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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웠어요.

남편과 조회수 : 1,218
작성일 : 2007-01-28 20:40:06
시댁문제로..연애 오래 해서 둘의 문제로 싸우는 건
연애할 때 많이 하고 결혼하고는 시댁문제로 싸우게 되네요.

신혼이에요.결혼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나름대로 시댁과의
여러 일들이 있었네요.상처 많이 받았아요.형과 누나들이 계셔서
시부모님 나이가 많으시지만(또래에 비해..) 덜 부담스러웠어요.
장남한테 다 떠넘긴다 이런 것이 아니라 같이 나눠서 하면
괜찮을 거다..라고 생각한 거죠.여러 일들로 저희더러 다 부담하시라고 하시네요. 형님네는 어찌어찌 빠지시구요.

싸운 날도 그런 문제 때문이에요.싸우다 제가 명절(추석,설),제사3번,시부모님생신2번 총 일곱 번만 시댁에 가겠다고 소리질렀어요.(시댁은 차로 1시간 거리..) 꼭 그러겠다는 생각보다 다 저희 부부만 바라보고 계시고,
못하면 막말하시는 것이 싫거든요.그랬더니 저더러 '너네 부모님은 너 낳고
미역국 먹었냐..'이러는 거에요.
저 애교 많고 상냥한 타입은 아니지만 정말 부모님 욕은 한번도 안듣게 할 만큼 잘 자라왔어요.제가 저희 부모님 욕 먹일 줄 정말 몰랐네요.
그 말 듣고는 그냥 울기만 했어요.
보통 싸우면 하루 이틀 잠잠하다가 다시 제가 시비걸어서 또 싸우고 화해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째 각방 쓰고 말 안하고 있어요.
제가 아무말 안하니 남편도 아무 말 없네요.
이상하게 보통과는 다르게 화도 치밀어 오르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오늘 남편은 나가고(다이어리를 보니 초등동창들과 점심먹으러 갔더군요) 밥을 먹는데 갑자기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미역국이야기도 다시 생각나고,제가 결혼하고 계속 아팠어요.
왜 아픈지도 모르고 계속 아팠죠.병원 다녀도 병명도 모르고요..그러다
어찌어찌 어떤 병인지는 알았어요. 죽거나 하는 병은 아니지만
왜 생기는지 모르는 병이고 답도 없어요. 계속 약(치료제가 아니라 그냥 진통제에요) 먹고 관리하는 수 밖에 없어요. 약이 독해서 부작용도 많고요.지금도 약 먹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파요. 진통제 처방받기 전에는 매번 아침마다 울면서 회사가고
밤에 잠도 잘 못잤어요. 너무 힘들어서 직장을 몇 주 쉬었죠.
그 동안 병명도 알아내고요. 제가 쉬는 동안 남편은 많이 바쁘더라구요.매일 늦게 들어오고 저 병원가는데 한번도 같이 가주지 않았어요. 그때는 바빠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휴가 내고 같이 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들었지만 그냥 병원다녔고, 설마 하다 진단 받았을 때는 꽤나 우울했어요.
얼마 전에 시댁갔을 때 시어머니 병원 가는 이야기가 나왔어요.남편이 휴가 낼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시부모님 모시고 병원가는 거 당연하죠.병원도 멀고 나이도 있으신데..그런데요..
저 그 생각이 나니 서러웠어요.저도 진단이 나오는 날이라도 남편이 따라가주길 바랬거든요.죽는 병은 아니지만 무서웠거든요.제가 말 안했으니 남편을 탓하면 안되겠지만 그 생각까지 나니 눈물이 나더라구요.
전 남편 건강검진에 지방간이라고 나와서 간에 좋은 음식을 찾아서 구기자차도 매번 끓여주고 친정에서 홍삼도 보내줘서 계속 줬거든요.
근데 남편은 제 병명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나 모르겠어요.
검색 한 번 해봤을까요? 제가 병명 계속 말해줬는데도 매번 딴 병명을 이야기하더라구요. 왜 아픈지 원인도 모를 때 왜 그런지 한번 검색해 봤을까요?
저라면 정말 안그랬을 것 같아요.
시댁과 문제가 많아도 그래도 남편이 좋으니 괜찮아라고 위안했는데
아닌가봐요..
저 정말 너무 슬퍼요.
IP : 124.49.xxx.7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28 8:56 PM (221.164.xxx.173)

    힘내세요~~~
    먹는 것 확실히 잘 챙겨서 드세요. ... ^^

  • 2. ^^
    '07.1.28 10:29 PM (222.113.xxx.164)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이말이 먼저나오세요.
    남편분 참....싹퉁바가지네요. 진짜남자들은 왜 그럴까요.
    화해를 하더라도 미역국 얘기는 반드시 충분히 사과받으세요. 남한테도 하기어려운 말을 어찌 부인에게 한답니까. 내가당신어머니라면 내아들이 이러고 말 한마디 한다면 너낳고 먹은 미역국이 다 넘어오겠다고 하세요.

  • 3.
    '07.1.28 10:36 PM (210.97.xxx.233)

    이를 악물고 님 건강을 유지하세요
    자꾸 한 가지 생각에 빠지다 보면 더 우울해지고
    더 건강이 나빠지거든요

    제 남편 역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저에게 가장 냉정하답니다.
    그래서 많이 우울하기도 했지만
    친구도 많이 만나고 아이들이랑 즐겁고 놀기도 하면서
    그 우울함에서 탈출하려고 애쓴답니다.
    원글님이 제 옆에 계신다면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싶네요

  • 4. 힘내세요
    '07.1.28 10:38 PM (210.123.xxx.159)

    진짜 혼자서 아플때 혼자밥먹을때가 얼마나 서러운지~ 남편분 너무 말을 함부로 하시네요 미역국 이야기는 정말 부모님 까지 욕하는 말이구요 우리나라 남자들 정말 자기자신하고 자기부모님 밖에 모르는 사람 너무 많아요 이럴때일수록 밥꼭 챙겨서 드시구요 솔직히 지방간? 이거 술먹고 고기먹고 그래서 잘생기는 겁니다 병도 아니에요 남편분 챙기시지말고 님 몸을 먼저 챙기세요 홍삼도 님이 드셔야 하구요 음식도 님건강 위주로 해서 드세요 챙겨줘봤자 당연한줄 알고 고맙단 말 한마디 없이 넙죽넙죽 받아먹기만 하시는거 같은데 그러시지마시어요 님이 건강하셔야 님의 부모님도 챙기시고 그러실수 있어요 우리나라도 결혼했다고 무조건 시댁부모님 남편이 먼저다 하는거 빨리 고쳐야 하는데 정말 다 속상하네요 평생 자기의 건강을 챙겨주고 함께 해줄 사람이 누구인지 남편분은 모르시고 있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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