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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퍼붓고 나서 사흘째 속상해요. ㅠㅠ

속상 조회수 : 1,237
작성일 : 2007-02-06 11:34:03
제가 사실 평소에도 짜증을 잘내요.
착한 남편은 그냥 다 받아주고...
사실 결혼전에 그런점 때문에 결혼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었죠.
제 더러운 성격 다 받아줄 사람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어서..
그래도 요즘은 너무 미안해서 많이 조심하고 있었는데..

지난 일요일, 아침부터 시댁에 가느라 이리저리 맘이나 몸 다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짜증이 쌓여가고 있었죠.
저희 시부모 독실한 교인이신데, 저희부부는 둘다 아니거든요.
그런데 시댁 가려면 꼭 아침에 교회에 다녀와야 해요. 가자마자 첫 인사가 교회 다녀왔냐여서..
저는 너무너무 싫지만 시끄러워 지는거는 싫고 귀찮아서 그냥 몇주에 한번씩 아침에 교회 들렀다 점심때 시댁 가요.
근데 엇그제는 유난히 주차문제가 복잡해서 먼데 주차해 놓고 택시로 왔다갔다..
그러다보니 예배시간에 늦어서 자리가 없어서 뒷쪽에서 서서 예배보고..

생리 이틀째라 안그래도 불편한 마음이나 몸이 점점 더 불편해지고..
그러다가 시댁에 뭐 사가는거 때문에 얘기가 오가다가 짜증이 터져서
별 치사한 얘기 시사콜콜 다 따지면서 막 짜증을 냈어요.
주로 시댁 식구들.. 돈문제.. 그런거요.

결혼 하면서부터 경제적으로 너무 차이가 나서 속상한일 많았거든요.
집도 친정아빠가 해주셨고.. 친정 동생들이며..올케며 제가 베푼것 이상으로 선물을 해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어요.
반면 시댁은 예단은 다 받으면서도 아무것도 안해주시고..
직장다니며 결혼해 사는 시동생들..부조나 결혼선물 하나도 없었고..
절값으로 시아주버니 부부 달랑 3만원이던가.. 5만원이던가..
시댁 어른들 절값 받은거 다 합쳐서 20만원도 안되요. 시부모님 합쳐서.
시댁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정도로 못살지는 않거든요.

그때부터 여러가지로 쌓인 섭섭한 마음이 한꺼번에 터져서는..
결혼때 얘기는 안했지만, 최근에 있었던 섭섭한 얘기들 서너가지를 퍼부었어요.
주로 그런 경제적인 것들에 관련해서.. 혼자 베풀고 싶은 생각 없다. 그냥 안주고 안받는게 편하다.
그리고 당신집에 갈땐 꼭 그렇게 챙기면서 왜 우리집에 갈때는 생전 먼저 챙기지를 않냐구요.
시댁 다녀오면서..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미안하다고.. 장인장모나.. 제 동생들에게 잘하겠다고.

아.. 그런데. 두고두고 마음이 불편하고. 너무 미안하네요. 자존심 많이 상하게 한거 같아서.
돈 문제 때문에 시동생들한테 섭섭한것들까지 막 얘기했는데..
돈 문제는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건데 싶어서요. 너무 치사하게 군거같고..
나중에 집에와서 별일 아닌걸로 성질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른날보다 애교+어리광 열배쯤 더부리고..
어제도 퇴근길에 차로 마중가주고 더 잘해주고 그러긴 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불편해요.
제가 너무 돈돈 하나 싶고..따지고 보면 경제적으로 그렇게 어려운편도 아닌데.. 무조건 아끼려고 들고 그러거든요.
저희 남편 자존심 많이 상했겠죠? 달래주고 싶은데.. 새삼스레 며칠전 얘기 다시 들추기도 그렇고..
그냥 마음만 불편하네요. ㅠㅠ
IP : 61.101.xxx.24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자
    '07.2.6 11:42 AM (211.33.xxx.147)

    저희부부도 얼마전 한바탕 했어요.
    밥먹다가 무심코 나왔던 이야기에 둘다 목소리 커지고 흥분하다
    해서는 안될 막말까지 해놓고. 남편은 화가나서 현관문 부서져라 나가버린..ㅜㅜ

    설거지하는데 그냥 눈물이 나네요..
    티비를 보는데도 마음이 안풀리고 분한 생각만 들고요.

