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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배님들..

힘들어요.. 조회수 : 2,059
작성일 : 2006-12-28 10:31:20

저기 아래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거에요.
술 마시고 물건 집어 던지고 때려 부순 남편 이야기요.
결혼하고 첫 크리스마스에, 그것도 결혼한지 채 한달도 안된 신혼인 이 때에 생긴 이야기요.


연애할 때도 서너달에 한번은 그렇게 성질을 부리고는 했어서,
네.. 그 때 정리했어야 했겠지만.. 한번만 한번만 하다가
결혼하면 안 그러겠거니 하다가 결국 결혼 한달차에 생긴일이에요.


분명히 정신 차리면 미안하다 잘못했다 하겠지만 또 반복될 것 같아서
그날 저녁에 시댁으로 찾아가서 펑펑 울면서 이러저러하다 말 했지요.
시부모님, 큰누님 노발대발하시고 죽일놈 살릴놈 하시고 저희 집으로 같이 오셔서
집안 꼴이 말이 아니게 된걸 보셨어요. 신랑은 그 때도 뭐가 그리 성질이 곧추 섰는지
아버지 앞에서도 자기가 잘했다 자꾸 뭐라고 대들길래 다음에 그러지 말라고 그랬다 그러더라구요.


다행히 큰누님이 친언니 같은 분이셔서 아버님 언성 높이기 전에 이 새끼 저 새끼하면서
화 내시고 유리파편 같이 치우시고 저한테 못볼꼴을 보였다고 미안하다 하시더라구요.
누님 아버님이 직접 파편들을 치우니까 그 때야 방에서 나와서 남편이 치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누님이랑 아버님은 가셨어요.


그러니까 성질 부린게 23일 새벽, 누님이랑 왔다 가신게 23일 밤,
그렇게 밤이 가고 24일에 남편은 방에서 꼼짝않고 저도 그냥 놔뒀어야 했겠지만
성질이 그렇지 못해서 반나절을 남은 흔적들 치우고 가구 카페트 다시 청소하고..
24일이 그렇게 지나가고 25일에 신랑이 종일 밖에 나갔다 오구요,
밖에 나가서야 집으로 전화해서 저녁에 얘기하자 밥 좀 먹고 있어라 일단 미안하다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25일 저녁에 집에 와서는 제 두손을 잡고는 미안하대요. 잘못했대요.
무릎도 꿇더라구요. 무릎 꿇은건 처음이지만 제 마음을 다 할퀴어 놓고 미안하다 하는게
한두번이 아니어서 그저 눈물만 나고 아무런 할 말이 없었어요.


남편은 그렇게 사과가 된 건줄 아는지 바로 또 자기 볼 일 보더라구요.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이제 술은 절대 안마실테니 대신 당분간 끊었던 담배를 피우겠대요.
그 말 들으니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이게 뭘 선택하고 양보할 일인가요.. 협상할 일인가요..


시부모님께서는 남편이 사과했다니까 한번만 봐 줘라 신혼땐 다 그런다
남자들은 다 그렇다 너희들끼리 아웅다웅 잘 살아라..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좀 섭섭했어요. 말씀은 딸처럼 여긴다지만 정말 당신 딸이, 당신 사위되는 사람이
술 마시고 그런 행패를 부렸다면 딸에게도 참아라 하셨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26일, 27일이 지나고 28일..
아침에 같이 밥먹고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고 반복은 되지만,
제가 마음이 너무 꽁꽁 얼어붙어서 아무런 말도 못 나누고 있어요.
언성을 높이는 것도 아니고 서로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성질을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정말 서로 아무말 없이 그렇게 있어요.


이래서 사람들이 이혼을 생각하는구나 싶어요.
더 힘든 상황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살 날이 많겠지만
정말 이대로 참고 또 넘어가야하는건지
어떻게 대화로 풀어야 할지..


차근차근 말해볼까도 싶지만
말하다 감정이 먼저 앞서서 눈물만 흘릴 것 같기도 하고,
신랑이랑 대화가 통할까도 싶고..


마음이 반반이에요.
이 사태를 잘 해결하고 이번 주말 다시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가도
다시 또 이럴까 마음이 영 못 미더워서 지금 큰 맘 먹고 정리를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갈피를 못 잡겠네요.

간단하게 쓴다면서도 항상 말이 길어져서 두서가 없네요.
한두마디 씩 남겨주신 말씀들에 큰 도움을 받고는 합니다.
일일이 감사는 못 드리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못할 이야기들을
이곳에 와서 풀고 가면서 마음도 정리해 보고는 합니다..


참 어렵네요...
IP : 220.71.xxx.5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냉정하게
    '06.12.28 10:37 AM (61.66.xxx.98)

    연애때 정리를 하셨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치셨네요.
    나중에 아이만 없었더라면...
    아이가 없었을때 정리했어야 하는데 하는 글을 쓰고 싶지 않으시다면
    지금 심사숙고 하세요.
    아직 늦지 않았답니다.

