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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쓰시던 물건
영동 세브란스에 입원 중이셨는데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해서 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입원만 하시면
그 좁은 침대가 싫다하시고 집에 가고 싶어하시면서
치매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어요
집하고 병원을 혼돈하시면서
서랍에서 옷 꺼내와라, 냉장고에서 뭐 꺼내와라 하시니
옆 침상에 입원중이신 분들은
저희 어머니가 치매이신줄 알더라구요
다행히 집으로 오셔서 한달 정도 있다가 가셨는데
집에서 돌아가시며. 임종을 식구들 손 잡고 가셔서 얼마나 마음이 좋았는지요
이제 어머니가 사시던 집에 가면 슬프긴 하지만
물품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어찌 해야 할지요
입으시던 옷, 낡은 재봉틀, 등등
그리고 얼마나 지나면
어머니 기억을 눈물 없이 하게 될까요
1. ..
'07.1.20 11:00 AM (218.49.xxx.34)전 돌아가실때까진 마음 다했고 가족관계도 좋았고 다 좋았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며느리가 며느리
티를 내는건지 엄마방에 사위 손길 들여 만들어드린 비싼 나전칠기 문갑화장대며 가죽옷들이며
식구들과 한마디 상의없이 홀라당 내다버려 그사람과 의절수준입니다 .
님은 그래도 복받으셨네요
엄니흔적 스스로 정리할 기회 부여받으셨으니말입니다
저한테 엄마흔적이라곤 열쇠지갑 작은거 하나있어요 ㅠ.ㅠ
쩝!
님 덕에 다시 웁니다2. ...
'07.1.20 11:35 AM (220.90.xxx.144)우리 엄마도 병원에 오래 계셨는데 치매 비슷한 증상이 오더군요.
그렇게 정신이 좋은 분이셨는데...
엄마에게 잘 못했던 일만 두고 두고 생각이 납니다.
엄니 흔적 너무 없애지 마세요.
엄마방의 전화를 일 년 넘게 그냥 뒀었답니다.
전화를 걸면 엄마가 꼭 받을 것 같았어요.
이젠 동생이 그 번호를 없앴지만
그래도 제 비밀 번호는 무조건 엄마 전화번호 입니다.
안 잊혀 져요.(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려 좌판이 안보입니다)
엄마 재봉틀은 꼭 챙겨 두세요~~꼭요(없애면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엄마 가신지 오 년이 되어 가지만
지금도 슬픈일 기쁜일만 있으면 엄마생각이 나는데...
"얼마나 지나면 어머니 기억을 눈물 없이 하게 될까요??"
하는 질문엔 답이 없어요.
세월이 많이 흐르면 조금씩 옅어지긴 한답니다.3. 복슬이
'07.1.20 11:46 AM (211.55.xxx.123)엄마집에 전화를 돌아가시고 2년이 지난 후에야 해약했답니다. 받지도 않는 전화에 대고 아이들 얘기며 주변얘기들을 살아계신 엄마에게 하듯 그렇게 하며 2년을 보냈어요. 전화를 해지하면 엄마와의 마지막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 같아서요. 그런 제가 바보같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윗글님도 저와 똑같아서
많이 위로가 되는군요. 돌아가신지 3년, 이제는 엄마전화는 없지만 기쁘거나 슬픈일이 있을때면 언제나 제마음속의 엄마와 대화를 합니다. 엄마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셨을까 생각해가며
좋은 엄마,좋은 아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슬픔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 엄마가 바라시는 바로 그것일테니까요. 엄마 안계신 아줌마 고아들, 화이팅!!!4. 엄마가
'07.1.20 11:57 AM (122.100.xxx.12)아직 건강(?)히 계시지만 여러분들의 이런글만 보면 왜이리 눈물이 날까요...
훗날 저에게도 다가올 일이라서이겠지요.
서른셋에 혼자 되셔서 4남매 키우시고 올해 칠순이 되셨어요.
저 어린시절 술장사,빵장사,판자집 이사다녀가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신 분.
몇달전 첨 가본 제주도,첨 타본 비행기...
