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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개인주의적인 남편

고민녀 조회수 : 3,025
작성일 : 2006-12-21 19:14:56
뭐부터 써야할지. 정말 님들의 작은 조언이라도 들었으면 하는 맘에 씁니다.

다음주가 결혼 8주년되네요. 둘다 전문직이고, 결혼할때 땡전 한 푼 없이 해서 경제적으로도 자리잡은 상태입니다. 양가집에 생활비도 드리고 쪼그만 집도 해드리고요...

남편이 저한테 참 잘합니다. 아직도 닭살돋는다기보다 어린애같이 애교떨면서 지내죠. 세세한거 챙기고, 집안청소, 빨래, 쓰레기버리기도 다 해주죠. 요즘은 제가 직장이 멀어져 식기세척기도 돌려주고요.

근데 너무나 개인주의적입니다. 일체의 간섭, 귀찮은거 싫어합니다. 시어머니도 꼼짝 못하구요, 결혼초에는 어머니가 자주 오시고, 1달씩도 계셨는데 요즘은 이틀 계시면 오래 계시는거에요. 아들 잔소리 듣기싫어서 일찍 가시네요.

형제들한테도 냉랭해서 교류없이 지낸지도 오래됩니다. (결혼초에는 서로 왕래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날부터).. 올케들도 저를 더 편하게 생각하죠. 어려운 일 있으면 저한테 전화하고,,, 그러면 남편이 화냅니다. 니가 만만하니까 그러는거라고... 인제 전화도 없네요. 명절에도 어떻게하면 큰집에 안내려갈까 궁리만 합니다.

자기 피붙이한테도 이러니 친정에도 잘하지 않습니다. 명절때 안가는거 당연하고요(멀어서 사실 못갑니다), 처남, 처제 식구들이 오는 것도 싫어합니다. 어린 조카들 오는 것도 질색을 하구요. 오면 한 2시간 있다가 다 알아서 갑니다. 싫어하는줄 아니까...

아직 애기도 없습니다. 낳기 싫답니다. 첨에는 2~3년 있다 갖자 하다가 점점 안갖는쪽으로 변해가더니 철저한 피임을 남편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기를 너무 원하고 있어서 이리저리 달래고 회유하고 싸우고 하다 저도 지쳐서 그냥 포기해야겠다 맘도 가져보지만 잘 안됩니다. 결혼한지 8년됐으니 저도 적은 나이가 아니지요. 우울증이 와도 이해를 못합니다. 너처럼 팔자편한 여자가 어딨냐고, 자기가 애기처럼 이쁜짓도 하고, 더 잘할테니까 낳지 말자고 합니다.

방 4개짜리 집에서 둘이 우두커니 있으면 전 그게 싫습니다. 사람사는 온기가 안느껴져서요.
남편이 새로 사업을 시작해서 동생들이 2주전 조금씩 돈을 부치면서 필요한거 사라고 했는데, 제가 돈받고 고맙다고 전화라도 한 통 하라고 했더만, 성의없이 통장으로 부친다, 액수가 작다, 억지로 돈보낸거 같아서 싫다고 하면서 전화 안한다고 해서 제가 화가 났습니다. 억지로 한거도 아니었고, 걔들 형편에 성의표시한건데, 계속 잘 되냐고 걱정해주고, 개업식 언제하냐고 가보겠다고 하는거, 안한다고 오지마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시댁식구중에 시어머니 빼고 전화 한 통 없습니다. 아주버님이 남편에게 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시누들은 개업한지도 모를겁니다.

너무 열받아서.. 그래 너 혼자 편하게 살아라 하고 말안한지 이틀됐네요.
방이 많으니까 저 따로 잘 방은 걱정없네요.

어렵게 자라도 형제간에 우애있었고, 가족간에 의지하고 살아온 저는 남편이 이해가 안되구 계속 맘속에 해결되지 않는 불만을 지니고 살 자신이 없어집니다. 정말 애없을때 속편히 이혼할 수 있는 내가 행복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구요. 너무 남편한테 많이 바라는게 아닌가??

