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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또 싸웠어요 -.-

엄마랑 조회수 : 1,272
작성일 : 2006-12-12 14:59:13
엄마를 만나면 맘이 안편합니다.

결혼한 지 어언 2년 반..

결혼전 엄마가 홀로되시고, 게다가 자식까지 앞서 보내신 엄마가 너무 가여워서,
무조건 잘해야겠다 생각했고, 진심으로 잘해드렸어요,
결혼해도 잘해드려야겠단 생각을 하며 살았죠.

그런데 요즘은 엄마랑 만나기만 하면 안좋아요.

오늘은 제 속에 담고 있는 마음을 거의 그대로 엄마한테 쏟아부었어요.
너무 힘들었는데, 엄마 특유의 남이랑 비교하는거랑, 얼음장같은 말투로
기분이 팍 상했어요.
누구누구는 딸이랑 있는게 젤 좋다던데 넌 왜그러냐라는 말씀에..
(그집은 엄마혼자 되시고도 연금이 나오는데도 초등생 아이도 봐주시고, 힘들지 않은 소일거리 하시며 생활비를 혼자 해결하심, 반대로 울엄마는 비슷한 나이에 혼자되고도 돈은 항상 아쉬워하나 벌 생각은 안하고 결과적으론 막내딸이 다 해결해드림) 내가 그집 딸이라면 나도 엄마한테 맘편히 대할 수 있을거라고  화를 냈어요.

제가 힘든건 엄마의 경제적인 상황때문이에요.
제가 결혼한 후 한동안 맞벌이하면서 생활비를 대드렸어요.
그런데 첫애를 낳고 기르는 중 둘째가 생겼고 지방이사도 있고 여차저차 해서 육아만 하고 있는지라
생활비를 드려도 전처럼 많이는 못드렸구요,

앞으로 4년 정도는 일을 쉬며 내자식 내가 키우고 싶어요.
제가 일을 하는 이유는 엄마를 돕기 위한 거에요.
남편 혼자 벌어서 친정엄마 생활비까지 대라 하기엔 염치가 없어요.
엄마는 하루 세시간 어린이집 근무도 이런저런 이유로(젊은애들이 무시한다고..) 몇군데를 그만두셨고,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연세는 60대 중반인데.. 건강하시구요.
딸로서 정말 이런 맘드는게 죄스럽지만, 말로만 자식 신세 안질거다란 말씀 마시고,
주변분들처럼(혼자되시고 연금나와도 소일거리 하시는 친구분들) 소일거리라도 찾아
내 부담을 덜어주심 용돈을 드려도 맘이 편하겠건만,
내게만 의존하는 엄마가 참 부담스러웠고,
게다가 음식이나 반찬 해다주시고 재료값이랑 수고비랑 다 챙기는 엄마를 보면 답답한 마음에 서로 좋은 말이 오가질 못하구요.
동서 친정엄마는 혼자 공장 다니시며 고생고생해서 집까지 장만했다는데..
우리 엄만 현실을 너무 직시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사시는거 아닌가란 생각마저 드네요.

오늘은 엄마가 부담스럽다고..
너무 사시는게 안일하지 않냐고..까지 말해버렸습니다.
난 친정이 걱정돼서 미치겠다고..

그랬더니 또 엄마의 극단적인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그럼 엄마 죽으란 소리냐고.. 죽으면 되겠냐고..
누가 용돈을 대달랬냐고..
엄마 생활비를 대달라고 해야 드리나요? 여태껏 알아서 적금도 못부으면서 드렸는데..
절 너무 원망하시네요.

결혼초에 그렇게도 돈을 뜯어가던 언니,
지금은 엄마는 나몰라라 용돈한푼 안드리는 언니에게는 암것도 안바라면서,
나한테는 옷이 없다, 신발이 없다라며 은근 돈을 바라시고,
적게 드리면 안색이 틀려지고,
맘 약한 우리 남편 상처받고..
최대한 하는데까지 하는, 엄마는 내책임이다 라고 생각하는 막내딸한테는
저리 대하시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김치 갖다주러 오셨는데 그냥 가버리셨어요.
엄마와 저는 풀리지 않는 숙제에요.
앞으로도 해결책은 없을거에요.

무슨 말 하면 내가 죽어 없어져야지란 소리부터 하는 엄마가
답답해 죽겠어요..

결론은 뭘까요?
엄마가 알아서 생활비 해결하지 못하고 내게만 기대는게 싫어서겠죠?
내 짐을 덜고 싶어서겠죠..

난 이기적인 딸이겠져... 책망받아 마땅한거죠?
IP : 211.199.xxx.21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06.12.12 3:02 PM (125.246.xxx.130)

    원래 사람이 누울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거든요. 돈 줄것같은 자식에게만 달라고 하고, 기대도 될것같은 자식에게만 기대는 법이지요. 좀 냉정하게 하셔도 될거 같아요

  • 2. ..
    '06.12.12 3:02 PM (211.220.xxx.218)

    힘드시죠..토닥토닥..

