면 화내요.

  • 4. 남자들이란~
    '07.3.14 10:32 AM (122.46.xxx.63)

    남자들 흔히 하는 말입니다 부인 전화 빨리 끊고 싶어서 알았어 막 나가려던 참이야. 지금 일어날거야. ...부인은 감안해서 몇시쯤이면 오겠지 하고 기다립니다.
    하지만 남편은 전화 끊음과 동시에 잊어버리고 그냥 술자리를 즐깁니다.
    결혼생활 7년째인데 안고쳐져요. 남들과 있을때 아내에게 그런 전화 자꾸 받는거 아주 싫어해서 요즘은 좀 내버려 두는 편입니다.
    다른남자들도 다르지 않을거에요.

  • 5. ㅎㅎ (죄송)
    '07.3.14 10:34 AM (58.235.xxx.206)

    저도 신혼 때는 딱 원글님 같았는데
    아주 많이 늦을 때(1시 이후) 빼고 전화 안 합니다.
    원글님 글 보니 마치 14년 전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 듯합니다.

  • 6. 바보는
    '07.3.14 10:53 AM (211.176.xxx.12)

    남편분 같아요.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건 남편이잖아요.
    30분만에 돌아올수 없는걸 님은 몰랐다기보다..
    남편이 그러니까 그런가보다..했다고 말씀하시면 되지요..
    30분만에 들어갈께. 라고 말해서 그 말을 믿었다고 바보라고 하면..
    내가 이제 니말을 믿으면 바보냐고 말씀하세요.

    1시간 30분쯤 더 걸리겠다. 라든지 아무래도 좀 늦으니까 먼저 자. 라든지
    얼마든지 할 말이 많은데 엄마도 아니고 거짓말은..
    쯪..
    바보은 죄송하지만 님 남편이네요.
    이 글 보여주셔도 좋아요.

    님이 엄마도 아닌데 그런 거짓말 해놓고 믿으니까 바보라고?
    그냥 넘어가면 계속 님을 바보취급 하실거에요..
    님이 울고불고 하신건 솔직히 좀 오버같긴 해도..그게 중요한건 아니죠..아닌가요?
    그거보다 중요한건 자기 말 믿었다고 바보라고 한 점이에요. 진짜 혀차는 소리 나오네요..

  • 7. .
    '07.3.14 11:08 AM (59.27.xxx.194)

    남편이 잘못해놓고 캥기니까 어물쩍 잘못을 님께 뒤집어씌우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님이라면 난리납니다. 철모르는 애도 아니고 지키지 않을 약속을 왜 합니까?
    게다가 바보라니, 적반하장입니다.

    사실 술자리란게 분위기를 맞추다 보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근데,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남편이, 그 분위기 전혀 모르는 부인에게 30분 뒤에 가겠다고 큰소리쳐놓고선 자기가 못지키게 되니까 부인에게 오히려 큰소리치는 격입니다.
    자기말을 믿은 사람에게 바보라니~~ 대체 누가 바보인지 원.

    이번에 억울하게 뒤집어쓰고 어물쩍 지나가면 다음번에 100%재발됩니다.
    이럴수록 분.명.히 짚고 넘어가세요.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이 분위기 깨가며 일찍 집에 오는게 아니라, 늦더라도 실.제.로 몇시경에 올건지 처음부터 말해주는 거다. 당신 말만 믿다가 소식없으면 집에서 얼마나 걱정하는지, 어떤 끔찍한 생각을 하는지 아느냐(남편이 아니라 세상을 못믿으니) 고요.

    저희집 남자를 포함해서, 남자들 죽을때까지 철 안든다는 말 맞아요.

  • 8. ..
    '07.3.14 11:13 AM (211.226.xxx.162)

    저는 지금 결혼 8년차인데도 술 약속 때문에 늦는다고 하면 들어올 시간 약속 받아두고 지키지 않으면 계속 전화 합니다..
    물론 남편 전화 잘 안 받지요..
    근데 전 회사에서 그 전날 늦게까지 술 먹고 담날 출근해서 정신 못차리는 사람들 보면 그렇게 싫을 수가 없거든요..
    울 남편도 혹 회사에서 그런 인상을 남길까봐 걱정이라, 가능함 일찍 들어오게 하려고 그러지요.