    그러나 그냥. 문자를 보냈어요.

    서로가 화나서 한말
    가슴에 두지 맙시다
    서로입장이다르니
    상처내지말자구요
    이따봐요

    이렇게 보내놓고 답장도 안오고. 화가 안풀렸는지?
    암튼 혼자서 잠들었는데
    늦게서야 들어온 남편이 잠자는 제 이마에 뽀뽀를 해놓고 자더군요.
    잠결에 웃을뻔했어요.

    그냥.. 모른척하고 안아버렸더니
    서로 마음이 짠해져서.. 꼭 끌어안고 잤어요..
    화 풀렸죠 뭘.

    문자 이용해보세요..
    아마 남편분도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 2. ㅋㅋㅋ
    '07.2.6 11:47 AM (58.230.xxx.76)

    다행입니다......
    한 수 배워가는 군요....

  • 3. ...
    '07.2.6 12:06 PM (58.224.xxx.176)

    사과 같은거 할 필요 없고 그냥 두셔도 될거 같은데요.
    자주 그러는 것도 아니고 한두번 따따따 해줘야 자기도 생각 한번 해볼거 아니에요?

    솔직히 일방적으로 베푸는 관계 계속 유지하실 거 아니면 적당한 선을 긋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남편도 그걸 알아야지요, 큰소리 낸건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한번씩 터트릴 필요 있다고 봐요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 4. 남들도
    '07.2.6 12:13 PM (220.75.xxx.171)

    남들고 다 겪습니다.
    아직까지 결혼하면 여자쪽이 손해인게 사실인거죠. 시집을 온다라는 개념이 여자가 남자쪽 집안에 맞춰줘야하는거죠.
    원글님이 그런생각드는거 당연하고, 남자들은 아무런 개념이 없어요.
    너무도 당연하게 마누라가 자기집안에 모든걸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게 아니라고 지금처럼 한번쯤 화도 내야한다 생각해요.
    몸 아프고 힘든데 억지로 교회가시지 마시고, 아침이 아니라 저녁 예배에 갈수도 있는거죠.
    그걸 강요하시는 시부모님들이 잘못되신거라 짚어주세요.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예요.
    아직 신혼이신거 같은데, 처음 일,이년정도는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좀 맞춰주세요.
    그리고 아이 낳고 차츰 시댁 방문횟수도 줄이시고요. 선물같은건 할 도리만 하세요.
    친정과 시댁비교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 5. 아휴
    '07.2.6 2:53 PM (203.121.xxx.26)

    전 결혼할때 절했는데 왜들 절값을 하나도 안줬죠?
    이상해요...1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따져물을수도 없고...
    그땐 넘 아무것도 몰라서 일부러 친정에도 속이고 받은것처럼했는데..지금 생각하니 넘 어리석었어요..

  • 6.
    '07.2.6 5:57 PM (220.73.xxx.206)

    잘하셨어요.저도 님과 똑같은 상황이에요.
    저희친정에서 모든걸 다 해갔는데도 전 한푼도 못받고 끊임없이 돈 달라는 요구만 하더라구요.
    자기들은 누릴거 다 누리면서..
    남편도 자기네집만 안쓰러워하고 정말 너무 분하고 열받아서 저도 다 얘기했어요.
    우리부모가 절약해서 모은돈 당신네 식구들이 뭘했다고 당당하게 요구하냐며 심하게 했지요.
    해놓고보니 심하긴 했지만 속은 시원해요.그동안 미치는줄 알았거든요.대우 못받는 효자남편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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