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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줌마가 저보다 100배 낫습니다.

나 엄마 맞아? 조회수 : 2,524
작성일 : 2007-02-08 12:34:46
우리 아줌마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원래 알고 있었습니다.^^

입주한지 만 4년 넘었고, 그동안 평탄하게 잘 살았습니다.
아침엔 국, 저녁엔 찌개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바꿔가며 내고, 부탁드린 일은 절대로 까먹지도 않고(50대신데, 30대인 저보다 더 나으세요.-_-;;;;;) 하여간 흠잡을 일이 없네요.
돌 전의 큰 애 맡아줘서 지금은 둘째까지 두돌이 됩니다. 잠 안자고 사람손 탄 둘째를 통실통실하게(2.7로 태어나서 지금은 표준) 만들어 주시고..... 하여간 칭찬을 하자면 깁니다.

하여간에,
중국아줌마라서 한자는 잘 아십니다.^^ 큰 애가 구몬한자 한지 2달 정도 되고 얼마전에는 마법천자문을 한권 사줬더니 다음권을 사달랍니다.
"너, 그 한자 다 알아? 다 알아야 사주지~~"
옆에서 아줌마 정색을 하십니다. 우리 **는 그정도는 벌써 다 안다고. 당장 한문카드를 가지고 오더니 막 시킵니다. 카드보고 막히지는 않더군요.-_-;;;;; 우리 **이는 벌써 50자 정도는 읽을 수있다고 막 자랑하십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씀, "내가 영어를 모르는 게 많이 아쉽네요. 영어를 좀 알면 우리 **에게 영어를 좀 가르쳐 줄텐데..... " 영어를 배울 환경이 아니었다고 아주 진.지.하게 말씀하십니다.

우아, 아줌마!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 직장만 다니는 저보다 100배는 나으세요.
우리 애들은 엄마의 돈과 아줌마의 사랑으로 잘 자라네요.(이 복잡미묘한 심경을 누가 알리오.....^^)
오늘도 아줌마가 둘쨰 그림책 읽어주는 모습을 보고 출근했습니다.
IP : 61.82.xxx.9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행
    '07.2.8 12:38 PM (203.247.xxx.6)

    와... 좋은분 만나셨네요.... 좋은 아주머님 만나것도 엄마와 아이한테는 복이예요.... ^^

  • 2. 완전 부럽삼
    '07.2.8 12:44 PM (210.106.xxx.135)

    지금 애기 보시는 분도 전에 애기 보시는 분도 좋으신데, 첫째 때는 아줌마때문에 한번씩 피가 말랐습니다.

  • 3. 저도 동참
    '07.2.8 1:13 PM (211.253.xxx.130)

    그 복잡미묘한 심경 제가 압니다.
    정말 엄마는 돈만 벌어다주는 사람이예요.
    둘째가 돌 지나고 얼마 안되어 입주하셨는데, 이달말이면 육개월 되십니다.
    아침밥은 제가 알아서 챙겨먹는다고 했는데도 새벽에 일어나 꼭 새반찬, 새밥 해주시고...
    저도 첨엔 송구했습니다만 워낙 잠이 부족하니까 그냥 이젠 식사 준비하시는동안 십분이라도 더 자려고
    용을 씁니다. 오늘 기회를 빌어 죄송하고 감사하단말씀 드리고 싶네요.
    저녁에 퇴근하면 애들은 이미 밥이며 후식이며 다 먹고 놀고있고, 저 씻는동안 식사차려주시고,
    애 아빠 열시 넘어 퇴근한 날이라도 식사 했는지 물어보시고 요술쟁이처럼 후딱 한상 차려내십니다.
    둘째한테 아침바람 찬바람이니, ** 몇살? 각종 행동양식 모두 다 가르치시고 저에게 결과보고(?)
    하십니다. 엄마가 해야할거...아줌마가 다 하시고 전 그냥 복잡미묘한 심경으로 아이 재롱 보며
    즐거워합니다. 네..저 단순합니다. 마음은 복잡시럽지만 그래도 아이가 복이있어 좋은분 만났다 생각하면
    또 그냥 다 이해가 됩니다. -_-;;
    변덕심하고 한창 반항기에 접어든 일곱살 큰아이...제 할머니가 살살 꼬드겨 엄마와 아줌마, 아들 사이
    이간질 시켜놓고 제속을 한바탕 뒤집어 놓아도...그아이 심경 상할세라 잘 거두시고, 때론 따끔하게
    때론 부드럽게 조절도 잘하십니다.
    집안일 신경끈지 오래됐습니다. 그때그때 집에 돈 안떨어지게 넣어놓고 가면 필요한거 사서 채우시고
    크게 장봐야할때 조목조목 적어서 주십니다. 드린 돈 가지고 가계부도 적어놓으십니다.
    아침이면 라디오 클래식 틀어놓고 요리하시고, 오후에 음식하시면 환기시킨다고 향 피워놓으시고
    아이들 안정도 시켜주십니다. 틈만나면 책보시니 아이들이 책에 관심도 생긴것 같습니다.
    살면서 속상한일, 대인관계, 회사에서 있었던일, 특히 시어머니와의 모든 일 아줌마한테 얘기하면
    직빵으로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어디서 심리학 공부하신것도 아니신데 어쩜그리 제 속을 잘 찝어내시는지...둘째낳고 복직하고 근 육개월 시어머니와 갈등때문에 울면서 회사 다녔습니다. 보통 시어머니 아니시라 어디가서 시어머니 얘기하면 다들 뒤집어지는데, 우리 아줌마는 어머님 발작 시기(?)까지
    짚어주시고, 상황상황 대처법도 알려주시네요. 덕분에 아줌마 오시고 육개월...정말 어머님과의
    갈등 없었다고는 못해도, 속 터놓을곳 생겨 사람 살것 같고, 열번 울것 두번 울고 삽니다.
    아줌마!! 정말 우리집 떠나시면 안돼요!!! 저 해외 나가도 같이 가실거죠!!!! 으흐흑 ㅠ.ㅠ
    좋은 분 만났다고 자랑하면 돌 던지고 싶으신 분도 계실테지만, 전 정말 아줌마 오고나서
    사람처럼 몰골 갖추고 삽니다. 저희 아줌마 칭찬좀 많이 해주세요! 여러분!!

