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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말씀이라도 살갑게 해주세요.

이해하기 조회수 : 771
작성일 : 2007-02-15 10:12:48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라는 옛말.

살다보면 정말 그렇구나~ 하는 순간들이 참 많을거에요.

세상 살면서 내가 다 옳고 내 생각이 다 맞는 것이 아니듯

같이 어울려 사는 세상이니 만큼 사람을 대할때 적어도

내 입장부터 생각하거나 주장하기 보단 상대방은 지금 어떤

입장일지 어떤 상태일지 한번쯤 생각하고 말을 건넨다면

얼마나 마음이 훈훈할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특히.  시어머님이 말씀하시는 걸 보면요.

시댁식구가 어렵고 힘든게 사실이긴 하지만 어느 며느리들이

터무니없이 괜히 어려워하고 섭섭해하고 그렇지 않잖아요.

한번씩 생각해보면 다 상대방 입장을 헤아려주지 못하고

본인 하고 싶은말 내뱉고 자기 생각대로만 주장하고 해서

시부모와 며느리들 간에 틈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물론 반대로 정말 바르고 좋으신 시부모님들도 많으실테고


또 생각을 잘 못하고 행동하는 며느리들도 있겠지요.

제가 친정과 시댁을 따지려고 말을 꺼내는 건 아닌데

비유를 하려니까 친정 얘기를 하긴 해야할 것 같네요.

친정 엄마는 시어머님과 비교했을때 엄청 더 고생하신 분이에요.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시집살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으셨어요.

남편이 얘기해준 어렸을때 일들이나 어머님의 얘기를 들으면

어머님은 그닥 시집살이 안하셨고 지금도 시할머님 할아버님이 살아 계시지만

옛날부터 따로 사셨구요.

반대로 저희 친정엄마는 시집와서 부터 온갖 시집살이 다 하신 분이거든요.

그것도 너무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엄청 고생을 하셨지요.

옛날부터 할머니 할아버님과 같이 사셨었고 지금도 할머님을 모시고 사시구요.

나이 여든여섯이 되신 할머니시지만 성격이 아직도 아무나 못맞추는 성격이세요.

젊은 시절에도 그런 시어머니 모시면서 갖은 고생 다 하시며 사셨지만

아들들 출가시키고 며느리들 보면서도 저희 친정엄마는 참 바르세요.

아직도 혼자 농사 다 지으시면서 할머님 모시고 사시지만 때마다 자식들

필요한거 다 싸서 택배로 보내주시고...

다들 타향에 있다보니 농산물 가지러 매번 내려오는 것도 힘들고 어려워

친정엄마는 택배로 보내시거든요.  자식들이 와서 안가져 간다고 서운해 하시지도 않고

물건 받고 너무 감사하다고 전화 한통 드리면 그게 행복이고 기쁨이셔셔 너무 좋아하시죠.

친정엄마 스스로도 먼거리에서 먹고 사느라 힘든데 농산물 가지러 몇시간씩 차 운전하고

피곤하게 올 필요가 뭐 있냐면서 편하고 쉽게 보낼수 있는 택배로 보낼테니 잘 받으라고

평소에도 그러세요.

그렇다고 요즘 세상에 정말 명절날 딱 두번 가는 것도 아니고 요샌 자주들 내려가잖아요.

그렇다보니 일년에 얼굴을 몇번 못보고 사는것도 아닌데 그런것 까지 가지러 내려오면

피곤하고 힘들지 않냐며 택배로 보낼 수 있는 것들은 자주 이용하세요.

또 친정은 제사를 지내는 집안이지만 평일에 제사 있고 타지에 있는 자식들이 꼭 와야

하는 경우면 오빠들만 오라 하시지 제사때문에 며느리들까지 왔다갔다 그럴필요 뭐 있냐며

먼저 말리세요.  그렇지만 시간이 되면 올케 언니들도 같이 오구요.

항상 부지런하시고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뭐든 하시는 성격이시라 알게 모르게 조용히

명절때도 새벽부터 뭐 해놓으시고 저나 올케언니들은 그릇에 담기만 하면 될 수 있게

만들어 놓기도 하시고  그러시고도 새벽부터 밭에도 나갔다오시고.  또 오셔서는 뭘 하시고.

그러니까 가만히 방에 안계시죠.  

제가 결혼하기 전에 올케언니들과 마주하고 이야기 할 일이 있을때마다 친정오빠 나쁜 버릇이나

습관 행동을 놓고 같이 뭐라하고 수다떨고 그랬거든요.  올케언닌 성격 좋은 거 같다.

나 같음 오빠의 그런 습관은 정말 싫을텐데. 하면서 사실 인간적으로 솔직한 대화도 많이하고

올케 언니들과 오빠도 자주 뒤에서 뭐라하고 막 그랬어요.

그럴때 올케 언니들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솔직하게.  정말 남편을 본다면 좋은것 반 안좋은 것

반이라 때론 싫을때도 많지만 자긴 시어머니가 좋아서 산다고..

