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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저의 보물들...^^

중1 조회수 : 2,013
작성일 : 2007-03-08 01:23:25
저는 남자중학교에서 근무하는 25세 2년차 교사입니다
작년엔 2학년을 맡았는데 이번엔 1학년을 맡았거든요
아직 몇일되진 않았지만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죽을지경입니다
2학년보다가 1학년을 봐서 그런지
아님 제 키가 왠만한 중학생보단 훨 커서 그런지
자그마한 키에 볼도 통통하고...
대답도 잘하고, 선생님 졸졸 따라다니며 애교부리는 것도 귀엽고
수업시간에 서로 자기가 문제 풀겠다고 손들고 저요저요 할 때는 다 시키고 싶은데
한두명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주변 친구들은 요즘 아이들 무섭다고 교사 어떻게 하냐고 많이 걱정하며 불쌍하다 그러는데
속상한 일 생겨도 아이들 애교에 다 녹아버립니다
처음이라 아이들 앞에서 많이 웃지않으려고 했는데 쉽지않네요

어제 전화로 갑자기 땅콩을 좋아하냐고 묻던 아이는
오늘 교무실에 예쁘게 포장한 땅콩쿠키를 가져와서는 편지와 함께 전해주고 갔습니다
엄마가 만들어준건지 알았는데 정말 직접 만들었더라구요
몇개되지는 않았지만 주변선생님들과 함께 먹었는데 다들 맛있다고,,
1학년이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하셨어요
답장과 함께 생일을 알려달라고 조르네요
케익만들어서 주겠다고 합니다. 받아도 되겠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

수도권에서 살짝 벗어난 경기도라 학구열이 높지 않습니다
입학식에도 대부분 못오시고
문자로나마 인사드리는 학부모님들을 보며 더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집에가서 우리 선생님 젊고 예쁘다고 말했나봅니다
문자나 학부모 설문지에 그런 말이 너무 많아 살짝 민망하네요
예쁘지 않은데,,,
아직 보는 눈이 없어 ㅋㅋ 어머니들이 오셔서 속으로 많이 실망하시진 않을까하는 걱정도 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가봅니다
어찌 2년 연속으로 이렇게 예쁜 아이들로만 쏙 빼어주는지~
40학급 이상의 큰 학교인지라...
우리학교에도 정말 큰 사고치고 다니는 애들 정말 많거든요
40명 모두 마치 저의 아들들 같습니다
잘하면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다른쌤들께 벌받고 야단맞는거 보면 가슴아프고, 수업시간에 떠들었다 성적 떨어졌다는 안좋은 이야기 들으면 속상하고...
별나게 보일까 싶어 학교에선 티도 안내고 속으로만 좋아하고, 맘상해하고 그러길 반복한답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도 100% 저의 감정을 절대 드러낼수가 없죠
아이들은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를거 같아요

작년에 나름 큰 일로 아이들에게 실망하고, 학부모님들이 결국 사과하러 오시는 일까지 있었는데
아직 아이들이라 있었던 일인데,,,
1년전이지만 그때는 크나큰 충격으로 정말 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를 정도로 많이 우울했었습니다
결국 그 아이들은 우리 반도 아니었고, 당시 힘을 실어준 우리반 아이들로 인해 모든걸 잊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제가 많이 성장했습니다

올 한해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수학을... 좋아하는 수학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려 합니다
학교 다닐적에 선생님에게 살갑고 애교있게 하지못했던 것이 후회도 되네요
성격이 무뚝뚝하고 조용했는데 아이들이 저를 변화시키네요~
자랑이 너무 길었죠?
밤늦게 말이 넘 많네요 ㅋㅋ
다들 시작되는 목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IP : 58.232.xxx.25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으신
    '07.3.8 5:13 AM (222.107.xxx.201)

    선생님이시네요

  • 2. ..
    '07.3.8 5:54 AM (58.227.xxx.108)

    저는 오히려 선생님의 마음씨가 넘 이쁘시네요. ㅋㅋ

  • 3. 부럽
    '07.3.8 7:50 AM (59.14.xxx.114)

    우리 아들 담임샘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4. 행복
    '07.3.8 8:37 AM (219.241.xxx.141)

    이런 글 보고 있으면 행복이 전염되는걸 느낍니다.
    아직 이런 선생님이 많이 계시다고 믿는 사회가 되었으면......

  • 5. 저도
    '07.3.8 8:44 AM (221.164.xxx.138)

    부럽네요.. 우리 아들 중 1남학생.. 우리 아들 샘이면 좋겠어요..

  • 6. 공감
    '07.3.8 8:53 AM (125.249.xxx.194)

    저도 교사...

    저도 원글님 마음 완전 이해해요~~~ ^^
    작년까지 내리 담임 하다가 임신 관계로 처음 비담임 하고 있는 교산데요... 1학년이랑 2학년 수업 들어가는데 키가 부쩍 커버리고 느물느물해진 ^^;; 2학년에 비해 1학년 아그들 우찌나 귀여운지요...

    초반에 수업 분위기 좀 잡으려고 일부러 무서운척 하는데 뒤돌아서서는 너무 하는 짓들이 귀여버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요.

    아... 근데
    이 뽀송한 아이들도 한학기만 지나면 막 수염나고 반항을 시작한다는거... ㅎㅎㅎ

  • 7. 이런 선생님도
    '07.3.8 9:05 AM (221.148.xxx.206)

    계시구나! 역시 젊은 선생님들은 좀 다른신가 봐요. 우린 서초동에 사는데 왜 우리 학굔 젊은 선생님들을 배치 안하는지... 초등 4학년인 우리 막내는 무슨 선생님이 청소 강박증이 있나 매일 걸레 2개씩 청소하고 빨아오고 이 무슨 짓인지...

