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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 쓸쓸한 명절...

걱정맘 조회수 : 1,493
작성일 : 2007-02-15 21:55:21
안녕하세요.결혼6년차 돌쟁이 아가를 둔 워킹맘입니다.
82 자게 보면서 이런저런 글들 잼나게 읽고 있네요.
구정이 돌아오니 시댁관련,명절관련 스트레스 글도 많구요.

제가 6년 전 결혼할 때 시어머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우리는 일년에 1월 1일, 그러니깐 신정 하루만 추도예배 드리느라 모이고, 다른 명절(구정이나 한식, 추석)에는 일체 모이지 않는다구요. 1남 1녀 중 외아들에게 시집가서 명절때 꽤나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속으로 이게 웬 떡..하며 지낸게 6년입니다. 신랑이 말하기를 어머님이 정말 정신병이 걸릴정도의 심하고 혹독한 시집살이 하셔서 시할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차례 지내지 말라는 소리 하신 이후, 완전 결심, 아니 제가 보기엔 결의-.- 수준으로... 그렇게 시부모님들이 정하셨나봐요. 시아버지는 일평생 시집살이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어머님을 위해 당신 뜻에 맡기셨구요. 그래서 구정, 추석때 되시면 거의 매번 해외나 국내여행을 가십니다.

저는 처음엔 정말 편했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글쎄요 이거야말로 배부른 소리인것 같지만, 차츰 너무 삭막한게 아닌가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한달에 두세번 어머님 찾아뵙지만 시댁가면 어머님 설겆이도 못하게 하세요. 뭐랄까,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벌써 6년차가 되었는데도 그러시니 서운한 느낌마저 들더라구요. 독한 시집살이에 너무나 자기방어벽을 심하게 치시고 내 며느리한테는 죽어도 그렇게 아니하겠다 그런게 보일정도로요. 안되보이시고..

이번 구정에는 저희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모임도 없는데, 어머님아버님이 그냥 서울에서 지내신다고 하셔서, 저희가 그럼 마침 구정이 일요일이니깐 예배 같이 드리고(같은 교회 다니거든요) 떡국해먹자고 하니, 아휴 무슨...그냥 교회에서 보고 말지 모. 신정에 세배도 받았는데...아가 봐줄테니 니네끼리 어디 다녀오던지...그러십니다. 하나뿐인 딸 (시누이)은 유학중이구...

보통 자기가 받은 시집살이 안시킨다고 하면서도, 며느리들한테 잘 못하는 시어머님도 많던데, 당신이 최선을 다해 초심을 지키려고 하시는 모습. 정말 감사하고 감사한데..

전 그렇습니다. 그냥 저한테 좀 받으시면 어떨까 해서요. 괜히 눈물이 나네요. =.-
왁자지껄 그런건 아니어도 전도 좀 같이 부쳐먹고..... 어머님이 너무 안쓰러워서 잠이 오지 않네요 오늘따라....



IP : 222.108.xxx.19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2.15 10:08 PM (211.37.xxx.95)

    복많으시네요....

  • 2. 저는
    '07.2.15 10:10 PM (125.178.xxx.153)

    친정이 그랬거든요. 명절때 모여서 나눠먹고, 같이 치우고, 같이 놀고..
    남자들은 당구, 탁구 하러가고 여자들은 커피 마시러 가고 영화보러 가고..
    아님 성별 대항전 윷놀이도 하고..

    근데 시댁은 안그래요.
    시할머니의 처신때문인지 암튼 착하기만 한 시어머님은 시고모며 시어머니 시집 살이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저한테 안시키신다고..
    자화자찬일지 모르는데 전 시키진 않지만 친정에서 하던게 있어서 최선을 다해요.
    4시간 거리가 넘지만 제사 2번 명절 2번 생신 1번 일년에 다섯번..
    두달반만에 한번꼴로 가서 2~3일 열심히 일하는건데 그거 못하랴~싶어서요.
    근데요.. 시댁 명절은 너~무 재미가 없어요.
    다들 방구들만 이고지고.. 고스톱이며 윷놀이며.. 하다못해 맥주 한잔도 없이 적막강산..
    정말 이상하더라구요.
    4~5년 지나니 낯도 익고 이제는 집안일 끝내고 이대로는 못잔다 고스톱 치자..
    힘든데 형수한테 맥주 한잔 서비스 해줘야하지 않냐~ 등등
    안그럼 시댁 가서 일한 기억밖에 없더라구요.
    어머님은 힘든데 일찍 자라고 하시길래 그럼 일만 하다 간거같아서 안된다구..

