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무조건 나쁜것만은 아니었더라

가난 조회수 : 1,554
작성일 : 2006-12-14 13:01:57
사춘기때 무지 가난한 집으로 인해

생리대를 사서 쓰지 못하고 동생들이 썼던

기저귀 삶아 잘라서

하고 다니고

돈이없어 군것질 못해 고구마,무,가지,당근등

생채로 씹어먹기도 했고

사먹는 과일은 꿈도 못꾸고

아빠가 마당 가득 심어둔 갖가지 과일로

배를 채웠는데 그것은 지금도 못먹어볼 100푸로 유기농이었지

TV가 없어서 무조건 책을 읽으며 소일했고

밤에는 온동네 선후배 모여 숨박꼭질로 시간을 보냈다

플라스틱도 돈주고 사야하는거라

엄마 시집올때 가져오신 놋그릇등으로 밥을 담아 먹었고

전기밥솥이 없어서 가마솥밥을 먹었었다

세탁기가 없어서

개울로 나가 빨래를 했고

겨울이면 외풍심한 방에서 자매들끼리 꼭꼭 껴안고 잠을 자야했다

차비가 없어서 4키로 되는 거리를 걸어서 학교를 갔고

오가는 학교길에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들
  
켜켜이 쌓여 내 추억속을 채웠다

가난이 싫었고

가난한 부모가 어떨땐 원망스러웠고

가난의 굴레를 못벗어났던 자신이 서글펐는데

이젠 모든것을 갖추고

내 자식에겐 모든것을 해주며

먹고싶은것 다 먹고 살고

누리고 싶은것 다 누리지만

때론 미안함이 있다

돈을 얻었지만

시간을 잃었고

돈주고 사주지만

건강이 위협받고

좋은차를 갖고 있으나

근력을  점점 잃어가고

내생각보다는 대중매체가 입력해주는것으로 가득차고

먹으나 독을 걱정해야하고

찬바람 없는 좋은집에 사나 아토피, 비염을 염려해야하고

친구를 얻고싶으나 시간도 공간도 허락하질 않는다

IP : 125.189.xxx.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느
    '06.12.14 1:15 PM (221.150.xxx.91)

    정도 저도 평소에 공감하는 부분이예요.

    전 평범한 가정의 지방 출신입니다.
    원래 토속음식 좋아하는 부모님 탓에 알고 보니,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웰빙 음식만 골라 먹고 자랐고요.

    반면, 친한 친구는 지방 유지 집안 아이인데, 보도 듣도 못한 귀한(?) 외제 햄, 외제 과자, 머쉬멜로우 등등...쌓아 놓고, 먹었지요.
    지금은 정크푸드라 외면 받는 것들을 말이지요.
    그 탓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비만과 나빠진 건강때문에 고생 엄청했고, 평생 그 후유증을 안고 가야 한답니다.

    물론, 그런 음식 먹고 자라도 건강에 아무 이상없는 사람들도 많긴 하겠지요. ^^

  • 2. 무한 공감
    '06.12.14 1:18 PM (218.237.xxx.176)

    맞아요 없는것 없는 풍족한 지금이지만
    어릴때 엄마가 들통에 쪄주신 술빵, 겨울밤 마땅한 간식이 없어 찬밥 물말아 김장김치 쭉쭉 찢어 얹어
    먹던 맛, 추워서 삼남매가 한이불속에서 차가운 발가락으로 장난쳤던것만큼 맛있고 잼나진 않네요
    풍요속의 빈곤, 정이 점점 매말라 가지만 그래도 마음은 따뜻한 연말이었음 좋겠네요^^ 행복하세요

  • 3. 초코떡
    '06.12.14 1:18 PM (210.103.xxx.39)

    공감합니다.
    옛날이 그리워요. 산넘어서 학교를 다니고 소 풀먹이러 산에가서 열매 따 먹고....

  • 4. 이불장난
    '06.12.14 3:45 PM (163.152.xxx.45)

    글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이불가지고 나랑 내 동생들이랑 이불장난 하던 기억이 떠올라요...

  • 5. 공감..,
    '06.12.14 8:51 PM (211.224.xxx.40)

    아이 아빠가 늘 하는 말입니다.
    아직도 예전의 그 기억들이 그리운 모양입니다.
    특히나 아이가 학교로 학원으로 동동거릴때면 더욱 그러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8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9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0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3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8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2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21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5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06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7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0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2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01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8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9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99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2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2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0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2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9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2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5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7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5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8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0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