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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물건 못챙기는 산만한 아이

현이맘 조회수 : 714
작성일 : 2007-02-02 20:17:16
아이를 키우면서 이렇게까지 절망감을 느끼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제 아이는 올 해 5학년 올라가는 남자아이구요.
전 오늘 폭발하다못해 거의 광녀수준으로 소리를 질러대고 ..
지금은 아이 얼굴도 보기 싫어져서 아이 방으로 가라고 소리 지르고 문 닫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리 사내 아이라지만 이 정도는 정말 문제가 심각한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제 아이가 잃어버린 것들 목록입니다.
(지금까지가 아니라 작년 일년 동안 입니다.)

급식을 먹기 위한 수저 젓가락셋트 4번,물통 3번,도시락 가방째로 1번,

필통째로 4번인가 5번인가..(연필이나 지우개 기타등등 문구류는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학교에 신고 갔던 운동화 잃어버리고 실내화 신고 집에 돌아온 일 3번.

영어학원 출석 체크 카드 2번, 티머니 카드 4번 ,티머니 목걸이(카드 하도 잃어버려서 목에
걸어줬습니다)--목걸이 분실 2번, 돈을 포함해 온갖 카드며 상품권 포함해서 지갑째로
잃어버린것 3회,

핸드폰 분실 1회,-그 뒤로 안사줬습니다.

학교 요리 실습 있다 해서 가져갔던 프라이팬,뒤집개,거품기,락앤락 밀폐용기 3개 ,과도,
양념류 담았던 밀폐용기들 3-4개를 포함해 가져갔던 쇼핑백 통째로 잃어버림.

학용품이든,아이에게 필요한 용품이건간에 단 한번 구입으로 끝났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알림장은 앞에 서너장 쓰고 나면 잃어버려서 늘 알림장은 새공책이죠.

2학년때 담임 선생님 말씀이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집에서도 너무 산만하다는걸 점점 더 느끼겠더라구요.

책상에 십분 이상 앉아있기가 너무나도 힘든 아이입니다.
그런데 공부는 그런대로 따라가는 편입니다.
그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영어학원이랑 수학학원 딱 두가지만 다니는데요,
두 군데 다 자기 클래스에서 1.2등을 해옵니다.

그런데 학원에서랑 집에서랑 다른 얼굴을 한다는겁니다.
선생님이 무서우면 그런대로 수업은 꼬박 앉아서 들을 수 밖에 없으니 성적은 받아오는것 같고
집에서랑 학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산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등교길에 또 지갑이 통째로 없어진걸 알았어요.
집이 먼 관계로 차도 타야 하고 학원으로 직행하는 일도 있어서
늘 용돈이 필요한 아이입니다.

오후에 아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좋게 타이르려고 했던것이
또 알림장을 써오지 않은걸 보고는 저도 제 자신을 걷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식한 엄마처럼 악을 쓰고 또 쓰고 .......

달래도 보고 ,타일러도 보고 매도 때려보고,협박도 해보고 ,벌도 세워보고
눈물로 호소도 해보고..

온갖 노력을 해보았지만 도무지 아이가 제 손에 잡히질 않네요.

제가 직장을 다녀서 아이를 하루종일 제 눈앞에서 관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이가 시기를 놓친거 같다는 반성도 들고..

자기 물건 매일 잃어버리고 다니고...

(더 중요한 것은...언제 잃어버렸는지 ,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이 아이도 달라질 수 있을까요..
이런 아이 고쳐보신 어머님들 계시면 제게도 좀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이는 벌서고 있는 팔이 아파서 눈물 뚝뚝 흘리고 있고..
전 맘이 아파서 눈물이 납니다.

