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도 친구 이야기.. 돌잔치에 안갔거든요..

... 조회수 : 594
작성일 : 2006-12-27 13:47:25
대학 졸업하고 갓 취업한 직장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다른 친구랑 같이 어울려서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 놀았지요.
밥도 당연히 같이먹고, 퇴근하면 번화가 돌아다니면서 아이쇼핑하고.. 쓸데없는거 무진장 사대고..
상사 욕하면서 분통 터뜨리다가 어느 순간 또 배잡고 낄낄깔깔,, 지금 생각하니 좋은 시절이었네요. 갑자기 가슴이 쫌 아리네요..
그래도 나름 알뜰하게는 살았지요. 월급의 한 반 넘게는 저축했던 거 같아요.
평범한 직장인 처녀들이었지요.
그렇게 그 회사에서 3년을 보내고 전 다른 직장으로 옮겼습니다.

,,,

세월이 흘러 이 친구도 저도 결혼을 하고, 친구는 아기엄마가 되었네요..
당연히 이직이후로는 연락도 뜸하고 그리 지냈지요. 하지만 마음속에는 저에겐 항상 친했던 회사친구,,
성격이 좀 답답하긴 해도 내가 처음 사회생활하면서 만났던 친구들 중 하나.. 이렇게 남아있었는데,

제 첫직장이 워낙에 유명한 데라, 주변 (시댁식구, 친구 등등) 에서 이런저런 요청이나 부탁이 많이 들어왔던 모양이에요..
그런 부탁이란게 큰건 아니고, 회사 상품 뭐 좀 알아봐달라,,
혹은 너는 잘난사람(절대 아닌데 외부에서 완전 착각하고..)이니 이 서류 좀 봐달라..
뭐 이런 류인데..

제가 좀 특별히 잘하는 분야가 있었어요.. 그 친구에 비해서..
그런데 그 친구가 자꾸 저에게 넘기는 겁니다.. 그런 일들을.. 친구가 직접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가 친구에게 부탁한 일이에요.

두세번은 해주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근데 해주다보니 계속, 계속,, 저도 해주는건 좋습니다. 하면서 즐거워요.
문제는 그냥 주구장창 부탁을 들어주다보니 나중에는 독촉까지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더이상 안 즐겁고 부담스럽기만 하죠.. 좋은 마음으로 해줄 수가 없죠.. 사실 독촉 받을때는 진짜 황당했어요.
제가 옮긴 새 회사가 널럴하긴 하지만 회사에서 펴놓고 하기엔 정말 눈치보이는 일인데,
집에 가서 밤에 하고 내일 아침에 볼 수 있도록 주겠다니까 안된다고 오늘 밤까지 해달라고..
그럼 전 집에가서 저희남편 밥 굶기고 해달라는건지..
화가 빡 나더군요. 부탁하는 주제에.. 한두번도 아니고..

회사 다니고 아기 키우기 바쁜건 알지만 그때 친구는 휴직중이었고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면 아예 처음부터 받질 말았어야 하는건데 그러질 않고 저에게 다 넘기더군요.
아마 제 능력으론 그냥 뚝딱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겠죠. 남들에 비해 쉽긴 하지만 꼭 누워서 떡먹는 그런일만은 아닌데..

그러고 나서 나중에 그 친구의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바빠서 안되겠다고.. 그 당시에 하필 진짜 바빴습니다.

되게 서운해하더군요.. 저도 마음이 안좋았지만 휘둘리기 싫어서 기분나빴지만 그냥 잊었습니다.

이후 돌잔치에 오라길래, 간다고 했다가 안갔습니다. 요때도 갑자기 남편에게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연락 끊더군요..
싸이에 '배신'이라고 조그맣게 써놓고.. 제가 찔려서 그랬는지 저는 그 '배신'이 저를 지칭하는 거라고 느꼈어요.

평소에 가치관이 좀 다르긴 했습니다.. 저는 친구가 착하지만 같이 놀던 시절에도 답답한 성격이라고 느낀건,,
그친구는 가족이나 아이낳기, 전통, 보수적인 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결혼도 일찍 하고 싶어했고 남자친구 시골집에도 자주 놀러다녔고,,
저는 어떤 면에서는 친구보다 훨씬 보수적이긴 했지만, 결혼전에 남자친구 집에 자주 놀러간다는건 절대 하고싶지 않은 일이었고,
가족행사같은건 무지 싫어하고 결혼도 늦게 하고 싶어했거든요..

당연히 아이 돌잔치도 그 친구와 저는 비중을 다르게 뒀을 거에요. 말은 안해봤지만.
그 친구에겐 돌잔치가 너무너무 성대한 행사인거고, 저에겐 돌잔치는 그저 민폐일 뿐이거든요.. 물론 저도 나중에 고집피워 안할거구요..

이때 제가 느낀게 많지만 다 쓰기엔 비난받을 거 같고,
그 친구랑 연락을 하지 않게된건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여우같이 굴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확실한건, 저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에요..

그 때 상황에서는.....
IP : 210.94.xxx.5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06.12.27 4:47 PM (218.159.xxx.236)

    그냥 아무렇지 않은듯 전화해보세요...
    저두 자기일 다른사람에게 흘리고 다니는 사람 별로긴하지만... 같이 있음 즐거운 친구 잖아요..
    그 배신이란 단어는 님 지칭한것 아닐것 같아요.... ^^
    전 결혼하고 타지에 오래살다보니 예전친구들은 정말 간간히 연락하거든요... 반가우면서도 참 어색해요.... 나이먹을수록 그때 그 느낌의 친구가 그립습니다.

    가끔.... 자기일 막 부탁하고 그러면서... 자기한테 특별한 사람이니 부탁하는거야...라는듯 오히려 절 위해주는양 행동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럴땐 싫은 내색 확실히 해야하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5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1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5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1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0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8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0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8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5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0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8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1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