제사때던 명절때던 정말 못갈 상황이어서 전화하게 되면 어머니가 먼저 피곤하고 힘든데

다 올필요 뭐가 있냐고 꼭 와야 할 사람만 다녀가거나 시간되면 다녀가는 거지

그냥 쉬라고.  좋게 말씀하시면 되려 죄송해지고 미안해져서 송구스럽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저희 올케 언니들도 다 경조사에 잘 왔고 잘 하구요.^^

아무래도 친정엄마의 그런 모습들을 보고 살아서 인지.

사실 시어머니에 대한 기대라기 보다 어떤 말씀을 하실때 말씀이라도 좀 살갑게 해주시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참 다르세요.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는 하시지만 모든 세상사람이 원래 자기 성격만 밀고 살아갈 수 없듯이

시어머니도 때론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주시고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면

얼마나 감사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예로.  저희 같은 경우는 맞벌이를 하지만 형편이 안좋아서 시골 자주 다녀오는 것도

부담이긴 해요.  그래도 일년에 명절이랑 부모님 생신때랑 때론 남편이 모임있을때마다

다녀오니 몇번은 보게 되거든요.  시골이구요.  제사같은 건 없어요.


상황이 되어서 뭐 농산물 직접 가지러 가면 좋겠지만 사실 농산물 가지러 시골가는 비용이

만만찮거든요.  힘들기도 하구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꼭 와서 가져가길 바라시더군요.  더 잘 살펴보니  시어머니 보는 앞에서

가져가면서 고마워 하는걸 직접 보고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택배로는 절대 안보내세요.

타지에 있는 자식이 일이 있어 명절에 못 내려갈 상황이 되어서 전화를 드리면

먹을 것 싸놨는데 와서 안가져 간다고 말투부터 달라지시는...

사실..그렇잖아요.  설마하니 명절날 또는 어떤날 갈 상황이 충분히 되는데도 안가려고

전화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어요.  실질적으로 다 말할 수 없어서 말을 안하고 걱정하실까봐

말을 안해서 그렇지 그런 이유가 있는건데

말씀이라도 연휴도 짧고 그 다음주면 바로 보게 되는데 그때보면 되지 않겠냐고.

무리해서 올 생각하지 말라고.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면 자식이던 며느리던 얼마나

감사하고 고맙고 죄송스러울까요.

그런데 먹을거 다 싸놨는데 와서 안가져 간다고 툴툴거리시니...

그냥 순수하게 정말 챙겨주고 싶으셔서 그러신거면 이런 상황엔 택배로 보내주마. 하셔도

저흰 감사할텐데...

뭐 물질적인걸 바라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하지만 때론 아무리 자식이라도 며느리라도

어렵게 말 꺼낼땐 그만한 이유가 있겠구나.  아니면 말씀이라도 좋게 살갑게 해주시면

참 마음이 훈훈할텐데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글쎄... 내가 한 만큼 복 받는다 하는 말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는 몰라도

친정엄마같은 경우는 먼저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거나 받아주시거나 하시니 상대방은

그게 더 고맙고 죄송스러워서 더 잘하거든요.

근데 시어머님은 정 반대라  마음이 죄송했다가도 시어머님 한 말씀에 싹 사라지기도 해요.

십수년을 시어머님 밑에서 살아온 남편도 어머님의 그런 말투나 행동이 좀 이해가

안간다고 그럴때가 많아요.

어차피 서로 얽히고 살아가야 한다면 서로서로 말이라도 따뜻하게,

더 정감있게,  더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주면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IP : 211.221.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07.2.15 10:41 AM (59.13.xxx.26)

    살다보니...사람들이 다 내 맘같지 않다는거...그 말 정말 실감해요.그리고 사람마음 마음대로 어쩌지 못한다는거 그 말도 실감하구요.그래서 저는 나같으면..이라는 잣대를 버릴려고 노력하구요.완벽한 사람이 없쟎아요...그런모습에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자기채찍으로 삼으면 그 사람에게서 하나를 배우는 셈이 되더군요.그런데요..저도 살아보니 큰 것보다는 아주 작은일에 상처를 받고 힘들고 그래요.^^정말 말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2. 얼마전...
    '07.2.15 10:49 AM (58.148.xxx.125)

    드라마에서 나온말...귀에 새기고 있습니다.

    " 내입의 혀가 꽃잎인지...뱀의 혓바닥인지...생각하고 말하라.....

    가슴이 뜨끔하죠....*^^*

  • 3. 울시모도..
    '07.2.15 11:07 AM (124.56.xxx.119)

    정말 그말하는 모양새때문에 더받을꺼 못받는 사람중에 하나예요..

    어찌나 말을 본인 하고싶은데로 다 내밷고 사는지...

    무슨 그런 자만심이 많은지...-.-

  • 4. ^^
    '07.2.15 11:31 AM (210.104.xxx.5)

    저희 시어머니가 원글님 친정어머니 같으세요.
    평소에도 그냥 간다고 하면 '놀러오려면 빈 손으로 와서 밥 해줄테니 먹고 놀다 가고, 뭐라도 사들고 와서 뭐라도 할 생각은 말아라..'라고 하시죠.
    원글님 올케분들처럼 저도 신랑이 밉다가도 시어머니 뵈면 어머니 봐서라도 잘해줘야지..한답니다.
    다행이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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