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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줌마의 비애 조회수 : 1,654
작성일 : 2007-01-31 12:33:44
벌써 12년차입니다. 졸업하는 그달부터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여
여름 휴가 일주일을 제외하고 학생보다 더 빡빡하게 직장이라는 곳을 다니기 시작한지...
그리고 지금 몸담고 있는 이 회사를 다닌지는 11년째입니다.

그동안 결혼이라는 것을 하면서 결혼만 하면 청첩장과 사직서를
같이 휘날리며 퇴사하려구 했는데 사람일이 내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또 눌러 앉았습니다.

11년을 있다보니 이제는 하루에도 몇번씩 너무 오래다녔다 싶습니다.
아무래도 여직원들은 남자들보다 외출할일도 없고 그만큼 바람쐴 일도 없으니
저부터도 갑갑하구요...
그보다 저보다 나이 어린 남자직원들이 절 불편해 합니다.
자기들보다 나이많은 남자직원들은 상사 같지만 전 직책이 있어도 아무래도
여직원이라는 인식이 강하니까 약간 자존심을 내세우고 꼴에 남자라고 호락호락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젤로 중요한건 남자 상사들...지들도 다 결혼한 주제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치마를 둘러도 미혼을 더 좋아합니다.
업무에 미혼,기혼이 무슨 상관일까요.
급조된 저녁모임에 저한테는 의례적으로 같이가자 라고 던져 놓구
제 밑의 미혼 여직원한테는 같이 가자고 난리도 아닙니다.
저희 일이 다 끝나지 않아서 남자들이 먼저 출발했는데 미혼여직원한테
핸드폰이 오고 그 여직원은 제가 심기 불편해 하니까 가고 싶어서 몸은 달았는데
제눈치를 보고...
그 순간만큼은 여자라는 것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결혼했다는 것이
이 사회 남자구성원들에게 점점 부담으로 다가온다는것이 피부속 깊이 깊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며칠이 멀다하고 이런 기분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저도 잠들어 있는 우리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같이 놀아주지 못해 할아버지가 하루종일 티비만 보여주는 우리딸을 보면말입니다.

욱하는 마음으로 사표를 써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말았다 하는 시기는 오래전에
지났습니다. 그냥 이 고비만 넘기면 좀 나아지겠지 하고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점심시간인데 식욕도 없네요.
이렇게 주절주절 풀어놓기라도 해야 제맘이 편한 것 같아 몇자 적습니다.........
IP : 59.10.xxx.6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요
    '07.1.31 12:42 PM (211.42.xxx.225)

    저도 11년차입니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시네요 하지만 저녁약속으로 일종의 배려(왕따?)를 받는 것은 섭섭해 하지 않습니다. 요즘 저도 그런 고민을 하다가요..이런 생각이 듭디다. 고맙다 그 시간에 나는 우리집으로 가서 우리 아이 손 잡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남자들이 남자들의 장점을 십분활용하듯이 업무에 있어서 여자의 장점을 움츠리지 말고 백분 활용해 보자...!!그렇지만 오늘도 우울한 오후입니다...왜 일하는게 이리 지겨울까요...

  • 2. 토닥토닥
    '07.1.31 12:43 PM (211.45.xxx.198)

    힘내세요.
    다 사는게 그렇죠 뭐...

  • 3. ^^
    '07.1.31 1:11 PM (59.11.xxx.18)

    그대신, 경제력이 있쟎아요. 전 결혼전 200-300씩 돈을 물쓰듯(?) 하다가 결혼하니 꿈도 못꿀 일 이예요.

    전에는 백화점 vip였는데 지금은 맨날 누워있는 옷만 뒤지고 다녀요 ㅠㅠ

    흑. 저도 님처럼 돈벌고 싶어요.

  • 4. 저도 동감..
    '07.1.31 1:14 PM (59.6.xxx.83)

    전 16년차 입니다.ㅋ
    님 하는 고민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회식자리 가도 고민, 안가도 고민..중간에 빠져나가도 욕먹고, 남아도 욕먹고..

