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양쪽 집안의 첫째 손주여서 큰 애 낳고 친정엄마가 아가 봐주시고 직장 다녔습니다. 시댁은 멀리 있고 어머님이 직장에 다니셔서요. 시어머님도 애기 봐주신다고 했지만 애기를 돌보신 적도 없고 대뜸 백만원만 줘라 내가 직장 그만 두고 애 볼란다 그러셨는데 지방에 내려가고 백만원 드리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고, 가까운 데 사시는 친정 엄마가 봐주셨어요.
사실 친정이 잘 사는 편이 아니어서 엄마가 힘든 일 하시면서 가정 살림에 보태시고 그랬는데 손주 보시면서 용돈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엄마가 애기를 잘 봐주시고 할머니니까 너무 감사하죠. 친정과 저희집이 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는 가야하는 거리라 매일 아침부터 오셔서 퇴근할 때까지 저희집에서 애기 보시고 집에 가셔서 다시 밀린 일 하시고 그러셨어요. 그렇게 2년 정도 하시다가 제가 둘째 임신하고 나서 친정 근처로 이사를 왔어요. 아파트가 비슷한 평수라도 대단지에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전에 살던 집의 두 배 정도 비쌌어요. 적금 다 털고 대출 보태서 친정 근처의 아파트로 왔지요.
현재 큰애는 30개월이고 둘째도 태어났답니다. 그런데 다시 직장에 제가 산휴 끝나고 가려니 엄마가 애 둘을 보시기에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휴직을 하기로 했는데요. 제가 휴직하면서 젖먹이 둘째를 보고, 큰 애는 엄마가 봐주시면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복 받았죠. 그런데 휴직을 하면 수입이 거의 없잖아요. 둘이 벌어도 풍족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쓸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절반의 수입으로 살아야해요. 그렇다고 엄마한테 계속 드리던 용돈을 끊을 수도 없어서 제가 엄마한테 휴직하면서도 용돈은 계속 드릴테니 걱정마시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엄마가 큰애가 이제 4살인데 뭐 배워야하지 않냐고 하시네요. 제가 다시 직장 나가게 되면 어차피 보내긴 해야 하니까 먼저 보내는 것도 괜찮긴한데 엄마 용돈에 어린이집 비용까지 제가 직장다닐 때 없었던 지출까지 늘어나니까 도저히 생활비 계산이 안 나오네요.
매일 계산기 두드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살까 걱정이예요. 애가 크니까 요즘은 식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 같고 저는 원래 옷이나 화장품을 사지를 않아서 그런 지출이 없고 애 아빠도 술, 담배 같은 거 안 하고 이발도 잘 안하고 옷도 있는 것만 입는 편이어서 다른 지출에서 줄일 데가 없네요.
거기다가 애가 둘이니 이제 차가 필요하다고 신랑이 중고라도 차를 사고 싶어하고 집도 전세 만기 끝나면 옮기면서 돈이 더 들텐데 어쩔까싶어요.
엄마의 수고가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해서 직장일을 싸가지고 밤에 와서 할지언정 엄마 늦게까지 계시지 않도록 노력하고, 옷이나 별도의 용돈이나 뭐라도 몰래 꼭 챙겨드리고 그랬는데 마음같이 잘 안 되네요. 제가 휴직하는 동안 해외여행 한번도 못 가보신 엄마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은데(제주도는 가족여행으로 저희가 보내드렸어요) 솔직히 휴직하면서 용돈드리는 것도 좀 버겁습니다.
알아서 하시는(?) 시댁에는 경제적으로 잘해드리지 못하면서 친정에만 하는 것도 좀 미안하구요.
제가 이렇게 돈 걱정해도 친정이나 시댁이나 서울서 맞벌이하니까 아주 돈 많이 버는 줄 아세요. 휴~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친정엄마니까 당연히 하는 줄 아시고, 친정 엄마는 다른집에서 시어머니가 애 봐주면 친손주인데도 돈 받냐고 그러시고.
저희 친정이 조금이라도 여유로워서 제가 돈 드려도 빈말이라도 안 받아도 된다고 그러면 좋겠어요. 아니면 갑자기 목돈이 생겨서 엄마 넉넉히 드리면서 저도 편하게 애 보고 싶구요.
제가 돈을 드려서 그런지 애 아빠가 같이 볼 수 있는 날에도 오셔서 큰애 봐주시고 먹여주시고 청소까지 해주시니 마음이 너무 불편해요.
정답은 없지만 저혼자 마음이 안 좋아서 그냥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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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육아와 생활비 문제.. (친정엄마와 관련한)
어쩌나 조회수 : 885
작성일 : 2007-01-23 16:00:09
IP : 124.49.xxx.15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제생각은
'07.1.23 5:40 PM (59.6.xxx.88)첫째를 놀이방에 보내면서 친정어머님이 둘째를 봐주시면 어떨까요? 놀이방보내는거는 부모들이하고 저녁에 퇴근전 시간만 봐주시면 부담이 훨 덜하시죠..저희가 그렇게 해요..19개월때부터 놀이방 보냈어요.
2. orange
'07.1.23 6:08 PM (220.81.xxx.221)첫째는 어린이집에 보내면 종일반의 경우 6시경 마치죠. 둘째는 어머님께서 맡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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