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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같은 엄마
좋은생각 조회수 : 839
작성일 : 2007-01-18 12:37:17
우리 아기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그 병은 간질까지 동반해서 나는 밤새 아이가 간질을 앓을까 걱정하며 피로가 엄청나게 쌓였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 집으로 출퇴근을 하며 집안일을 해 주고, 아기도 돌봐 주신다.
누구는 엄마가 그렇게 안 해 줘도 용돈도 준다는데
나는 그렇게 엄마를 부려먹고도 형편이 어렵다는 핑계로 용돈 한 번 드린 적이 없는
아주 나쁘고도 뻔뻔한 딸이다.
가시고기 같은 우리 엄마도 너무 힘들었는지
자꾸 아이에게 너 아니면 이 집에 발걸음도 하기 싫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네 살배기에게...
늘 미안해서 마음 아픈 나에게 그 소리가 자격지심이 들게 했는지
애한테 별소리를 다한다고 엄마를 나무랐다.
엄마도 그런 소리 할 수도 있지 뭘 그러냐며 큰소리가 오갔다.
결국 엄마는 목 놓아 우셨다.
“니 때문에 난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얼마나 더 잘해야 되는데... 나도 정말 요즘은 죽을 지경이다.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는데 엄마한테 그게 무슨 태도냐?”
엄마는 싫으면 매정하게 되돌아서는 분이다.
그런 엄마를 잘 알기에 속으로 저러다 가 버리면 어떡하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실컷 화를 낸 엄마는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는 아기 물리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향하셨다.
순간 목이 메어 어쩔 줄을 몰랐다.
엄마 성격에 그냥 휑하니 가셔야 맞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시는 모습….
그냥 나가 버리면 딸 혼자서 두 아이를 보는 게 걱정돼 못 가셨던 것이다.
요즘 너무나 힘들다 보니 내가 우리 큰아이 엄마라는 생각만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도 엄마한텐 자식이었다.
“나 역시 엄마에게 공기이고 물인 것을 잠깐 잊고 있었어요.
엄마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좋은 생각의 좋은님 꽃씨 中에서...-
IP : 61.83.xxx.1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눈물
'07.1.18 1:27 PM (220.119.xxx.154)갑자기 눈물이 날려네요.. 울엄마생각이...
2. ..
'07.1.18 4:10 PM (211.176.xxx.53)딸들은 이렇게 엄마 미안해요. 하면 끝이지요....
저도 그런 딸인데.. 목이 메여와요..3. ...
'07.1.18 5:01 PM (121.133.xxx.132)무심코 읽다가 눈물이 맺히네요.
휑하니 가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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