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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남편 미안해..

나쁜아내 조회수 : 836
작성일 : 2007-01-03 11:14:50
저나 남편이나 지독히도 아침잠이 많은 걸로 소문났죠.
저는 이태껏 단 한번도 9시까지 회사를 가본적이 없어요.
아침 출근해야 하는 회사는 일부러 안다니고
대학때도 오전 수업은 전공필수도 안넣었습니다.
차라리 다른 학년 전공필수를 들었어요.
남편도 정말 못지 않은 사람이죠.
저희 시어머님, 친정엄마.
저희 둘 결혼시키고 1주일 내내 아침에 전화걸어서 깨우셨고
이제서야 발 뻗고 주무신답니다. 30년 넘어 이제서야죠.

저는 회사를 9시나 10시까지 가면 되고
남편은 8시까지 가야 되요.
남편 회사는 저희 회사 가는 길에 있어서
제가 항상 같이 일어나서 데려다주고 저희 회사로 갑니다.
근데 제가 속으로 좀 억울했나봐요.
전 9시에 일어나도 정말 이만 닦고 옷 끼어입고
10분만에 준비해서 10시까지 회사 가는데
남편 때문에 7시 30분 전에 일어나는게요.

그래서 정말 아침에는 꼼짝을 안합니다.
남편은 6시 40분에 일어나서 혼자 샤워하고 아침 다 준비하고 저를 7시 10분에 깨워요.
그럼 7시 20분까지 아침먹고 세수하고 7시 30분에 나와서 남편 회사에 7시 55분에 떨어뜨리고
회사에 가서 회사 앞 골목길에 차 대고 한 1시간 자고 들어올라갑니다.
남편에게는 당신은 내 차에서 자니까 그만큼 아침에 더 자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래서 남편이 아침을 해주는건데..

뭐 아침이라고 거창하지는 않고,
주로 떡을 지진다거나, 쏘세지를 잘라 구운다거나,
베이글 발라주거나 등등..


문제는.

요즘 연말연시인데다가 제가 요새 너무 피곤해서
계속 회사에 못 데려다줬어요.

남편은 제가 잘수 있는 최대한까지 재우기 때문에
제가 그 이후에도 못일어나면 정말 지각해요.
그래서 택시 타고 가야 해요..


지지난주부터 3번이나 안데려다줬는데
오늘도 일어나보니 '자기야 나 간다~'하면서 뽀뽀하고 갔네요.
아아 미안.. 이러면서도 속으로는 아싸 하고 외치며 1시간 반이나 더 자고 일어났더니..


식탁위에 다 식은 오믈렛이 있어요. ㅠ.ㅜ
아침에 그 바쁜데 언제 야채 썰고 계란 풀어 오믈렛을 만들어놓았을까요.
저거 만들면서 제가 먹을꺼 생각하고 진짜 기뻐하면서 만들었을텐데
제가 안먹고 그냥 자버렸으니 얼마나 힘 빠졌을까요.


흑, 저는 점심을 해도 저녁을 해도 혼자 절대로 안하고
꼭 남편도 같이 일을 시켜야 억울해 하지 않는데.
요리를 같이 못할 상황이면 최소한 집 청소라도 시키고 빨래라도 널게 하는데..
왠지 너무 나쁜 마누라 같아서 미안해 죽겠어용..



우리 이쁜 남편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요?
간만에 집에 일찍 들어가서 집 잘 치우고...
남편 회사 데릴러 가고..

그외에는 생각이 안나요~ 도와주세요~~
IP : 210.108.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
    '07.1.3 11:36 AM (61.73.xxx.30)

    세상 어떻게 사세요 -_-;;;;;;;;;;
    9시 출근하는 회사도 못다니고, 아침에 학교도 못가고, 아침에 남편 출근시키지도 못하고;;;;;;;;;;;;
    정말이지 남편분 업어주고 사셔야 할 거 같네요;;;;;;;;;;; -_-;;;;;;;;;;;;;;;;;;;;

  • 2. 安해
    '07.1.3 11:39 AM (211.33.xxx.147)

    저도 요즘..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해요..
    그렇다고 이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도 않고.
    매번 양보하고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민망스럽네요..
    새해에도 이 괴팍한 성격은 계속될런지..

    그냥.. 어제 이런생각을 해봤어요.

    남편이 나를보면,
    남편이 집에오면,

    그가.. 웃게 하자.

    그럼 그가 행복한거다.. 웃을수 있도록.. 그렇게 시작해보자..

    ^^

  • 3. ..
    '07.1.3 2:55 PM (59.13.xxx.93)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어야 나도 바뀌고 싶을 텐데
    도대체 그런 마음이 들질 않아요.
    닭살부부님 부럽고요, 근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들이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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