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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게 이기는 거다...

마시 조회수 : 1,093
작성일 : 2007-01-29 21:54:41
생활과 인생의 지혜를 여기 82에서 너무나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결혼한지 1년. 담달이면 결혼기념일 돌아오는데, 지금 남편 기다리면서 글 쓰네요.
예전에 제가 남편과의 냉전을 여기에 넋두리를 했었는데, 여기 회원님들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되고 남편을 향한 사랑이 다시 생겼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저희 부부의 금슬을 굳힌 것은, 바로 저의 마음가짐이 82의 어떤 회원님 글을 보고
완전히 달라졌다는 건데요.
부부간의 대화에 대한 글에서 어떤 회원님이 남편에게 식기세척기를 사달라하자, 남편은 자기가 한다면서 안사겠다고 했대요. 그런데 남자들이 다 그렇듯 말만 도와준다하고  안도와주자, 회원님은
어느 토욜,일욜 3끼를 정말 정성껏 차리셨대요. 남편의 기분이 좋아진 것을 보고, 일욜날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매일 고생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맛난 음식을 해주고 싶은데, 설겆이 하고 하면
시간도 없고, 당신에게 소홀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하자, 남편분이 흔쾌히 식기세척기를 사라고 하셨대요.

전 그때 머리를 쾅 얻어맞은 느낌이었답니다. 그때 제가 그상황이었다면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식기세척기는 왜 못사게했어? 맨날 말만하고! " 이런식으로 발끈 했을거에요. 그럼 또 남편은 제게 화를 냈겠죠.그런데, 그 회원님은 오히려 남편의 사기를 올려주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으셨던거에요.
마치 옛날 동화에 나오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추운 북풍보다, 따뜻한 햇살이었던 것처럼요.

전 그뒤로 남편이 제게 화를 낼 일이 생기면 오히려 웃어주면서 "자기 왜 그래~ 기분 풀어~"라고 먼저 말하구요, 기분이 언짢아질 상황에서도 남편을 '애`'다~~~ 생각하고(남자들이 원래 좀 단순하고 그러지 않나요?^^:) 비위를 살랑살랑 맞춰줬더니,
신랑이 저에게 화낸걸 너무너무 미안해하면서 저같은 와이프가 어딨겠느냐고,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ㅎㅎ. 제자랑 같지만 저도 몇달전에는 안그랬거든용~ 그 회원님 글을 보고 마음을 조금만 돌린 것이 이런 결과가 되었네요. 아직 아이도 없어서 싸울일도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이런 마음가짐은 항상 유지할랍니다..^^;
IP : 211.172.xxx.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짝짝짝
    '07.1.29 10:24 PM (218.153.xxx.181)

    정말 고단수셔요.
    남자들 의외로 단순하구요.

    남자가 한 잘못된 행동을 차근차근 알려서 다음엔 그러지 않도록 하려는 일은
    자살골 넣는 일인데
    옛날엔 몰랐답니다.
    책망보단 감사와 칭찬의 표현이 효과적이란 걸.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추운 북풍보다 따뜻한 햇살인 거 맞아요.
    잘 안되면 연습이라도 해서 실행해야 하는데 전 아직도 어려워요.

    이렇게 실천 후기까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 2. ...
    '07.1.29 11:08 PM (122.32.xxx.7)

    정말 현명하시네요...^^
    저는 이제 결혼 2년차 되는데..
    근데 아직도 신랑과 정말 지긋 지긋 하게 전쟁중입니다..

    사람의 성격에도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저도 우리 신랑..
    충분히 구슬리고 하면 된다는거 알지만..
    근데..
    그게 제가 안되요..
    제가 스팀이 확 올라서..
    구슬리고 하다 보면요..

    그래서..
    저희는 아직도 전쟁중입니다..^^;;

  • 3. 우리집
    '07.1.30 11:03 AM (125.182.xxx.82)

    우리집은요.. 제 성격도 한몫하는것같에요
    성격이 대충설렁설렁이라서 신랑의 하는일에 화를 내거나 딴지를 안겁니다.
    좀 느슨하다싶을 정도로 풀어주는 스타일입니다.
    아마도 신랑도 그점이 편하다싶은지..잘못하면 알아서 깁니다.

  • 4. 저는
    '07.1.30 11:31 AM (59.7.xxx.168)

    20년 살았는데도 알면서 안되네요
    나는 그럭저럭 내 못난 탓으로 산다지만 애들이 은연중에 배우는 것 같아서 …
    가끔 반성하고 안그래야지 하는데… 며칠 못갑니다.

  • 5. 김수열
    '07.1.30 1:34 PM (59.24.xxx.253)

    ㅎㅎ 머릿속으로는 잘 아는데요, 그게 잘 안되요.
    윗분 자살골...공감합니다. 저 어제 밤 여행가자고 들떠있는 남편에게 면박주고 지금 완전 펭귄지나갑니다.
    자살골로 완패했죠? ㅋㅋ

  • 6. ㅎㅎㅎ
    '07.1.30 5:15 PM (61.82.xxx.96)

    제가 바로 그 식기세척기의 아줌마입니다.^^ 일단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고, 저도 매우 기분좋네요.
    하지만 매사 그렇게 사는 건 절대로 아니랍니다. 오히려 결혼 4년차때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2&sn=off&s...

  • 7. 윗님
    '07.1.31 12:59 PM (220.86.xxx.120)

    식기세척기 글도 링크 좀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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