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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친정엄마... 보통이신가요?

맛있는밥 조회수 : 2,457
작성일 : 2006-12-11 17:27:27
저희 친정엄마는 경증의 우울증을 앓고 계신것으로 보이시는데..
다른분들 어머니는 어떠신지 적습니다.

흔히 엄마가 엄하게 내지는 비난하면서 키운 집은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냐에 관계없이 자존감과 행복감이 많이 떨어지게 되죠.

저희 친정엄마는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아서 따로 사시는데
그렇다면 아버지가 바람을 폈냐면 그것도 아니고
폭력을 행사했냐면 그것도 아니고
타인에게 좋은 사람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데
책임은 너무 많고 실제 능력은 딸려서
식구들과 사귈 기회가 없었던 정도... 의 나쁜 아버지입니다.
엄마가 아버지를 왕따시켰다고나 해야될까..

클때 생각하면 <나의 원흉은 아버지다> 라고 항상 생각했고
엄마의 <너의 집안 씨앗은 다 그렇지 뭐> <니네 핏줄은 다 그렇지> 하는
여러가지 빈정거림을 들으면서 자라며
나의 더러운 피를 다 빼서 깨끗한 피(?)로 수혈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
커서 보니 친가의 문제는 단지 무능력한 것일 뿐이었는데... ㅎㅎㅎㅎ


그건 그렇고
제가 일이 바빠서 가끔 엄마가 애를 봐주실 때가 있는데 (곧 3돌되는 남아입니다)
이번에 애가 좀 아팠어요. 저는 일을 하다가 피곤해서 반은자고 반은깨있는채로 있는데

애가 자꾸 안아달라고 하니까 엄마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시는데
그게 꼭 초등학교 애가 자기 반찬 자꾸 집어먹는 애한테 화내는 듯이 들리고,
(어른이 애한테 하는거같지 않고 애가 애한테 하는것처럼)


애가 우유를 달랬다가 물을 달라고 하자
"니가 그렇지. 사람 피곤하게 하는 도사지. 쉽게 하면 니가 아니지" (빈정거리는 말투)
떠주시고

여하튼 애가 뭐만 하면
"니가 그럼 그렇지~ " 이거나 "짜증을 팩" 이거나 하시는거에요.


제가 애가 귀찮게 하면 속으로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짜증을 내게 되는데
그 짜증내는 말투의 원형이 엄마에게서 어저께 생생하게 들리더군요..
즉 엄마를 원망하면서 제 자신은 녹음기처럼 살고 있던거죠.



그리고 "그래 이만하면 귀엽고 잘생겼지" 이런 평가는 하시지만
애를 안고 "아이구 귀엽다. 우리 새끼 이쁜 새끼" 이런 류의 다정함은 전혀 없으신거여요!
지금까지 한번도.

내가 그래서 "엄마 이정도면 귀엽고 이쁘지 않아?" 라고 일부러 그러면
"얘는 그걸 다른사람이 너한테 칭찬해줘야되지
니 입으로 니 아들이 이쁘다고 그러면 듣는 사람이 얼마나 웃기냐" 라고 책망만 하세요.

저번에 애 데리고 엄마랑 멀리 다녀오게 되었는데
에너자이저 아들이 그날따라 몸이 아파서 자꾸 저한테 업어달라고 하니까
정말 화를 많이 내시더라고요. (마음이 못되서 일부러 엄마를 애먹일려고 업어달라고 하는애처럼)
애가 저를 힘들게 하는게 싫다십니다.

(참, 엄마는 친손주는 없고 제가 아들처럼 생활비를 100% 대드려야 합니다. )


하지만 엄마한테 뭘 부탁하면 다 해주시긴 하십니다.

"그럼 니 부탁인데 다 해줘야지" 이런 뉘앙스가 아니고요,

인상을 착 찌푸리시면서 "어떻게 하는건데" 라고 물으신후
나중에 "내가 이러이러한것을 '이겨내고' 내지는 '견뎌내고' 니가 하라는대로 다 했다"
라고 하는 타입이죠.


그러니 평생을 엄마 눈치를 보고 엄마 비위를 맞추며 살게 되었는데
우리 남편은 우리 식구들이 엄마 눈치를 너무 본다고 우스워하더군요.


여튼 엄마의 생활비를 제가 100% 내야하는 관계로 이래저래 계획을 짜다보니
애가 어린이집 다녀온후 1-2시간 정도의 방과후 탁아를 엄마에게 맡겨야 하는데
엄마의 심리적 독소가 아들에게 얼마나 미칠지까 걱정됩니다.



IP : 211.192.xxx.13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통은
    '06.12.11 5:46 PM (211.224.xxx.61)

    아닌데요.
    같이 사시나요.
    차라리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게 나을것 같구요.

    생활비를 100% 대드리면, 원글님은 노후를 어떻게 하시려구^^;;;

    제 친정엄마도 비슷한데요. 거의 왕래 없이 그냥 사네요.
    저한테도 예쁘단 말 한마디도 없으셨고,
    제 아들 애기때 너무 예쁘지 않냐고(하도 말씀을 안하셔서) 했더니

    "그래 잘~~났다" 그러시더군요 <- 이 뉘앙스 아시죠? 그래그래 알았다 이런 식이요.
    그 다음부터 뭐 아들 얘기 절대로 친정엄마에게 하게 되지 않더군요.

  • 2. ....
    '06.12.11 5:54 PM (211.116.xxx.130)

    영화나 드라마속에서의 아낌없이 주련다 식의 엄마는 현실에서 드문것 같아요.
    아버지의 무능은 남편으로서의 무능과는 다른게 아닐까요?
    아버지가 무능했다면, 원글님의 가정경제는 누가 책임졌었나요? 어머니가 아니셨는지...
    원래 성품이 짜증이 많고 예민하신걸수도 있지만, 삶의 퍽퍽함으로 마음이 지치신것 같아요.