    사실 결혼 후 첨이라 하셔서 한 번 기회를 줘보시라고 하려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연애때도 그랬다는데서 희망이 없네요.
    시부모님 사고방식도 웃기고요.
    신혼때 누가 다 그런답니까?
    시아버지나 친척 형제들이 다 그랬다면 집안내력이고요.
    그런 공포분위기 아이에게 까지 느끼게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일단 피임 철저히 하시고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 2. 신혼때
    '06.12.28 10:43 AM (211.176.xxx.53)

    아무도 안그래요. 물건던지는 사람과는 살지 말라는 말도 있어요.
    님.. 다음에 던지면 손이 떨리시더라도 일단 사진으로 다 남겨놓으세요..
    님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거 같네요..

  • 3. 걸리는 부분이
    '06.12.28 10:44 AM (210.94.xxx.89)

    시부모님 말씀 중에 걸리는 부분이 "남자들은 다 그렇다" 라는 부분이네요..
    시댁 내력이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윗분 말씀대로 아기가 생기기 전에 심사숙고 하세요...
    남편은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 지 전혀 모릅니다. 님도 남편이 그렇다는 것 아시죠?
    남편이 그렇게 죄의식이 없는 것은 시댁에서 그렇게 보고 자라서 폭력에 익숙해서 그런 거예요...

    대부분 그러한 시부모님 말씀 중 그 다음 얘기가 "애가 생기면 책임감이 생겨서 덜할 꺼다."라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절대로 절대로 안 그렇습니다.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되었다면 잘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님이 생각해도 신혼 한 달이면 깨가 쏟아지는 시절이 아니었나요? 소소한 싸움이야 많이 하지만, 뒤돌아서면 화해가 되고.. 그런 시절이지요..

  • 4. ..
    '06.12.28 10:47 AM (124.60.xxx.23)

    님이 얼마나 힘드실지는 글만봐도 대충 느껴지네요..
    결혼생활 저도 이제 겨우 3년째이지만 님의 사연을 읽기만해도 너무 안타깝네요..
    우선은 피임 철저히 하셔야할꺼같아요..

  • 5. ....
    '06.12.28 10:48 AM (203.233.xxx.249)

    근데 남편은 며칠 전에 나름 사과 해서
    저번에 잘못한 일이 다 해결(?)되었다 생각하고 있을건데
    지금 와서 다시 이야기를 꺼내면...
    보통 다시 싸움만 되더라구요.

    그냥 서로 좀 냉냉하더라도 며칠 지내고 분위기를 한 번 만들어보세요.

    며칠 전 이야기를 꺼내지는 말구요,
    따뜻하게, 하지만 딱부러지게....
    내가 결혼한건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한거라고....
    나는 당신도 사랑하지만 나 스스로도 사랑하기 때문에
    혹시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땐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고..
    그렇게 말하세요.

  • 6. 정말 냉정하게
    '06.12.28 10:51 AM (220.86.xxx.45)

    생각하셔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려서 님은 평생 그렇게 사셔야 합니다.
    아니 갈수록 남편과 시댁은 더 뻔뻔스러워져서 님이 받을 상처는 갈수록 커져갈 겁니다.
    99.999% 확률입니다.
    님 인생이 달린 문제입니다.
    님이 그걸 감당하실 수 있으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아니라면...
    아무도 님 자신만큼 님 인생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습니다.
    님 인생 님이 지켜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지켜주지 못합니다.
    아기 낳고 나면 분명히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아기 인생만 아니라면 당장 떄려칠 수 있는데 아이 때문에 오직 그 이유 떄문에 버텨낸다는...
    물론 지금 정리하기엔 너무나 많이 지나온 것 같고 걸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그러나 어이없게도 더 심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오히려 지금 이 시기가 얼마나 빠른 시기였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혼인신고가 안되어 있다면 저라도 나서서 당장 정리하라고 하고 싶은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 7. 비슷한 경우
    '06.12.28 10:52 AM (211.104.xxx.187)

    제 친구남편이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승질부리고 물건 때려 부수던 날.....
    휴지통, 패트병 종류 날리고 난리를 부리더랍니다.
    그래서 제 친구는 그게 무슨 짓이냐고
    그래서 집안 살림 거덜 나겠냐고
    혼수로 해 간 유리잔, 도자기 그릇, 텔레비전 날렸답니다.
    흉내가 아니고 정말 돈되는 걸로.
    결혼 후 15년 되었지만
    그 친구 남편 다시는 살림 손 안댑니다.
    참고로 그 친구 남편 연예때도
    친구가 안만나준다고 카페 유리창 손으로 깬 사람입니다.
    지금은 순한 양이랍니다.

  • 8. ..
    '06.12.28 10:56 AM (211.176.xxx.135)

    음.. 전번에 못한 후회.. 오늘도 후회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후회할일 이 생기기 마련이어요..
    내 남편을 만드는게 아니라..
    내 아이의 아버지라고 생각해 보셔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아이들이 멀보고 배우겠어요.
    내아이도 똑같은..폭력자가 되기 쉬워요
    아직 아이가 없으시니.. 피임 자알하시고..
    또다시 이런일이 있다면.. 그떄는.. 정말..마음을 굳게 먹으셔야 될듯 싶네요..
    내 아이에게 좋은 아버지를 주고싶지 않으셔요????