  • 4. 원글이....
    '07.2.8 1:17 PM (61.82.xxx.96)

    <그때그때 집에 돈 안떨어지게 넣어놓고 가면 필요한거 사서 채우시고
    크게 장봐야할때 조목조목 적어서 주십니다. 드린 돈 가지고 가계부도 적어놓으십니다. >

    절대 공감합니다. 아줌마용 지갑에 돈만 채워놓으면 애들 다 나물에 야채에 생선에 잘 먹고 있습니다.
    40대 아저씨가 "나는 돈만 벌어다 주는 사람이냐" 이 말도 한편 이해는 갑니다.^^

  • 5. 엄마
    '07.2.8 1:20 PM (220.117.xxx.67)

    아고 좋은분 만나셔서 그래도 좋네요. 아이들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래도 엄마가 해야할것 같은 일들 아이책 읽어주기 등등, 아줌마가 하는거 보면 정말 그 맘이...복잡미묘할까 하네요. 근데 전업주부도요, 집에 있다보면 할일이 끝이 없어요. 그래서 아가랑 잘 놀아주기 힘든답니다. 책읽어주기도 쉽지 않아요. 같이 있어도 따로 있을때도 많고, 아가 혼자 놀때도 많답니다.
    그래서 이래도 저래도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 6. 워킹맘
    '07.2.8 1:22 PM (220.83.xxx.240)

    도대체 그런 아주머니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알려주세요 궁금합니다..
    직장생활하는 엄마에게 좋은 아주머니는 정말 큰 복이지요
    으아.... 부럽습니다..!!

  • 7. 궁금이
    '07.2.8 1:25 PM (220.95.xxx.140)

    애타게 아줌마를 구하고 있는데요...
    님은 어디서 그렇게 좋은 아줌마를 구하셨어요?
    알려주시겠어요?

  • 8. 사람 구하기
    '07.2.8 1:43 PM (211.253.xxx.130)

    어디서 구하느냐는 별로 중요치 않은듯 해요.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하지....업체를 통해서도 좋은사람 만나는 경우가 있고, 아는 사람 통해서
    하더라도 정작 가족간에 맞지가 않아서 고생하시는 경우도 봤구요.
    저는...그냥 마음을 비웠었어요. 아이가 복이 있으면 좋은 사람 만나겠지 라고요....
    참...사람 구하는게 정말 힘들고도 어려운 일입디다....모두들 좋은분 만나서 행복하세요

  • 9. 에고
    '07.2.8 3:55 PM (61.77.xxx.78)

    저도 동참님 글 읽는데 제가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님들이 복이 많으신가 봅니다.
    아주머니 잘못 만나 고민하는 맘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그분들 잘 만난것도 행운이란 생각이 드네요.
    내내 사이좋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 10. 아..
    '07.2.8 6:08 PM (211.177.xxx.142)

    좋은 아주머님 만나신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조만간 아이 맡기고 출근해야하는데...걱정걱정 흑 -.-

  • 11. 꼭 읽으시길..
    '07.2.8 8:34 PM (122.35.xxx.47)

    저도 좋은 분 만나 그 과정 지나 독립한지 3년째입니다. 햇수로 9년 봐주셨지요. 큰아이 백일부터 작은아이까지요.
    그분도 편안하신건... 님도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것이므로... 저는 두분 다에게 박수 쳐드리고 싶어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한쪽만 잘해서는 사이가 좋을수 없죠...
    저도 뒤돌아 보면 볼수록 제 자신에게도 박수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제가 꼭 읽으셨으면 하는 부분은..
    혹시라도 나중에 나중에 헤어지게 되면요... 할 수만 있다면 꼭 인연을 유지하세요... 그것도 적극적으로..
    제가 그러거든요.. 뭐.. 아이들에게도 친이모나 마찬가지지만(울 애들은 뭐 거의 그리 알고 있습니다) 제게도 언니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3년 지나보니... 키워주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때 그 정과 사랑을 이어가는것도 중요한거 같아요...
    생각해보세요..
    엄마보다 훨씬더 같이 보낸 시간이 많았던 분인데 아이들 기억속에서 단절이 된다면... 아무리 잘 키워줬어도 아이들이 생각할 어린시절정서속엔 빈공간이 남아 있겠죠.
    그래서 피붙이가 좋다는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계속 이어가는 뭔가가 있쟎아요..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당했을때... 전화하셔서 조근조근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였고 귀한 아이였는지 토닥여주시고... 같이 분노해주시고... 혹여라도 아이가 혼자 있을 시간인가 싶으면 전화해서 단도리 해주시고.. 저도 아이땜에 속상할때 같이 아파해주시고... 가끔 AS 받는 느낌이랍니다..^^
    저희는 두어달에 한번은 그 가족과 만나는데 만날때 마다 참 좋네요...
    그러니 아이들이 엄마가 직장에 다녔어도 밝고 정서가 안정되어있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요.
    좋은 분 만나셨으니 길게까지 인연 맺으셔서 아이들 정서도 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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