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사건-주심판사의 변

[알고나 있자]

해당 사건의 주심판사가 판결의 과정과 판결이유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세히 설명한 내용이 기사화 되었네요. 통상 판사들은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고상한 원칙 때문에 판결의 내용이 왜곡되거나 언론이나 국민이 판결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비판을 하더라도 대부분 침묵하죠..소위 판결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상급심 판사나 동료판사, 변호사, 법대교수, 아주 드물게 법률적 소양을 가진 일반국민..등등)이 제대로 알아주면 충분하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이건은 아마도 엄청난 국민적인 관심과 사법사상 초유의 당사자에 의한 판사테러라는 당혹함 그리고 주심판사의 개인적인 스타일(판결내용이나 과정을 자세히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에 힘입어 이 판사가 재판과정과 판결이유를 자세히 설명한 듯 하네요.

많은 분들이 "이과적 소양 없는" 판사를 규탄하시는 듯 하던데...제가 보기에는 많은 비판들 중에는 "법률적 소양(여기서 소양이라 함은 기본적 이해)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부분도 많아 보입니다.  제대로 비판하기 위하여 김교수의 주장, 언론의 태도 뿐만 아니라 판결의 당사자로 참가했던 주심판사의 변도 읽어 보시는 것이 시각의 균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해당 기사 퍼옵니다.

*************
이정렬 판사, “판결문 봤다면 테러 없었을텐데”
[헤럴드생생뉴스] 2007년 01월 18일(목) 오전 09:25 가  가| 이메일| 프린트
고법 부장판사 석궁 테러 사건의 발단이 됐던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교수지위확인 청구 소송의 주심 판사가 17일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상세하게 공개했다.

서울고법 민사 2부 이정렬 판사는 ‘박홍우 부장판사님의 쾌유를 빌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재판부는 김 전 교수가 제기한 대학입시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과 오류 지적에 관한 보복으로 재임용에서 탈락했다는 점을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판사의 글로서는 이례적으로 고법 배석판사로 발령되기 전부터 이번 사건을 맡기까지의 개인적인 내용까지 상세하게 기술하며 김 전 교수에 대한 판결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 판사는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오류 지적이 원고의 징계 및 이 사건 재임용 거부 결정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용기있고 정당한 행동을 할 것이면 그와 더불어 교원으로서 덕목도 함께 갖추고 있는지를 원고 스스로 살펴 보았어야 한다’고 적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판결의 기본적 구도는 ‘학자적 양심이 있으나 교육자적 자질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의 재임용 탈락의 적법성 여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원고가 학자적 양심이 있다는 점은 쟁점도 되지 않았고, 재판부에서도 그 점을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이 판사는 “교육자적 자질을 따지는 심리과정에서 원고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이 보복을 당하였다는 점뿐이었다. 당시 학과장이나 학생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때 원고는 반대 신문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은 ‘전문지식을 가르칠 뿐이지 가정교육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는 진술까지 했다”고 공개했다.

이 판사는 “심리 과정에서 부장판사는 김 전 교수를 위해 상당한 배려를 했다”며 “원고의 청구 취지가 1996년 3월1일자 재임용거부 행위의 무효를 구하는 것인데 공휴일이어서 청구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는데도 이 점을 바로 잡기 위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고는 이 점을 모르고 청구 취지를 그대로 유지해 부장판사가 3월1일에 재임용거부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툼없는 사실로 정리해주기도 했다. 편파적으로 심리를 진행했다고 취급되는 점에 대해 재판부는 통분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전 교수는 판결 정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결과만을 알고 테러를 감행했다고 파악되고 있다. 저희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판결서를 작성했는데 내용도 보지 않고 결과만으로 테러를 감행한 것을 보고 당사자 설득을 위한 판결서 작성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관해 깊은 회의에 빠져 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저두.]

알고나 있자 님의 말에 왕동감입니다. 특히 이부분요. "제가 보기에는 많은 비판들 중에는 "법률적 소양(여기서 소양이라 함은 기본적 이해)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부분도 많아 보입니다"...

[만약..]

아래 글들 보면 학자적 양심이니 김교수 불쌍하다고 하시는데, 만약 김교수가 내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이
라면 어떨까요? 섬찟하지 않으세요? 세상에 억울한 일이 이것만 있겠어요? 더 형편없는 처지로 어려운
일 당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도 서울대 나와서 유학까지 갔다온 교수라면 도덕관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홧김에도 아니고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하니 정말 무섭네요.

