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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란이라지만.

-- 조회수 : 876
작성일 : 2006-12-28 16:25:58
요즘 회사에서 신입면접을 보고 있습니다.

요즘 취업란 때문에 회사에 들어오는 이력서들이 화려합니다.
그리 좋은 회사도 아닌데도 그렇게 화려합니다.
대부분 SKY 카이스트 그렇습니다.

어제와 오늘오전까지 총 8명을 면접 봤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면접 보는 친구들이 똘망똘망하지 않아요.
성실하려고 착하게 보려고 하는것은 알겠는데
정말로 포뮬러된 '문답풀이'만 가능하지
직장에서 신입사원을 뽑아서 투입했을때 기대하는 아이디어라던 등은 전혀 없습니다.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에 질문을 조금만 비틀어줘도 대답을 못합니다.
꼭 (그 회사의 일에 대해서는 알턱이 없는) 취업정보센터에서 가르친 대로만 대답하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전에 82cook 자게에 올랐던 '대학때 까지 과외받는다는 얘기 안 믿었었는데.
정말 '대학때까지 과외 받았을만한 친구' 8명을 1인당 1시간씩 면접 보는데 아주 죽겠습디다.

이쪽에 원서 넣고 들어오면서 이쪽 비즈니스에 대한 공부도 전혀 안하고 온 것 같구요.
회사에 비해 학벌이 좋으니까 다 통과될거라고 하면서 약간 안심으로 와서 그런가요?
취업란이라는데 너무 고민없이 준비없이 와서 임하는거 아닌가 약간 화도 났습니다.

하긴 저희 팀에도 S대 출신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 저희 팀 골치덩어리입니다.
정답까지 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일을 못해요.
자기가 찾아 할려는 열의도 성의도 없고요.



반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방금 전 면접 보고 온 여대생 때문입니다.

좋은 학교 출신이 아니에요.

인사팀에서 먼저 서류 필터링하고 저에게 면접 볼 사람들을 대충 선정해주었는데
대체 어떻게 서류를 통과한거지? 싶을 정도의 수도권 소재 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 아주 똑똑해요.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고, 얘기를 할때 미소가 느껴질만큼 성의있고 재치있고 아이디어도 넘칩니다.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비틀어 질문해도 대답 잘하고 계속 토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취업도 아주 잘 준비했더군요.
학교 다닐때 공모전에 많이 응모해서 두군데 수상을 했고, 공모 준비를 하면서 그 사업군에 대한 개념을 익힌 듯 했습니다.
맥주회사 객원마케터 하면서 마케팅 훈련도 받았고, 같이 모여 일하는 방법을 익혔고요.
똘망똘망하고, 어떤 질문을 해도 잘 이해해서 대답을 합니다.
그 와중에 자원봉사도 하고 동아리 리더이기도 했었네요.

토익도 낮고 학교도 낮았지만, 전 이 친구가 썩 맘에 들었어요.
같이 봤던 다른 팀 팀장과 서로 이 친구 쓰겠다고 가벼운 신경전을 했네요.
앞으로 본부장님과 부사장님, 사장님 면접이 남았지만 이 친구가 붙을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주변에 취업란이라고 저마다 그럽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는 진짜 늘 괜찮은 사람 못구해서 늘 난리입니다.
다들 '아 정말 사람 없냐? 괜찮은 사람이 없어..' 이런 얘기 항상 듣습니다.
특히 신입들이나 3년차 이하 뽑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취업하려는 후배나 동생들이 있으시다면..
그냥 그 취업정보센터나 헤드헌터가 말하는 요령 같은거 믿지 말고
진짜 그 취업하려는 분야에 대해서 공부 부터 하고 면접 보라고 말씀 좀 전해주세요.

회사 들어가서도 과외 받을건 아니잖아요.
과외 안받아도 직접 풀이할 수 있는 학생을 뽑으려니.. 정말 힘드네요.



전 앞으로 4명을 더 뽑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9명 면접 봐서 1명 뽑았습니다. 앞으로 대체 몇번을 면접봐야 사람을 다 뽑을지... 막막하네요.
다만 다음에는 서류 전형을 직접 할려구요. 학벌로 필터링하지 않고 제가 자기소개서 다 읽고 뽑으렵니다.
IP : 210.108.xxx.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회사원
    '06.12.28 4:45 PM (210.221.xxx.115)

    저도 회사에서 가끔 이력서 주면서 뽑을 사람 골라보라고 하는데 이력서나 면접 보면 다 고만고만하고 정말 괜찮은 인재는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이전에 있던 팀에서도 아래 직원들 능력이 안되서 엄청 고생했었는데..
    구직자는 늘어나는데 정작 회사에선 뽑을 만한 사람이 없으니 취업난이 더 심해지는것 같네요.

  • 2. ...
    '06.12.28 5:03 PM (58.103.xxx.121)

    그 여대생처럼 똘똘하게 키워보려고,
    콩나물되지 말고, 콩나무가 되라고 강하게 키운다고는 하는데
    부디 그런 성인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제대로된 성인으로 독립하기를....

  • 3. 정말 그렇죠?
    '06.12.28 5:04 PM (59.12.xxx.155)

    울친오빠회사서도 그렇다고 하네요.
    면접장소까지 부모님 대동하고 오는건
    좋은데 면접에 무슨 질문을 하면 기다렸다는듯이
    좔좔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하는게
    면접도 학원에서 가르쳐주느냐고 하네요.

    울아이들 어떻게 가르치고 길러야 하는지
    보여주는 글입니다.
    완전히 자기화화한 본인만의 인생설계나
    대책을 슷로 찾도록 해야겠다는 생각 절실합니다.
    똑똑한 명문대생들은 많은데 쓸만한 인재가 없다..
    대기업간부가 한말이 생각나네요.

  • 4. ㅎㅎ
    '06.12.28 5:41 PM (163.152.xxx.45)

    여기 82 아줌마들 상대로 면접보시면 다들 넘어가시겠다... 저도 뽑아줘요. 신입 못지 않거든요 ^^

  • 5. 제발
    '06.12.28 9:48 PM (219.249.xxx.22)

    그 여대생 뽑히길 바랍니다.
    아마 소신있고 끈기있게 해낼 인재일 꺼예요.
    원글님도 그런 분이신거 같은데요?^^
    앞으로도 꼬~옥 뜻 굽히시지 마시고 준비된 인재 뽑아 주세요.

  • 6. 뚱띵이.
    '06.12.29 3:58 AM (58.230.xxx.17)

    될회사는 인재를 기르고
    안될회사는 인재를 고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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