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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헛똑똑이었다
저나 친구들이나 지금 갓 서른을 넘긴 나이로 몇몇은 결혼하고 아기도 한 둘 생기고 직장다니면서 정신없이 지내는 시기인데요...불과 3-4년만에 그렇게 큰 차이가 생기니 허탈함과 함께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생기네요...
친구는 요즘 급등한 곳에 아파트를 샀는데 몇달 새 두배로 올랐네요...
친한 친구니까 축하해주면서 부동산재벌께서 한턱 쏘시라고 하니까.. 친구왈...부동산 재벌은 따로 있어...
저는 얼굴만 아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 소식을 전하면서 결혼할때 전세집에서 시작한 그 친구는 지금 집이 7채랍니다...불과 3-4년만에요...
경매, 공매로 싸게 사고 대출받아 또 사고.. 저도 잘 모르지만 뭐 그런 과정을 통해서 7채란 집을 사게 된 모양이에요... 요새 두배 넘게 오른 **지구에만 아파트가 2채랍니다... 둘이 꽤 버니까 이자를 많이 내도 되나봐요
직장다니면서 아기는 친정엄마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주말만 보는데 이젠 부동산공부하고 집보러 다니느라 주말에도 아기 맡기고 다닌다고 하네요...그 친구는 MMF만 몇개라는둥....그 친구 보면 숨이 가빠온다는 제 친구의 말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 온몸에 기운이 쏙 빠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물론 저도 절대 오르지는 않지만 결혼전에 시댁에서 주신 집에서 살고 있고 예쁜 아기 둘 키우면서 나름대로 행복하구나 생각하고 살았는데요...
불과 3-4년전까지 공부도 곧잘해서 좋은 학교 다니고 좋은 직장다니고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았는데...
아기 둘 연달아 낳고 집에서 아기 기르고 사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몇억을 가만히 앉아서 번거에요...
전화끊고 도대체 내 감정의 근원이 뭔가 생각해봤습니다...
단순히 남이 잘된것에 대한 배아픔으로 치부하기엔 뭔가 걸리는 이 기분....
막말로 저나 친구들이 모두 이혼한다면 아마 저는 위자료도 제대로 못받고 빈손으로 나와야 하겠지요... 반면 결혼하고 몇억을 번 친구들은 최소한 1-2억은 결혼후 재산형성으로 인정되어서 위자료로 계산될거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집에서 살림하면서 아기 기르는건 "논다"라는 표현으로 간단명료하게 정리되니까요...
그래.. 나는 인형의 집에 사는 노라였구나..안온한 가정이라는 표면에서 안주하고 살았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전문직으로 일하면서 아기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아둥바둥 3-4년을 살았어도 아마 똑같았을거란 생각이 드는거에요...
바보같이 월급 모으면서 아끼면서 산다해도 제가 그 기간동안 얼마나 벌었겠에요...
이건 전업주부로 살았던 바보같은 삶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가격급등으로 인해 벌게되는 불로소득의 문제가 아닌가하고 말이에요...
여기 게시판을 틈만나면 달구는 전문직(특히 의사..-.-;;;; ) 과 강남사는 사람들만 공공의 적으로 치부되면서 두들겨 맞는데 이건 마치 흡사 80년대 미국불황시 괜히 일본을 향해 보내던 적대적 시각과 뭐가 다른거 싶기도 하구요...
제가 이 글을 올리면 그러게 왜 부동산투자도 안하고 바보같이 살아놓고 그러냐, 열심히 살았던 친구의 당연한 대가다... 이렇게 리플이 쭉 올라올지도 모르겠죠...
만일 우리 아기들이 커서 엄마는 그때 부동산 안하고 뭐했어 라면 핀잔을 주는 상황이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제가 헛똑똑으로 살았구나 싶습니다..
아직도 이 기분이 뭔지 정리되지 않습니다... 부동산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을 바라보는 전업주부의 허탈감정도로 표현할까요?
이제라도 부동산경매 쫒아 다니면서 왕창 대출을 끌어와서 신도시에 땅보러 다닐까요?-.-;;;;; 앗, 이자낼 돈이 없군요....
그래도 내가 몸매랑 얼굴은 젤 이뻐 하면서 그걸로 위안했어요...(그나마ㅠ.ㅠ)
고급아동복으로 치장한 그 부동산재벌 친구 딸보다 시장옷 입은 제 딸이 훨씬 이쁘기도 하군요...헤헤
1. 아 정말
'06.12.11 5:54 PM (218.234.xxx.162)이번 집값 폭등이 상대적인 빈곤을 얼마나 비참하게,많이 느끼게 해주는지...