    아이에 대한 걱정은 원글님이신 엄마가 풀어주세요.
    할머니의 영향보다는 엄마의 말 한마디가 더 소중해요.
    평소에 아이에게 좋고 예쁜말 많이 해주세요.
    어머니에게도 아이에겐 그런말씀 말아달라고 진지하게 부탁드려보고요.

  • 3. 맛있는밥
    '06.12.11 5:59 PM (211.192.xxx.136)

    아버지는 무능했지만 딸 3명 다 대학공부 시켰고.. (막내딸이 대학을 5년다니는 바람에 맨 마지막 등록금만 못줬어요)... 그 옛날 고대 *대 나온 사람치고 무능한 결과가 되었다는거지 다른 사람에 비해 크게 무능하지도 않았지요..

    엄마가 잘 구워삶았으면 아버지가 생활비도 더 가져다줬을것 같은데
    엄마가 아버지를 왕따시키면서 아버지가 식구들에게 생활비를 최소로만 가져다주고
    (무슨 일이 더 먼저인지 모르겠음) 본인의 바깥 세상의 즐거움을 가장 먼저 챙겼다는게 문제이죠..
    그런데 아버지 입장에서는 집에 오는게 즐거웠을것 같진 않아요..
    여튼 자기중심적이고 유아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 4. ....
    '06.12.11 6:10 PM (211.116.xxx.130)

    가정사야 남이 얼마나 알까 싶어 주저스럽지만, 어머니가 아버지를 왕따 시킨게 아니라 아버지가 가족을 왕따 시킨것처럼 보이네요. 제 부모님이 지금 현재로 생각하면, 엄마가 아주 나쁘게 보여요.
    아빠에게 막말하고 심하게 구박하는 상황이요. 하지만 원인을 따져보면 나쁜사람은 아빠거든요.
    제 아주 어릴적 기억이 아빠가 엄마를 구타하는것. 그걸 막지못해 무서워서 울던 저거든요.
    30년 넘게 이어진 폭력으로 엄마는 점점 성격이 이상하게 변해갔고, 술에 의지하고 괴팍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평소에는 엄마가 아빠에게 아주 나쁘게 행동하는것 같은 상황이 되버렸네요.

  • 5. 저희 외할머니
    '06.12.11 6:53 PM (222.232.xxx.89)

    정말 좋은 분이셨는데 -어릴때 절 키워주셨거든요- 어린 마음에 가슴 아팠던것이 무능한 저희 아빠 험담을 다른 할머니들이랑 하시는것 이었어요.. 어찌나 싫던지..거의 제가 4-5살적 일이지만 참 싫더군요..그 나이에 아빠가 유능한지 무능한지도 모르고 나는 우리아빠가 좋았는데..
    아이는 말로 상처주시는 분들 곁에 두지 않는것이 좋을 것 같아요..저처럼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도 있으니..전 지금도 아이 듣는곳에서는 애 아빠 험담은 절대로 하지 않거든요..제속이 뭉그러져도..

  • 6. 저희 엄마도
    '06.12.11 7:12 PM (125.178.xxx.136)

    저희 키우실 때 성질도 내시고 잘 때리기도 하셨는데..
    그 성격은 그대로 가더라구요.
    저희 애가 고집피우면 "탁 때려줘라"하구요.
    특히 외손주는 딸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더 미워한다잖아요.
    저희 외할머니도 친할머니보다는 덜 따뜻하게 대하셨던 것 같아요

  • 7. 저희 엄마도
    '06.12.11 7:13 PM (125.178.xxx.136)

    슬프게도 엄마가 그러신 거 저도 그대로 닮네요.
    그러면 안되는데.. 자꾸 짜증내고..

  • 8. 우리엄마는
    '06.12.11 7:43 PM (210.115.xxx.210)

    내가 임신했다고 전화로 말씀드리니
    "그래 잘났다." 이러시더라구요.. ㅠ.ㅠ

  • 9. 나도 친정엄마
    '06.12.11 9:08 PM (218.39.xxx.227)

    그런 어머니에게 아기 맡기지 말아요.
    나도 3돌 아기 가끔 봐 주지만 ,너무 너무 예뻐서 집 안에서도,내려 놓지 않고,안고 다닙니다.
    손주는 그렇게 예쁘다는 말입니다.
    딸 보다 훠얼씬 예쁘네요.
    이게 정상인 겁니다.
    아기 인성에 문제 생길것 같아요.그 나이면 다 알아 듵습니다.
    약간의 우울증도 있으신것 같구요.
    저는 우울 하다가도, 손주만 오면 너무너무 행복해집니다.
    내 자식 키울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요.

  • 10. 저라면요
    '06.12.11 9:34 PM (121.140.xxx.32)

    절대 자식, 어머니께 안 맡겨요.
    부모님이 마음 깊은 곳에는 정이 있으셨겠지만,
    힘든 생활 속에 저한테 모질게 대한 기억이 여태껏 생생하네요.
    어릴 때 받은 상처는 평생 가는 것 같아요.

    저희집은 맡아주실 리도 없지만요.
    노후에 자식 애들이나 봐주는거 바보짓이라고 생각하시니..
    친구분들이 애봐주고 공없더라고 집에 오셔서 흉보세요.
    혹시라도 부탁할까 미리 못박으시는건지도.

    다른 덧글 님들처럼 저도 부모님의 싫은 점을 많이 닮았어요.
    문뜩 깨달으면 소름끼치기도 하죠.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려니 자위해요.
    제 반쪽은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자란 케이스라 비교가 많이 되네요.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고 하지요.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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