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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생긴 일...
그런데 속이 좁아서 삐지기도 잘하긴 해요.
그래서 오늘 일이 제가 속이 좁아서 이해를 못한 건지...
아니면 둔해서 무신경했던 것인지...
아님 상대방이 너무 예민하게 굴었던 것인지.... 당최 모르겠어서 하루종일 기분이 찜찜해서 글 올려요.
늘 여기 자게에서 글 읽다보면 제가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일들에 대하 정반대로 생각하는 분들 의견도 읽게 되고... 그래서 세상을 배우거든요. 다른 입장에 서보기랄까...
오늘 동대문 시장에 가서 원단을 사가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지하철 탄 건 1시쯤.
솜이랑 있어서 무게는 나가지 않지만 부피가 크니까 불편해서 의자 위에 짐칸에 올렸어요.
마침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빈자리가 있어서 거기에 가방이랑 짐 놓고 하나씩 올렸지요.
그런데 짐 하나 올리고 나머지 하나 올리려고 하는데 옆에 앉아 있는 여자분이 절 째려보고 있더라고요.
살짝 당황. 그런데 제가 뭘 잘못해서 절 째려보는지는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분 앞에 서서 짐을 올린 것도 아니고... 제가 서 있던 자리는 분명 빈자리 앞이었으니까요.
그분 무릎 위에 제 짐보따리를 내려놨던 것도 아니고...
그분 발을 밟았을 리도 없고...(뒤에 하는 태도를 보니 제가 만약 밟았다면 이때 그냥 째려만보고 있을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암튼 당황해 하면서 마저 짐을 올리고 그 와중에 빈자리에 아주머니 한분이 와서 앉길래
저도 얼른 앉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옆자리의 여자분이 '헉!' 소리를 내더니 '옆으로 좀 가세요' 하더군요.
그 자리 그렇게 비좁지 않았거든요.
저도 나름 모르는 사람들하고 살 부대끼며 앉는 거 싫어라 한답니다.
정확히 그 자리가 아주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무튼 제가 느끼기에는 힘들게 끼는 느낌이 전혀 없는데 그분은 계속 불편하니까 저리로 가라고 신경질을 부리더군요.
그래서 '갈 데가 없는데요' 했더니 '그럼 옆의 아주머니한테 저리로 가라고 하세요!'하더군요.
그래서 옆의 아주머니 쪽을 보았지만 그 아주머니라고 옆에 빈공간 남겨두고 제게 붙어 앉은 건 아니었거든요. 그 아주머니라고 어디로 가겠어요? 그래서 그냥 그 아주머니에게도 아무 말 안하고, 그 여자분에게도 아무 말 안하고 그냥 앉아 있을 수밖에요.... (속으로 '날더러 어쩌라고??'하고 있긴 했어요)
옆자리 아주머니가 우리 소리에 엉덩이를 움찔움찔하시면서 옆으로 가는 시늉을 하시긴 했지만 뭐 1cm나 가셨나? 아무튼 저도 같이 움찔움찔해서 같이 1cm 가는 시늉했습니다.
그리고는 앉아 있는데 한 1분 지나니까 다시 그분이 신경질을 부리면서
그분 엉덩이와 제 엉덩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으면서 '여기가 불편하잖아요. 보세요. 선을 넘어오셨잖아요. 그래서 옆으로 가라는데 왜 자꾸 그렇게 나쁘게만 받아들이세요?'하면서 화를 냅니다.
더 이상 어쩌라고? 싶어서 저도
"저도 갈 데가 있으면 옆으로 가지요. 하지만 갈데가 없잖아요. 제가 일부러 그쪽한테 붙어 앉아 있는 거 아니잖아요."했어요.
그분 손 그냥 아무 저항 없이 우리 사이에 쑥 들어올 정도로... 우리는 그렇게 여유 있게 앉아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하고 저하고 안 닿아 있던 건 아니었어요. 겨울이라 옷이 두꺼워서 팔 부분 닿아 있었고요, 엉덩이부분도 서로 롱코트 입은 위로 한 500원 동전만큼 닿아 있었어요.
지하철에서 안 닿고 앉기가 더 힘들지 않나요?
지하철 좌석에 요철이 있는데 아마 그 부분을 넘어가긴했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공간 많이 남겨두고 일부러 넘어간 것도 아니고요. 제가 한칸 다 온전히 쓰면서 추가로 넘어간 게 아니라 워낙 제 자리도 그쪽 부분이 이미 침범당한(?) 상태에서 앉은 거거든요. 왜 주차장에서 어느 한차가 조금 치우치게 주차하다 보면 그 옆의 차들이 줄줄이 옆으로 밀리잖아요. 딱 그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가끔 보면 어린아이 앉기도 힘들 공간에 비집고 들어와 앉는 분들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무리하게 앉은 거 아니었거든요. 겨울철이고, 사람들 옷이 두껍다보니까 조금씩 밀린 정도였을 겁니다.