IP : 221.138.xxx.2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걱정
    '07.2.2 8:33 PM (59.22.xxx.186)

    요즘 많이 듣는 ADHD인가 뭔가하는 증세인것 같네요.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가보시고 절대로 아이한테 소리지르지 마세요. 소리지른다고 나아질것 같으면 안그런애 없게요? 글 읽으면서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 2. 경험자
    '07.2.2 8:58 PM (218.155.xxx.198)

    저희 아들도 엄청나게 힘들게 했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물건 잃어버리는 것은 원글님 아이 보다 더하면 더 했구요 야단을 치다보면 더 산만하고 더 안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곤 했지요 아이가 커가면서는 물건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결국 고등학교도 자퇴를 했답니다. 아이가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죽겠다고 ......
    저희는 믿음을 가진 경우라 기도와 말씀으로 많이 극복을 했던 것 같아요 정신과도 다녀보기도 하고요
    저희아이는 무조건 받아주고 인정해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부모노릇이 얼마나 어렵던지요
    그아이가 검정고시후 이번입시에서 스카이라고 하는 명문대에 합격을 했답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인정해주면서 엄마도 너무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3. ..
    '07.2.2 10:21 PM (220.117.xxx.86)

    우선 님의 마음이 무척 아프실 것 같아 토닥여드리고 싶습니다.
    정확한 아이의 상태를 제가 잘은 모르지만 요즘 한반에 한두명 많게는 서너명까지 그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실 거예요.
    학교에서도 몇년동안 산만하다는 등의 이유로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들으셨을테구요.
    ADHD를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섣불리 판단해선 절대 안됩니다.
    비슷한 증상을 보여도 아닌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요.
    만약 ADHD라면 그건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하고 싶어도 안되는 거니까요. 야단친다고 고쳐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ADHD가 아닌데 그런 행동이 잦다면 그건 고쳐질 가능성이 더욱 크므로 안심입니다.
    우선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정신과...병원...이런 곳은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많으므로 우선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세요.
    찾아보면 구청이나 복지관 같은 곳에 무료상담을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대한 점검을 받으시고 아이가 고쳐나가야 할 것, 엄마 또 가정에서 해줘야 할것들에 대한 도움을 받으셨으면 하네요.
    내 아이 내가 평생 보고 살아야 하니까 그냥 내버려두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고쳐서 행복한 생활을 하는게 좋습니다.
    꼭 꼭 상담센터를 방문해 보세요~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 엄마가 기운내셔야 한답니다.
    아이는 엄마한테 달려 있어요..

  • 4. ...
    '07.2.2 11:16 PM (221.148.xxx.7)

    제 아들도 무척 산만해서 현관 열쇠만 한 5개쯤 복사하다
    아예 보조키 바꾼 것만 해도 3번이었어요.
    우산은 말할 것도 없구요.

    별의별 대책을 강구해도 성격이 워낙 덜렁덜렁 하다보니 안고쳐져요.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는데
    그렇다고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너무 야단치지 마시고

    그냥 그 아이의 단점이려니 하고 인정하시고

    다른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세요.

    저희 아들도 주눅이 들어서 나중에는 그것 고치느라 애 많이 먹었어요.

  • 5. 아...
    '07.2.3 10:44 AM (221.148.xxx.251)

    그리고...

    나쁜 친구들이 빼앗는 건 아닌지 그것도 좀, 마음 안 건드리게
    면밀히 살펴보시고 넌지시 물어 보세요.

    고가의 물건이나 돈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점,
    계속 잃어버린다는 점, 어디서 잃었는지 모른다는 점, 그런 게 마음에 걸리네요.
    물론 사소한 물건들도 있지만... 그런 걸 통째로 잃어버린다는 건
    통째로 빼앗긴다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부디 아니기를 빌지만, 너무 아이 윽박지르지 마시고요... 아이는 얼마나 슬플까요.

  • 6. 현이맘
    '07.2.4 11:50 AM (221.138.xxx.28)

    바빠서..이제야 답글 확인했어요.
    맨날 바쁘다는 핑계로 ...제 잘못이 더 큰거 같아요.
    소중한 답글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잘할께요 믿어주세요 하는 아이의 말 또 다시 믿어보려고 합니다.
    엄마니까..아마 계속 잃어버려도 다시 한번 믿을 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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