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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남겨진 아버지의 사랑
“주부가 어떻게 가계부도 안 쓰냐!” 어젯밤 잔소리를 하던 남편이 생각나 가계부 정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공과금 합계가 자꾸만 막혔다.
이 참에 그동안 미뤄왔던 통장정리를 해볼까 해서 통장 두 개와 도장을 챙겨 집을 나섰다.
‘모든 공과금들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데 확인 한번 안 해 보다니….’
내가 생각해도 좀 심했구나 싶었다.
통장 하나는 언제부터 정리를 안 했는지, 은행 직원분이 새 종이를 계속 바꿔 넣어 주었다.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결국은 지면이 부족해 통장 두 개 모두 새 통장을 만들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통장 정리는 끝이 났고, 정리된 내역들을 살펴보던 나는 갑자기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한 통장은 내가 대학교 입학할 때 만든 통장으로 거기에는 10년 동안 딸을 뒷바라지 해 주신
아버지의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었다.
내가 결혼을 하고도 넉넉지 않은 딸의 살림이 걱정되신 아버지는 때때로 돈을 부쳐 주셨다.
2005년 12월 3일. 아버지의 이름으로 돈 백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이 날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딱 세 달 전이었다.
간암으로 투병 중이셨던 아버지. 변변한 암보험 하나 없어서 병원비 걱정이 많으셨던 아버지는
그런 와중에도 악화된 몸을 이끌고 어머니도 모르게 내게 돈을 부쳐 주신 것이었다.
딸에게 마지막으로 용돈이라도 주고 싶었던 아버지.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시다가 이제 좋은 날만 남았다고 좋아하시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께 앞으로 잘하겠다고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큰 소리 쳤던 나지만
돌이켜 보면 나는 늘 아버지께 받기만 한 못난 딸이었다.
통장에 찍혀 있는 아버지의 이름 석 자가 내 가슴을 울린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들은 이렇게 내게 속삭인다.
“사랑한다. 내 딸아...”
살아생전 단 한 번도 말씀해 주지 않으셨는데, 난 어떡하라고…
내 곁에 없는 아버지는 이제야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신다.
-좋은생각의 좋은님 꽃씨 中에서...-
1. 재택근무하고싶다.
'07.1.19 9:21 AM (211.107.xxx.175)눈물나네요. 저희 아버지도 돌아가신지 25일이면 2년째. 일요일엔 산소라도 가야겠어요. 제사를 안지내니 기억에서 자꾸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보고싶다. 사랑해'
2. ㅠ .ㅠ
'07.1.19 9:55 AM (58.120.xxx.247)주책이 눈물로 쏟아지네요. 나이 40이 넘어가니깐 제 나이 먹는것 보다 옆에서 하루하루 늙어가시는
부모님을 보면 울컥합니다. 어머니,아버지 라는 단어만 나와도 눈물부터 나오니.....3. ..
'07.1.19 10:07 AM (203.229.xxx.225)폐암 말기라서 숨쉬기도 어렵고 10m 걷는 것이 100m 뛰어가는 것 만큼 숨이 차시던 우리 엄마는 다시 퇴원하시지 못할 병원에 들어가시기 며칠 전 자식들 학교가고, 남편 회사간 사이 몰래몰래 반년은 먹을 김치를 한 겨울에 다 해놓으셨답니다. 그리고 병원들어가셔서 한달도 못 되어 돌아가셨지요.배추김치는 물론, 깻잎, 콩잎 등등..... 반년 먹을 김치를 각각 해놓으셨으니 원래라면 지겨워서 먹다 버릴 김치일 수 있는데 초여름 마지막 남은 김치들을 먹으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4. ㅠㅠ
'07.1.19 10:09 AM (220.72.xxx.208)ㅠㅠㅠㅠㅠㅠㅠ 아버지 돌아가신지 오래되었는데도
아직도 .. 아버지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납니다..
펑펑 울었습니다 ^^;5. 아버지
'07.1.19 10:39 AM (210.106.xxx.155)식도암으로 7년전에 가셨어요 코에굵은 호스 위장까지 연결해서
호스로 죽을 넣고 했어요 소원이시라며 삽맆호떡 그것이 먹고 싶다고
인간은 맛을 느끼며 먹는 욕구가 강한지라 몰래 사다드렸어요
당연히 기도로 들어가고 엄청난 폐염이 왔고 돌아가시기 3일전 아들 딸네 집에 한바퀴 도시고 싶어하셨는데 울엄마 그몸으로 어델 가냐구 지청구하니 누워계시다 쓸쓸히 가셨습니다
마지막유언 난 추위를 많이 타니 땅 깊이 파고 묻어달라구 동네 아저씨들께그러셨다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실때외 비교하니 동네 아저씨들 정말 깊이 파시더군요 아~~~내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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