하지만 지금 남편의 태도는 그냥 평생 연애처럼 살았으면 하는건데, 저는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싶은데 영 저랑 생각이 다르네요. 연애는 그냥 좋은 마음으로만 할 수 있어도 결혼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렇게 살바엔 그냥 혼자 조용히 살고 싶은 맘이 굴뚝같습니다.

남편은 저 혼자 열받아 있다가 제풀에 지쳐서 풀어지겠지 하는 맘인거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조리있게 다 쓰질 못하겠어요.

IP : 61.254.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
    '06.12.21 7:45 PM (121.141.xxx.96)

    어떤 분인지 안봐도 알 것 같아요.. 솔직히 와이프와 본인의 직업이 안정되어 있고, 집안에 크게
    매여있지 않는 남자 중에 그렇게 그냥 편하게 즐기고 살자,주의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그런데 남자한텐 좋지만 여자한테는 좀.. 아기를 안갖는 부분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되구요
    똑같은 성격이 아닌 바에는 정말 점점 힘들고 지치게 됩니다. 진지하게 대화를 하시던지,
    까놓고 이래서는 안된다, 살기 힘들다는 의견을 가볍게 아니라 확실하게 말을 나눠야 합니다
    아니면 그래도 괜찮은 줄 알거든요. ..

  • 2. ...
    '06.12.21 7:47 PM (219.255.xxx.74)

    님께 뭐라고 드릴 현명한 조언은 없습니다만....원글님 남편께서 그렇게 행동하실만한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던가요? 저도 제 가족에게 쌓인 것이 많아서 서서히 왕래를 끊은 사람이에요....시댁네 가족이 화목하고 다정한 가족이었다면 님의 남편처럼 행동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편님 성격탓도 있겠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
    리고 결혼 전에 결혼관, 인생관, 아이문제에 대해서 일치했는데 틀려지신 건가요? 아니면 별 의논이 없었나요? 결혼 전에 서로의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서 심도깊게 의논을 하고도 틀려질 수 있는 것이 결혼생활이지만 8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두분의 가치관과 생각이 좁혀지기 힘드시다면 많이 힘드시겠네요....
    선택은 님이 하시는 거지만 그 전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고 사는지 의아하시기 보다는 어떻게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서로 합의점을 찾을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쉬울 거라고 생가합니다...

  • 3. 성격적으로..
    '06.12.21 8:18 PM (59.8.xxx.147)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라 저도 개인주의적 남편과 오래살다보니 이제 초월했습니다.
    이웃과 원만한 쉬운말한마디 잘 안하고 이웃집여자 놀러오면 본척 안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특별히 나쁜감정이 아니라 자기방식이죠. 자기형제들하고는 친하게 지내지만 사업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하고는 별말이 없습니다. 특별히 적도 없고 아주 절친한 모임의 사람외에는 알려고 하지도 않고요. 지극히 주관적인 사고방식으로 저와 불과분의 관계가 있는 사람들 전혀 의식하지 않습니다. 나쁘게도 안하지만 친하게 지내지 않아요. 자기 맘이 내키지 않은이상 피곤하게 생각하는거죠.
    한마디로 짜증나죠. 아이가 공부잘해도 학교선생님하고 찾아가고 인사하는것 절대 없습니다.
    요즘들은 아빠들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잘 뒷바침하고 후원해주는게 보기 좋은것도 있습니다.
    어쨋든 지금은 애들다커서 바랄것도 없습니다. 다른집아빠들이 육성회장할때 부러워했습니다.
    어쨌든 환갑다되도록 자기자신위주로 사는거죠. 애들한테도 지극히 냉정합니다.
    특별히 못하는건 아니지만 잘해주지도 않으니까요. 애들도 더 독립적입니다.
    암튼 평생 잘 안바뀐다는 얘기를 하는거예요.
    일상적인것 담배나 술 끊는것 이런것은 변화되는 사람들 많이 보았지만 이런 독특한 성격은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마 기적이라도 일어나면... 혹은 뜻하지 않은충격적인 일이 일어나서 바뀌지 않는한 변화되기 어려울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에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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