원글님은 결혼전에 시댁에서 주신 집도 있는데 그런 감정이 드니 집없는 사람들은 오죽하겠어요.
저는 결혼이 친구들보다 2-3년 늦었는데 그 2-3년의 차이가 자산차이로는 10년을 넘게 차이지게 만들어놨어요.
결혼3년차정도 작년말,올초에 집 산 친구들 2배정도 집값이 뛰어줬거든요.
저는 이제 결혼한지 1년좀 넘었는데 사실 객관적으로는 그리 뒤떨어지지 않는것 같은데 상대적인 빈곤함이 정말..사람 우울하게 하고 맥빠지게 해요.2. 투자..
'06.12.11 6:08 PM (203.247.xxx.20)제가 아는 분은 5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일하는 로펌의 owner 인데요
일하면서 받은 돈만 차곡차곡 모아갖고는 지금의 부를 이루지 못했다.. 주식, 땅, 집.. 적절히 사고 팔고 해서 이룬거다.. 이리 말씀하시더군요
내 일 열심히 하구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는 돈이 없을까.. 흑흑 슬프지만
노력해서 부자들 따라 하는 수밖에 없는듯해요
한푼 두푼 아껴서..종자돈 만들어 어디든 투자하자!!3. 음....
'06.12.11 6:32 PM (60.197.xxx.55)이번 집값 폭등 광풍에서 제가 제일로 힘 빠지는 점은....
열심히 자기 일 해서 정직한 돈 벌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스스로 바보처럼 여겨진다는 점입니다.
안 먹고 안 사입고 푼돈이라도 저축하고,
매일 매일 자신의 일터에 나가 하루하루를 벌어 살던 다수의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 운좋게 산 집값이 몇배 뛰어서 몇달만에 번 돈이
자신이 평생 저축해도 못 모을 돈이라는 거.
그렇게 열심히 살던 사람이......갑자기 나는 헛살았구나.....이런 자괴감에 빠질까봐
너무 제 마음 아파요.
저는 사는 곳이 지방이라 그런 광풍을 비껴갔지만, 저도 그 한가운데 있었으면
얼마나 부럽기도 하도 마음이 혼란스러웠을지.
그래도 열심히 저축해야겠지요.4. ..
'06.12.11 6:44 PM (211.217.xxx.230)한숨쉬지 마시구요..
밖에 나가서 투자서 한번 읽어보세요.
20대여 재테크에 미쳐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등등요.
돈에 관심있고 투자해서 돈버는거 죄악 아니잖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자기 일 해서 정직한 돈 벌던 사람들]..저도 이런사람인데요
제 남편이 경제에 관심많고 잘하고 그런사람이예요.
정말 공부하고, 노력하고 위험감수도 하고 가끔손해도 보고 그렇지만,
저게 부자의 경제학이구나..하고 배울점이 많답니다.
열심히 저축!!하지 마시구요. 열심히 투자하세요5. 저두요
'06.12.11 7:16 PM (211.49.xxx.37)전세사는데 5년사이에 집값이 3배가 되었어요
집 애기만 나오면 괴로워요6. 나비
'06.12.11 8:44 PM (221.151.xxx.93)딴지라고 느낄 지도 모르겠지만, 학교 다닐 때 공부 더 잘했고, 이런 거 큰 차이 없습디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잖아요.
부동산으로 돈 번 친구분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이쁜 딸까지 친정엄마에게 맡겨가며 돈벌고, 또 재테크 공부해서 얻은 "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른 기반 잡아야겠다는 일념이요...
물론 폭등하는 집값이 도와줬겠지만, mmf니 공매니 경매니 하는 것들은 그냥 거저 얻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 친구분 분 존경스럽군요.
회사에서 보면 같은 월급받는 비슷한 형편의 같은 신입직원인데, 10년 후, 20년 후의 모습은 다릅니다.
어떻게 운용했느냐가 확연한 차이를 가져오더군요
님도 늦지 않았습니다.
예쁜 아기랑 행복하게 살려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7. 흠
'06.12.11 9:21 PM (74.109.xxx.198)가만보면 부동산시장 과열이 전 국민을 투기꾼으로 만들어 가는것 같네요.
정말 씁쓸한 현실입니다.8. 오늘익명
'06.12.11 10:10 PM (218.51.xxx.8)네... 제가 학교다닐때 공부잘한거, 시댁이 부유한거 다 별거 없다는거 압니다...
그런데 제가 씁쓸한건...의사 돈 많이 번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들, 강남사는 사람들 종부세 내는거 당연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그 친구의 재산축적방법에는 아무런 말씀을 안하시는거네요...아니 오히려 찬사를 보내시구요...
