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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행복~

행복녀 조회수 : 1,368
작성일 : 2007-02-21 13:56:34

아래 얼마나 돈이 있으면 행복할까 하는 걸 보면서 저도 한번 생각해봤어요.
저는 남편이 결혼하고 계속 고정된 직업이 없었어요.
완전 백수는 아니고^^ 공부하는 직업이라 소소한 용돈벌이는 하지요.
끝날듯 끝날듯 그 공부가 안 끝나고 아직까지 계속 되네요.
저희집의 가장 큰 불안은 과연 공부가 끝나긴 할까 또는 끝나서 고정직업을 갖긴 할까이지요.
그렇긴 해도 남편이 성실하고 가족을 끔직히 사랑하니깐 만약 번듯한 직업을 못갖게 되더라도
어떻게든 가족들 먹여살리기 위해 노력하리라는 믿음은 있어요.
그래서 그때까지는 제가 열심히 벌어서 가장 노릇 하려고 하구 있구요.
회사 다니는게 힘이 들긴 해도 남편 대신 지금 가장인데 열심히 벌어야죠.^^
결혼할 때 양쪽 집에 받은게 없어서 전세 4천짜리 집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1억 정도 나가는 주택에 살고 있어요.
오래된 단독이라 살기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집이니깐 쫓겨날 위험 없다는 생각에 맘은 편해요.
집값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것 같아서 부동산 흐름에 민감할 필요도 없죠.
그냥 우리 식구 사는 보금자리라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대신 제 월급은 꼬박꼬박 잘 모았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오래했고 결혼 전부터 알뜰했다 말듣던 편이라서 제 앞의 1억 통장 갖고 결혼했죠.
제가 월급관리를 해서 시부모도 친정부모도 남편도 정확한 내용은 모르는 저만의 돈이었죠.
이 돈도 착실히 불어나고 있고 또 결혼하고도 또 그만큼은 모아서 지금 2억은 넘었어요.
제가 회사 그만두고 남편이 직장 못 갖는다 해도 당분간 이 돈으로 못살겠냐 배짱을 갖게 하는 돈이죠.
우리집 1억이랑 현금 2억.. 3억이라고 해봐야 다른 사람 아파트 한 채 값도 안되는 돈이지만요.
부모 도움 없이 온전히 제 손으로 다 쌓아올린 돈이라서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비록 가진 것 없는 양가 부모님이시지만 그래도 저희한테 냉이라도 캐서 보내시려고 하고
쑥이라도 뜯어 싸주시는 분들이라 사소한 일에 감사하게 여기고 삽니다.
저희도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잘 모시지는 못하지만 소소한 용돈 정도는 드리구요.
다만 어른들이 지병들이 다 있으셔서 그게 가장 큰 근심거리지요.
아프시면 당신들이 힘드신게 가장 안타까운 일이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희 부담도 되니깐요. ^^
그냥 아래에 받은 거 없는 분들 힘들어 하시는 글 보면서 저도 한번 돌아봤어요.
저도 출퇴근길에 고생하며 모은 돈이 우스울 정도의 아파트 한 채를 떡떡 받은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꼬박꼬박 월급 갖다주는 남편 얘기하는 친구들 앞에 우리 남편 자랑하는 날이 왔으면 하지만
그래도 점잖으신 양쪽 부모님, 성실한 우리 가족, 나의 직장, 우리 집, 내 앞의 통장..
이 정도면 그래도 나는 행복한 게 아닌가 해서요. 이 행복 감사하면서 살려구요.


IP : 61.104.xxx.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하시네요
    '07.2.21 2:01 PM (203.229.xxx.2)

    저도 깨달은 바가 있어 절대로 돈이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잊지 않고 싶어요
    원글님 항상 건강하세요 살아있는동안 많이 사랑하시고요

  • 2. 끄덕끄덕
    '07.2.21 2:16 PM (220.118.xxx.76)

    오늘 일터에 나와 밀렸던 일이 산더미라 엄두 못내고 커피부터 마시느라, 컴앞에 앉았는데
    제게 힘을 주시네요. 전 원글님 보다 못하지만 나름 행복하다살고 있는 곰이지요.
    원기100배해서 갑니다. 감사해요.

  • 3. ..
    '07.2.21 2:21 PM (210.94.xxx.50)

    아이구.. 맘이 이쁘시네요^^

  • 4. 아자 아자
    '07.2.21 2:43 PM (211.198.xxx.237)

    감사하면 감사해야하는 조건들이 마구 마구 생긴다고 하던데
    행복해지는 바이러스가 전염되었으면 싶어요
    저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겠어요

  • 5. 짝짝짝
    '07.2.21 2:54 PM (221.163.xxx.40)

    박수 쳐드리고 싶어요.
    몇년전 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어요.
    물론 님이 저보다 훨씬 현명하고 지혜로우시네요.^^
    (전 사실 소녀가장의 짐이 버겁게 느껴졌거든요)
    지금은요? 남편이 오랜 공부를 끝내고 운좋게 학교에 자리잡고 제 일도 잘 풀리네요.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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