    나도 여자면서 20대 초반 반짝반짝 하는 여직원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도 싫고..
    일은 둘째라 하고 웃음으로 슬쩍 때우는 여직원에겐 허허 넘어가고, 저한테는 책임을 주는 것도 웃기고..

    근데 내가 아쉬워 다니는 직장, 버팁니다.
    회식 왕따 시키면 걍 왕따당하고 집에 와서 소주 마십니다.ㅋ
    전문직도 아니고, 그저 사무직으로 회사 다니는거, 넘넘 어렵지만,
    하루에 수천번도 더 사표내고 싶은 마음이 울컥하지만서도,,,

    아쉬운 맘에, 다시 맘잡고 아줌마 소리들어가면 또 일합니다...

    아 그래도 정말 힘들어요......................ㅠ

  • 5. 로그인을
    '07.1.31 1:18 PM (218.152.xxx.24)

    안할수가 없군요.
    저 졸업전1월부터 사회생활시작해서 13년 꽉 채우고 이제 14년차 들어갑니다.
    20년이상 다니신 선배님들에 비함 아무것도 아니지만 요 연차가 생각이 참 많아지는 시기같아요.
    치열한 맞벌이에 육아전쟁, 커리어보다는 아이일이 우선시되면서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한순간 치밀어오르는 것들,회사에서 일단 제쳐진다는 느낌, 아무것도 모르고 까부는 미혼후배들, 하지만 어떤 커다란 계기가 없는 사표내는것도 쉽지 않은 시기.
    그래도 월급다주는 한이 있어도 직장은 쥐고 있어야한다는 친정아버지 말씀 새기며 오늘도 버텨냅니다. 힘내세요. 그치만요 아무것도 모르고 까부는 미혼후배들, 마치 자기들은 결혼해서 애낳고 다녀도 선배처럼 살지 않을거라는 그네들! 살아봐라 요것들아 나도 고맘때는 내가 젤로 잘나고 멋진줄 알았거덩~

  • 6. ,,,
    '07.1.31 2:15 PM (210.94.xxx.51)

    윽.. 회식에 같이 가자고 안하면 전 너무 고마울거같은데.. 회식같은거 너무 싫거든요..
    전 7년차인데 아이도 없지만 진짜 그만다니고 싶어요..
    남편도 벌지만 그냥 제 용돈도 벌고 생활비도 번다 생각하고 다녀요.. 흑흑

  • 7. ..
    '07.1.31 3:41 PM (211.59.xxx.242)

    그냥...그분들 너무 신경쓰지마세요...
    지금 좀 지치고 권태기가 아닐까싶은데요...
    저도 93년에 졸업했으니...--+
    저도 저녁회식 안해서 너무 좋아요...ㅎㅎ
    안그러면 매일 애들때문에 고민할텐데...맘은 편하네요~~

  • 8. 50대 직장여성
    '07.1.31 3:52 PM (211.115.xxx.36)

    저의 전업은 직업이고 주부는 부업입니다. ^^
    젊어서 직장생활할 때는 내 집이 최고여서 직장에서 눈치가 보였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집보다 직장에 치중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여자에게 경제력은 힘이고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시기에 힘은 드시겠지만 나를 위해서 힘센 나를 위해서 노력한다라고 생각하면 어떠할까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답글님의 생각처럼 그래...나는 내 가족을 위해서..그런 생각으로 말입니다.

    덩달아 하나 더!!
    이 글 보시는 분들이 이런 글을 쓴다고 저를 나무라실 줄은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직장생활하는 남자들이 퍽이나 안스럽습니다. 저 역시 울화통이 터지고 억울할 때면 사표를 내고 싶었으나 내가 이런 생각으로 사표를 낸다면 내 남편 역시 이렇게 힘들게 직장생활 할 거다...생각하면 남편이 아무 말없이 직장에 다니는 것이 많이 고맙습디다. 가정내 생활 전선도 이런 저런 사연으로 힘겹지만 직장 전선은 더 어렵다는 것을 아시고 오늘 돌아오신 남편분께 더 따사롭게 대해 주세요. ^^

  • 9. 윗분
    '07.1.31 6:27 PM (210.115.xxx.210)

    동감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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