  • 3. 토닥토닥
    '06.12.12 3:13 PM (210.121.xxx.211)

    나이가 들수록 어린아이가 되어간다는게 맞는 말 같아요.
    우리집 어린애들도 가정형편 생각하지 않고 사달라고 떼쓰고 그러잖아요.
    원글님 혼자 짊어지지 마시고 형제분들과 분담하세요.

    힘내시고, 토닥토닥

  • 4. 아유,,,
    '06.12.12 3:36 PM (211.110.xxx.12)

    드릴말씀이 없네요... 토닥토닥

  • 5. 정답
    '06.12.12 3:36 PM (141.223.xxx.113)

    윗분 말씀 정답입니다.
    부모님들 만만한 자식(효자)에게만 기대요
    혼자 효심에 그리 봉양을 해도 부모님들은 고맙다는 소리 한마디 없이 당연하게 받기만 하죠

    힘들게 번 돈 나 위해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부모한테 쏟아붓고 좋은 소리 못듣느니 불효자 욕먹어도
    내 인생 즐기면서 사는데 한푭니다.

    저도 크게 한번 당하고 깨달은게 있어서 효녀에서 불효자로 전향한 딸입니다.
    제 앞으로 돈 차곡차곡 모으면서 집 장만할 생각하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계속 효녀였으면 월급 받는 족족 집에 다 갖다 바치면서 시집도 못가고 계속 돈버는 기계노릇 하면서 살았겠죠

  • 6. ..
    '06.12.12 3:37 PM (210.104.xxx.5)

    늙으신 부모님 일 하시기도 힘드시고 수입은 없으시면, 자식된 도리로 생활비는 드려야겠고 자기 형편도 그리 좋은 편 아니고..
    정말 고민되고 힘들죠..
    어머니께서 적으나마 수입원을 마련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60대 중반이시면 앞으로도 10-20년은 부양하셔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들어갈 비용 생각하시면 답이 안나옵니다.

  • 7. 아니요
    '06.12.12 3:40 PM (211.208.xxx.32)

    엄마 아직 젊으십니다...일하시며 본인인생 본인이 책임지셔야죠...그래야 더 활기차게 사실 수 있습니다.
    저도 오빠가 뭣 같아서 혼자 친정걱정에 발 동동 굴렀더니 남편이 그러더군요. 너의 그런 자세가 더 네 오빠를 망친다구요...
    친정엄마 책임지실 생각은 맘 깊숙한 곳에 간직하시고 그 전에 친정엄마 개조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원글님께서 친정엄마를 모시게 되는 날이 와도 서로 행복한 삶이 될수 있습니다.
    원글님 엄마가 원글님께만 기대는 버릇도 고쳐야 하고, 언니도 다만 한달에 3-4만원이라도 엄마를 위해 쓰게 만드시구요.
    결국 지금 원글님만 병*되는 짓 하고 계신겁니다. 적금도 안붓고 엄마 도와주신들 그 귀한 돈이 제대로 값어치를 하고 있을까요...?
    엄마께 드리는 돈 끊으십시오. 몇달만이라도 스스로 벌어서 쓰시게 하세요.
    차라리 그 돈으로 엄마몫으로 몰래 적금을 넣으세요. 이건 현실입니다. 속상해하지 마시고 원글님이나 엄마나
    좀 더 행복해질수 있도록, 지금의 삶이 좀 더 고맙게 느껴지도록 바꿔보세요...
    죽는 놈만 죽어납니다. 그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나중에 내 자식 교육비까지 남편 몰래 친정에 쏟아붓게 됩니다.

  • 8. ..
    '06.12.12 4:29 PM (210.94.xxx.51)

    어머님이 누울자리 보고 다리 뻗으시는 거죠.. 인간은 원래 그래요 부모자식간에도. 슬프지만요.
    그리고 막내딸한테 다리뻗으시는게 이미 습관처럼 되신거같네요.. 어쩌겠나요.

    60대 중반이면 건강하셔도 일 하시기엔 나이가 많고, 본인이 일할 의지가 없으신 듯 하네요.
    그렇다고 자식이 부모를 일터에 모시고 갈 수도 없잖아요.

    부모님 생활비 문제는 돈 외에는 답이 없더라구요.

  • 9. 그럼
    '06.12.12 6:21 PM (211.54.xxx.141)

    언니처럼 해보세요.^^

  • 10. 님의 가정
    '06.12.13 8:13 AM (211.221.xxx.108)

    님의 가정이 먼저랍니다. 엄마가 먼저가 아니구요. 모른척 하세요.. 어느날 신랑되시는 분이 지치실지도 모릅니다... 님이 모른척하시면 언니분이 어떻게 하시겠지요.

  • 11. 홀로
    '06.12.13 5:38 PM (220.76.xxx.163)

    일찍 되어 자식 기를때 생활비는 누가 해결해 주엇는지요? 혼자 그렇게 자식 기르셨으면 이제 일이라면 좀 지치실때도 되지 않았나요? 부담되시는거 알지만 살아계시는동안 언니랑 나누어 부담하면 안될까요?

  • 12. 50에
    '06.12.13 10:57 PM (211.199.xxx.106)

    50에 홀로되시고 계속 자식들이 벌었습니다.
    언니는 도울 형편도 안되구, 마음도 없을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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