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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두신분들, 이런 고민 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휴우... 조회수 : 1,296
작성일 : 2006-12-06 17:24:03




열 세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 올해 중2랍니다.
부모님의 사정상 여동생과, 남동생(저랑연년생), 저 이렇게 셋이 살게 되었는데요.
요즘 이녀석의 거짓말에 정말 미치겠습니다.


동생은 초등학교 3학년말쯤에 생리를 시작했어요.
키도 170가까이 되구요. 포동포동한편이긴 하지만 다리도 길고 얼굴도 작아서 예뻐요.
(제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우리집의 돌연변이랍니다.)
문제는 이성에 관심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벌써 남자친구가 몇번이나 바뀌었다고 얘길 들었는지....
게다가 며칠전에는 동생이 자는 사이에 문자가 왔는데
'보고싶다. 너무 보고싶어 미치겠어'이런 느끼한 문자까지 주고 받는 겁니다.
저는 그 문자를 보는 순간 더이상 어린아이들의 장난이 아니란 생각에
닭살이 오르고 기분이 굉장히 나빠지더라구요.


평소에 동생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덕분에 동생은 차마 남에게 할 수 없는 세세한 얘기도 저에게는 다 하는 사이에요.
그런데 매일 학교가 끝나는 3시 30분경에 집에 돌아와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항상 다섯시 쯤에 같이 돌아오는 일이 다반사구요.
어떤때는 저 보다 늦는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늦었네~무슨일 있었어? 하고 물으면
도덕수행평가를 했다. 조별과제를 했다. 나머지 공부를 했다는 둥.
변명거리도 정말 무궁무진하게 다르구요.
정말 있었던 일처럼 얘기를 해서. 저는 정말 순수하게 동생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동생이 또 늦길래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는 겁니다.
저는 더럭 걱정이 되어서 학교까지 가서 동생의 교실에 가 보았지만
운동장에도 남자아이들 몇몇만 있고, 교실은 모두 비워져있더라구요.
그래서 동생이 전에 알려준 동생의 남자친구전화를 해봤더니 글쎄 옆에 함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바꿔달라고 한뒤 동생에게 어디냐고 물었더니 천연덕스럽게도 학교라는 겁니다.
(옆에 차 다니는 소리가 들리는데도요. 동생의 학교 근처에는 차도가 없거든요)
저는 머릿속이 폭발하는 느낌이었지만, 괜히 화를 내서 동생이 더 감정이 상할까봐.
병원 가야하니 지금 빨리 돌아와라. 예약시간 늦는다. 하고 끊었지요.


그런데 오늘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동생이 여지껏 해왔던 말들이 모두 거짓말인것만 같습니다.
저는 중학생이 그렇게 치밀하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할 수 있을거라곤 생각한적이 없거든요.
동생은 성적도 좋은편이 아니고, 눈치가 빠른편도 아니고,
모든면에서 좀 이해가 느리고 매사에 느긋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런일이 생기고 보니 너무 쇼크입니다.


저는 동생과 가족의 일원으로서 상하가 나뉘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생활해 왔습니다.
동생이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간으로서, 가족내에서 동등한 자격으로 서로를 위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다 한다는 생각으로 생활해주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동생이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 제가 과보호했을뿐,
그다지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중학생이 되고 보니 정말 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
만약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해도 혼을 심하게 내야 하는지.
만약에 혼을 내다가 서로 이해관계가 틀어져
집안에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차마 큰소리칠 생각도 못하겠네요.
다른 분들은 자녀가 거짓말을 할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남동생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말 규율을 정해 매라도 들어야 할까요?
5시까지가 통금시간이라고 했지만 너무 느슨한가요?
정말 학원이라도 몇개 보내서 아이를 바쁘게 만들어야 하는지.
너무나 고민이고 오늘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에.... 너무나 걱정입니다.






IP : 211.207.xxx.6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민경
    '06.12.6 5:55 PM (220.117.xxx.150)

    어쩜 우리집 중2랑 그렇게도 똑 같은지요?
    먼저 동생을 이렇듯 걱정하고 잘되길 바라는 착한 언니가 있다는게 정말 다행이고 부럽네요.
    우리 아들...말도 마세요...
    사춘기가 무슨 벼슬인양...공부는 안중 없고, 남이 좋은거 같고 있으면 무조건 자기도 있어야 하고, 머리며 옷이며 가방, 신발...무슨 남학생이 그렇게 멋을 내는지...안사주면 안사준다고 속을 끓이고 사주면 그때뿐 또 다시 다른 종류의 유행을 찍어와선 사람을 볶아댑니다.
    학원도 보내달라해서 보내 놓으면 하루 이틀은 잘가요 근데 그 후론 지각에 결석에 ...선생님의 전화도 안 받고 그러다 보니 동네 학원을 안다녀 본곳이 없을 정도로 매달 옮겨 다닙니다.
    다짐도 받고 약속도 하도 다하는데요...그게 작심 삼일 이라고 며칠을 못버텨요...
    어떨땐 옷에서 담배 냄새가 너무 나서 웬 담배 냄새냐? 하고 물으면 학원 화장실에서 형들이 피워대는데 그곳에 다녀오면 옷에 밴다고 하거나, 피씨방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금연석이 꽉차서 흡연석에 앉았더니 냄새가 베었다고 하네요...이걸 믿으라는 소린지... 의심하면 반항하고 정말 속터져 미칠것 같습니다.
    2학년 올라와서 부터 그러더니 지금 2학기인데 점점 더 심해지네요.
    혼도 내보고 타일러도 보고 했으나 더욱 거칠게 반발을 해서 저도 지금은 두고 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마음을 먹었답니다.
    같은 처지의 원글님 글을 읽고 나니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에 위로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언니가 반듯하니 동생이 조금이라도 언니의 모범된 행실을 보고 배우게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힘내세요...

  • 2. ,,,
    '06.12.6 6:00 PM (210.104.xxx.5)

    한번쯤 따끔하게 얘길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잘못이라는 걸 모르고 있을 수도 있거든요.
    요즘 아이들 성숙하다는데 아차하는 순간에 엇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제가 다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언니가 계시니 바르게 자라겠지요.. 님 기운내세요.

  • 3. 저기
    '06.12.6 6:14 PM (211.117.xxx.68)

    아무래도 지금 글쓰신거로 봐서 조용히 대화를 시작한다해도
    말하다보면 큰소리 나오지 싶어요.

    일단 편지가 더 효과적이자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언니 입장에서 동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해주시고
    동생이 잘못된다면 언니가 많이 마음아플거라는 걸 간절히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꼭 언니에게 사실대로 얘기해달라하시구요.
    한번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합리화시키기위해
    자꾸 더하게되니 거짓말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없다는 것도 못박아두세요.

    요즘 아이들 부모들도 통제하기 힘든데 언니가 힘드시겠어요.

  • 4. ㅜㅜ
    '06.12.6 10:19 PM (218.51.xxx.75)

    에구...
    울 집 딸은 6학년인데....
    비슷하네여...ㅠㅠ;;
    요즘 애들은 사춘기가 왜 그렇게 빠른건지...
    진짜 감당이 안되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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