  • 9. (--+)
    '07.3.14 11:32 AM (221.138.xxx.41)

    저 같으면
    당신 시계도 볼줄 모르는 바보야? 나보다 더한 바보구만?
    난 남편이 찰떡같이 30분이라는 말만 믿어서 바보지만
    당신은 30분을 새벽 2시넘어서로 말하는 바보냐!!
    너 새대가리지!!!
    라고 했을겁니다.

  • 10. 음..
    '07.3.14 12:18 PM (61.247.xxx.242)

    아직 좋으실 때네요..^^

    좋게 얘기하세요. 평생 보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잖아요..그래 나는 바보다. 그래서,
    2시 넘어서도 안 들어오길래 무슨 일 생긴건 아닌가 진짜 걱정됬다..그래서 눈물이 났다..
    어쩌냐, 나는 이런 바보다..그러니까 앞으로는, 돌아올 시간 정하면 가급적 지켜주고
    혹 못 지킬 것 같으면 전화 한통 해주라..그래야 바보가 또 안 울꺼 아니냐...뭐 이런 식으로..^^;

  • 11. 오랫만에
    '07.3.14 2:51 PM (125.181.xxx.221)

    만난 친구가 있을 경우 ..
    거리에서건 어디서건 흔히 그러잖아요.

    "우리 언제 술 한잔 하자" 라고요.

    이럴때 언제? 언제 마실껀데?? 하고 묻는 사람은 바보죠..
    원글님이 평소에 걱정이 많으셨던듯~
    그러니 둘러대느라고 편하게 30분만 먹고 갈께"라고 말하죠.
    30분이면 술집 찾아서 들어가 앉아서 주문도 하기전입니다.
    그리고 술좌석에서 계속 전화오면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민망한것도 사실이고..
    원글님의 성격을 아실텐데
    남편분이 미리 전화를 넣었어야 된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요
    만약 남편분이 2시까지 들어갈께
    하면 원글님은 그때까지 "알았어"하고 말건가요? 아니면 시간이 몇신데..술이야? 빨리 들어와.어쩌구 저쩌구.종알 종알 ..늘어놓으실건가요??
    전자와 같은 아내를 둔 사람은 솔직히 말하는 경향이 있고
    후자와 같은 경우의 아내를 둔 사람은 그런 분위기 깨지는 말을 안듣기 위해서..
    대충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가 나중엔 아예 전화조차도 안하고요.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잔소리 들을건데 뭐하러 애초에 기분 잡치냐!이거죠

    그리고 첨부터 옴짝달싹 못하는 남자도 있고요. (요렇게 되면 자연 왕따되죠)
    아내가 술자리에 수시로 전화해대서 ,,왕따되는 사람도 있어요.(그 사람과 같이 술마시면 불안하다면서)

  • 12. 저하늘에 별
    '07.3.14 5:09 PM (122.36.xxx.64)

    남자도 그리 하는 사람 많아요 입장바꿔 생각해 보라 말씀 해보세요

  • 13. ...
    '07.3.14 5:14 PM (221.150.xxx.52)

    전 절대 전화 안 합니다.
    젊었을때 기다리고 늦게 온다고 싸우고 ..이런 것들이 앙금으로 남더이다.
    지금은 마구 마구 풀어 줍니다.
    그 시간에 저도 혼자서 재미있게 놀고 잠오면 자고..
    안 기다립니다.
    결과는..
    부부사이 많이 안정적으로 되었습니다.
    감정의 앙금이 쌓일 일이 없으니 , 마음도 편해지고 서로 더 애틋 합니다.
    사람이 그리 쉽게 죽지 않습니다. 저도 그 시간에 안오면 사고 난것 같은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남자들은 여자들이 걱정하고 힘든것을 모르고 화내면 그것 만 섭섭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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