제 주변에 이번에 부동산으로 60억 버는 30대 중반인 사람도 있구요...강남재건축아파트2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그거 보는거랑은 기분이 다릅니다...
그 친군 대출을 왕창 끌어내서 지금 신도시지역에 여러채를 산거죠.. 전 그 투기적인 부 축적방법에는 모두 찬사를 보내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존경하시기까지 하는군요...
그리고 한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그 축적방식이 위태위태해보이기도 하구요...
의사 변호사가 고액연봉받는건 안되고 알박기하고 여러채 투기하는건 되는 그 논리는 뭘까요?
예... 제가 아직 배가 부른가봅니다... 모두들 그건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말하실테죠...9. ...
'06.12.11 11:02 PM (220.117.xxx.165)그러게요 참.. 글 내용에 따라 댓글내용도 달라지는 거 같네요. 종부세글에는 거품을 물던 사람들이 다 어디갔는지..
10. 진짜 어이가 없네요
'06.12.12 1:11 AM (222.107.xxx.88)전문직이 고소득인 것은 깍아내리고 투기로 집 7채 산것은 존경스럽다? 물론 같은 분이 리플 단 것은 아니지만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갑니다.
11. 동감
'06.12.12 1:30 AM (59.13.xxx.78)저도 솔직히 글 보면서
한주내내 애는 할머니한테 맡겨놓고 엄마가 집투기하러 쫓아다니면
그애가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답글 좀 의외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아이에게 물려줄 재산은 유형의 것보다 무형의 것이 더 가치있잖아요~12. ..
'06.12.12 8:24 AM (221.151.xxx.39)근본적으로 그런 투기가 통하지 못하는 제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요새는 투기를 하려고 해도 공부하고 노력해야한다면서 나름대로 그럴듯한 가치를 부여하며
높이 평가하더군요. 부자, 재테크는 결국 똑똑함과 부지런함의 결과다..라면서요
말만 덧칠하면 아가 어가되니 할말은 많지만 넘어가야겠지요. 하지만 전문직으로 뼈빠지게
일하고 쥐나게 공부해서 일해 누리게된 부에는 잘난척하지 말라,고 하고
온갖 경매 공매 쫓아다니며 남의 피같은 눈물을 밟고 이루는 부에는 존경을 보내는 이 사회,
참 아리달송이에요..
참고로, 경매 공매의 뒤끝에는 온갖 피나는 사연이 많이 깔려있지 않을까요?13. 힘내요
'06.12.12 8:55 AM (203.49.xxx.63)우리 부모님때도 아파트 사서 이사간 사람들은 벌고
아파트 싫다고 버틴 우리 부모님은 맨날 제자리 였죠.
인생 돌고 도는 거니까.. 힘내요.14. W
'06.12.12 9:06 AM (210.105.xxx.253)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 한다면 뭐라 할 말이 없죠.
본인이 리스크를 안고 감행했으니...
열심히 일하고, 그렇게 일해서 번 돈은 시류를 읽어 부지런히 재테크해야지 부를 이룰 수 있네요.
그 친구같은 분을 비난한다고 내게 얻어지는 것 없습니다.15. 글쎄요
'06.12.12 10:01 AM (59.5.xxx.131)원글님 생각에, 진정으로 그 친구의 방법이 그르다고 생각되었다면,
나는 헛똑똑이었다라는 감정이 들지 않았겠죠.16. ..
'06.12.12 10:31 AM (221.150.xxx.142)인생은 길어요
건너 들었는데 ( 그쪽의 최고위층)
머지 않아 변화가 온다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17. 저도익명
'06.12.12 3:10 PM (121.134.xxx.1)..님 말씀처럼 변화는 오겠지요.
그러나 자본주의의 구조상 근로 소득으로는 부를 축적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투자 소득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부모의 유산이 없는 한) 웬만한 고소득자 아니라면
경제 하층민을 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은 불변의 사실일 거예요.
다만.... 지금 보다는 투자의 건전성이 생기고(삶을 황폐화시키는 수익율이 사라지는)
게임의 룰이... 합리적이었으면 하는 생각은 들지요.18. ;;
'06.12.14 11:24 PM (124.51.xxx.43)참 그렇더군요.
집 두채 가진 사람은 투기꾼, 투기지역에 집 있는 사람은 일주택자도 투기꾼이지만
다섯채 이상인 사람은(물론 제한조건은 있는 것 같아요.) 임대사업자로 투기꾼 아닙니다~
오죽하면 요즘 일부~ 전문직들의 이상이 욕들어먹는 전문직 그만두고 임대사업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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