  • 9. 정말
    '06.12.28 11:04 AM (125.132.xxx.254)

    윗님처럼 스스로 강하지 않으시다면.. 지켜보세요. 마음 준비 단단히 하시구요. 피임은 꼭 하세요. 무조건요. 남편 믿지 마시고 님이 스스로 피임약 드세요. 아셨죠? 꼭이요?

  • 10. 두고 보심은.
    '06.12.28 11:07 AM (125.180.xxx.181)

    저희남편도 결혼초..물건던지고 그랬어요..
    그 버릇 고칠수 있을까..
    헤어질까 말까 고민많이 하곤했는데..
    살다보니 차츰 나아지더라구요..
    욱하는 성질이다보니.. 그 시기만 약 안오르게.. 그냥 나두면..
    스스로. 성질 죽이더라구요
    지금도 저희남편은 밤엔 야수로..
    잘못건드리면 삐지고 소리지르고.
    아침이면 미안하다고 손이 발이되도록 빌어요..
    그걸 알고 나서는 아무리 싸워도 밤에 싸우면 말안하구요
    아침에 조근조근말해요..
    지금은 애들이 있어서인지..절대 물건던지기 안합니다.
    그냥 정말 화날때 조금 소리지르기 뿐..
    물건 때려 부시는사람은 자기 성질 못이겨서 그런사람이 많거든요..
    그 타임만 잘 넘기시면..
    극단적으로 헤어진다고 생각하지 마시구요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보세요..

  • 11. 현명한
    '06.12.28 11:08 AM (218.157.xxx.197)

    현명한 판단이 중요 할것 같습니다. 깊이많이 생각 잘 하셔야 겠군요..나같은면 ~~~

  • 12. 두가지
    '06.12.28 11:39 AM (59.27.xxx.129)

    두가지를 꼭 병행하세요.
    하나는...지금부턴 사소한 것 하나라도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요. 최악의 선택을 할 때를 대비하는 거니 현실적일수록 좋아요, 재산문제, 아이도 마찬가지고요.
    둘째는...윗분 말씀대로 작정한 사람처럼 정말 강하게 나가셔야됩니다.
    제 남편은 신혼때 싸우다가 화나니까 손에 쥐고 있던 속옷을 마구 찢고 벽을 치더군요. 그리고 쾅하며 현관문을 닫고 나가버렸습니다. 저 그담부터 문 안열어줬습니다. 현관문 발로 차고 난리친 뒤에도 한참 있다가 현관문 걸쇠(체인 아시죠?)를 걸어서 열고 문틈으로 최대한 차분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얘기했습니다.
    지금 옷찢고 벽 치는 버릇, 이 다음엔 물건 부술거고 또 그담엔 사람치게 되는거라고.
    가정폭력이 사람 패서 죽이는건 줄 아느냐? 힘으로 상대방 겁주는 것도 폭력이다.
    당신은 이미 가정폭력을 저지른 사람이다. 내 안전이 위협받는데 당신 집에 못들인다, 당장 입을 옷 챙겨내 줄게 하면서 방에 들어와버렸습니다. 그게 첨이자 마지막 폭력였네요.

    지난 일을 왜쓰냐면, 이 정도 사소한(?) 행동에도 독하게 나가야 그나마 자제시킬 수 있는 게 폭력입니다.
    저 그때, 남편 겁주려는 게 아니라 정말 안살려고 생각하고 말했습니다...그런게 제 말과 눈빛에서 다 표현되니 남편도 정말 무서워했고요. 다른건 몰라도 폭력만큼은 절대! 안된다는 주의라.

    자신이 뭔 일을 하는지, 그게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거예요.
    초기에 잡을 때를 놓쳤으니 정말 각오 단단히 하고, 같이 흥분하지 말고 최대한 싸늘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세요. 그리고 나서는 상대방의 지난 일과 그게 님에게 어떤 상처가 됐는지 하나하나 되짚어서 일러주시고요. 시집식구가 개입될 것도 대비해서, 그분들께 할 말도 다 준비하시고요.
    쓰고 있는 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친정식구,시집식구 다 얽히게 되더라도 지금은 님 하나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13. 냉정한
    '06.12.28 12:11 PM (61.78.xxx.163)

    판단이 필요해요. 흐지부지 넘어가지 마시구요, 확실하게 하세요.
    나중에 더 큰 화가되어 님을 괴롭힙니다.

  • 14. 일단
    '06.12.28 4:32 PM (203.226.xxx.46)

    거리를 좀 두고.. 관찰하세요
    그러다가 마는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신혼때 울 신랑(평소에는 얌전한 편)이 말다툼하다가 컵을 벽에 던지길래
    저는 컴퓨터 모니터를 거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서 고장내 버렸어요
    박살났죠 뭐... 지금 결혼 5년차인데.. 그후로는 그런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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