그거 하나로도 딸덕에 호강한다며 얼마나 행복해하시고 좋아하셨는지
아직까지 맨날 앙앙거리고 대들고 엄마 앞에선 어린양이지만
이렇게 훗날 엄마를 떠나보낼 생각을하면 내 마음속 어떤 희망...분신...뭐 그런게 사라지는 기분이예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두고 이제 내 나이가 엄마가 혼자되었을때보다 훨씬 많이 먹었는데
죽는날까지 엄마란 존재는 항상 그리움인가 봅니다.
님 글 읽으니 저는 훗날 엄마 흔적으로 뭘 갖고있을까...생각하네요.
엄마....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5. ...
'07.1.20 11:57 AM (220.90.xxx.144)복슬이님!!
님의 글을 읽다가 또 눈물이...
왠지 남같이 느껴지지 않네요??
혹시 내 동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6. ..
'07.1.20 11:59 AM (218.52.xxx.17)어떤식으로든 처분해야겠지요.
그냥 내버려 두다가는 맨 위의 답글님 처럼 며느님 임의대로 다 처분해 버려
가족끼리 의가 상하는 경우도 생기니까
다같이 한데 모여 엄마의 추억거리를 몇 점씩 나눠가지시고 그 다음은 버릴것은 버리고
찾아보면 요새도 폐옷가지, 살림살이 가지고 가서 팔고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고 하는 단체, 사람들 많으니
수소문 해보세요.7. 저는..
'07.1.20 3:07 PM (58.143.xxx.230)어머님이 재작년에 돌아가셨는데..
딸 없이 아들만 둘이라서 저희가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어머님 옷가지랑 물품들은 다 모아서 태웠구요.
제가 선물드린지 몇 달 안된 옷 태울 때는 정말 눈물나더군요.
아까와서가 아니라.. 좀 더 많이 입어보시지 못하고 가신게 아쉬워서....
그런 쓸만한 옷들은 재활용할까 생각도 했는데..
원래 가신 분 것은 혼이 담겨있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같이 태우는게 맞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어머님 생각에 쓰시던 가방 하나는 제가 갖고 왔네요.
유행도 지나고 지금 제가 쓸만한 백은 아니라 쓸 생각하고 온게 아니라..
어머님 흔적을 모조리 그냥 다 버려버리기는 좀 아까와서요.
그냥 유품이다 생각하고 갖고 있을 생각에..
몇가지 안되지만 패물이랑 어머님 비상금 같은 건 당연히 아버님 드렸네요.
나머지 물건들은 대부분 아버님 쓰시는 것들이라 그냥 두었는데
아버님께서 추가로 버리신 것도 있었습니다.
아버님이 홀로 되시니 계신 분 생각도 안할 수 없어서 좀 어렵더군요.
주변에서 침대시트 같은 것도 태우고 새로 깔아드리는 것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가족이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가족분들 모여서 함께 처분하고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아버님이 계신다면 계신 분 의견도 따를 수밖에 없고..8. 전...
'07.1.20 6:31 PM (80.135.xxx.112)님...저까지 눈물이나네요. 남일같지도 않고...
전 피붙이처럼 지내던 언니가 세상을 떳는데 옷가지같은것은 다 태웠고...소중히 아끼던 물건들은
역시 아끼던 사람들이 하나씩 선물 받았어요. 전 살아생전 이쁘다며 탐내하던 가방과
인간문화재이신 분이 만들어 드렸다던 그릇을 받았는데 오자마자 언니 생각하면서 상차려서 먹었어요.
언니 생각하면서....
언니 시누들도 언니 물건이라며... 다들 나눠 가지고...보기 좋았어요.9. 할머니
'07.1.20 10:36 PM (221.151.xxx.140)저도 읽다가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우리엄마 아직 건강하게 제 옆에 계셔주신것이 너무 감사해서요. 예전에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옷가지는 다 태우고 비녀랑 도자기 같은 것은 며느리(우리엄마)랑 딸들(고모들)이 유품으로 간직하시던데요. 그 도자기 아직도 우리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예요. 할머니쓰시던 것이라며 아직도 아끼시는데 그 모습이 아주 좋아보이더라구요. 정말 다 버리시지 마시고 유품으로 귀한 것들은 남겨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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