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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왜 안울어요?

좋은생각 조회수 : 678
작성일 : 2007-01-30 09:22:32
평생 직장이라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교사가 되려고 할 때 나도 제2의 방편으로 국문학 교직이수를 했다.
내가 교생 실습을 나갔을 때다.

학교를 떠나던 날, 과학실에서 바쁘게 지도안 정리를 하던 나는 고사리 같은 아이들 손에 이끌려갔다.
아이들은 내 눈을 가린 채 교실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이들이 달아 놓은 풍선, 교탁의 케이크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내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던 실장의 눈망울까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선물을 받으며 무덤덤하게 웃어 보였던 나.

아이들은 내게 물었다.

“선생님 왜 안 울어요? 우리는 선생님이 기뻐서 울 줄 알았는데….”


아이들의 물음과 함께 고개를 들었을 때 아이들은 감동 없는 내 표정을 보고 무척 실망한 듯했다.
사실 그때 나는 감동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나는 쑥스럽고 미안했다.
당시 나는 교사를 꿈꾸고 교생 실습을 하러간 것이 아니라 교직 이수의 과정 때문에 나갔다.

교단에 서는 일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일지라도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억에 오래 남는 교생 선생님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나의 욕심이라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하게 된다.


교육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단지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길 원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고 싶어 하는 나의 욕심.
그것이 앞으로 내가 가르치고 싶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생각에
나는 고개 숙여 반성했다.


임시방편으로 교직이수를 했던 난 교생 실습 때의 일을 되새기며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좋은생각 "좋은님 꽃씨" 中...-
IP : 61.83.xxx.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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