결국 그분이 자꾸 신경질을 부려서 제가 신경쓰여서 자꾸 옆 아주머니쪽으로 가다보니
그분하고는 팔이 닿아있는 정도였지만 옆에 아주머니와는 서로 한쪽팔씩 겹쳐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타인하고 전혀 옷자락도 스치기 싫다면 자가용을 타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튼 더 비킬 자리도 없고... '나도 가고 싶고, 갈 수만 있다면 가겠지만 불가능하다' 말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조금 뒤에 이 사람이 고의인지 실수인지 다리를 꼬면서 신발바닥으로 제 정강이를 치더군요.
쳐다봤더니 자는 것처럼 눈을 감고 있어요.
나한테는 선 넘어왔다고 뭐라고 그러면서 당신은 왜 신발로 남 쳐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하느냐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습니다.
잠시 뒤 건너편에 자리가 나니까 당장 일어나서 옮기더니 눈 똑바로 뜨고 저를 쳐다보면서 입으로 뭐라고 중얼중얼하더군요. 그거 보니 아까 다리 꼬면서 절 친게 고의라는 걸 알겠더군요.
무지무지 화가 나서 저도 입으로 중얼중얼 욕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사실 진짜 욕일 수도 있겠네요.
"나는 참지만, 나중에 꼭 나보다 성질 더러운 사람 만나서 한번 호되게 경우 없는 꼴 당해봐라"했습니다.
나중에 그 사람이 내릴 때 제 옆에 와서 서기에
나도 다리 꼬면서 정강이를 차버릴까... 하는 욕망이 이는 걸 참느라 혼났습니다.
집에 와서도 계속 기분이 우중충한 게 불쾌함이 가시지 않네요.
그리고는 자꾸 제가 뭔가 실수를 했나 끊임없이 생각하게 돼요. (제가 원래 모든 나쁜 일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전가시키는 타입입니다. ㅠ.ㅠ)
심지어는 가까이 가기도 싫은 노숙자처럼 지저분해 보였나?? 하면서 오늘 제 차림새를 다시 뜯어봤다니까요.
하지만 오늘 입은 건 새로 드라이한 코트였는데
어제 목욕도 하고, 오늘 머리도 감았는데
화장도 하고, 악세사리도 했는데... 하고 있습니다. 아주 속상해 죽겠습니다.
1. 음전
'07.1.8 4:48 PM (59.23.xxx.70)가끔 그런 소심하고 신경질적인 반응 보이는 사람 만나죠.
저도 지하철님처럼 내탓을 하는 타입이지만 연거푸 그랬다면 그 사람이 나빠요.
그같은 행동에 그만큼의 대응은 잘못한 일은 아닌것 같아요.2. 지하철
'07.1.8 5:05 PM (218.153.xxx.229)하소연을 주절주절하고 나니 기분이 많이 풀렸습니다. 역시 대나무숲은 필요한가봐요.
3. ..
'07.1.8 5:24 PM (210.104.xxx.5)짜증낸 그 분이 웃기는 겁니다.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옷 두툼한 겨울에 서로 옷깃도 닿을 수 있는거지 그게 싫어서 난리면 정말 지하철은 왜 탄답니다. 원참.4. ===
'07.1.8 5:28 PM (203.233.xxx.249)정말 싸이코같은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더워서 짜증나는 날도 아닌데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똥 밟았다 생각하시고 자책하지 마세요..5. !...
'07.1.8 5:38 PM (210.105.xxx.253)붙어 앉기 싫으면 앉지말고 서야죠~...참 배려가 없는 사람이네요..
넘 속상해하지 마세요~...그런 사람은 언젠가는 고대로 당한답니다.6. 아무리 생각해도
'07.1.8 5:40 PM (221.153.xxx.154)원글님 잘못은 없구요...
그여자가 상태가 좀 안된 사람이네요.정신이건, 마음이건..
처녀라면, 남자 만났다 딱지 맞고 가는 길 일꺼라 생각하시고,
결혼 한 여자라면, 남편한테 아침부터 잔소리 하고 쌈 한판하고 친정으로 가는길이라 생각하세요.7. ...
'07.1.8 6:19 PM (124.197.xxx.155)똥 밟으셨다고 생각하세요..그렇게 자기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면 사회생활 하기도 힘들겁니다
살다보면 그런사람 일년에 한 번쯤은 꼭 만나는 것 같애요ㅋㅋ8. ....
'07.1.8 6:19 PM (61.76.xxx.231)아마도 결벽증 환자가 아닌가 싶네요...
9. 또라이들
'07.1.8 6:21 PM (218.158.xxx.178)정말 싫어요
전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겠던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어떻게 그렇게 행동들을 하는지
똑같은 것들끼리 싸움이나 붙어라 그러고 속으로 빌곤 하죠10. 나쁘다정말
'07.1.8 6:21 PM (64.59.xxx.24)세상에
그걸 그냥 다 당하고 오셨어요..
원래 아무한테나 함부로 대하며 사는 사람인가봐요.
그분 인생도 꼬인 다리 만큼이나 비비 꼬여 있을테니
불쌍하다 생각이 다 드네요.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런 사람 만나면 그냥 계시지 마시고
쏘아붙이세요!11. ...
'07.2.1 11:52 PM (220.117.xxx.141)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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