  • 8. 이런마음
    '07.3.8 9:12 AM (211.48.xxx.153)

    40,50 까지 계속갔으면 합니다.
    40대만 넘어가도 아이들을 원수취급하는 선생님들이
    참 많은데.. 부디 때끼지 않고 오래도록 아이들을 그런눈으로 봐라봐주시길...

    근데 울작은아이 선생님은(초등)
    아직 20대인데도 아이들한테 어쩌면 그리
    냉정하고 성의가 없는지..
    이런 사랑 바라지도 않습니다.
    수업시간에 거울좀 안보고 쉬는 시간에
    인터넷좀 안하고 교과서 진도대로 나가고
    민망한 복장 좀 안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9. 선생님
    '07.3.8 9:21 AM (121.149.xxx.66)

    좋으신 선생님... 얼굴 안 봐도 너무나 예쁜 선생님...^^ 아이들 눈이 정확합니다. 우리 선생님.. 예쁜 선생님...^^수학 좀 못해도.. 기죽이지 않을 것 같아요. 훌륭한 선생님의 품성이 보입니다.
    앞으로 아이들 때문에 속 상한일 생겨도 한 번 크게 혼내고 그 첫마음으로 대해 주세요... 선생님..^^

  • 10.
    '07.3.8 9:23 AM (61.85.xxx.157)

    우리 학교 다닐때 남자 선생님 무조건 많이 좋아한것 처럼,
    님의 아이들도 님을 좋아하나 보네요. 나이도 어리고 부러워요^^

    그런데 정말 발표할때 꼭 한두명만 시켜야 하나요?
    그냥 손 많이들면 한꺼번에 대여섯명 찍어서 일어나라고 시킨후,
    동시에 합창 하라고 하면 안되나요 ㅋㅋ

    전 초.중.고 다 합쳐서 제일 좋았던 수업은 발표 많이 하는 수업시간 이었어요.
    ..
    전에 여기서 보니까 좋은 학군, 좋은 학교는 빽 있는 교사들이 가고,
    외곽으로 정말 좋은 교사들이 밀린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아마 초보 교사들이 원글님처럼
    조금 바깥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 11. 마음이
    '07.3.8 9:39 AM (123.254.xxx.15)

    따뜻해 지면서 눈물까지 나네요.
    초심 잃지 마시고 그 마음 끝까지 간직하시길....

  • 12. 어머나
    '07.3.8 10:16 AM (124.5.xxx.34)

    우리집 아이가 중1이에요
    경기도이고 담임선생님이 수학선생님 ㅋㅋ..... 입학식날 멀리서 살짝 뵈었는데
    아리따운 아가씨 선생님이시더라구요.
    원글님이 우리 선생님이 아니실까 하고 혼자 괜히 좋아해봅니다.
    선생님~~~
    울 아들 많이 이뻐해주세요~~
    키는 반에서 2번째로 크고 ( 자기 보다 작은 친구가 한 명 있다는데 대해서 놀라운 자부심을 갖더라구요 ㅎㅎ) 얼핏 보면 볼이 통통하고 발그스레 한것이 초등4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랍니다~~
    선생님 많이 사랑해주세요오~~

  • 13. ...
    '07.3.8 10:22 AM (210.94.xxx.50)

    ㅋㅋㅋ 제친구도 중1 교사인데 입학초기에는 완전 아가들이라고 너무 이뻐해요.
    완전 황당한 말들 하고 너무 귀엽다고..
    근데 문제는 1학기만 지나면.. ㅋㅋㅋ

  • 14. ^^
    '07.3.8 10:26 AM (211.45.xxx.198)

    저도 중학교때 선생님들 좋아서 막 따라다닌 기억이 나요.
    남자선생님 여자선생님 할것 없이 아이들 나름대로 인기투표를 한답니다.
    투표에 인기 많은 선생님은 또 덩달아 더 좋아지고 그래서
    다른반 수업하러 가시는데도 괜히 뛰어가서 말걸고 인사하고 그랬던 기억나요.
    아이를 사랑하시니 분명 아이들도 알겠죠.
    저희들이 좋아했던 선생님들도 십년차도 계셨고 일년차 선생님도 계셨고
    나이 많이 드신 선생님도 계셨던것 같아요.
    중1때 교생선생님은 고교 들어갈때까지 매년 찾아가고 그랬어요.
    중 3때 담임선생님은 결혼하기 직전까지도 만났는데
    중 3때 저희들이 선생님 왜 결혼 안하세요~ 하면
    너희들 다 시집보내고 할란다 하셨거든요.
    그리고 너희들 크면 맥주 같이 먹었으면 하셨어요.
    아~ 좀 사는게 녹녹해지면 선생님 찾아뵈야할것 같아요.

  • 15. 원글님
    '07.3.8 1:53 PM (219.254.xxx.25)

    글을 읽으며 괜히 제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작년에 저희 딸 아이가 중 1이었는데 담임선생님이 고등학교계시다 이 학교로 첫 부임되어 오셨어요.
    커다란 고등학생들만 보시다가 중 1 아이들보니 그렇게 귀엽고 이쁘다 하시더군요.
    하지만 원글님처럼 반 아이들을 그렇게 마음으로 사랑하진 않으신거 같더라구요.

    원글님은 아직 새내기 선생님이시라 그러실 수 있지만
    원글님의 반 아이들이 부럽네요.
    행복한 한 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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