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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옛날 버릇.

우울.. 조회수 : 1,112
작성일 : 2007-01-20 00:48:12
남편은..

연애할 때나 결혼 초기에 술자리에 가면 전화를 안받았어요.

말로는 전화소리가 안들렸다거나 지하라서 안터졌다고 하지만 남편 몰래 전화기를 확인해보면
제가 전화한 시간에 제 전화만 안받고 다른 사람들하고는 통화를 했더라구요.

그리고 남편 술버릇이 사람들한테 전화하는건데 자꾸 주변의 여자들한테.. 전화해서 너무 속이 상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한 번 크게 아프고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남편이 제 소중함이랄까....
그런걸 많이 깨달았다고 저한테 앞으로 잘하겠다고 했어요.

정말 그 시간 이후로 근 1년 반 정도.. 너무 행복했죠.
남편은 술자리도 되도록 피하고... 전화 안받는 일 절대 없고 오히려 술자리에 가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저한테 언제까지 가겠다, 지금 어디다 이러면서 전화를 해줬어요.
술도 조금 마시니 저절로 전화하는 술버릇은 사라졌구요.

그런데 요즘 다시.... 예전의 남편 모습이 보여요.

술 한 잔 하겠다고 해서 오는 시간이 새벽 2시, 3시....
남편 핸드폰 발신번호에는 회사 후배, 대학 후배, 동창 등 여자 이름이 찍히기 시작하고...

오늘도 여전하네요.
8시에 퇴근하면서 술 한 잔 하겠다고 하더니 지금까지 전화 한 통 없고 전화를 두 번 했는데 안받습니다.

더 웃긴건 요즘엔 자기 술버릇을 숨기려는 의도인지 새벽에 일어났을 때 발신번호를 지우나봐요.

만취해서 제가 옷벗기면서 봤을 때 있던 발신번호의 여자 이름들이 다음날이면 사라지거든요.

정말 눈물이 나요....
제가 다시 한 번 죽을 정도로 아파야 정신을 차릴건지....

오늘 술 같이 마시는 사람들 전화번호를 아는데.. 그 사람들한테 전화하기는 자존심 상하고...

사실 남편이 전화하는 그 여자들한테도 자존심 상해요.
유부남이 새벽에 술 취해서 전화하면, 제 꼴은 뭐가 되는건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같이 맞벌이하고 집 산거 대출 갚느라 허리가 휘어져도 술 취하면 문도 제대로 못여는 사람이라
밤 늦게까지 기다리는데..... ....... 슬퍼요... 너무.............
IP : 218.39.xxx.20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궁
    '07.1.20 12:54 AM (123.254.xxx.15)

    남자들은 넘 이기적인 것 같아요. 왜 맨날 술에 여자들만 집에서 기다려야 하는 건지...
    사실 저도 울 남편 기둘리고 있어요. 울 남편은 제가 전화하면 싫어해서 전 전화도 못해요.
    지금 방금 전화 왔네요. 오고 있다구...
    저도 울 남편 술도 못먹으면서 허구 헌날 새벽에 들어 오는 거 지겹지만 어쩌겠어요.
    지도 좋아서 하는 거 아니라는데....
    근데 원글님 남편분은 정신을 좀 차리셔야 할 것 같아요. 왜 남의 여자한테 전화를 하는지...
    어케 고쳐야 할지 의견 좀 내주세요~다들..

  • 2. 도움은못되고..
    '07.1.20 2:06 AM (221.162.xxx.98)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 그런 버릇이 있었어요. 그사람은 술을 안 마셔도 그랬다니까요.
    나한테 잘했지만 그 사실을 전해들은 뒤로 바로 이별선언을 해버렸죠.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마 애정결핍 같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엄마가 없다거나, 그런 거 아니라도 유년시절 우연히 겪게 된 애정결핍 같은 게 자신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분출이 되는 건지도 모르고,
    특별히 바람기가 있어서일지도 모르지만 술먹고 자꾸 다른 여자들한테 전화하는 거 보면
    아무튼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란 얘기 아닐까요?
    우선은 이유를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힘들겠지만 심리상담이라도 받아 보는 게 어떨지..
    하긴 그렇다고 남편한테 대놓고 정신과 상담 좀 받자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두자니 분하고 자존심 상하고..깊은 대화를 자주 좀 가져보고 여러모로 궁리를 해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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