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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재수는 없다. ^^

4남매 조회수 : 1,375
작성일 : 2006-12-16 15:59:18
저희 친정은 1남 3녀랍니다.
장녀인 저(31살)를 시작으로 둘째 딸(28살), 셋째 딸(23살), 드뎌 막내 아들(18살)..
다른집보다 많을뿐더러 터울이 심해서 엄마, 아빠가 지금까지 자식키우느라 고생하고 계시지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항상 대학은 한번에 붙어야된다... 시험못치면 끝장이다... 라는 생각을 늘 했던것 같아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에겐 대학만이 유일한 길처럼 보였고, 저희집처럼 자식이 많은 집에서는 당연히 재수뒷바라지까지 안해주실거라고 자연스레 생각을 했었나봐요.
그 덕에 괜찮은 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가고,, 뒤를 이어 둘째, 셋째까지..
모두 무난하게 대학을 갔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둘째와 셋째도 '내인생에 재수는 없다'는 생각이 고등학교 3년동안 졸졸 따라다녔대요.

지금 셋째는 등록금만 부모님께 받고 모든 생활비를 자기가 벌어 유학중이에요.
부모님이 송금해주셔도 여윳돈 있다고 괜히 송금수수료 버리지말라고 다시 보내준다네요.

암튼 할아버지께는 대단한 막내가 1월생이라 올해 고3이랍니다.
저랑 나이차이도 많이나고,, 고등학교 졸업후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10년이 넘도록 있는바람에 동생이 크는걸 잘 못봤어요. 공부는 어찌하는지,, 어떤 성격으로 자라는지.. 대충 부모님께 들어서 아는 정도였죠.

부모님 말씀으론 누나들보다 성적이 더 낫다.. 였지만 그래도 어린 동생이라 맘이 안놓이더라구요.
며칠전 수능점수발표가 있은 후,, 마음을 졸이다가 확인했더니 막내 얼굴에 환한 꽃이 폈다네요. ^^
아직 논술준비를 해야하긴하지만 너무너무 기쁘고 고맙더라구요. 왜 고마운 마음까지 든지는.. -.-^

막내한테 전화로 잘했다고,, 논술준비 잘하고, 마음에 안들면 재수해도 되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라고했더니,,
글쎄 이놈 한다는 말이,, '난 재수하면 안돼~ 내가 빨리 대학을 가야 엄마, 아빠가 쉴텐데 재수하면 또 1년동안 놀러도 못가고 고생하시잖아~'
잠깐 멍~ 했어요. 누나들이 그랬듯,, 막내에게도 재수를 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었구나.. 한참을 생각하니 그냥 미소만 짓게 되네요.

기특한 막내가 원하는 대학에 갈수있기를 바랍니다.

장녀같은 기특한 둘째야.. 제발 남자친구좀 만들어봐라.
그리고 기특한 셋째야.. 멀리서 공부 열심히하고 건강히 있다오렴.
IP : 211.193.xxx.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성공하신
    '06.12.16 4:23 PM (222.235.xxx.187)

    부모님이세요.. 부럽당~
    거기다 누나들이 가족의 화합만 주도한다면,, 완벽할것 같아요..

  • 2. 자식농사
    '06.12.16 5:55 PM (59.12.xxx.62)

    가 이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아이의 그릇은 생각안하고 대주다가 자식망치는 집 여럿 봤어요.
    그런점에서 형제많은 자식들임에도
    정신적으로 안정적이고 노력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 생각하는
    바른 자식들 하나하나 뒷바라지 하느라
    부모님들의 노고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이건 비싼 과외로도 안되는거지요.

  • 3. 저희도 늘
    '06.12.16 7:01 PM (125.178.xxx.136)

    아버지께서 재수는 없다고 하셔서 재수없이 4남매 모두 대학 잘 갔네요.

  • 4. 너무 부러워요
    '06.12.16 7:56 PM (218.144.xxx.98)

    알아서 공부 열심히 해주고 부모님 마음 헤아려 주고....
    어째 4형제 모두 그리 바르게 키우셨데요? 심히 부럽습니다.

  • 5. 저도 부러워요
    '06.12.17 12:12 AM (219.248.xxx.28)

    솔직하게 4명의 자식이 있는 엄마로서 님의 부모님이 너무 부럽습니다.
    며칠 전 셋째와 네째에게 너희들이 대학을 다닐 때에는
    아빠가 회사를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실 나이가 되기 때문에
    꼭 국립대학을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명은 현재 눈높이만 하고 있는데 막내가 4과목에서 4개 틀리고
    세째는 지필고사는 88점 정도 되는데 이번에는 수행평가도 포함이 되어
    조금 올라갈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중3 되는 내년에는 꼭 90점이 넘도록 노력한다고 합니다.
    오늘 세명이 조금 비싼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과 자장면, 짬뽕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내년에도 또 와서 맛있게 먹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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