[알고나 있자]

전 조금 걱정이 되는 게 재판이란 게 어짜피 상반된 주장을 하는 당사자들이 있는 것이고 시간과 돈과 에너지가 보통 드는 일이 아니라서 왠만한 일로 재판까지 가지 않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들간에는 굉장한 이익이 달린 문제입니다. 따라서 재판에 진 쪽은 늘 억울하고 자기가 손해 본 생각이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보복이라든가 피해의식에 사로잡힐 까봐 걱정이 되고.

또 한가지 우려 되는 바는 재판부는 제시된 증거를 바탕으로 어느 쪽이 진실인가를 밝혀내는 거지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거나 증거를 찾아 내거나 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치 재판부에게 검사나 변호사의 역할을 하길 바라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기사를 옮겨 왔습니다.

[반대편에서]

다음 아고라에 올라와있는 '이정렬판사에 대한 반박'입니다.
위 생략---
기사에 따르면 (지금) 재판부는 ‘오류지적은 정당했다. 그 점이 재임용 탈락의 한 원인이었음을 인정한다. 이미 재판부는 그걸 (쉽게) 인정했기에 오류지적 건은 더 이상 길게 논의할 필요도 없었다. 허나 -여러 가지로 볼 때-그 교수의 교육자적 자질은 성대에서 얘기하듯 문제가 있었고 우리 재판부는 그걸 중점적으로 심리했는데, 본인은 거기엔 무신경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사를 접한 바에 따르면 성대 측은 재임용 탈락 건과 김 교수의 오류지적은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이정렬 판사는 이번 판결의 기본 구도는 `학자적 양심이 있으나 교육자적 자질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의 재임용 탈락에 대한 적법성 여부’라고 밝혔습니다.
전, 피고 측인 성대가 학자적 양심에 따른 오류지적을 재임용 탈락 건과 무관하다고 하는 발뺌하는 상황이라면, 반면 원고 측인 김 교수는 그것을 재임용 탈락의 이유로 보고 있다면, 재판부가 잡았어야 할 판결의 기본 구도는 ‘피고 측이 인정치 않는 오류지적이 없었다 해도, 오류지적 이듬해 ’재임용 탈락‘ 통보를 받았을 것인가?’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김 교수가 설령 자질 부족으로 어차피 오래 자리보전할 사람은 못 되었다 해도, 김 교수가 원한 건 ‘오류지적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였음을 생각한다면, 판결의 잣대 역시 오류지적이 아니었다면 ‘96년 재임용탈락’이 가능 했겠느냐의 여부였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래 생략

---생략된 부분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 클릭하시거나 복사하셔서 주소창에 옮기셔서 클릭하세요-
http://agorabbs2.media.daum.net/griffin/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

이정렬판사가 튀는 판사이긴 하죠.
그의 판결에는 1억원의 내기골프는 도박이 아니란것도 있습니다.
판결이 아주 자유로우신 분이시라서 자신이 '이런 사람이다'라고 하는게 싫으시다고 그 글에 밝히셨던데 과연 그분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평가하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교육적자질.]

김교수의 교육적 자질에 대해 논한 글도 있어서 퍼왔습니다.
판결문에 나와있는 '교육적 자질'에 관해 과연 김교수는 10년전에 어떠했을까.
발췌해서 올릴까하다가 그냥 전문 다 읽어보시는게 원글과 비교해서 생각하시는데 중립적인 사고를 하실것같아서 주소를 올립니다.

http://blogbbs1.media.daum.net/griffin/do/blognews/column/read?bbsId=B0002&ar...

이글 읽으시면 내 아이의 선생님이었더라면 좋았겠다하는 생각도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교육자적인 자질을 문제 삼은 학교측의 주장과 이에 반대되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가 공정하게 평가하였는지가 궁금합니다. 졸업생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도 학교측의 주장과 같은 무게로 받아들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폭력 행사 물론 잘못되었지요 하지만 한때는 한 분야에서 인정받던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을 때는 전후 사정을 잘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제가 해고와 관련된 일을 좀 하고 있습니다만
생각보다 우리나라 법원이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근로자들에게 해고라는건 때로는 사회적 사형선고와 다름이 없죠
저 교수분의 경우 재임용 탈락 이후로 삶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되잖아요.
그런 점을 헤아려 해고나 재임용 탈락을 시켜야 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회사나 재단 등의 재량을 너무 폭넓게 인정해버리는거 같아요.

