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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남편한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누가 뭐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게 생기면 가져다주고
누가 요즘 집에 안좋은 일이 있어 힘들다고 하면 이메일로 위로의 메일이라도 한 통 보내주고...
밥도 잘 사고 술도 잘 사고.. 그래서 돈도 많이 쓰지만요..
이런 남편을 두고 사람들은 저에게 결혼 잘했다고 합니다. 자상한 남편을 뒀다고...
그런데 집에서는 별로 그렇질 못해요. 저한테 아주 못하는건 아니지만 기분 좋을 때는 애교도 떨고
그렇지만 자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면 이유 없이 화도 크게 내고 저하고 한 마디도 안하기도 해요.
제가 잘못한 점이 없을 때조차도..
저번 주말이 그랬네요. 금요일 저녁에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는데 기분이 안좋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알아서 - 결혼한지 1년 넘으니 눈에 보이니 눈치껏 - 별 말 안걸고 그냥 조용히 꿀물 한 잔
타주고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하면서 먼저 잔다고 하고 누워있는데 혼자 TV를 좀 보더니 방에 들어와서는
저한테 등을 휙 돌리고 눕네요. 이때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잘 자요, 사랑해요, 그러고 잤구요.
토요일엔 늦잠을 자길래 혼자 청소도 하고 밥도 차리고.. 깨웠어요.
밥 몇 숟갈 뜨더니 안먹는다고 입맛 없다면서 혼자 컴퓨터를 오후 내내 했고 저는 마트에 가서 장보고
와서는 저녁 차리고 과일 깎아먹고 (물론 남편과 함께 먹었죠) .. 그리고 잤어요. 그런데 꼭 저한테 화난
사람처럼 계속 냉랭하더라구요. 밥 먹을 때도 과일 먹을 때도 말 한 마디 없고 국 더 달라는 소리만
한 마디 했네요. 일요일인 어제도 마찬가지였고 혼자 공부방에 가서 한참 있다가 나오더니 일찍 자더라구요.
괜히 눈물이 나서 좀 울다가 씻고 혹시나 해서 공부방에 가봤어요. 남편이 일기쓴게 아닐까 해서요.
남편이 일기 쓰는 사실을 몰랐는데 저번에 공부방 정리하다보니 학생 때 쓰던 가방이 나오길래 낡아서
버릴까 하고 안을 들여다봤는데 거기에 일기장을 숨겨뒀더라구요. 자주는 아닌데 2주일에 한 번쯤
쓰는 것 같았어요. 보면 나쁘다는 사실은 아는데.. 호기심에 읽었었거든요.
어쨌든 어제도 그 일기장을 혼자 들여다봤는데 역시나 일기를 썼더라구요.
내용은 큰 내용은 없고.. 주말 내내 착한 아내한테 괜히 신경질 부리고 냉담하게 대했다. 나는 나쁜
남편이다.. 이런 문장을 써놨구요.. 너무 메마른 듯한 삶이 지루하다. 이런 말도 있었어요.
그 일기장 보는데 마음도 좀 누그러지고.. 남편이 어쩌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이 힘든건가 싶기도 하고.. 저도 맞벌이 한다고 주말엔 쉰답시고
남편과 어떤 활력소가 될만한 일을 안한지 오래되었고.. 영화 보러 간 적도 결혼해서는 거의 없었고
남편이 여행을 좋아하는데 경제적인 이유를 대면서 (집 사느라 받은 대출 때문에) 휴가 때도 그냥 시골에
있는 시댁에만 다녀왔거든요.
제가 남편한테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그냥 좀 지켜보면서 가만히 있으면 될까요? 아니면 회사에
휴가 내고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고 해야 할까요..? 남편보다는 제가 더 휴가내기 어려운 직종이라서요..
1. 여행
'07.1.29 6:54 PM (222.236.xxx.47)이 참에 여행 갔다오시면 좋을 것 같네요.따뜻한 동남아 가셔서 물놀이등 적극적인
스포츠활동도 하시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하면 좋을 것 같네요.그리고 다음 여행
계획도 세우시면서 즐겁게 얘기도 나누시면..좋겠네요.
그리고 아기를 빨리 가지시는게 어떨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2. 저도
'07.1.29 7:06 PM (59.86.xxx.79)여행추천..
그전에 우선 허심탄회하게.. 술한잔이라도 하시면서 말꼬를 여시는게.. 어떨지요..
당신 요즘 너무 힘들어보인다고.. 나도 덩달아 힘들어지고 있다고 솔직히.
두분문제인지, 아님 외부의 문제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대화가 가장 중요해요...3. 산책추천
'07.1.29 8:47 PM (59.9.xxx.209)부부가 살다보면 꼭 뭔가 화제가 있어야 얘기를 하는게 아니더군요.
일상의 사사로운 일도 자꾸 서로 얘기해버릇 해야 대화도 습관이 되지요.
저녁 먹고, 한 30분이라도 손 꼭 잡고 산책을 나가보세요.
집에서 안되던 얘기도 나가면 잘 된답니다.
눈치보지 마시고 당당하게, 자신있게 행동하세요.
바쁘게 직장생활하는 아내가 장보는것 까지 혼자 다니다니요. 같이 장보는게 즐겁다고 하시고
같이 다니시구요.
남자들,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얘기하는거 싫어하는 경우 많으니 산책으로 가볍게 워밍업 해보세요.4. 참..
'07.1.30 10:11 AM (222.107.xxx.36)참 착하시네요
저라면 벌써 버럭 했을거 같은데...
'나한테 뭐 불만있어?'이러면서요
근데 그게 참...
상대가 이유없이 짜증을 낼때
받아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그러지 말라고 말씀하세요
가족간에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정말 온화한 성품을 가지셨네요
제 인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요즘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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