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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뿐 동생이지요?

진퇴양난.. 조회수 : 1,109
작성일 : 2007-01-17 18:44:01
며칠전 친정 오빠네가 불이 났습니다.
부랴부랴 가보니 세상에 숫가락 하나도 건질것이 없이 몽조리 다 타버렸더군요.

오빠는 지금 오십대 후반이고 시골에서 논농사 조금 짓고 있어요.
따로 수입은 전혀 없는편이고 가을에 추수를 해서 이삼백정도 통장에 넣고 쓰다가
모자라면 우리 동생들이 각종 세금이며..뭐 이런저런 생활비 내주고 근근히 살았었더랬어요.

오빠는 어릴적에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일곱여덜살? 정도의 사고를 갖고 있답니다.
이런 오빠 밑으로 저 포함해서 여동생들이 셋 있는데 모두 사는게 그저 그렇습니다.
그중 큰언니는 오빠랑 한동네서 살다보니까 그언니가 제일 오빠를 많이 돌보고 있구요.
지금까지는 그저 서로 어려운소리 안하고 형제들끼리 폐? 안끼치고 살아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오빠네집에 불이 났으니 우선 집을 지어야 하는데요..
큰언니 말이 우리셋(여자형제들)이서 돈을 내서 오빠네 집을 지어주자 합니다.
좋은집은 못짓고 그냥 보루코? 집을 20평정도는 지어야 한다고...

언니들도 어렵게 사는건 마찬가지고 각자 이이들도 모두 중,고.대학생들이라
지금이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갈때 입니다.
근근히 빚안지고 살고 있지요..

그런데 저희는 2년전에 대출을 왕창끼고 집을  샀어요.
그 은행이자를 한번도 제때 내본적이 없고 항상 밀려 있는 형편이고
게다가 몇년전에 수술한 암이 재발을 해서 요즘 항암치료 중입니다.
남편이 직장은 있지만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월급 70% 이상이 따로 이자로 나가고 있고
아이들 치닥거리에 제 병원비에  항상 마이너스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언니들에게는 지금껏 한번도
제가 사는게 어렵다는 내색을 안하고 살았드랬었어요.

그렇지만 오빠네를 보면 안도울수도 없고 도와 주자니 어떻게 도울 힘은 없고...
이럴때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빚속에서 허우적 대고 살지만 그래도 사채라도 얻어 집짓는데 보태야 할까요?
가슴은 두방방이질 치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어제도 오늘도 언니들이랑 오빠네집에 가서 콘테이너 박스 구해다가
당분간 먹을 양식이며 생필품들 챙겨 드리고 오는데
언니가 또 쐐기를 박네요.. 우리 형제들이 십시일반 해서 오빠네집 얼른 지어 주어야 한다구요.
그래서 제가 그냥 웃으면서..언니야 난 어려워..
언니들은 그래도 빚도 없고... 집에 암환자도 없잖아.. 그랬더니
큰언니가.. 그래도 도와야지..누구는 머 돈 쌓놓고 사는집 있니? 하드라구요.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
제가 나쁜동생일까요?







IP : 222.234.xxx.8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드시겠어요
    '07.1.17 7:20 PM (211.53.xxx.253)

    큰언니를 따로 만나서 한번 얘기해보세요.
    마음은 있지만 정말 힘들다고.. 자세하게..
    힘든 내색 안하고 있으셨기때문에 자세히 잘 모를거잖아요.
    힘내시고 빨리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원글님 나쁜동생 아닙니다.

  • 2. 힘내세요!
    '07.1.17 7:30 PM (211.252.xxx.199)

    결코, 나쁜 동생이 아니에요! 언니와 만나서 건축비는 많이 들어가니, 콘테이너로 짓는 집은 어떨까요!
    그리고, 절대 사채는 얻지 마세요, 잘 못 되면 사채업자의 나쁜 짓 때문에 주택까지도 날릴 수 있어요,
    아무쪼록 화이팅! 하시고 기운네세요!

  • 3. ...
    '07.1.17 7:44 PM (219.255.xxx.179)

    언니들도 사는게 어려우시다니 이해가 되고 원글님 사정은 더 딱하시니
    고민하시는거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절대로 사채는 안됩니다. 언니분께서 그동안 자세한 얘기를
    모르시니 그만그만 하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으니 솔직히 얘기하시고
    상의해보세요

    오빠네 가족이 몇분인지 모르겠지만 꼭 20평이 아니어도 괜찮다면
    더 적게 지어서 건축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고 요즘은 조립식 판넬로도
    많이 짓습니다.
    비교해보시고 가능하다면 최소경비를 써서 할 방법을 알아보세요

    집도 문제지만 그동안도 간간이 보태셨다면 나중에 그 비용까지도
    생각하셔야 하니까 무리하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황에 이런고민을 하신다는것만 봐도 좋은분이세요

  • 4. 시골이면
    '07.1.17 9:09 PM (219.240.xxx.213)

    비어있는 집은 없을까요.
    그런 곳 저렴하게 구입해서 사시면 어떨까,,, 저도 걱정되어 그런생각을 해 봅니다.
    님은 나쁜분 아니구요, 어쩌면 대출끼고 마련한 집이라도 가격이 시골보다 비싸면 언니입장에서 동생이 나름여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 사정을 말해보면 어떨까요. 사채는 절대 안되는거 아시죠?
    참 난감한 상황이네요..

  • 5. 제가 아는 분의 .
    '07.1.18 12:31 AM (59.8.xxx.86)

    글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원글님은 정말 좋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경황없이 당황스러운 일을 당해서 안타까운마음이 듭니다.
    시골이고 농사지으셨으니 농협에서 장기저리대출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동네에서 우선적으로 배려해주는 다른 혜택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대출을 하지는 마세요. 이자도 만만하지 않고 원금보다 이자부담이 더 많아집니다.
    원글님의 몸도 안좋은데 건강관리 잘하시구요.
    이일로 더 많이 걱정하는만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건강관리 잘하시구요.
    동생분의 이해를 구하고 능력이 되는 만큼만 해주세요.
    원글님도 건강하시고 오빠네 집도 농협이나
    오빠분이 장애인이라고 하시니 관련단체에서 후원이나 보조금을 받을수 방법을 잘알아보시구요.
    어려운 시기를 지나 새집짓고 입주할수 있도록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원글님 꼭 건강하세요.

  • 6. 대동회.
    '07.1.18 2:06 PM (211.116.xxx.130)

    시골에서 대동회라고 있어요.
    동네돈이 있어서, 이자 얼마 받고 빌려주기도 합니다.
    저희 친정부모님 동네가 아주 작고 사람도 얼마 없는 동네인데, 천만원정도의 동네돈이 있어서
    대출식으로 동네분 필효한 사람 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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