[김수열]

이유야 어찌됐든 폭력사용은 나쁘죠.
하지만...법원으로부터 이상한 판정을 받아서 고생해본 경험이 있는사람이라면 그 교수의 심정은 이해될거에요.

[억울한]

주심판사의 변이라고 읽어봤더니.더 한심하네요. 이정렬판사 라는 사람. 1억골프내기는 내기도 아니다. 양심적병역거부자 무죄 등등.. 별로 납득이 안되는 판결로 유명하시더군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보는 사회라서 씁쓸하네요.
누구는 우리 아이가 남편이 당했으면 어쩌냐고 그러는데.. 내 남편이 그렇게 부당하게 일자리 해고되었으면 그리고 법원앞에서 1인시위 등등 억울함을 호소해도 안먹히면 미칠거 같은데요.

물론 폭력이 정당화될수는 없어도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되기까지 왜..왜..그랬을까하는 마음에서 보고싶네요.

[별로요]

만일 학생이 자신의 성적이 잘못 평가되었다고 해서 김교수를 석궁으로 쏘았다면요.. 과연 그걸 정당하다

고 할 수 있을것인지 궁금하군요. 방법이 나빴고.. 김교수가 교수로써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

되지는 않는군요. 외국에서는 강의전담교수와 연구전담교수가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는 한 교수가 강의도 하고 연구도 하는 상황에서 연구능력뿐 아니라 교육적 자질도 중요한 덕목입니다.

충분히 검증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사안으로 복직된 교수들도 다수 있습니

다. 재판부에서 낸 원문을 읽어보면 자신이 F학점을 준 학생뿐 아니라 A+를 준 학생이 증인으로 출석하

여 김교수에게 불리하게 증언을 한것으로 되어 있고 같은 학과 교수들도 나서서 변호해주는 사람이 없었

습니다. 특히,, 출석부에 기재한 점수와 실제 제출한 점수와의 상관관계가 낮았습니다. 그것은 김교수가

어떤 특별한 기준없이 채점을 했을 가능성은 내포하는 것이구요. 한 인간으로 동정이 가기는 하지만 내티

즌들이 심하게 분노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김교수의 교육적 자질을 검증받아야한다면 마찬가지로 그걸 논한 판사들의 자질은 누구한테 검증받아야할까요?
한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판결을 하는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판결문만 보시지마시고 다른것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죽했으면]

자기가 망할줄 알면서 그렇게 황당한 일을 했을까요.
그사람이 바보인가요. 무의식중에도 아니고 계획을 했다면.....
전 이해가 돼요.
정말 어이없는 판결 받아 보세요. 상식적으로 없는 일이 많잖아요.
특히 법쪽 사람들은 너무 권위적이고 서비스정신 제로고.....
국민을 위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를 세우기 위해서 그런일들을 많이 하잖아요.
난 그들 인생이 불쌍해요.판사가 됐지만 틀안에서 사는 사람들......

[같은 과 교수들도]

사립대학교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죠.
나서서 변호를 해주다간 자기 목도 날아가는데 누가 나설수있겠습니까?
국립대학 교수들처럼 공무원신분이라 재단에서 함부로 짜를수없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학생들도 꼭 중립적인 입장에서 증언을 했다고 보긴 어렵겠죠..
학교다녀보세요..
학과장이 부르고 지도교수가 부르고.. 이러구 저러구 하니 어떻게 해줘야겠네하면
학생들이 자유롭게 증언할수있을지..

학생들도 20살 이면 뜻을 세우는 나이입니다. 최소한 (아주 천재를 빼면) 20살 넘은 청년들이 강의 시간에 내뱉은 교수의 한마디에 사상과 정신이 좌지우지 될만큼 심약하지는 않겠지요..
자기를 가르치는 선생에게서 배울것은 배우고 걸러서 들을것은 걸러서 들을줄 알겠죠..

사실 대학은 심화된 학문을 가르치는 곳 아닙니까? 기본적인 인성교육은 초,중.고등학교때 이미 끝났겠죠..
초중고다닐때 가정교육, 인성교육 안된 애들이 대학와서 교수 잘만난다고 인성 달라지진 않습니다.
역으로 초중고 다닐때 인성교육 잘된애들 대학교때 교수 못만난다고 인성 망가지진 않겠죠..

당해본 사람들은 알것입니다. 법이 얼마나 있는자의 편인지..
아니 법은 중립적일지라도 법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 자의 편인지..
그들도 있는자의 그룹에 속하는지라 제밥 그릇에 칼대는 사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