    그렇다고 저는 시댁 스트레스 없겠습니까..
    착하기만 하셔서 방패막이가 전혀 안되주시는 시어머님.. 그러나 착하시니까 내가 이러는것도 받아주시지 합니다.
    경제적으로 참으로 힘든 시댁이라 기댈것도 없지만 대신 자식한테 최대한 부담 안지우실려고 열심히 사시는 시어머님 보면 일생 힘드신거같아서 짠해요..
    근데 도~저히 이해와 적응이 안되는 울 큰시누.. 제~발 친정 안왔음 좋겠어요..
    큰 시누 외국 나가있을때는 정말 맘은 편했는데.. 에효~
    작은 시누랑 도련님이랑 우리끼리 정말 재밌었는데 몇년전에 귀국해서 다시 골 아파요..
    아이 학교 들어가면 제사 모셔오려고 하는데 그럼 큰시누 못올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니까 몇년만 참을려구요..^^;

  • 3. 저희도 비슷
    '07.2.15 10:13 PM (210.221.xxx.189)

    설날 낮에 가서 시댁 가서 점심 먹고 옵니다. 명절 때만 되면 며칠씩 집에서 뒹굴 뒹굴 밥해먹기 힘들어요.

  • 4. 부럽..
    '07.2.16 12:07 AM (219.252.xxx.1)

    저도 아들에게는 제사물리고픈 마음 없는 사람인데요.
    명절외 7번인데 누가 시집올려고나 하겠어요.
    모이면 좋은일보다 나쁜일이 많았구요..그래서 내대에서 ..하는생각인데
    다들 뒤집어질텐데 그 생각하면 늘 우울해요.
    원글님은 휴가다 생각하고 어른들 모시고 여행이나 하세요.
    아니면 님이 전도 부치고 나물도 좀해서 시댁에 억지로라도 가져다 드리세요.
    머지않아 시누결혼하고 님도 금방 세월흘러 새식구들어오고 하면 북적거려져요.
    부럽네요.한가함을 마음껏 즐기세요.

  • 5. 좋은
    '07.2.16 12:19 AM (220.75.xxx.143)

    분울 시엄니로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저도 이담에 며느리에게 저런 소리듣고 살아야하는데.....

  • 6. 저는
    '07.2.16 12:26 AM (76.183.xxx.92)

    저의 시어머님도 젊었을때 너무 힘들어하셔서
    저에게 일체 관여를 안하십니다.
    전 시댁에 가면 재미도 있고요.
    큰집 조카들이 아주 좋거든요.
    근데요 한국에 나가면 둘째 시누이가족이 아주 사람을 말려 죽입니다.

    미국에 있으니 명절만 되면 적적해서
    이웃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하는데
    이번엔 아기도 있고 몸도 안좋아서 그냥 우리끼리 있을려고요.

  • 7. 부럽습니다
    '07.2.16 12:28 AM (121.130.xxx.90)

    우리 시어머니 좋은 분이시지만, 임신해서 막달 배부를때 오지말란 소리 안 하시고,
    임신 초기 입덧할 때도 오지말란 소리 전혀 안 하십니다.
    한번 오면 농담반 진담반 비슷하게 멀어서(제주도) 너희들 오기 힘드니까,
    애어멈하고 애들만 한달 정도 놀다가(?) 가라 하십니다. 허걱...
    이번 명절을 짧아서 어째 하다보니까, 집에서 20분 거리에 사시는 친정에도 못갑니다. 애구구...
    새해 달력 받으면 달력마다 집안대소사 적어놓는 남편 보면,
    저두 윗분처럼 좋은 시어머니 되긴 그른 것 같네요.
    요즘 우리 남편은 시어머님이 모시는 할아버님 제사에도 우리가 가봐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러고 있답니다. 왕짜증...

  • 8. 열~무
    '07.2.16 9:26 AM (221.152.xxx.168)

    그럼 님이 명절 음식 조금 해서 어머니 아버지 오시라고
    하세요
    님 집에서 간단하게라도 식사하시고 즐겁게 보내시는것도 좋겠네요
    저희도 장남이라 가족들 다 저희집에 모이지만
    전 어릴때 시골 종갓집에서 자라서인지
    떠들석한 명절이 좋은데
    저희는 너무 조용하니 방문할 친적도 많지 않아서
    전 조금 쓸쓸하답니다.

    그래도 명절은 가족들 얼굴한번 더 보는 그 재미 아닌가요

  • 9. 부럽습니다
    '07.2.16 12:19 PM (58.233.xxx.159)

    외식자주 시켜 드리세요~그러면 설겆이도 안해두 되고요.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사 가져가시구요.
    꼭 같이 전 부쳐 먹지 않아도 화목할수있는 방법 많이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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